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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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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KAPF) 해산 [역사 공부 ‘오늘’]1935년 5월 20일, 카프 해산1935년 5월 20일, 뚜렷한 목적의식을 강조하는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표방하며 활동해 오다가 일제의 탄압, 자체 내의 내분과 전향 등으로 휘청이던 사회주의 문학단체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이 자진 해산했다. 이날, 서기장 임화(1908~1953)가 동대문경찰서 고등계에 카프 해산을 신고함으로써 1925년 8월 결성되었던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은 역사 저편으로 사라졌다. 카프의 활동은 1931년과 1934년에 이어진 일제의 1·2차 검거를 통한 극심한 탄압으로 허물어지기 시작했고, 이어진 일제의 탄압과 조직 내부의 갈등으로 인한 조직원들의 전향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마침내 해체에 이른 것이었다. 사회주의혁명을 위한 문학가들의 실천단체.. 2024. 5. 20.
[오늘] 청년 노동자 송학선, 조선 총독 사이토를 찌르다 [역사 공부 ‘오늘’] 1926년 4월 28일, 송학선 금호문 의거 그는 안중근을 흠모한 청년 노동자였다 1926년 오늘(4월 28일), 11시께부터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 서편의 금호문 부근을 한 청년이 서성이고 있었다. 창덕궁은 이틀 전 세상을 떠난 순종 황제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었고, 금호문이 빈소의 출입문으로 쓰이고 있었다. 일제는 순종의 붕어로 3․1운동 때와 같은 거사가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하여 4월 27일부터 서울 시내의 경찰력을 증강했다. 돈화문 앞에 임시 경비사령부를 설치하고 경찰은 물론 기마 순사와 헌병까지 배치하여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었다. 청년은 셔츠에 한복 바지를 입고 평상화를 신고 있었지만 품에는 흰 뼈로 된 손잡이의 칼날이 4촌 5푼가량 되는 고급 과도를 감추고 있었다. 그는 .. 2024. 4. 27.
[오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판도라’가 열리다 [역사 공부 ‘오늘’]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전에서 방사선 유출1986년 오늘(4월 26일) 오전 1시 23분(모스크바 기준 시간), 우크라이나의 키예프 북쪽 104km에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제4호 원자로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는 세계 최대의 재앙, 체르노빌 참사(Chernobyl disaster)가 일어났다.  사고는 전원 공급이 상실된 상황에서의 부하 검사, 즉 비상 발전 전원이 들어오기 전까지 터빈의 관성력으로 얼마만큼 발전할 수 있는지에 관한 실험을 진행하다가 일어났다. 부하 검사를 위해 안전 시스템을 해제한 상태인 데다가 원자로 자체의 설계 결함과 조작자의 제어봉 조작 실수로 인하여 통제할 수 없는 연쇄반응이 일어나게 된 것이었다. 체르노빌, 최악의 방사선 유출 사.. 2024. 4. 26.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 어린이날 노래의 노랫말 ‘한국 동요의 아버지’ 윤석중 선생이 쓴 ‘어린이날 노래’ 가사“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어린이날 노래를 오랜만에 듣는다. 초등학교 다닐 때 이 노래를 자주 부르지 않은 것은 역시 기념일 노래여서일 것이다. 이 노래를 처음 배우게 된 게 초등학교 4학년 무렵이었던 듯하다. 거의 60년 전의 일인데도 나는 노랫말이 참 멋지다고 느꼈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노랫말로 기억되는 ‘어린이날 노래’, 정인보의 4대 국경일 노래 지금에서야 그 노래가 ‘7·5조의 변형’임을 단박에 알아보지만, 당시에 초등학생이 정형률 같은 운율이나 시적 리듬 따위를 알았을 리는 없다. 당연히 그 외형률이 마음에 느껴.. 2024. 4. 25.
[오늘] ‘아래아 한글’, 시장에 나오다 [역사 공부 ‘오늘’] 1989년 4월 24일, 아래 아 한글 첫 상용버전 출시 1989년 오늘(4월 24일) 토종 문서편집기(워드 프로세서) ‘아래아 한글’(이하 ‘한글’)의 첫 상용버전 1.0이 시장에 나왔다. 개발자 이찬진이 1988년 서울대 컴퓨터연구회에서 만난 김형집, 우원식, 김택진과 함께 베타 버전인 0.9판을 발표한 지 한 달 뒤였다. 5.25인치 2D(360KB) 플로피 디스크 3장 용량으로 만들어진 ‘한글’ 1.0판은 세운상가의 소규모 유통업체를 통해 정가 4만7천 원으로 출시되었다. 현재 쓰이는 ‘한글’에 비기면 거의 석기시대에 가까운 기능밖에 없었고, 컴퓨터 보급이 초보적인 수준이어서 일반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그것은 한국의 문서편집기 시장에 획기적인 대사건이었다. 286 AT.. 2024. 4. 23.
[오늘] 저임금·어용노조에 폭발한 ‘사북 노동항쟁’ 발발 [역사 공부 ‘오늘’] 1980년 4월 21일, 광산노동자 마침내 일어서다 1980년 오늘(4월 21일) 오후 2시께, 국내 최대의 민영 탄광인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의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에서 탄광 노동자들의 시위가 일어났다. 70년대 정부의 노동삼권 탄압 등으로 인한 기본권 제약에다 저임금과 어용노조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마침내 폭발한 것이었다. 이후 유혈사태까지 초래한 이 ‘사북노동항쟁’은 회사와 유착된 어용노조의 지부장이 회사의 요구대로 소폭의 임금인상을 결정하자 분노한 노동자들이 지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시작되었다. ‘노동귀족, 노조 지부장은 물러나라!’ 4월 19일, 노동자 30여 명은 노조 사무실을 방문하여 ‘노동귀족, 노조 지부장은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지부장이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신고를 .. 2024. 4. 20.
60년 전, ‘피의 화요일’, 학생과 시민이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 [역사 공부 ‘오늘’] 1960년 4월 19일, 4·19혁명의 불길 타오르다 1960년 4월 19일은 화요일이었다. 전날, 평화적 시위를 마치고 귀가하던 고려대학생들이 경찰과 공모한 정치깡패들의 무차별 테러로 다친 뒤라 분위기는 잔뜩 격앙되어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하나둘 국회의사당에 모인 학생들은 선언문을 낭독하고 거리로 나섰고 이내 경무대 방향으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피의 화요일' 사망 186명, 부상 6026명 애당초 ‘부정선거규탄’과 ‘학원의 자유’를 외쳤던 학생들의 평화적 시위는 경찰의 폭력 진압 앞에서 질적 변화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날의 구호는 ‘3·15부정선거 다시 하라’, ‘1인 독재 물러가라’, ‘이승만은 하야하라’ 등 독재정권 퇴진과 민주주의 수호를 요구하는 혁명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2024. 4. 19.
⑥ 곡우(穀雨), 봄비는 촉촉이 내리고 봄의 마지막(6번째) 절기 곡우(穀雨) 곡우, 봄비가 자주 내리고 곡식이 풍성해진다 4월 20일(2024년은 19일)은 봄의 마지막 절기 곡우(穀雨)다. ‘곡식 곡(穀)’에 ‘비 우(雨)’자를 쓰는데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다. 비는 예나 지금이나 농사의 풍흉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특히 곡우 무렵은 논에 볍씨를 뿌려 못자리하는 때이므로 비가 필수적이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나 마른다.”는 속담처럼 곡우 때 비가 오지 않으면 그해 농사를 망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되므로 “곡우에 모든 곡물이 잠을 깬다.”는 속담이 생겼다. 곡우 무렵에 산란하는 조기는 알을 낳을 때 우는 습성이 있다. “곡우를 넘.. 2024. 4. 19.
[2024 텃밭 농사] ① 다시 텃밭을 일구며 한 달 전 심은 감자 싹이 텄고, 새로 고추·가지·호박을 심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애당초, 아내와 난 올 농사는 생각도 말자고 약속했었다. 무엇보다도 병충해와 싸우는 일, 이를테면 병들어 시들고 타들어 가는 작물을 바라보는 게 너무 힘이 들어서였다. 소꿉장난 같은 농사라도 그걸 따지는 게 무리이긴 하지만, 들인 비용으로 사 먹는 게 백번 낫다는 걸 거듭 확인하면서였다. 그러나 해가 바뀌고 농사철이 다가오자, 아내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텃밭은 어떻게 해, 놀리나? 하긴 그렇다. 비록 열 평도 되지 않는 공간이지만, 무언가 씨라도 뿌려놓지 않으면 풀만 자욱해질 것이다. 나는 파종만 해 놓고 버려둘 수 있는 작물 몇을 떠올리다가 지지난해처.. 2024. 4. 18.
[오늘] 임정 지킴이 성재 이시영 선생 돌아가다 [역사 공부 ‘오늘’] 1953년 4월 17일, 부산 동래에서 별세 1953년 4월 17일, 이태 전인 1951년, 이승만의 전횡에 항의하며 부통령직을 사임하고 은퇴한 성재(省齋) 이시영(1868~1953) 선생이 부산 동래의 임시 거처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8세. 그는 “완전 통일의 그 날을 못 보고 눈감으니 통한스럽다.”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시영은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백사 이항복의 10대손인 이유승의 6형제 가운데 다섯째 아들이다. 8대에 걸쳐 판서를 배출한 명문가였던 이 집안 6형제는 나라가 망하자 3만 섬의 재산(현재 시가로 6백억 원)을 처분한 뒤 가족을 이끌고 만주로 망명하여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6형제의 ‘노블레스 .. 2024. 4. 17.
‘세월호’ 비극 10년, 진실을 외면한 야만의 시간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으며세월호참사(2014.4.16.)가 10주기를 맞는다. 박근혜 정부 때 일어난 이 참사는 문재인 정부와 현 윤석열 정부까지 세 행정부를 거쳐 왔지만, 여전히 ‘진상 규명과 국가책임 인정·사과, 추가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4·16연대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2022년 활동을 종료하면서 세월호참사와 관련해 정부에 12가지를 권고했지만, 이 가운데 ‘대체로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할 만한 권고는 고작 1개뿐이었다고 밝혔다. [4·16연대 사참위 주요 권고 이행 평가 발표 바로가기] 에서 제작하던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는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4월에는 방영할 수 없다”며 최종적으로 제작 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다큐는 40%가량 촬영을.. 2024. 4. 16.
[오늘] ‘대동세상’을 꿈꾼 동학의 최제우, 형장에서 지다 [역사 공부 ‘오늘’] 1864년 4월 15일, 동학 교조 최제우 참수 1864년 오늘(음력 3월 10일) 오후 2시, 대구 남문 밖 아미산 아래 관덕당 뜰에서 동학의 교조 수운(水雲) 최제우(1824∼1864)가 참수되었다. 죄목은 ‘사도난정(邪道亂正)’, ‘서양의 요사한 가르침을 그대로 옮겨 이름만 동학으로 바꾸고 세상을 헷갈리게 하고 어지럽힌 죄’였다. 1860년 4월 깨달음을 얻고 동학의 가르침을 시작한 뒤 불과 4년 만에 그는 불꽃 같은 삶을 형장에서 마감했다. 향년 40세. 1863년 12월에 체포되어 다리뼈가 부서지는 혹독한 고문을 이겨낸 뒤였다. 두 눈을 부릅뜬 그의 머리는 사흘 동안 대구 남문 밖 길가(오늘날 약전골목)에 내걸렸다. 최제우는 경북 경주의 몰락한 양반가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2024.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