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선산(구미) 이야기118

성주 ‘성밖숲’, 3백~5백 살 먹은 왕버들 고목의 4월 [사진] 경북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 천연기념물 ‘성밖숲’의 봄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 총선거일(10일)에 아내와 함께 잠깐 칠곡 쪽에 볼일을 보고서, 내친김에 바로 성주로 차를 돌렸다. 4월도 중순으로 접어드니 봄을 맞은 성밖숲의 왕버들이 궁금해서였다. 1990년대 초반에 잠깐 성주에서 근무한 적이 있으나, 정작 성밖숲을 정식으로 찾은 건 20년이 지난 2015년 11월이었다. [관련 글 : 성주 성밖숲과 백년설 노래비] 성주읍의 서쪽으로 흐르는 이천(利川) 가에 자리 잡은 이 숲의 이름이 ‘성밖숲’인 것은 성주읍성(星州邑城) 서문 밖에 자리한 까닭이다. 읍성의 흔적은 북문 터만 남아 있었으니, 읍성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상고하기 어렵다.. 2024. 4. 14.
한적해 더 고즈넉한 샛강의 밤 풍경 [사진] 경북 구미시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밤 풍경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둘레에 벚꽃이 달리는 호수’라는 점에서 구미 지산 샛강은 김천의 연화지와 닮았다. 그러나 연화지가 꽤 오래 명성을 유지해 온 벚꽃 명승인데 비기면 지산 샛강의 벚꽃이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건 근래에 들어서다. 벚꽃 명소로 유명한 금오천이 금오산 들머리에 있는 것과는 달리 샛강은 낙동강 쪽의 외진 곳이었기 때문이다. 김천 연화지와 달리 구미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밤은 고즈넉한 편이다. 연화지는 한 바퀴 도는 데 20분이 채 걸리지 않을 만큼 조그마하지만, 샛강은 전체 둘레가 3.4km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 호수다. 황토 맨발 길이 조성된 상류만 쳐도 1.3km로 .. 2024. 4. 8.
물이 줄어 드러난 샛강의 맨얼굴과 어우러진 2024년의 벚꽃 열차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사진] ‘맨발 길’ 낸 샛강 둘레길 따라 벚꽃도 한결 의젓해졌다 2021년에 처음 쓴 이래, 해마다 샛강의 벚꽃 이야기를 써 왔다. 4월 1일을 전후하여 샛강의 상·하류 둘레길에 만개하는 벚꽃은 조금 이르게 피거나, 조금 늦게 피는 차이만 있을 뿐, 그 전해나, 그 전 전해의 벚꽃과 다르지 않다. 이미 다 자란 벚나무의 성장이 눈에 보일 리 없으니, 달라질 게 없는데도 그 풍경을 바라보는 눈길은 같지 않다. 그간 변하지 않았던 주변 환경은 올해 들어 크게 바뀌었다. 지난가을에 짧은 거리지만, 맨발 황톳길이 만들어지더니, 올해 3월에는 호수 상류의 둘레길로 황톳길이 연장되고, 하류에도 굵은 모래(사전에 나오지 않는 국적.. 2024. 4. 7.
연화지는 ‘밤도 아름답다’ [사진] 경북 김천시 교동 연화지(鳶嘩池)의 밤 풍경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밤 풍경, 이른바 ‘야경(夜景)’은 거의 찍어 보지 못했다. 카메라를 마련하고 그걸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답시고 부산을 떤 게 15년을 훌쩍 넘겼는데도 그렇다. 햇수가 그리 묵었는데도 야경을 찍은 경험이 그 정도뿐이라면 어디 가서 ‘사진 찍는다’는 소리를 하지 말라는 충고를 받을 만하다. 사진기를 마련해 기종을 높여가면서 지금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나는 초보를 면한 수준에 그친다. 사진 이론도 제대로 아는 게 없고, 사진기 조작도 여전히 더듬거리기 일쑤인데도 사진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 이유는 사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진은 이런저런 글을 쓰면서 그걸 돕는 보조 .. 2024. 4. 5.
‘연화지’와 ‘봉황대’가 벚꽃을 만났을 때 [사진] 경북 김천시 교동 연화지의 ‘벚꽃 축제’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해 벚꽃 지고 난 연화지를 찾아서 “벚꽃이 지고 없어도 ‘연화지’와 ‘봉황대’는 아름답다”를 썼었다. 꽃이 지고 난 연못과 주변 풍광은 그만하면 훌륭했다면서 내년에는 놓치지 않으리라고 마음먹었다. 3월 말에서 4월 초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옛 친구로부터 벚꽃 축제에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관련 글 : 벚꽃이 지고 없어도 ‘연화지’와 ‘봉황대’는 아름답다] 벚꽃 구경도 하고, 벗도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 양수겸장이다. 벗은 20여 년 전에 대기업에서 퇴직한 뒤 여러 곡절 끝에 트럭에 풍선과 장난감 따위를 싣고 축제장을 주유하면서 아이들에게 그걸 팔면서 가계를 돕고 .. 2024. 4. 3.
지산 샛강의 ‘벚꽃 필 무렵’ 주말 만개를 준비하는 사흘간(3.25.~3.27.)의 샛강 벚꽃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곳곳에서 피어나지 않는 벚꽃 때문에 꽃 없는 축제가 열리는가 하면, 축제가 연기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평년보다 개화가 이를 거로 예측한 것은 따뜻했던 겨울 때문이었고, 정작 개화가 늦어진 것은 3월 초반의 꽃샘추위와 잦은 비로 일조량이 부족해서다. 객관적인 근거를 두고 내린 예측이니 어느 쪽도 잘못이 없다. 결국은 날씨는 하늘에 달린 거고, 예측을 벗어난 상황이 전개된 것은 이른바 ‘기후 위기’ 탓이라는 건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 때문에 강원 속초시에서는 축제를 두 번에 걸쳐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속초시의 영랑호 벚꽃축제의 포스터는 ““죽을죄를 졌.. 2024. 3. 29.
[사진] 2024, ‘지산 샛강’에 이른 봄 샛강호수 둘레길 따라 황토와 마사토 ‘맨발길’도 조성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구미시 지산동에 있는 샛강은 낙동강 본류가 가지를 친 ‘샛강’으로 불리었지만, 강의 기능을 잃으면서 점차 습지로 바뀌어 온 낙동강의 망상하천(網狀河川), 즉 ‘강이 그물 모양으로 얽혀 흐르는 모양의 하천’이다. 전체 면적이 4.88km²인 샛강은 본류가 변한 우각호성(牛角湖性 : 우각호는 ‘낮은 평야 지대를 사행(蛇行)하던 하천이 끊겨 생긴, 쇠뿔 모양의 호수’) 습지라고도 한다. 습지로 바뀌면서 샛강은 연, 줄, 아기 연꽃, 가래, 마름, 물옥잠 등의 식물상과 잉엇과 어류(붕어, 가물치), 식용 달팽이, 황소개구리, 왜가리, 백로, 논병아리 등의 동물상(相)을 갖춘.. 2024. 3. 22.
‘칠곡 할매’들이 담벼락에 그려낸 그들의 ‘삶과 자부’ [칠곡] 칠곡군 약목면 남계리 ‘칠곡 가시나들 벽화 거리’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차를 끌고 나설 땐 묵혀두었던 볼일 몇 가지를 몰아서 해치우려는 하는 건 퇴직 후에 생긴, 요샛말로 ‘루틴’이다. 등락을 거듭하긴 하지만, 그간 기름값이 다락같이 오를 때가 적지 않았고, 코로나 시절엔 되도록 외출을 삼가다 보니 자연 그렇게 되었다. 약목면 남계리의 ‘칠곡 가시나들 벽화 거리’ 북삼읍 인평리의 달제 저수지를 돌아보고 내처 향한 데가 약목면 남계리다. 금오산에서 발원하여 동네를 가르며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하천이 두만천(豆滿川)인데, 웬 두만? 싶어서 나중에 확인하니 북녘의 ‘두만강’과 한자도 같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궁금하지만, 그 까.. 2023. 11. 20.
달제 저수지, 그 연못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칠곡] 북삼읍 인평리 달제(달지못)의 왕버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용하다는 약방이나 의사가 제 터에서보다 다른 고장에 먼저 알려지듯, 명승도 타관 사람들에게 먼저 알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체로 사람들은 입소문이나 유명세를 좇아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내 고향 앞 샛강에 있던 미루나무숲이 주말이면 대구나 인근 도시에서 온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던 것도 같은 경우다. [관련 글 : ‘샛강’, 사라지거나 바뀌거나] 혹시 인근에 풍경 좋은 데가 있나 싶어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알게 된 곳이 칠곡군 북삼읍 인평리 895-1의 저수지 ‘달제’다. 한자어인 듯한데, 사람들은 ‘달지못’, ‘달비못’ 등으로 부른다는 조그만 연못이다. 칠.. 2023. 11. 15.
잎 벗은 나무와 갈대…, 샛강의 가을 서둘러 잎 떨군 벚나무와 갈대, 가을 이미지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 20일, 다시 샛강을 찾았다. 기온이 많이 내려간 것은 아니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체감 온도가 떨어졌다. 오랜만에 도로 아래쪽 강부터 돌기 시작했다. 바람이 세차서 몇 번이나 뚜껑 없는 챙 모자가 날아가려고 해서 나는 몇 번이나 모자를 새로 눌러써야 했다. 사흘 전 들러 버들마편초를 찍을 때만 해도, 그새 나뭇잎이 거의 다 떨어졌네, 하고 무심히 지나쳤었다. 바람이 몰아치는 둘레길로 들어서는데, 강을 삥 둘러싼 벚나무에 잎이 거의 붙어있지 않았다. 품종이 조금씩 달라서일까, 나는 머리를 갸웃했다. 요즘 매일 지나치는 동네 중학교 운동장의 벚나무도 한창 단풍으로 물.. 2023. 10. 23.
아스타와 버들마편초, 2023년 구미의 가을꽃 낙동강체육공원의 아스타, 샛강생태공원의 버들마편초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계절이 바뀌면서 공원이나 유원지에 피는 꽃이란 늘 비슷비슷하다. 가을꽃이라 하면, 국화나 코스모스가 제일 먼저인데, 너무 익숙하게 보는 꽃이라 별 감흥이 없다. 구미의 낙동강체육공원에서는 올해 ‘낭만 구미 꽃 축제’가 열렸던 모양이다. 거리에 펼침막이 걸렸지만, 무심히 보고 넘겼다. 나는 축제가 열리기 전에 체육공원을 다녀왔는데, 정작 축제는 그 며칠 뒤에 열렸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나는 축제 전에 미리 꽃을 돌아본 셈이었다. 체육공원에서는 몇 해 전부터 1천여 평의 터에 코스모스를 심어 꽃을 피우고 핑크뮬리 군락을 조성하여 시민들을 불러냈다. [관련 글 : 억새와 코스.. 2023. 10. 19.
그 숲과 황톳길 - 칠곡의 테마공원 ‘가산수피아’ 꽃과 황톳길을 품은 울창한 숲, ‘숲이야’ 탄성이 절로 나온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테마공원 가산수피아를 알게 된 것은 지난 8월, 가까운 데 맨발 걷기에 맞춤한 길이 없나 찾으면서다. 경상북도 나들이 블로그는 물론 칠곡군의 문화관광 사이트에서 명소로 소개하는 곳이었다. 가산수피아? 난생처음 듣는 곳인데, 거기 1.5km 황톳길이 펼쳐져 있다고 했다. 나는 이름의 ‘가산’만 보고 가산산성이 있는 동명면 쪽의 위락단지 안에 있는가 보다, 지레짐작하면서 언제 가족들 모이면 들르리라고 마음먹고 있었다. 2019년에 문 연 가산수피아, 4년 뒤에 알았다 명절을 앞두고 새로 검색해 보니 가산수피아는 동명 쪽이 아니라, 인동에서 가산으로 넘어가는 학하.. 2023.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