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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산수유20

2025년 봄, 살구꽃과 하얀 목련 조금 늦어진 나의 ‘꽃 삼월’*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꽃이 피기 시작하니 순식간이다. 며칠 전 시내를 벗어나 선산 쪽으로 가다가 화사하게 활짝 핀 꽃나무를 보고 후배가 벚꽃이냐고 물었었다. 나는 벚꽃은 아직 아니지, 대구라면 몰라도, 매화 아니냐고 되물었다. 매화라고 보기엔 훨씬 꽃이 풍성했지만, 시기로는 매화일 거로 본 거였다.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의 살구꽃 다음 날, 아침 집을 나서다가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 주변 정원에 화사하게 핀 꽃나무가 한눈에 들어왔다. 살구다. 지난해엔 꽃이 핀 걸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야 시드는 꽃을 구경해야 했던 꽃이다. 아, 맞다. 어제 후배와 본 그 꽃나무가 살구나무였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나는 무릎을 쳤다. 매.. 2025. 3. 30.
2025, 봄꽃의 봄 [사진] 아직 이른 산수유와 매화 꽃 소식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지난겨울은 추웠다고 하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기억과 경험에 따라 긍정하기도 하고, 부정하기도 할 것이다. 추웠다와 춥지 않았다를 가를 만한 기준이 없는 까닭이다. 그러나 평균 온도 비교보다 더 직접적인 인식은 몸이 기억하는 정도다. 그게 실제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다 하더라도 춥다고 느꼈다면 그 겨울은 추운 겨울이 될 수밖에 없다. 나는 객관적 수치 이전에 지난겨울은 적당히 추워서 겨울 같은 겨울이었다고 생각한다. 맨발 걷기를 멈춘 날이 7일이 넘었는데, 그건 대체로 낮 최고 온도가 영상 5도 미만이었다고 여기면 된다. 얼마 전에 만난 친구는 추웠다기보다 ‘긴 겨울’로 지난겨울을.. 2025. 3. 15.
2024 겨울에서 2025 봄까지 [사진] 눈과 산수유, 그리고 올 첫 참외*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언제부턴가 겨울에는 사진기를 들고 나들이하는 경우가 드물어졌다. 아니, 겨울에는 굳이 명승지를 찾지 않아서라고 해도 되겠다. 나이 들수록 겨울의 음습한 풍경에 마음이 가지 않았던 까닭이다. 가능하면 곱고, 따뜻하고, 편안한 풍경을 원하게 된 건 전적으로 나이 탓이다.  구미에는 비도 잦다고 할 수 없지만, 눈은 정말 드물다. 간간이 뿌리긴 해도 그게 다다. 좀 쌓였나 싶어서 나가면 영상의 기온에 다 녹아 버리고 말기 십상이다. 내 기억에 사진을 찍을 만한 강설은 구미로 옮겨온 2012년 3월의 눈밖에 없다.  그리고 13년짼데, 당연히 내 컴퓨터의 사진 폴더에는 눈 풍경이 거의 없.. 2025. 3. 3.
다가오는 ‘봄 기척’을 엿보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격년으로 하는 10월의 건강 검진 결과를 나는 내 ‘건강 이력’의 위기로 받아들였다. 여러 지표는 그 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공복혈당장애를 의심하게 한 혈당 수치가 문제였다. ‘100mg/dl 이하’라야 하는 공복 혈당 수치가 100을 상회한 것이었다. 단골 병원의 담당 의사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과일 등 당류의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매일 걷기를 시작했다. 한 달이나 운동을 늦춘 것은 그간 무릎이 아파서 운동을 시작할 엄두를 못 내서였다. 12월 한 달 중 다른 일로 빼먹은 날은 나흘뿐이었고 1월엔 설날이 끼어 있었지만 빼먹은 날이 사흘에 그쳤다. 실외 활동이 어려운 날은 집에서 자전거를 한 .. 2025. 2. 25.
봄, ‘너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봄꽃과의 만남, 1년 만이지만, 더 오랜 세월을 기다려 온 것 같은*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1년 열두 달을 사계절로 나누면, 봄은 3·4·5월, 여름은 6·7·8월, 가을은 9·10·11월, 겨울은 12·1·2월이다. 이 단순한 구분은 일단은 합리적이고, 실제 날씨와도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 올 입춘은 지난 2월 4일, 설날 전이었다. 24절기는 태음태양력에 맞춘 것으로, 실제 계절의 추이와 함께 간다.  오래 기다려온 봄꽃, 산수유 설날을 전후하여 날씨가 봄날 같지는 않지만, 사실상 계절은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2월 19일이 두 번째 절기인 우수(雨水)였고, 세 번째 절기인 경칩(驚蟄)은 3월 5일이니 봄은 이제 이미 우.. 2024. 2. 29.
아직 멀리 있는 ‘봄’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오늘이 입춘이니 봄은 지척에 와 있다. 예년과 달리 올겨울이 유난히 길다고 느끼는 까닭은 추위가 꽤 오래 이어져서인 듯하다. 하마나 하고 기다리지만, 영하의 수은주 눈금은 오르는 듯하다 다시 꼴깍 주저앉아 버리곤 한다. 게다가 이른바 ‘난방비 폭탄’이 터지면서 분위기는 더 을씨년스러워졌으니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북봉산 아래의 우리 동네는 겨울의 칼바람이 유명하다.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바람이 필로티 구조인 아파트 1층으로 몰아치면 절로 정신이 번쩍 든다. 그건 한여름의 선선함으로 상쇄하기 어려울 만큼 매섭다. 그러나 나는 우리 동네의 겨울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유난히 추운 동네여서 꽃소식도 좀 늦다. 시내에는 .. 2023. 2. 4.
2022년 3월의 꽃망울 *PC에서는 사진을 마우스로 클릭하면 원본(1000×667) 크기로 볼 수 있음. 해마다 봄을 맞으러 집을 나선다. 집안에는 보이지 않는 봄이 바깥에는 시나브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파트 화단에는 산수유가, 동네 골목길 곳곳에는 매화와 명자꽃이 핀다. 늦겨울이 따뜻하면 2월부터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리지만, 올해는 저온이 이어지면서 3월 초에야 겨우 산수유가 움을 틔웠다. 꽃망울은 “아직 피지 아니한 어린 꽃봉오리”로 ‘망울, 몽우리’로 부르기도 한다. 무채색으로 죽어 있던 가지에 도톰하게 망울이 부풀기 시작해서 조금씩 크기를 키워오다가 마침내 풍성한 꽃잎으로 피어나는 과정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3월 7일부터 3월 16일까지 한 열흘간 내가 따라다닌 꽃망울이다. 그게 그거 같을 수 있지만, 들여다보.. 2022. 3. 24.
숨어 있는 봄 일요일의 늦은 오후, 네 시가 넘어서 사진기를 들고 봄을 찾아 나섰다. 최남선이 수필 ‘심춘순례(尋春巡禮)’에서 쓴 표현을 빌리면 ‘심춘’이다. ‘심춘’은 일간지 ‘심인(尋人)’ 광고에서와 마찬가지로 ‘찾을 심(尋)’ 자를 썼으니 직역하면 ‘봄 찾기’다. 최남선의 수필은 지리산을 중심으로 한 국토를 돈 기록이니 ‘순례’가 제격이지만, 동네 뒷산으로 꽃소식을 찾아 나선 길을 ‘봄 찾기’라 쓰는 것은 좀 무겁기는 하다. 그러나 봄이 와도 한참 전에 와 있어야 할 시절인데 유난히 늦은 꽃소식에 좀이 쑤셔 집을 나섰으니 ‘봄 찾기’가 지나치지는 않겠다. 인근 대구에는 개나리가 만개했다는데 안동의 봄은 여전히 을씨년스럽다. 기온도 기온이려니와 사방의 빛깔은 아직도 우중충한 잿빛이다. 반짝하는 봄기운에 서둘러 피기.. 2021. 3. 28.
산당화에서 할미꽃까지, 나의 ‘꽃 삼월’ 꽃 나들이 - 동네 한 바퀴와 산행 이제 곧 봄이 오는가 싶으면 어느덧 봄은 우리 밭 밑에 와 있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대기로, 맨살에 휘감기는 햇볕으로도 오지만, 역시 봄의 기척은 꽃눈과 꽃망울, 그리고 마침내 피어난 꽃으로 완성된다. 겨우내 추위를 이기고 속으로만 자라난 꽃눈은 봄바람과 만나면서 비로소 그 존재를 시나브로 드러내는 것이다. 올봄은 지난해보단 더디 온 듯하다. 아파트 화단에 해마다 2월이면 꽃을 피우던 산수유가 삼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꽃눈을 틔웠다. 산밑 동네에 오는 봄이 더디다는 걸 인정해도 그렇다. 온 세상에 다 봄이 와도 창밖과 울타리 너머에 그 기척이 없으면 ‘나의 봄’은 이르지 않은 것이 아니던가. 지난 금요일에 겨우내 발을 끊었던 산자락에 다시 올랐고 오늘 한 차례 더 다녀왔.. 2021. 3. 23.
춘신(春信), 봄소식을 기다리며 비담임으로 맞이한 2011학년도좀 무심하게 2011학년도를 시작했다. 담임을 맡지 않게 되면서 3층 1학년 교무실에서 1층의 본 교무실로 내려왔다. 학년 교무실에 비기면 두 배는 넘을 널따란 교무실은 지난해 수천만 원을 들인 인테리어 공사로 쾌적해졌다. 사방 내벽을 원목으로 처리해서인지 숨쉬기가 훨씬 편해졌다는 걸 느낀다. 배정받은 자리도 마음에 든다. 교감 옆자린데, 지난해 학년을 같이 한 동료들 셋이 옹기종기 모였다. 왼편으로 개수대와 정수기, 출입문 등이 모두 가깝고, 뒤쪽의 수납공간도 마음에 든다. 창을 등지고 앉으니 실내가 한눈에 들어와 시원하다. 드나드는 아이들로 부산한 학년 교무실과 같은 활기는 없지만, ‘절간’ 같은 고즈넉한 분위기도 좋다. 수업 시수는 지난해와 같은데 보충 시간이 줄면서 .. 2021. 3. 13.
‘봄 기척’ 산수유와 매화 봄을 알리는 꽃, 산수유와 매화 해마다 봄이 오는 기척이 느껴지면, 사진기를 둘러메고 동네와 북봉산 어귀를 어슬렁대곤 한다. 역시 가장 먼저 계절을 알리는 ‘봄의 척후’는 산수유다. 지난해 찍은 사진을 살펴보면 산수유와 매화는 꽃망울을 맺은 것은 비슷한데, 벙글기 시작한 건 산수유가 앞섰었다.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의 끝, 2월 2일이었다. 봄의 척후, 산수유 올해도 2월 초순부터 아파트 앞 화단의 산수유를 드나들 때마다 눈여겨보았지만 꽃망울은 낌새도 없었다. 올겨울이 제법 추웠다는 걸 떠올리며 당연히 매화도 그러려니 하면서 2월을 보냈다. 그런데 나는 우리 동네가 북봉산 아래여서 봄이 더디다는 사실과 아파트 앞 계단이 볕이 잘 들지 않는 그늘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걸 깨우친 것은 2월 하순에 우연.. 2021. 3. 7.
‘자유인’으로 첫발 내딛기 퇴직, 자유인으로 출발 어쨌든 2월 한 달은 곤혹스러운 시간이었다. 마음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과는 무관하게 하는 일마다 두서가 없어서 몸과 마음이 두루 어정쩡하고 애매했다. 딱 부러지게 어떻다고 하지도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지도 못하는 요령부득의 시간이 속절없었다. 3월이 눈앞에 다가오자, 나는 새날을 맞을 준비를 하기로 했다. 마지막 일요일 오후엔 머리를 깎았고 다음날 아침엔 공중목욕탕을 다녀왔다. 해마다 새 학년도를 앞두고 만날 아이들을 그리면서 준비하던 일상을 나는 자유인으로 맞이할 날에 고스란히 되풀이한 것이다. 금오산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마지막 토요일엔 금오산 어귀를 찾았다. 얼음 사이에서 봄을 부르는 꽃, 흔히들 복수초(福壽草)라 부르는 얼음새꽃을 찾아서였다. 이 꽃을 검색하다가 경북.. 2021.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