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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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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한국의 서원] ⑧ 평지 서원 필암서원, 소장 문서도 보물이다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리 필암서원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 20일, 후배 황 선생과 함께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에 들렀다. 애당초 목적은 해남 미황사였지만, 가는 길에 필암서원도 들르자고 한 것이다. 필암서원은 2019년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서원 9곳 가운데,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과 함께 호남에 자리한 서원이라 일부러 찾지 않으면 들를 수 없는 곳이라서다. 정조가 ‘동방의 주자’로 기린, 퇴계와 견줄 만한 성리학자 김인후 16세기 조선의 대표적인 유학자 하서(河西) 김인후(1510~1560)의 학덕을 기리고자 세운 필암서원은 전라남도 장.. 2023. 7. 2.
[오늘]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 완성 30돌 [역사 공부 ‘오늘’] 1989년 7월 1일,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 완성 올로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 완성 30주년이 되었다. 이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가장 단기간에 전 국민 의료보험을 달성한 사례라고 한다. 1966년 의료보험법 제정을 기준으로 하면 26년, 1977년 직장의료보험 실시를 기준으로 할 땐 불과 12년 만에 우리는 전 국민 의료보험을 달성한 것이다. 두 세기에 걸친 예이긴 하지만 1883년 세계 최초로 국가 주도의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한 독일이 전 국민 의료보험을 달성하는 데는 무려 100여 년(1883~1988)이 소요되었다. 일본만 해도 36년(1922~1958)이 걸렸다. 한국의 의료보험 제도는 충분히 세계의 주목을 받을 만한 것이다. 2017년 8월 9일,.. 2023. 7. 1.
[오늘] 승려·시인·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대선사 열반 [역사 공부 ‘오늘’] 1944년 6월 29일, 만해 한용운 해방 보지 못하고 떠나다 1944년 6월 29일, 성북동의 우거 심우장(尋牛莊)에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만해 한용운(1879~1944) 큰 스님이 오래 앓던 중풍으로 별세하였다. 남향으로 터를 잡으면 조선총독부와 마주 보게 되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반대편 산비탈에 북향으로 집을 지었던 이 강골의 독립운동가는 열네 달 후에 올 해방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향년 65세. 만해는 기미년 독립선언을 계획하고 선언서 작성에 참여하여 공약 3장을 추가하는 등 3·1운동을 주도했고 국내 독립운동세력의 역량을 결집하고자 신간회(1927) 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독립운동가였다. 그는 3·1 운동 뒤 3년간 복역했고 이후 죽을 때까지 일제에 대한 저항.. 2023. 6. 29.
[오늘] 6월항쟁이 끌어낸 ‘6·29선언’, 신군부 국민에게 백기 들다 [역사 공부 ‘오늘’] 1987년 6월 29일-신군부, 국민의 민주화 요구에 항복하다 1987년 6월 29일, 민주정의당 대표위원 노태우는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이고 야당 지도자 김대중의 사면복권을 건의하는 등 획기적인 시국수습 8개 항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열린 민정당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발표한 ‘국민 대화합과 위대한 국가로의 전진을 위한 특별선언’을 통해서 여야 합의로 대통령 직선제로 헌법을 개정하여 새 헌법으로 선거를 치러 88년 2월에 평화적 정부 이양을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것은 불과 두 달 전에 나온, 대통령 전두환의 ‘4·13 호헌선언’을 완전히 뒤집고 1980년 쿠데타로 집권한 신군부에 맞서 온 야당과 재야 시민사회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인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이 .. 2023. 6. 29.
[2023 텃밭 농사] ⑬ 올해는 ‘호박 농사’ 조짐이 좋다 한 포기 심은 호박, 열 몫을 하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 24일, 닷새 만에 다시 텃밭을 찾았다. 요즘은 비가 잦아서 오래 텃밭을 찾지 않으면 오이와 가지, 호박을 딸 시기를 놓칠 수 있어서 자연 마음이 바빠지게 된다. 지난해엔 딸 시기를 놓쳐서 버린 호박이 적잖았다. 어차피 늙은 호박으로 길러서 쓸 일은 없어서, 애호박 시기를 넘겨서 웃자란 호박은 쓸모가 없는 것이다. 마늘, 건조를 마치고 먼저 창고 기둥에 가로지른 쇠 파이프에다 걸어둔 마늘을 벗겼다. 양도 얼마 안 되고, 그리 씨알이 굵지도 않지만, 쇠를 채운다고는 해도 빈집에 놔두는 게 탐탁지 않았다. “요새 농촌도 도둑님 많으니 조심”하라는 의성 친구의 충고도 유념한 것이다. .. 2023. 6. 28.
[오늘] 첫 동시 지방선거, 지역 분할 구도 완성 [역사 공부 ‘오늘’] 1995년 첫 전국동시지방선거 3당 합당 이전의 지역 분할 구도 회귀 1995년 6월 27일, 처음으로 전국에서 동시 지방선거가 시행되었다. 투표율은 68.4%. 이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지방자치 단체장(기초와 광역)과 지방의회(기초와 광역) 의원들의 임기는 4년이었으나, 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2년마다 걸러 치르려고 이 첫 번째 지방선거 당선자의 임기는 3년으로 한정되었다. 4년마다 치러지는 국회의원 총선거는 1996년에 치러질 예정이었는데, 1995년 동시선거를 통과한 단체장과 지방의원은 3년 후인 1998년에 2회 동시선거를 치르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임기는 1998년 제2회 동시 지방선거부터는 원래대로 4년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지방.. 2023. 6. 27.
[오늘] 백범 김구, 육군 소위 안두희의 흉탄에 스러지다 [역사 공부 ‘오늘’] 1949년 6월 26일, 경교장에서 백범 피살 1949년 6월 26일은 일요일이었다. 백범 김구(1876~1949)는 경교장 집무실에서 창암학원 여교사와 담소 중이었다. 비서실에서는 경교장에 여러 차례 다녀간 바 있는 육군 소위 안두희가 비서들을 상대로 너스레를 떨고 있었다. 안두희는 광복군 출신의 김학규(1900~1967) 장군의 소개로 백범을 만났던 인물이었다. [관련 기사 : “탕! 탕! 탕! 탕!…내레 금방 선생님을 쏴시오” 참조] 창암학원 여교사가 떠난 후 선우진 비서는 안두희를 백범의 집무실로 안내해 주고 지하 부엌으로 내려갔다. 잠시 후, 백범의 집무실에서 네 발의 총성이 울렸고 경교장 정문 경호실의 경호 순경들이 카빈총에 실탄을 장전하고 황급히 본관으로 뛰어 올라왔다.. 2023. 6. 26.
[오늘] 식민지사회 비판적 공론장의 구심 월간 <개벽> 창간 [역사 공부 ‘오늘’] 1920년 6월 25일, 월간종합지 창간 1920년 6월 25일, 천도교단에서 민족문화 실현 운동을 위해 세운 출판사 개벽사에서 A4판, 160쪽 내외의 월간종합지 창간호를 발간하였다. 천도교(동학의 후신)의 ‘후천개벽 사상’에서 이름을 딴 이 잡지는 일제의 정책에 항거하여 정간·발행 금지·벌금, 그리고 발행정지 등의 가혹한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민족의식 고취에 역점을 두어 곧 식민지사회 비판적 공론장의 구심체가 되었다. 의 창간은 천도교 청년회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돈화(1884~?)를 비롯한 청년들은 잡지 창간을 위해 먼저 출판사 개벽사(開闢社)를 설립하였다.(개벽사는 외에도 , , , , , , 등의 잡지를 발행하며 1920년대 잡지계를 이끌었다) 창간호를 발간할 때 사장.. 2023. 6. 25.
‘분단’과 ‘통일’을 화두 삼은 진보 역사학자 강만길 교수 별세 진보 역사학자 강만길(1933 ~ 2023. 6. 23.) 고려대 명예교수 진보 역사학자로 ‘분단’과 ‘통일’을 화두 삼았던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가 23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 나는 1980년대 후반 해직 시절에 역저 와 (1984)를 읽으면서 선생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90년대 중반, 선생의 강연을 통해 ‘역사로 성찰한 통일의 의미’를 어렴풋하게 깨달았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선생은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일제의 식민사학의 정체성론을 극복하고자 애썼는데, 조선 후기 상업자본이 싹트고 있음을 주목하면서 (1973)을 썼다. 그는 조선 후기 관영 수공업장에서 독립 생산자가 형성되고 노동력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음을 실증적으로 연구했다. 나는 에서 그러한 자본의 기초적 발전이 사설시조 등 조선 .. 2023. 6. 25.
[오늘] 70년 전 우리가 치른 전쟁이 가르쳐 준 것들 [역사 공부 ‘오늘’] 1950년 6월 25일, 북한군 남침으로 6.25전쟁 발발 1950년 6월 25일 오전 4시, 북한의 조선인민군이 소련에서 지원한 최신형 전차 T-34/85를 앞세우고 북위 38도선 전역에 걸쳐 기습 남침함으로써 ‘6.25전쟁’이 시작됐다. 그것은 일제의 식민지배에서 해방돼 맞닥뜨린 혼란의 해방공간을 일거에 무력화하면서 한반도가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데올로기 대립’의 현장이 되리라는 끔찍한 예고였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전쟁 앞에 허둥대기는 정부도 국민과 다르지 않았다. 개전 사흘 만에 대통령과 정부 수뇌부는 시민들에게 서울 사수를 공언해 놓고도 한강 다리를 끊고 남몰래 피난길에 올랐고 140만 명의 서울 시민은 ‘인공 치하’의 수도에 남겨졌다. 해방과 함께 온 ‘분단.. 2023. 6. 25.
작가 김주영이 교직해 낸 민중생활사 ‘객주문학관’ 경북 청송군 진보면 소재 객주문학관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청송정원의 청보리밭 대신 객주문학관으로 6월 초 주말에 서울의 아들아이가 와서 어디 근처에 나들이라도 하자고 떠난 곳이 청송이었다. 아이들은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청송군 파천면 신기리의 ‘산소 카페 청송정원’을 찍었다. 청송정원은 청송군에서 파천면 용전천 일원에, 봄에는 청보리, 가을에는 백일홍을 심어 방문객을 맞이하는 전국 최대 규모인 약 4만 2천 평에 이르는 관광 단지란다. 내비게이션에 청송정원을 입력하고 기세 좋게 출발했는데, 막상 현지에 도착하니 청보리는커녕 시설들조차 죄다 비어 있었다. 확인해 보니, 6월 5일까지 개방한다던 청보리는 전날인 2일부터 수확하면서 베어진 것이었.. 2023. 6. 24.
‘단오(端午)’, 잊힌 명절 농경사회에서 근대 산업사회로 옮아가면서 잊히고 있는 명절 6월 7일(2024년은 10일)은 잊힌 명절, 단오(端午)다. 나 역시 그랬듯 요즘 아이들은 ‘단오’가 명절이었다는 사실도 모른다. 삼국시대 이래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도 명절로 쇠었던 이 절일(節日)은 농경사회에서 근대 산업사회로의 변화와 함께 사람들에게서 시나브로 잊히어 가고 있다. 사실 단오라고 반색을 하긴 했지만, 내게도 세시 풍속으로서의 ‘단오’에 대한 기억은 실하지 않다. 글쎄, 유일하게 기억나는 게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마을 하천 곁에서 펼쳐진 씨름대회가 고작이다. 그리 넓지 않은 모래밭인데 여기저기 가마솥에서 고깃국이 끓고, 한편에선 씨름판이 벌어졌던 1960년대의 광경은 마치 꿈결같이 떠오른다. 그 씨름대회의 우승자는 황소를.. 2023.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