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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세시 풍속·24절기 이야기33

④ 춘분, 태양은 적도 위를 바로 비추고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21일(2025년은 3월 20일)은 24절기의 네 번째 절기,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중간에 드는 절기인 춘분이다. 태양은 적도(赤道) 위를 똑바로 비추고 지구상에서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 춘분점은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을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이다.   춘분을 전후하여 철 이른 화초를 파종한다.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에 바빠지기 시작한다. 특히, 농사의 시작인 초경(初耕)을 엄숙하게 행하여야만 한 해 동안 걱정 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음력 2월 중에는 매섭고 찬 바람이 많이 분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생긴 까닭이다. 이는 풍신(風神.. 2025. 3. 20.
③ 경칩 - 봄, 우썩우썩 깨어나다 경칩, 봄의 세 번째 절기 -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경칩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節氣),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고 동지 이후 74일째 되는 날로 올해는 3월 6일(2025년은 3월 5일임)이다. 경첩 즈음이면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우리나라를 통과하게 된다. 한난(寒暖)이 되풀이되면서도 기온은 날마다 상승하는데 올해는 유난히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경칩은 봄의 세 번째 절기이다. ‘놀랄 경(驚)’ 자에 ‘겨울잠 잘 칩(蟄)’ 자를 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풀과 나무에 싹이 트고 겨울잠을 자던 짐승들이 땅 위로 나오려고 꿈틀거린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옛날에는 ‘열 계(啓)’ 자를 써 ‘계칩(啓蟄)’으로 불렀으나 전한(前漢) 경제(景.. 2025. 3. 4.
② 우수(雨水), ‘봄바람’과 ‘새싹’으로 깨어나는 봄 우수(雨水), ‘눈이 비 되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된다’ 2월 19일(2019년 기준, 2025년도 18일)은 우수(雨水), 입춘에 이은 봄의 두 번째 절기다. ‘비 우(雨)’에 ‘물 수(水)’, 말 그대로 ‘눈이 비가 되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고 하는 뜻이니 바야흐로 날씨가 풀려서 봄기운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때다.  옛 세시기(歲時記)에 “입춘이 지나면 동해 동풍(東風)이라, 차가운 북풍이 걷히고 동풍이 불면서 얼었던 강물이 녹기 시작한다.”라고 했다. 옛날 중국 사람들은 우수 이후 경칩까지 15일 동안의 기간을 삼후(三候)로 닷새씩 세분하여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첫 5일 동안[초후(初候)]은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다음 5일간[중후(中候)]은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마.. 2025. 2. 18.
정월 대보름, ‘액은 보내고 복은 부른다’ 정월 대보름의 ‘세시 풍속’정월 대보름이다. 시절이 예전 같지 않으니 세상은 심드렁하기만 하다. 대보름은 고작 시장에서 절식(節食) 마련을 위한 ‘반짝 수요’로나 기억될까. 그러나 내 어릴 적에 정월 대보름은 설날에 못지않은 절일(節日)이었다. 한자어로 ‘상원(上元)’이라고도 하는 대보름은 백중(7.15.), 한가위와 함께 보름을 모태로 한 세시풍속일이다.   대보름은 음력을 사용하는 전통 농경사회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차고 이지러지길 거듭하는 달의 변화에서 꽉 찬 만월은 ‘풍요’의 상징이었다. 음양 사상에 따르면 달은 ‘음(陰)’, 즉 여성으로 인격화된다. 따라서 달의 상징구조는 달-여신-대지로 표상되며, 여신은 만물을 낳는 지모신(地母神)으로서의 생산력의 상징인 것이다.   태곳적 풍속으론 대보.. 2025. 2. 12.
① 입춘, 봄이 멀지 않았다 입춘, 24절기와 봄의 절기 시작 2월 4일(2019년 기준, 2025년은 3일)은 입춘(立春)이다. 입춘은 정월(正月)의 첫 번째 절기니 24절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입춘은 대한(大寒, 1.20.)과 우수(雨水, 2.19.) 사이에 드는데 이때를 즈음하여 설날이 온다. 올해는 다음날인 5일(2025년은 1월 29일)이 설날이다. 입춘(정월의 첫 절기, 2월 4일)   입춘은 음력으로는 섣달(12월)에 들기도 하고 정월에 들기도 한다. 양력에 비교하면 음력이 부정확하다는 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러한 음력을 보완하기 위하여 윤달을 둔 윤년이 있다. 윤달이 들어있는 해에는 반드시 섣달과 정월에 입춘이 거듭 들게 된다. 이러한 경우를 복입춘(複立春), 또는 재봉춘(再逢春)이라고 한다.   입춘의 기후.. 2025. 2. 2.
㉔ ‘큰 추위’ 대한(大寒), 그해 대한은 봄을 기다리기엔 벅찼다 겨울과 24절기의 마지막 절기 ‘대한(大寒)’오는 20일(2025년도 같음)은 24절기 가운데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은 이다. 태양의 황경이 300°가 될 때로 보통 동지가 지난 한 달 후 또는 소한이 지난 반 달 후에 온다. 중국의 경우로 치면 겨울의 매듭을 짓는 절후(節侯)로 추위의 절정기지만 우리나라에선 소한에서 살펴본 것처럼 ‘소한 얼음이 녹’을 정도로 따뜻한 경우가 많다. 대한의 마지막 날이자 입춘(立春) 전날(올해는 2월 3일)이 ‘절분(節分)’인데 이는 ‘철(계절)의 마지막’이란 뜻이다. 실제 정월 초하루가 되려면 일주일이 남았지만, 입춘은 정월절(正月節)의 시작일이므로, 이날은 절월력(節月曆)의 연초가 된다는 것이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의 해가 시작되는 게 입춘부터라 .. 2025. 1. 20.
㉓ 소한(小寒), 추위보다 미세먼지가 걱정이다 23번째 절기 ‘소한(小寒)’ 1월 6일(2025년도는 5일)은 2019년 들어 처음 맞는 절기, 24절기 가운데 23번째 절기인 소한(小寒)이다. 소한은 이름으로는 ‘작은 추위’지만, 우리나라에선 ‘가장 추운 날’이다. 절기 이름으로 보면 다음 절기인 대한(大寒) 때가 가장 추워야 하지만 실제로는 소한 무렵이 가장 춥다. 이것은 절기가 중국 주나라 때 화북지방의 기후를 잘 나타내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놀러온 '대한'이 얼어 죽었다는 '소한' 소한 무렵은 ‘정초 한파’라 불리는 강추위가 물려오는 시기다. 이른바 ‘소한 땜’이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든가 “소한의 얼음 대한에 녹는다.”라고 하는 속담이 생긴 이유다. 소한 때면 반드시 추운 법임을 강조하여 “소한 추위는 꾸어서라도.. 2025. 1. 8.
㉒ 동지, 태양이 죽음에서 부활하는 날 겨울의 네 번째 절기 동지(冬至)22일(2019년 기준, 2024년도는 21일)은 24절기 가운데 스물두 번째 절기 동지(冬至)다. 일 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하지(夏至)부터 낮이 짧아지는 대신 길어지기 시작한 밤은 동짓날에 정점을 찍는다. 다음날부터 조금씩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은 동지를 태양이 죽음에서 부활하는 날로 여기고 축제를 벌여 태양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중국 주나라에서 동지를 설로 삼은 것은 같은 이유에서다. 우리나라는 신라에 이어 고려시대에도 당(唐)의 선명력을 그대로 썼으며, 충선왕 원년(1309)에 와서 원(元)의 수시력(授時曆)으로 바꿔 썼다. 따라서 충선왕 이전까지는 동지를 설로 지낸 것으로 추정한다. 동짓날에는 천지 .. 2024. 12. 21.
㉑ 대설(大雪), 눈이 없어도 겨울은 깊어가고 겨울의 세 번째  절기 대설 (大雪)이번 주 들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물론 아침에만 영하로 떨어지고 날이 들면 영상이 회복되긴 하지만, 사람들은 추위에 익숙하지 않거나 추위를 잘 참지 못하는 것이다. 오는 6일은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이 되리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7일은 대설(大雪), 추워질 때도 되었다.  대설은 24절기 가운데 스물한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소설(小雪)과 동지(冬至) 사이에 든다. 소설에 이은 대설은 ‘큰 눈’이라는 이름에서 보이듯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 원래 역법의 발상지인 중국 화북지방의 계절적 특징을 반영한 절기여서 우리나라에선 이 시기에 적설량이 많다고 볼 수는 없다.  올 대설은 음력으로는 11월 11일, 양력으로는 12월 7일(2019년 기준, 2024년.. 2024. 12. 7.
⑳ 소설(小雪), ‘홑바지’가 ‘솜바지’로 바뀌는 ‘작은 눈’ 겨울의 두 번째 절기 소설, 11월 22일 22일(2019년 기준, 2024년도 같음)은 ‘땅이 얼고 차차 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다. 이때부터 살얼음이 잡히고 땅이 얼기 시작하여 점차 겨울이 든다는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어 소춘(小春)이라고도 불린다. 이때는 평균 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면서 첫 추위가 온다.20일이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다. 해가 뜨면 이내 회복되긴 하지만, 아침 최저기온도 영하로 내려갔다. 며칠 전부터 우리 집에서도 짧게 보일러 가동하기 시작했다. 예년처럼 끔찍한 추위가 온다는 소식이 없으니 한결 편하게 겨울을 맞는다.중국에서는 소설의 기후를 닷새씩 묶어 3후(三候)로 삼았다. 초후(初候에는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고, 중후(.. 2024. 11. 22.
⑲ 입동(立冬), 겨울의 ‘문턱’을 넘으며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겨울로 들어가는 첫 절기11월 8일 입동(立冬) 오는 8일(2019년 기준, 2024년도는 7일)은 24절기 가운데 열아홉 번째 절기 ‘입동(立冬)’이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후 약 15일,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 전 약 15일에 드는 절기다. 이제 바야흐로 겨울이 시작되려 하는 것이다. 입동은 특별히 절일(節日)로 여기지는 않지만 겨울나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겨우내 먹을 김장은 이 입동을 전후하여 담가야 제맛이 난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기온이 높은 데다 집집이 김치냉장고를 들여놓았으니 절기를 따지는 게 무색할 지경이다. 입동에서 대한까지가 ‘겨울철’에 해당하는 절기다. 입동, 소설, 대설(大雪), .. 2024. 11. 7.
⑱ 상강(霜降), 겨울을 재촉하는 된서리 상강(霜降), 가을의 마지막 절기24일(2019년 기준, 2024년도는 23일)은 상강(霜降)이다.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드는 24절기 중 열일곱 번째, 가을의 마지막 절기다. 상강은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린다’는 뜻으로 이 무렵이면 쾌청한 날씨가 이어지지만,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므로 수증기가 지표면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게 되는 것이다. 10월 24일 상강 중국 사람들은 상강부터 입동 사이의 기간을 닷새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승냥이가 산 짐승을 잡고,중후(中候)에는 초목이 누렇게 떨어지며,말후(末候)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모두 땅에 숨는다.” 고 하였다. 이는 전형적인 늦가을 날씨를 이르는 것으로 특히 말후에서 ‘벌레가 겨울잠’에 들어간다고 한 것은 이 무렵부터 날씨가.. 2024.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