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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국립국어원21

[573돌 한글날] 한글날 아침, 국어교사는 마음 겹다 한국인에게 외면당하는 ‘최고의 알파벳’ 한글꼭 12년 전에 쓴 글이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국경일 지위를 회복한 한글날이 공휴일로 재 지정된 것은 2012년, 이듬해부터 사람들은 한글날을 쉴 수 있게 되었다. 국립국어원 한 해 예산의 몇 배를 들여 만든 영어마을은 속속 세금만 낭비한 채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래도 영어 광풍은 그치지 않았는지 최근에는 초등 저학년 영어교육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휴대전화에서 글자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던 완성형 코드의 문제점은 기술적으로 이내 극복되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점, 한글이 정작 토박이말 사용자인에 제나라 국민에게 외면당하는, 말글살이의 그늘에 드리운 씁쓸한 풍경은 변하지 않았다.다시 573돌 한글날을 맞지만, 경축을 붙이는 게 쓸쓸할 지경이다.. 2024. 10. 9.
‘문화재’는 ‘유산’으로, ‘문화재청’은 ‘국가유산청’으로 바뀌었다 [가겨 찻집] ‘국가유산’ 체제 전환에 따른 사전 정보 수정 주요 내용지난 5월에 발표된 내용인데 또 뒷북이다. 지난 6월 3일에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 128항목 추가”를 올릴 때부터 이미 국립국어원에 게시되어 있었던 건데, 차일피일하다 또 늦어 버린 것이다. 이 내용은 위 정보보다 열흘이나 앞선 5월 21일 자로 게시되었던 자료다.  지난 5월 17일부터 국가유산기본법이 시행됨에 따라 문화재 관련 용어 및 보존·관리·활용 정책이 대대적으로 개편되었다. 기존의 ‘문화재’란 법률·행정 용어가 ‘국가유산’으로 바뀌고 문화재청도 ‘국가유산청’으로 명칭을 변경해 새로 출범하는 데서부터 비롯한다.  ‘문화재’ 기반의 관련 기본법인 ‘문화재보호법’(1962년)이 ‘국가유산’ 기반의 ‘국가유산기본법’ 등으로 제·.. 2024. 8. 1.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 128항목 추가 [가겨 찻집] 표제어 추가(2024년 5월, 제1차)국립국어원(원장 장소원)은 ‘국어 기초 어휘 선정 및 어휘 등급화 연구’의 결과를 반영하여 2024년 5월 31일 자로 새로운 표제어 128항목을 에 등재하였다. 128항목 중에는 기초 어휘는 아니지만 사전 표제어의 체계를 맞추기 위하여 추가된 것도 있다고 한다.  ‘기초 어휘’는 우리 국민이 한국어를 사용하여 일상 언어생활을 하는 데 꼭 필요한 어휘를 말한다. 국립국어원은 말뭉치를 기반으로 한국어 어휘 사용 양상을 파악하여, 각종 기초 자료에 활용될 수준별 국어 어휘 목록(전체 5등급, 총 4만 개)을 선정하였다고 한다.  표제어 추가로 드러난 의 ‘불완전성’? 국립국어원은 학교 교육과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어휘들을 발굴하여 에 계속 추가해 나갈.. 2024. 6. 3.
‘동학농민혁명’도 표제어로, ‘구독·공유’는 확장된 뜻 반영 [가겨 찻집] 2024년 1분기 정보 수정 주요 내용 한동안 잊고 있었던 국립국어원이 매년 분기마다 발표하는 정보 수정을 소개다. 찾아보니 2021년 연말에 ‘2016년 표준어 추가 결과’[관련 글 : ‘걸판지다’, ‘-엘랑’도 표준어가 되었다]를 올리고 난 뒤 꽤 오래 쉬었다.  2021년에 왜 ‘2016년 글’을 올렸냐고? 간단하게 말하자면 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갈아타면서 예전에 쓴 글을 뒤늦게 다시 게시하는 과정이었다. 그러고 보니 2016년 퇴직 이후엔 아주 제대로 게으름을 피운 듯하다. 퇴직 이전에는 근무하면서도 분기별 정보 수정 내용을 일일이 챙겨서 소개하곤 했는데 말이다. 결국은 나이 들면서 때를 맞추지 못하고 여기저기 구멍이 나는 걸 어쩔 수 없다.  올부터는 좀 정신을 차리자는 생각.. 2024. 5. 22.
국어원 ‘온라인 가나다’의 힘 우리말이 궁금하면 국어원에 물어보자말글 생활의 도우미,  우리 말글을 가르쳐 온 지 벌써 30년이 내일모레다. 우리 말글의 규칙들을 얼추 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뜻밖에 복병들 앞에서는 손을 들 때도 적지 않다. 이럴 때 나는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누리집의 ‘온라인 가나다’(☞ 바로 가기)의 도움을 받는다. 물론 실시간 서비스는 아니어서 답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온라인 가나다’는 우리 말글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방금 확인해 보니 5월 24일과 5월 25일에 여기 오른 질문은 각각 36건, 39건이다. ‘온라인 가나다’는 얼추 하루에 마흔 건 가까운 질문을 받아 이를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내가 ‘온라인 가나다’와 연을 맺은 것은 2001년도쯤.. 2022. 5. 26.
‘걸판지다’, ‘-엘랑’도 표준어가 되었다 국립국어원, 2016년 표준어 추가 결과지난 27일, 국립국어원이 ‘2016년 표준어 추가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6항목의 어휘가 표준어, 또는 표준형으로 인정받았다. 새로 표준어의 지위를 갖게 된 낱말은 ‘걸판지다, 겉울음, 까탈스럽다, 실뭉치, -엘랑, 주책이다’ 등이다. 2011년 이후, 네 번째 ‘표준어 추가’ 1988년 표준어 규정을 고시한 이후, 국립국어원이 2011년부터 표준어 추가를 시행해 오고 있는 것은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말에 표준어의 지위를 줌으로써 다수 언중의 어휘 선택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조치다. 실제 국민이 실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쓰고 있으면서도 비표준어라는 이유로 홀대해 온 낱말들은 여전히 적지 않다. 이번까지 네 차례(2011년, 2014년, 2015년, 2.. 2021. 12. 28.
표준어 추가-‘마실’ 가는 길의 ‘푸르른 잎새’가 ‘이쁘구나’ 국립국어원, ‘2015년 표준어 추가 결과’ 발표오 헨리(O. Henry)의 유명한 단편 ‘마지막 잎새’는 교과서에는 ‘마지막 한 잎’으로 바뀌어 실린다. 왜냐하면 문학적 표현으로 널리 쓰이긴 하지만 ‘잎새’는 ‘비표준어’이기 때문이다. 문서편집기 ‘아래아 한글’에서 ‘잎새’를 입력하면 아래에 붉은 줄이 그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오 헨리, 혹은 배호의 ‘마지막 잎새’ 한 나라에서 공용어로 쓰는 규범으로서의 언어인 표준어는 필요하긴 할 터이지만 우리나라에서 그 폭이 지나치게 협소하지 않나 싶을 때가 많다. 수십 년 동안 언중들이 써 온 ‘멍게’는 소수만 아는 ‘우렁쉥이’에 밀려 1988년까지 표준어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언중들의 언어생활에서 통용되는 실제 언어와 규범과의 틈을 좁히고자 하는 게 .. 2021. 12. 14.
동생의 남편, ‘제부’인가, ‘박 서방’인가 동생의 남편, 뭐라고 부르는 게 좋은가아내의 지인이 장인상을 당했다. 이를 처음 알리는 이가 ‘빙부(聘父)상’이라 전하자, 사람들은 헷갈렸던 모양이다. 사람들이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대자 그예 아내도 미심쩍어졌던 것 같다. 국어를 가르치는 남편에게 응원을 청했다. “빙부라면 장인을 가리키는 거 아니우?”“왜 아니야. ‘빙장(聘丈)’하고 같이 쓰는 말이지.”“그런데, 왜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걸 모른대?”“일상에서 잘 안 쓰는 말이니 그렇지, 뭐.” 경상도 지역(경상도 전역인지 경북 남부지방에 한정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에선 장인, 장모의 높임말로 ‘빙장어른, 빙모님’을 썼다. 내 두 분 자형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옛날이야기다. 요즘이야, 장인, 장모보다 더 가까운 ‘아버님, 어머님’도 거리낌 없이 쓰.. 2021. 9. 20.
이제, ‘짜장면은 짜장면이다’ 이제, ‘짜장면은 짜장면이다’“짜장면은 짜장면이다.”“나는 우리나라 어느 중국집도 자장면을 파는 집을 보지 못했다. 중국집에는 짜장면이 있고, 짜장면은 짜장면일 뿐이다.” 시인 안도현이 쓴 어른들을 위한 동화 “짜장면”의 후기에 쓴 글이다. 그렇다. 짜장면은 짜장면일 뿐이다. 그런데 이 재미없는 동어반복을 가능하게 한 것은 짜장면의 표준어가 ‘자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자장면’은 일부 아나운서들이 방송에서나 쓰던 말로 정작 다수 언중(言衆)과는 인연이 없는 죽은 낱말이었다. 그런데 그 짜장면이 다시 표준말의 지위를 얻었다.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이 국민이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그동안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았던 ‘짜장면, 먹거리’ 등 39개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stdweb2.. 2021. 8. 31.
바른 말글 쓰기의 든든한 ‘도우미’들 바른 말글쓰기를 돕는 안내자들 * 10년도 전의 글이어서 예를 든 사이트의 화면은 지금 조금씩 달라졌다. 그러나 기본적인 사항은 변함이 없으니, 도우미로서의 구실을 여전히 다하고 있다. 어쩌다 블로그를 열고 잡문 나부랭이를 끼적이다 보니 어느새 거기 쓴 글이 사백 편이 넘었다. ‘글 보관함’을 살펴보니 거의 이틀에 한 편꼴로 무언가를 썼다. 굳이 그걸 의식한 것은 아닌데도 꾸준히 글을 쓴 게 자신도 잘 믿어지지 않는다. 글을 쓸 때, 나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비문(非文), 맞춤법, 띄어쓰기 등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인다. 명색이 나라말을 가르치는 이가 잘못된 글을 쓰는 것은 민망한 일인 까닭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예전에는 무심했던 부분도 밝히 보고, 모호한 부분은 반드시 확인하는 버릇이 붙었다. 그러.. 2021. 7. 23.
‘오포세대’와 ‘일자리˙주거 절벽’의 세상…2014년 새말 국립국어원 발표 2014년 신어 새말[신어(新語)]이 사회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일이다. 변화무쌍한 현실을 사람들은 말을 통해 묘사하고 규정함으로써 변화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드러낸다. 거기에는 고단하고 분주한 세상살이는 물론이거니와 나날이 진화하는 사람들의 표현력도 담겨 있다. 국립국어원(원장 민현식)이 발표한 ‘2014년 신어’를 훑어보면서 요즘 신어는 무엇보다 언중들의 발랄한 표현력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아니 할 수 없다. 국어원이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일간지 등 온오프라인 대중 매체 139개에 등장한 새 낱말(신어)은 334개다. [국어원 보도자료 바로가기] ‘눔푸족’, ‘모루밍족’, ‘출퇴근 쇼핑족’, ‘오포 세대’, ‘앵그리맘’, ‘.. 2021. 3. 26.
‘배춧잎’과 ‘양반다리’가 <표준국어대사전>에 없었다고? ’17 4/4분기 정보 수정국립국어원이 ‘2017년 4분기 정보 수정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새로 사전에 올린 말인 ‘표제어 추가’가 6개, ‘품사와 뜻풀이 추가’가 9개, 그밖에 ‘표제어·뜻풀이·문법 정보·용례 수정과 삭제’가 15개 등 모두 30개다. 새로 추가된 표제어는 접미사 ‘-궂다’와 부사 ‘금쪽같이’, 동사 ‘기반하다’, ‘배춧잎’, ‘양반다리’, ‘합격점’ 같은 명사 등이다. ‘-궂다’는 “(일부 명사나 어근 뒤에 붙어) ‘그러한 상태가 심함’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다. ‘심술궂다/앙살궂다/왁살궂다’ 등에 쓰이는 이 접사는 과 달리 에는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았던 말이다. 나머지 부사와 동사, 명사들은 좀 새삼스럽다. 무슨 말인가 하니 누구나 “아, 저 말들이 사전에.. 2021.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