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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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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선 팔도, ‘13도제’로 개편되다 [역사 공부 ‘오늘’] 1896년 8월 4일, 조선 8도를 13도제로 개편 1896년 8월 4일, 조선 정부는 지방 행정 구역을 종전의 조선 8도 가운데 남부의 3개도(충청·전라·경상), 북부의 2개 도(평안·함경)를 각각 남·북도 나누어 13도로 개편하였다. 세자와 함께 경복궁을 떠나 러시아 제국 공사관에서 거처[아관파천(俄館播遷, 1896.2.11.~1897.2.20.)]하고 있던 고종이 반포한 칙령 제36호 ‘지방제도와 관제 개정에 관한 안건’에 의해서였다. 이 제도는 1895년부터 시행해 오던 23부(府)제를 전격적으로 폐지하고 반포일부터 시행되었다. 각도에 관찰사를 두고 관할 339개 군(郡)은 다섯 등급으로 나누어 정했는데 군수는 그대로 두었다. 이는 1895년 23부제 시행 이전까지 5백여 .. 2023. 8. 3.
[오늘] 통킹만 사건의 발발과 베트남전쟁의 확대 [역사 공부 ‘오늘’] 1964년 8월 2일, 통킹만에서 미 구축함이 공격받았다? 1964년 8월 2일은 일요일이었다. 이날, 미국 언론들은 베트남 통킹(Tonkin)만 해상에서 정찰 중이던 미국의 구축함 매덕스(USS Maddox)가 북베트남의 어뢰정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미군 구축함이 공격받았다? 미 해군은 매덕스와 함께 작전하고 있던 동급의 구축함 USS 터너 조이(Turner Joy)가 반격을 가해 북베트남 함정 1척을 격침하고 2척을 파손시켰다. 북베트남군에서는 10여 명의 사상자도 나왔다. 그러나 선제공격을 당했다는 미군은 한 명의 부상자도 없었다. 이틀 뒤인 8월 4일, 미국의 존슨(Lyndon B. Johnson) 행정부는 매덕스와 터너 조이 구축함이 또 한 차례 공격을 받았다.. 2023. 8. 2.
[2023 텃밭 농사] ⑯고추 농사에 좌절한 얼치기 농부, 박으로 위로받다 칼라병으로 망가진 ‘고추’, 그러나 올핸 ‘박’이 ‘효자’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고추 농사는 올해까지다 지난번에 홍고추 첫 수확을 이야기했지만, 사실상 내용은 그리 개운한 게 아니다. 수확에 대한 기대가 10근에서 3근으로 짜부라든 것은 이런저런 정황을 고려한 셈속이었다. 26일에 이어 어제(70.31.) 다시 텃밭에 들러 익은 고추를 좀 땄다. [관련 글 : 첫 홍고추를 따다] 일단 곁에서 바라보면 밭의 고추는 장해 보인다. 검푸른 잎사귀에다 가지에 다닥다닥 붙은 고추가 실팍하고, 거기다 빨갛게 익은 놈은 풍기는 분위기는 가히 풍요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작업 방석을 깔고 앉아 홍고추를 따면서 우리 내외는 이미 맥을 놓고 있었다. .. 2023. 8. 1.
그 조선소엔 속초와 ‘실향민’들의 현대사가 있다 [2023 여름 여행] ① 칠성조선소,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교동(2023.7.27.)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1박 2일, 여름 가족여행으로 속초를 다녀왔다. 옛날식으론 ‘피서(避暑)’인데, 요즘은 여름휴가가 일반화되면서 여름이면 휴가 다녀왔느냐가 안부 인사가 될 만큼 우리네 살림살이도 나아졌다. 대체로 우리 지역에선 여름에 경북 동해안이나 남해 쪽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도 반대 방향인 북쪽으로 떠나게 된 것은 단지 거기에 딸애의 맘에 드는 ‘숙소’가 하나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2016년 이어 다시 찾은 속초 아이들에게 묻어가는 여행이라서가 아니라도, 우리 내외에게 이의가 있을 턱이 없었다. 속초엔 설악산과 바다가 있고, 가는 길.. 2023. 7. 31.
[오늘] 최초의 사법살인, 조봉암 서거 60주기 [역사 공부 ‘오늘’] 1959년 7월 31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죽산 처형되다 1959년 7월 31일 10시 45분, 서대문형무소의 사형집행장으로 ‘머리를 산뜻하게 다듬고 평소에 입고 있던 모시 바지저고리에 흰 고무신을 신은’(박태균, ) 사형수가 도착하였다. 그는 대기하고 있던 집행관과 형무소 간부들 앞으로 태연하게 걸어갔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그는 무심하고 담담한 표정이었다. 재심 기각 다음 날, 죽산 처형되다 집행관의 인정신문과 판결문과 재심 기각 사유 낭독 등 의례적인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그에게는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 가슴에 붙은 번호는 2310, 본적은 경기도 인천시, 현주소는 서울시 충현동, 나이 61세의 이 사형수가 바로 한국 정치사에서 1세대 진보 정치인으로 평가되는 죽산(竹山) .. 2023. 7. 31.
[2023 텃밭 농사] ⑮ 첫 홍고추를 따다 홍고추, 비록 한 줌이지만 첫 수확을 하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고추가 익어가면서 병충해로 떨어지고 벌레 먹은 고추가 늘어나자, 방제에 대한 아내의 조바심도 커졌다. 일주일에 한 번쯤의 방제가 사나흘 간격으로 줄어든 건 그 때문이다. 어차피 우리가 먹을 고추고, 비가 워낙 잦으니 일정한 시간만 지나면 약제는 씻기니까 괜찮다고는 하지만, 사흘돌이로 약을 치면서 기분은 썩 개운하지 않다. 그간 텃밭에 들를 때마다 한 바가지씩 벌레 먹은 고추를 따내면서 속상해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약이 병충해에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도 그걸 멈추지 못하니 개운한 마음은 한층 더 멀어진다. 지난 금요일에 이어 오늘도 밭에 들러 약을 쳤다. 그나마 지난번 .. 2023. 7. 28.
[오늘] 1129일 만에 한국전 총성 멈추다, ‘정전협정’ 조인 [역사 공부 ‘오늘’]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정전협정 조인 악수도 인사도 없었던 조인식으로 1129일의 총성 멈추다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정각, 제159차 본 회의장인 판문점 정전협정 조인식장. 유엔군 측 수석대표 해리슨 미 육군 중장 일행과 공산 측 수석대표 남일 북한군 대장 일행이 마주 앉아 국어·영어·중국어로 된 전문 5조 63항의 협정문서 9통과 부본 9통에 쌍방 수석대표가 각각 서명했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이 3년 1개월 2일, 1129일 만에 공식적으로 멈추는 순간이었다. 양측의 군인 피해가 총 322만, 남북한 민간인 피해 249만, 전재민 수가 천만 명에 이르는 끔찍한 전쟁이 끝나는 순간은 그러나 무감동했다. 양축 대표는 악수도 인사도 없이 .. 2023. 7. 27.
‘호남’ 넘어 ‘국부(國富)’ 해남윤씨 종택과 고산의 훈향(薰香) [남도 기행] ⑦ 해남윤씨 녹우당(綠雨堂) 일원(전남 해남군 해남읍 연동리)(2023.6.21.)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1989년 이어 34년 만의 녹우당 방문 해남윤씨 종택 녹우당에 처음 들른 것은 1989년 해직 한 달쯤 뒤인 9월, 같은 학교에서 쫓겨난 같은 국어과 교사 장과 함께 부부 동반으로 남도를 여행했을 때다. 34년 전이니까 꽤 오래된 이야긴데, 목적지는 보길도였다. 승용차가 없던 시절이라, 우리는 버스를 갈아타면서 대구에서 광주를 거쳐 해남에 갔고, 보길도에 가서 하룻밤을 묵었다. 녹우당을 찾은 게 보길도에 가기 전인지 후인지는 기억에 없다. 녹우당에 들른 기억으로 유일한 것은 담장 밖에 서 있던 은행나무 고목 한 그루뿐이다.. 2023. 7. 27.
다도해의 노을 대신 ‘안개’ 속의 도솔암을 만났다 [남도 기행] ⑥ 달마산 도솔암(兜率庵)(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마봉리)(2023.6.21.)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미황사로 찾는다고 하니까, 산과 절집을 찾아 부지런히 이 나라 골골샅샅을 뒤지고 다닌 의성의 벗은 도솔암에도 가 보라고 일러주었다. 도솔암? 잘은 몰라도 그가 권하는 암자라면 더 볼 게 없겠다 싶어 여행지 목록의 미황사 아래에 도솔암을 끼워 넣었었다. 도솔암, 미륵의 세상을 지향하는 곳 ‘도솔(兜率)’은 불자가 아니라도 귀에 익다. 그렇다, 우리는 신라의 향가를 배우면서 월명사가 지은 4구체 노래 ‘도솔가’를 배웠었다. ‘도솔’은 고대 인도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 ‘tusita(to satisfy)’의 음역(音譯:외국어의 음을 .. 2023. 7. 26.
미황사, 처음 찾았으나 ‘삼황(三黃)’의 아름다움을 만나진 못했다 [남도 기행] ⑤ 달마산 미황사(美黃寺)(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서정리)(2023.6.21.)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미황사는 내가 가보지 못한 절집 목록의 맨 위에 있는 절이다. 남도 이야기만 나오면 미황사를 주워섬긴 세월이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여전히 나는 미황사를 찾지 못했다. 까닭이야 뻔하다. 같은 도내의 울진이나 안동에 가는 것도 마음먹는 게 쉽지 않은데 천릿길에 가까운 먼 데니 ‘말해 무엇하리오’이기 때문이다. 미황사를 만나러 가는 길 이번 남도 기행은 황 선생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남도 이야기가 나오면서 갑작스레 결정됐다. 늘 그렇듯 미황사를 부르댔더니 이참에 한번 가보자며 의기투합이 이루어졌다. 이왕 가는 거 필암서원도 끼워.. 2023. 7. 25.
2023, 샛강의 연꽃 [사진] 2023년, 구미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연꽃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한동안 우기가 계속되어 집 안에만 머물다가 어제(21일) 텃밭에 갔다 오는 길에 샛강을 들렀다. 날이 개어 더할 수 없을 만큼 맑고 쨍한 날씨였다. 한여름인데도 성큼 높아 보인 하늘만 보면 마치 초가을 같았다. 그동안 어둡기만 했던 하늘에 뜬 구름도 맑고 시원했다. 아내가 샛강에 연꽃이 좋더라고 해서 올해 첫 연꽃을 구경한 게 지난 7월 5일이다. 광범위 줌렌즈(28~300)로 150컷 넘게 찍었는데 돌아와 확인해 보니 예상대로 핀이 나갔는지 초점이 잘 맞지 않아서 인제 그만 써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중고로 산 저가 렌즈인데 어느 날부터 초점이 흐트러진 듯했다. 병.. 2023. 7. 24.
⑫ ‘염소 뿔도 녹이는’ 더위, 대서(大暑) 여름의 여섯 번째 절기 ‘대서’ 7월 23일(2024년도에 22일)은 24절기 중 열두 번째 절기, 여름의 여섯 번째 절기인 대서(大暑)다. 소서(小署)와 입추(立秋) 사이에 드는 대서는 태양의 황경(黃經, 춘분점으로부터 황도(黃道)를 따라 동쪽으로 잰 천체의 각거리)이 대략 120도 지점을 통과할 때다. 대서는 소서와 함께 24절기 중에서 별로 잘 언급되지 않는 절기다. 추위가 몰려오는 대한 소한은 자연스럽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만, 대서와 소서가 잘 언급되지 않는 이유는 추위만큼 고통스럽지 않아서일까. 우리나라에서 대서는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가장 극심해지는 때다. 하루 전날(22일, 2024년엔 25일)이 중복(中伏)이니 더위를 경고하고 있는 절기인 것이다. 예부터 대서 더위를 일러 “염소 뿔도 .. 2023.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