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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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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청산리 전투의 주역 대한독립군단 총재 서일, 자결 순국하다 1921년 9월 28일 - 대한독립군단 총재 서일, 자결 순국하다 1921년 9월 28일(음력 8월 27일), 노령 국경 부근 미산(密山)에서 대한독립군단 총재 서일(徐一, 1881~1921)이 대종교 수양법의 하나인 조식법(調息法- 호흡을 멈추는 방법)으로 자진(自盡) 순국하였다. 그때 그는 자유시(自由市) 참변으로 타격을 입고 밀산에서 재기를 준비하던 중이었다. 전날, 소련 적군(赤軍)의 후원을 받은 토비(土匪) 수백 명이 야간 기습하여 진영이 초토화되고 훈련 중이던 숱한 청년 병사들이 희생되자 그는 독립군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지고자 짧은 유언을 남기고 자결한 것이었다. 향년 41세. “조국 광복을 위해 생사를 함께 하기로 맹세한 동지들을 모두 잃었으니 무슨 면목으로 살아서 조국과 동포를 대하리오. .. 2023. 8. 26.
[오늘]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그리고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 [역사 공부 ‘오늘’] 1789년 8월 26일, 프랑스 의회, ‘프랑스 인권선언’ 공표 1789년 오늘, 프랑스 제헌 국민의회는 헌법의 정신을 담은 전문(前文)과 17개 조의 기본 원리를 공표하였다. ‘프랑스 인권선언’ 또는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이라 불리는 이 선언은 자유와 평등, 종교, 출판과 결사의 자유 등 인간의 천부적 권리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보편적임을 표명하고 있었다. 선언의 근본 사상은 근세의 자연법사상과 계몽사상을 통해 자라난 인간해방의 이념이다. 선언은 인간의 자연적 권리(자유·소유권·안전과 압제에 대한 저항)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하여 정치적 결합, 즉 국가의 형성을 인정한다. 또 국가 형성의 기본원칙으로서 시민적 제 권리(주권재민·권력분립·법률제정권 등)를.. 2023. 8. 26.
스물둘에 처음 만난 가야산 해인사, 40년 만에 다시 찾다 [지각 답사기(2017.5.24.)] 법보종찰, 화엄십찰, 해인총림 가야산 해인사(海印寺)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절에 다니는 사람이 전혀 없는 집안에서 불교는 물론, 모든 종교와 무관하게 자랐지만, 어릴 적부터 귀에 익은 절집이 불국사요, 해인사였다. 불국사는 초등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가보았지만, 해인사는 말로만 듣던 절이었다. 부모님과 동네 어른들은 단체로 버스를 ‘대절(貸切かしき: 전세의 일본식 표현)’하여 ‘합천 해인사’ 구경을 가기도 했다. 스물둘에 만난 해인사, 46년 만에 다시 찾다 초등학교에서 팔만대장경을 소장한 법보사찰이라는 걸 배우면서 해인사는 우리와 좀 더 가까워졌다. 지금도 승용차로 가도 두 시간이 넘어 걸리는 곳이니 당.. 2023. 8. 25.
[2023 텃밭 농사] ⑰ 텃밭 농사, 마무리할 때가 가까워진다 빻아온 고춧가루 세 근, 어쨌거나 ‘텃밭의 선물’이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그러구러 8월도 하순이다. 긴 장마와 함께 무더위를 견디면서 우리는 기운이 좀 빠졌다. 병충해로 고추가 지리멸렬이 된 게 결정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고추는 7월 26일에 소량이지만 첫 수확을 했고, 31일과 지난 8월 11일에 이어 며칠 전인 19일에도 고추를 좀 따 왔다. 그간 따온 고추는 아내가 건조기로 말려서 방앗간에 가서 빻아왔다. 안타깝지만, 고춧가루는 3근(1.8kg)에 그쳤다. 하긴 그것도 다행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우리는 아직 따지 않은 고추에서 한두 근쯤 더 수확할 수 있다면 더는 고추 농사를 불평하지 않기로 했다. 여름이 파장에 이르면서 제대로 거름.. 2023. 8. 24.
[오늘] 42명의 죽음 … 실미도의 비극 [역사 공부 ‘오늘’] 1971년 8월 23일, 실미도 사건-군사모험주의의 파국 1971년 8월 23일은 월요일이었다. 이날 새벽 신원 미상의 무장 군인 23명이 인천에서 탈취한 버스로 서울로 진입하여 대방동 유한양행 대로에서 군경과 대치하다 수류탄으로 자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부분의 일간지에서 ‘무장 공비 침투’로 보도한 이 사건이 바로 ‘실미도(實尾島) 사건’이다. 이들은 경기도 부천군 용유면 무의리(현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동) 실미도 소재 공군 특수부대에서 훈련을 받고 있던 병사들이었다. 흔히 684부대라 불리는 이 부대의 정식 명칭은 ‘2325전대 209파견대(1968.4~1971.8)’였다. 1·21 사태에 대응해 만들어진 비밀부대 1968년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124군 부대 무장 .. 2023. 8. 23.
⑭ 처서(處暑), “귀뚜라미 등에 업히고, 뭉게구름 타고 온다” 가을의 두 번째 절기 처서(處暑) 8월 23일(2024년은 22일)은 ‘더위가 물러난다’는 처서(處暑)다. 처서는 24절기 가운데 열네 번째, 가을의 두 번째 절기로 입추와 백로(白露) 사이에 든다. 흔히 처서는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고 표현된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계절의 순환을 감각적으로 그린 것이다. 이러한 자연의 미묘한 변화를 에선 처서의 보름간을 5일씩 나누어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첫 5일간인 초후(初侯)에는 매가 새를 잡아 제를 지내고, 둘째 5일간인 차후(次侯)에는 천지에 가을 기운이 돌며, 셋째 5일간인 말후(末候)에는 곡식이 익어간다.” 처서가 지나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는 자라지 않는다고 하여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 2023. 8. 23.
칠석(七夕), 끝나야 할 슬픔이 어찌 그것뿐이랴 칠석(음력 7월 7일), 견우와 직녀의 상봉 날에 치러지는 세시 풍속 8월 7일(2024년은 10일)은 음력 칠월 초이레, ‘견우(牽牛)와 직녀(織女)가 만나는 날’이라는 ‘칠석(七夕)’이다. 칠석은 전설 속의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나는 날인 음력 7월 7일에 행해지는 세시 풍속. 양수인 홀수 7이 겹치는 날이어서 길일로 여기는데 여기에 중국으로부터 유입한 견우직녀 전설이 덧입혀졌다. 칠석, ‘알타이르별’과 ‘베가 별’의 만남 견우와 직녀의 전설은 동아시아에 보편적으로 분포하는 설화다. 이들이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날을 ‘칠석’으로 부르는 것은 같지만, 우리나라와 중국에선 음력 7월 7일이지만, 일본은 양력 7월 7일인 게 다를 뿐이다. 세 나라 가운데서 일본이 가장 먼저 태양력을 받아들인 역사와.. 2023. 8. 22.
솔숲 속 송림사, 돌아와서야 참 아름다운 절임을 알았네 칠곡군 가산면 송림사(松林寺)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팔공산 송림사를 찾은 건 이태 전인 2021년 10월이다. 칠곡에 있는 대학병원에 진료받으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팔공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으니 자주 절 앞을 지나다녔지만, 정작 거기 제대로 들른 기억이 없다 싶어서였다. 처음 송림사에 들른 건 아마 고등학교 때였을 것이다. 송림사, 고교 때부터 찾은 절집 송림사가 있는 동명은 거기 산 적도 없지만, 어린 시절부터 자주 들어본 이름이어서 익숙해진 고장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동명 아저씨’라고 부른 먼 친척이 우리 집에 한동안 머물렀었다. 조그만 아이에게 대나무로 물총을 만들어 줄 만큼 친절한 분이었는데, 그가 동명 사람이었.. 2023. 8. 20.
왜 백선엽과 한미 대통령은 6·25 격전지 ‘다부동’에서 다시 만났나 경북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세워진 백선엽과 이승만·트루먼의 동상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바야흐로 경상북도 칠곡군은 이른바 ‘보수 꿈동산’(경향신문)으로 바뀌는 듯하다.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의 전적기념관에 ‘다부동 전투’의 영웅이라는 백선엽 전 대장의 동상이 세워지더니, 뒤이어 이승만과 미국 대통령 트루먼의 동상까지 세워졌으니 하는 말이다. 다부동은 ‘보수 꿈동산’이 되는가 다부동 전투는 국군 제1사단이 다부동 일대에서 북한군의 공세에 맞서 1950년 8월 1일부터 9월 24일까지 55일 동안 벌인 전투로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전투다. 개전 1개월을 넘기면서 북한군은 임시수도가 있던 대구로 가는 길목인 왜관과 다부동을 집중 공격하기 시작했다.. 2023. 8. 19.
[순국] 수당 이남규, 아들, 노비와 더불어 순국하다 1907년 8월 19일, 수당 이남규 일가의 순절 1907년 8월 19일(음력, 양력은 9월 26일) 충남 아산군 송악면 평촌리에서 이남규(李南珪, 1855~1907) 의사가 일본 헌병과 관군의 칼끝에 스러졌다. 아들 충구(1874~1907)에게 겨누어진 칼을 손으로 막으며 다섯 손가락이 잘렸으나 끝내 아들과 더불어 순국하였다. 가마를 메고 가던 노비 김응길(1867~1907)도 일본군의 칼에 맞아 수당을 뒤따랐다. 수당(修堂) 이남규는 충남 예산 사람이다. 본관은 한산, 목은(牧隱)의 후예다. 1875년 사마시(司馬試)에 급제하여 형조참의·영흥 부사·안동 관찰사 등을 역임하다가 을미사변(1895) 후 향리로 내려갔다. 1899년에 함경남북도 안렴사(按廉使)를 제수받았으나 자핵소(自劾疏:자기 허물을 스스.. 2023. 8. 18.
7년 만에 다시 찾은 ‘대궐 밖 조선에서 제일 큰 집’, 선교장 [2023 여름 여행] ③ 강릉 선교장(船橋莊)(2023.7.28.)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영랑호를 다녀와 잠깐 숙소에 들러 쉬다가 속초 관광수산시장을 찾았다. 7월 말, 한창 피서철이라고는 하지만, 시장 안은 인산인해라고 해도 될 만큼 사람들로 붐볐다. 대부분 외지인인 듯, 포장한 속초 명물 닭강정 상자를 든 이들이 온 시장 골목 안을 누비고 있었다. 숙소에서 찍은 해돋이 사진, 그리고 설악산자생식물원 딸애는 오징어순대와 튀김 등 안줏거리를, 아내는 반건조 오징어를 조금 샀다. 시장 어귀의 생대구탕으로 저녁을 먹었는데, 신선함과 뜨거운 국물이 좋아서 모두 만족했다. 속초 해수욕장 한 군데를 스치듯 들러보고 바로 숙소에 와서 맥주를 한잔하고.. 2023. 8. 17.
[오늘] 최규하 대통령, 8개월 10일만에 ‘허수아비 옷’을 벗다 [역사 공부 ‘오늘’] 1980년 8월 16일, 최규하 대통령직 사임 1980년 오늘, 오전 10시 제10대 대통령 최규하(1919~2006)는 사임 성명을 발표하고 재임 8개월 10일 만에 권좌에서 물러났다. 그는 사임 이유를 “지난봄 학생들의 소요와 광주사태에 대해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정치 도의상의 책임을 통감해 왔고, 역사적 전환기에 임기 전이라도 사임함으로써 평화적 정권 이양의 선례를 남겨 정치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규하, 허수아비 옷을 벗다 정작 쿠데타를 감행하여 권력을 장악함으로써 학생들의 ‘소요’를 일으키고 광주 학살을 자행하여 집권 기반을 다진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은 손을 털고 침묵하고 있었다. 그런데 애먼 허수아비 권력이 책임을 ‘통감’하고 ‘평화적 정권 이양의 선.. 2023.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