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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길 위에서 529

‘친일 문인’에 이어 다시 만난 ‘독립운동가’의 삶과 투쟁 두 번째 책 (북피움)을 내면서첫 번째 책 (인문서원)을 낸 건 지난 2019년 5월이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책은 을 바탕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등재된 부역 문인들이 벌인 친일 행적과 그들의 친일문학을 톺아본 글이었다.  책은 초판을 다 팔기도 전에 이런저런 이유로 절판했다. 미리 저작권자인 민족문제연구소 측의 허락을 얻어 펴낸 책이었지만, 지금도 이해하기 어려운 마뜩잖은 이유로 결국 절판하기에 이르렀다. 그 상세한 내용을 따로 적지 않는다. 절판에 이르는 과정에서 관계한 이들 모두가 상하였을 마음을 헤아려서이다.  첫 책을 낸 감회는 기분 좋은 일이긴 해도 무어 대단히 각별하지는 않았다. 이른바 ‘활자화’의 감격은 일찍이 고교 1학년 때, 교지에 단편소설을 실으면서 시작되어 대학 때까지 이어졌던 .. 2025. 3. 24.
삼일절, ‘운동’과 ‘혁명’ 사이 삼일만세, ‘운동’ 아닌 ‘혁명’이다3·1독립선언 아흔다섯 돌을 맞는다. 아침에 일어나 태극기를 달고 어저께 에서 읽은 ‘정인보 평전’(김삼웅)을 떠올리며 정인보 선생의 노랫말로 만들어진 삼일절 노래를 듣는다.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그 짧은 글귀엔 3·1 독립선언을 바라보는 선생의 관점이 오롯하다. 4대 국경일인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의 노래 가사를 위당에게 맡긴 것은 훼절로 얼룩진 지식인들 속에 선생의 지조와 학식, 인품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고. 선생이 쓴 노랫말에 넘치는 우리 고유어의 아름다움이 오늘따라 새롭다. [관련 글 : 위당 정인보의 ‘아름다운 우리말 맵시’]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 만세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이날은 우리의 .. 2025. 3. 1.
2025, 을사(乙巳)년 새해를 ‘치유와 재생’의 시간으로 2025년 새해, , 푸른 뱀의 해를 맞으며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갑진(甲辰)년에 이어 2025년은 을사(乙巳)년이다. 갑진년의 푸른 용의 해였듯, 을사년은 푸른 뱀의 해다. 천간(天干) 갑을(甲乙)은 오방색(五方色) 가운데 청색이기 때문이다. [관련 글 : 갑을병정, 자축인묘…, 간지는 과학이다] ‘뱀’이라면 우선 기분이 섬뜩해지거나 진저리를 치게 하는 동물이다. 극지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는데 한 대지방에는 종류가 적고 온대에서 열대로 갈수록 종류가 늘어난다. 전 세계에는 13과 3천여 종이, 우리나라에는 3과 16종이 서식하고 있단다.  섬뜩하고 기분 나쁜 뱀 대신,  불사·재생·영생의 상징인 뱀으로 뱀은 보편적인 느낌에서 드.. 2024. 12. 31.
씁쓸하다, 다시 ‘똥별’들 지다 ‘12.3 내란’ 연루 현역·예비역 장성들 우수수다시 똥별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다시 씁쓸한 기분으로 쓴다. 숨 가쁘게 이어진 텔레비전 보도로 12.3 내란의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시민 가운데, 아무도 무심하게 그걸 흘려버린 이는 없을 것이다. 이 나라의 육군 참모총장이, 국방부 장관이, 옛 보안사인 방첩사령부의 수장이, 내가 근무한 특전사의 사령관 같은 쟁쟁한 별들이 우수수 ‘똥별’로 쏟아져 내린 것이다. 이들은 아예 ‘미치광이’로 손가락질받는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선포한 비상계엄령을 공모하거나 정적으로 추인하고, 불법적 명령을 제대로 거부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따르다가 결국은 수갑을 차고 구속되었다. 이들이 내란에 연루된 상황을 대충 재구성해 보면, 그들은 눈앞의 기득권을 놓.. 2024. 12. 22.
12·12 쿠데타, 그리고 30년… 전두환 등 신군부 쿠데타 후 30년12월 12일 토요일이다. 이날은 무명의 개인이지만 역사의 어느 순간에 자의든 타의든 자신이 끼어 있었다는 이유로 기억되는 날이다. 어떤 과자를 나누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11·11이 의미 있듯이 12·12를 바라보는 내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오늘은 신군부가 감행한 12·12 쿠데타 30돌이라고 한다. 세상에! 그새 세월이 그렇게 흘렀던가. 12·12 쿠데타가 일어나던 날 나는 마지막 휴가 중이었다. 나는 12월 5일 정기 휴가를 출발하였고 14일 밤에 귀대하였다. 물론 귀대할 때까지 나는 예의 쿠데타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나는 귀대해서야 우리 부대가 쿠데타 당일 출동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그 사건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은 훨씬 뒤의.. 2024. 12. 12.
“권력이 함부로 날뛴” 2024년, ‘올해의 사자성어’ 교수신문 선정 올해의 사자성어 ‘도량발호(跳梁跋扈)’연례행사로 올해의 사자성어 발표를 보며 올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해마다 이맘때쯤 이 전국의 교수들에게 설문조사로 선정하는 올 사자성어로 ‘도량발호(跳梁跋扈)’를 선정해 발표한 것이다. 별로 익숙하지 않은 사자성어인데, 뜻은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뛰다”쯤으로 새겨진다.[관련 글 :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뛰다] 뛸 도(跳), 들보 량(梁), 밟을 발(跋), 뒤따를 호(扈)의 한자로 이뤄졌다. 도량발호는 단일 사자성어가 아니라, ‘도량’(거리낌 없이 함부로 날뛰어 다님)과 ‘발호’(권력이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뜀)가 각각 다르게 그리고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어 온 어휘다. 두 낱말은 에도 실려 있다. 도량2.. 2024. 12. 10.
그 당은 민주주의를 버리고 마침내 ‘국민의 짐’이 되었다 탄핵 불발 12월 7일 - 105 헌법기관은 ‘갑진백적((甲辰百賊)’이 되다국민의힘은 국민의 뜻 대신 대통령을 지키는 길을 택했다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그래도 그들도 ‘헌법기관’이라는 걸 믿어 보기로 했고, 또 탄핵을 외치는 국민의 압력이 워낙 비등한지라 5시부터 시작한 국회의 탄핵 투표 중계방송을 내처 시청했다. 김건희 특검 재표결 투표를 마친 여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집단 퇴장에서 이미 기대는 꺾였다. 그러나 벼룩도 낯짝이 있지 않나 싶어서 개표를 기다렸지만, 그것도 부결되면서 결국은 그게 부질없는 희망이라는 걸 깨달았었다.  그나마 안철수, 김예지 의원이 당론을 어기고 투표하고, 나중에 김상욱 의원이 따로 들어와 투표하는 걸 보면서 잠깐 반짝하였지만, 끝내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윤석열의 .. 2024. 12. 9.
학생들이 급식노동자들에게 보낸 메시지- ‘공감과 연대’의 확산 필요 인천원당고등학교 학생회에서 연 급식노동자 응원 행사에 부쳐어제(12월 6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학비노조)는 하루 파업에 들어갔다. 학교 급식노동자(조리실무사)들의 상당수는 학비노조 조합원이다. 당연히 아이들은 급식을 제공받지 못한다. 그런데, 이날 인천 원당고에서는 학생회에서 작은 행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관련 기사 : “우리 급식, 백종원 저리 가라” 인천 원당고 학생들이 급식노동자들에게 보낸 메시지] “누구보다 마음이 불편해하고 계실 우리 학교의 영양사·급식 조리사 선생님들에게 평소에 하지 못했던 ‘우리 학교 급식 맛있어요, 감사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같이 건네보면 어떨까요.” ‘우리 한 번, 같이 써볼까요!’라는 이름의 이 행사에서 B4 크기 노란 용지 3장에 학생들이 포스트잇을 붙였다. 노랑.. 2024. 12. 7.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우리나라의 23번째 인류 무형유산*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우리나라의 장(醬) 담그기 문화가 한국의 23번째,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지난 3일(현지 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개최한 제19차 무형유산 보호 협약 정부간 위원회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한국 음식의 기본양념인 장을 만들고, 관리, 이용하는 과정의 지식과 신념, 기술을 모두 포함한다. ‘장’은 한국인의 일상 음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왔으며, 가족 구성원이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문화가 세대 간에 전승되어 오며 가족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기능을 수행했다. .. 2024. 12. 5.
한국 2024년 겨울 - ‘교수-연구자’와 ‘청년 시민’의 외침 ‘교수-연구자’와 ‘청년 시민’ 시국선언무력한 개인을 모욕하는 정치 지리멸렬한 한국의 정치 상황에 질려서 정치에 관심을 끊었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두루뭉수리로 줄여서 이야기했지만, 기실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과 여당, 이른바 집권 세력에게 있다. 여소야대의 국회는 현 정부의 실정으로 빚어진 결과인데도 그간 대통령은 무려 25번이나 거부권을 남발하고, 국민의 눈높이를 운운하면서도 여당은 대통령의 거부권을 충실하게 따르며 법안 폐기에 앞장서고 있다.  다른 건 놔두더라도 주가조작 혐의가 너무 분명한 김건희 특검이나, 채상병 특검은 여론 지지가 압도적인데도 여당 의원들은 만인지상 대통령의 뜻을 거의 ‘어지(御旨)’처럼 ‘봉행(奉行)’하고 있다. 더는 국민을 입에 올릴 자격도 능력도 없는 꼭두각시의 모습과 다르.. 2024. 12. 2.
백쉰아홉 젊은이의 희생 앞 ‘ 무도(無道)한 권력’ *1주기에 쓴 글인데, 다시 1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1’ 자 대신 ‘2’ 자를 넣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글일 정도다. 유족의 절망과 분노가 모두의 것이 된 2년이다. 무력한 시민으로서 국가가 저지르는 무도한 폭력을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이태원 참사 1주기, 무책임과 무능으로 일관한 ‘무도한’ 권력을 생각한다*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어제는 이태원 참사 1주기였다. 시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와 경찰력의 부재로 159명의 생때같은 목숨이 덧없이 스러져 간 날로부터 꼭 1년이 지났다. 그러나 사고의 진상은 물론, 아무도 그것을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고,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도 없었다. 고작 용산구청장과 용.. 2024. 10. 28.
백선엽의 비석……, ‘국가유산’의 의미를 묻는다 보훈부, 친일 부역 국군 장성 관련 비석 등 보훈 상징물을 ‘국가유산’으로 지정하겠다고?*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장관으로 ‘전문성’과 무관한 경영학자를 임명하며 논란이 되더니, 국가보훈부는 윤 정부와 코드를 맞추느라 여러 가지로 바쁘다. 대통령이 뉴라이트 인사를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한 데 반발하여 독자적인 기념식을 열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광복회 예산을 삭감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더니 최근에 또 한 건 한 모양새다.  뜬금없는 보훈 상징물의 국가유산 지정 논의, 보훈부는 바쁘다 보훈부는 지난달부터 역사적 가치가 높은 50년 이상의 보훈 상징물을 국가유산으로 지정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는데, 그 대상이 영 미심쩍기 짝이 없다. 이.. 2024.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