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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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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 혹은 이외수를 위한 변명 “이외수, 지식인은 아니고 글은 위선적이다…….” 마광수 연세대 교수가 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기사 보기] 어떤 누리꾼이 ‘화천군민이 불과 2만5천 명인데 이외수 작가를 위한 감성마을에 100여억 투자!’라는 윤 아무개 목사(대선 때 ‘십알단’을 이끌며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그 사람)의 주장을 자신의 누리집에 올리자 거기 단 댓글을 통해서다. “내가 어릴 때 화천에서 살았는데, 정말 가난한 곳이었어요. 그런데 군민 혈세로 미친 × 호화 주택이나 지어주고 있으니 우리나라 행정가 나으리들의 무지몽매함이 드러나는고나. 이외수 옹은 전문대학(2년제 교육대학) 중퇴라서 지식인이 아니다. 이외수 씨를 조금 아는 사이라 그 사람 글이 위선적이라고 까는 글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못했지만 나도 점.. 2021. 1. 24.
‘눈 맑은 사내아이들’은 다 어디로 갔나? 남녀학교를 두루 돌아다닌 경험에 비추어 보면, 사춘기에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정신연령이 훨씬 높다는 통설은 사실에 가깝다. 여학생들은 아주 감성적이면서도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데서 뜻밖에 폭넓은 관점과 태도를 보여준다. 물론 이 통설은 개인차를 무시한다는 전제에서 유효하다. 여학생들이 자기 이해를 유독 밝히는 깍쟁이일 거라는 편견은 생각보다 훨씬 뿌리 깊다. 그러나 실제로 여학생들은 ‘관계’에 대한 이해에 있어 훨씬 어른스러운 입장과 태도를 보인다. 복잡한 걸 꺼리고 단순한 걸 선호하는 남자아이들은 즉흥성이 강하고 여자아이들은 문제의 전후좌우를 살피고 상대를 배려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대부분 남녀공학으로 운영되는 시골 학교나 중학교에 근무해 보면, 이런 점은 아주 확연하게 눈에 띈다. 이런 학교에서 남학.. 2021. 1. 23.
“삼성 ‘대체재’ LG 제품, 이제 더는 사지 않겠다” 새해 벽두에 노동자들이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엘지(LG) 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어딘가 했더니 여의도에 있는 ‘트윈타워’다. 한때 해마다 여의도 집회로 가는 전세 버스 속에서 늘 건너다보았던 지상 34층짜리 ‘쌍둥이 빌딩’에서 지금 용역업체의 계약해지에 반발하며 청소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단다. 보도에 따르면 트윈타워 청소노동자 80여 명은 지난해 12월 말 계약이 해지되었다. 건물 관리 회사인 엘지 계열사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용역업체인 지수아이앤씨와의 계약을 종료하면서다. 정부 지침은 원청의 용역업체가 바뀌더라도 고용을 승계하도록 권고하는 것인데도, 노동자들은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노동자 가운데 30여 명은 계약해지에 항의하며 지난해 12월 16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뒤 건물 로비에서 노.. 2021. 1. 22.
[가겨찻집] ‘수인한도’와 ‘참을 수 있는 정도’ ‘글로 쓰는 문장이 입으로 말하는 언어와 일치되는 현상’이 언문일치(言文一致)다. ‘언문일치’라는 개념은 ‘언문 불일치’를 전제로부터 비롯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오랫동안 한자를 빌려 써 입말[구어(口語)]을 그대로 글말[문어(文語)]로 기록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글말과 입말의 일치, ‘언문일치’ 우리말의 언문일치는 교과서의 한글 전용과 1980년대의 일간지의 한글화를 통해 한글이 주류 통용 문자의 지위를 얻게 되면서 비로소 그 형식과 내용을 제대로 갖추어 낼 수 있었다. 그리하여 지금 우리는 입말과 글말이 특별히 다르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옛 편지글에 남았던 문어의 흔적들 1960년대와 70년대까지만 해도 편지글에서 공공연히 쓰이던 상투적 문구는 이제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자기 부모님께.. 2021. 1. 22.
보수단체들, ‘다문화 정책’을 중단하라고? ‘다문화 사회’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지난 19일, 인터넷 에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 국가’로 가고 있다는 초파리 유전학자 김우재의 칼럼이 실렸다. 같은 날, 와 는 각각 보수단체들이 의뢰한 ‘다문화 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우연이겠지만, 이 칼럼과 광고는 우리 사회가 다다른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엇갈린 현실과 그 인식의 틈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같은 날, 다른 엇갈린 의견 김우재의 칼럼 ‘샤를리 에브도와 원곡동’은 국가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며, ‘인종적 특성으로 국가를 규정하려는 방식’은 이미 정당성을 잃었다고 말하면서 논의를 시작한다. 그는 이미 국내 체류 외국인이 150만 명을 넘어섰고(2013년 기준) 75만 명 내외의 귀화 다문화 가족이 존재하며 다문화 가정 자녀 수는.. 2021. 1. 21.
그래도 ‘서동요’는 ‘맛둥의 노래’다 익산 미륵사지 서탑 안에서 사리 봉안 기록판 발굴 지금은 터만 남은 익산 미륵사(彌勒寺)는 백제에서 가장 큰 절집이었다. 또 그 절집 금당 앞에 세운 미륵사지석탑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탑이다. 이 탑은 양식상 목탑에서 석탑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충실하게 보여 주는 중요 문화재로 국보 11호로 지정되어 있다. 미륵사는 탑의 동쪽에 같은 규모의 돌탑이 있는, 이른바 동서 쌍탑(雙塔)의 배치였음이 밝혀짐에 따라 이 탑은 저절로 서탑(西塔)이라는 본이름을 찾게 되었다. 동탑은 1993년 복원되었는데, 어지간히 눈 밝은 이들도 두 탑이 쌍둥이라는 걸 알아보지 못한다. 동탑은 예산이 부족하여 기계로 깎은 돌로 미끈하게 복원됨으로써 1300년 세월을 꼼짝없이 무화해 버렸기 때문이다. 19일, .. 2021. 1. 20.
<레 미제라블>과 쌍용자동차 변상욱의 ‘기자 수첩’ 이야기 글쎄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엔 이른바 ‘스타’ 기자의 전통이 빈약한 것 같다. 언론계에서야 특종을 놓치지 않는 유능한 민완 기자의 면면이 알려져 있겠지만, 대중들은 기사를 주목할 뿐, 기사를 쓴 기자에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언론계에 리영희, 송건호 선생 등 존경받는 언론인은 적지 않다. 미국의 경우니, 그 지명도가 어떤 수준인지는 알 수 없다. 끈질긴 탐사보도로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파헤쳐 대통령을 사임시킨 의 칼 번스타인(Carl Bernstein)과 보브 우드워드(Bob Woodward) 기자와 같은 무게를 지닌 현직 언론인은 지금 얼마나 될까. 새삼 스타 기자 이야기로 허두를 뗀 것은 요즘 우리 언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실망감 때문이다... 2021. 1. 20.
‘ABC’와 ‘가나다’ 지난해 연말에 의 손석춘 칼럼에 좀 낯선 제목이 하나 떴다. ‘직업적 기자로 살고 있는 모든 언론인들에 제안한다’는 부제를 단 이 기사의 제목은 “기자의 ㄱㄴㄷ”. 제목에 쓰인 한글 자음의 의미는 단박에 다가왔지만, 예의 낯선 느낌은 조금 부담스럽게 남았다. “기자의 ABC”라고 썼으면 아무도 그걸 낯설게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영자 ‘ABC’ 대신 쓰인 한글 자음 ‘ㄱㄴㄷ’이 주는 느낌 앞에서 우리는 좀 씁쓸하다. 모국어 자음보다 외국어 알파벳을 훨씬 더 친숙하게 느끼는 것은 우리의 말글살이가 그쪽에 더 친숙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과 우리말 표현이 자리를 잡지 못함에 관한 아쉬움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영어를 비롯한 불필요한 외래어·외국어의 범람과 달리 이런 낱말이 우리말 표현.. 2021. 1. 19.
여든셋 기초수급권자 할머니의 일백만 원 사회 안전망조차 개인의 선의에서 비롯한 베풂에 기대어야 하는 부끄러운 세상 바야흐로 ‘연말정산’ 시기다. 행정실로부터 월말께까지 연말정산을 마쳐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고, 우편과 메일 등으로 연말정산용 영수증이 드문드문 들어오기 시작했다. 정산이 끝나면 지난 한 해 동안의 ‘물질적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한 장의 원천징수영수증에 담길 것이다. 그것은 수치로 계량화된 내 삶의 일부일 것이었다. 정산이라고 해 봐야 별 건 없다. 인적 공제는 기본공제 외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아이들은 피부양자에서 빠진 지 오래되었고, 경로우대 공제도 장애인 공제도 해당하지 않는다. 의료비는 공제금액에 미치지 못하고 교육비도 빠지니 결국 보험료와 신용카드 사용액, 기부금 난이나 칸을 메울 정도에 불과하다. 아름다운재단을 비롯.. 2021. 1. 18.
혁명가, 사회주의 소련에서 ‘반혁명’ 혐의로 처형되다 [사회주의 독립운동가⑤] 조선공산청년회 중앙위원·코민테른 전권위원 김단야(1901~1938)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이 세상에 나온 것은 1848년 2월이었고, 69년 뒤인 1917년 러시아에서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 혁명이 성공했다. 식민지 치하에 조선공산당이 창립된 것은 1925년 4월이었다. 조선공산당은 ‘조선혁명’의 과제를 민족해방혁명, 반제국주의 혁명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그것이 자기 과업을 수행하면서 독립운동에도 헌신한 이유였다. 그러나 이들은 해방 후 38도선 이남에 친미반공국가가 세워지면서 잊히기 시작했다. 일제의 가혹한 탄압 아래서 이들이 벌인 계급투쟁도, 반제국주의 민족해방 투쟁도 이념 저편에 묻혀 버린 것이었다. 조선공산당 창당을 전후한, 이 잊힌 혁명가들의 삶과 투쟁을 돌아본다. 안동 지.. 2021. 1. 17.
아이들은 왜 점점 작아져 갈까 아이들을 가르친 세월이 제법 되었다. 20년쯤을 넘기니까 젊을 때는 젊어서, 바쁠 때는 바빠서 눈에 뵈지 않던 것들이 수월찮게 눈에 들어온다. 초임 시절에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유독 눈에 더 띄곤 했는데 어느 날부터 그런 경계가 흐려지더니 그것과 무관하게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게 말하자면 ‘연륜’인지 모르겠다. 새삼 눈에 밟히는 것 중 하나가 해마다 아이들은 점점 어려진다는 점이다. 특히 고등학생과는 달리 중학생은 그 변화가 두드러진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들은 여전히 초등학생이다. 고등학교 근무를 하다 중학교 1학년을 맡았던 후배 교사의 얘기다. 점심시간인데 아이들이 식당에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갔더니 아이들은 교실을 지키고 있다. 이 녁석들아, 밥 먹으러.. 2021. 1. 17.
세종시, 시인 김남조와 도종환 초임 시절에 여고생들에게 그의 시 ‘겨울 바다’를 가르쳤지만 정작 시인 김남조(1927~ )에 대한 내 기억은 텅 비어 있다. 그는 마치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피안의 공간에서 오롯이 자기만의 성을 쌓고 사는 이처럼 느꼈던 까닭이다. 그이가 쌓은 시적 편력이나 삶과 무관하게 내게는 그는 단지 교과서에 시가 실렸던 시인에 지나지 않았다. 오늘 에서 기사(김남조 “대통령은 원전 파는데 촛불? 세종시?”)를 읽고서야 그의 존재를 간신히 확인했을 정도다. 나의 관심과 상관없이 그는 여든을 넘긴 노인이지만 생존해 있었다. 그것도 국민원로회의 공동의장의 자격으로 말이다. 원로시인 김남조의 ‘안타까움과 연민’ 국민원로회의가 어떤 조직인지는 그 이름에서 드러나는 것 외에는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김남조 시.. 2021.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