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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매화19

④ 춘분, 태양은 적도 위를 바로 비추고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21일(2024년은 3월 20일)은 24절기의 네 번째 절기,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중간에 드는 절기인 춘분이다. 태양은 적도(赤道) 위를 똑바로 비추고 지구상에서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 춘분점은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을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이다. 춘분을 전후하여 철 이른 화초를 파종한다.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에 바빠지기 시작한다. 특히, 농사의 시작인 초경(初耕)을 엄숙하게 행하여야만 한 해 동안 걱정 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음력 2월 중에는 매섭고 찬 바람이 많이 분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생긴 까닭이다. 이는 풍신(風神)이 샘.. 2024. 3. 20.
③ 경칩 - 봄, 우썩우썩 깨어나다 경칩, 봄의 세 번째 절기 -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경칩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節氣),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고 동지 이후 74일째 되는 날로 올해는 3월 6일(2024년은 3월 5일임)이다. 경첩 즈음이면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우리나라를 통과하게 된다. 한난(寒暖)이 되풀이되면서도 기온은 날마다 상승하는데 올해는 유난히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경칩은 봄의 세 번째 절기이다. ‘놀랄 경(驚)’ 자에 ‘겨울잠 잘 칩(蟄)’ 자를 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풀과 나무에 싹이 트고 겨울잠을 자던 짐승들이 땅 위로 나오려고 꿈틀거린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옛날에는 ‘열 계(啓)’ 자를 써 ‘계칩(啓蟄)’으로 불렀으나 전한(前漢) 경제(景.. 2024. 3. 5.
봄, ‘너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봄꽃과의 만남, 1년 만이지만, 더 오랜 세월을 기다려 온 것 같은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1년 열두 달을 사계절로 나누면, 봄은 3·4·5월, 여름은 6·7·8월, 가을은 9·10·11월, 겨울은 12·1·2월이다. 이 단순한 구분은 일단은 합리적이고, 실제 날씨와도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 올 입춘은 지난 2월 4일, 설날 전이었다. 24절기는 태음태양력에 맞춘 것으로, 실제 계절의 추이와 함께 간다. 오래 기다려온 봄꽃, 산수유 설날을 전후하여 날씨가 봄날 같지는 않지만, 사실상 계절은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2월 19일이 두 번째 절기인 우수(雨水)였고, 세 번째 절기인 경칩(驚蟄)은 3월 5일이니 봄은 이제 이미 .. 2024. 2. 29.
살구 이야기 - 살구꽃, ‘행림(杏林)’과 ‘행화촌(杏花村)’ 살구꽃의 계절, ‘행림(杏林)’과 ‘행화촌(杏花村)’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살구를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2017년 동네 산책길을 다니면서다. 그해 4월, 박근혜가 파면을 선고받아 구속, 수감되고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뭍으로 돌아온 4월에 동네에는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그럴 리가 없지만, 나는 거기 겨워서 ‘살구꽃, 혹은 성찰하는 공민의 봄’이라는 좀 달착지근한 글을 썼다. [관련 글 : 살구꽃, 혹은 성찰하는 공민의 봄] 매화가 지고 있었는데, 이웃 동네 골목길에서 상기도 화사하게 남은 매화를 만났다. 그런데, 당연히 매화라고 여겼던 꽃이 살구였다. 그러고 보니, 내겐 살구꽃에 관한 기억이 하나도 없었다. 같은 벚나무 속 장미과.. 2023. 3. 21.
다가오는 ‘봄 기척’을 엿보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격년으로 하는 10월의 건강 검진 결과를 나는 내 ‘건강 이력’의 위기로 받아들였다. 여러 지표는 그 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공복혈당장애를 의심하게 한 혈당 수치가 문제였다. ‘100mg/dl 이하’라야 하는 공복 혈당 수치가 100을 상회한 것이었다. 단골 병원의 담당 의사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과일 등 당류의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매일 걷기를 시작했다. 한 달이나 운동을 늦춘 것은 그간 무릎이 아파서 운동을 시작할 엄두를 못 내서였다. 12월 한 달 중 다른 일로 빼먹은 날은 나흘뿐이었고 1월엔 설날이 끼어 있었지만 빼먹은 날이 사흘에 그쳤다. 실외 활동이 어려운 날은 집에서 자전거를 한.. 2023. 2. 23.
2022년 3월의 꽃망울 *PC에서는 사진을 마우스로 클릭하면 원본(1000×667) 크기로 볼 수 있음. 해마다 봄을 맞으러 집을 나선다. 집안에는 보이지 않는 봄이 바깥에는 시나브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파트 화단에는 산수유가, 동네 골목길 곳곳에는 매화와 명자꽃이 핀다. 늦겨울이 따뜻하면 2월부터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리지만, 올해는 저온이 이어지면서 3월 초에야 겨우 산수유가 움을 틔웠다. 꽃망울은 “아직 피지 아니한 어린 꽃봉오리”로 ‘망울, 몽우리’로 부르기도 한다. 무채색으로 죽어 있던 가지에 도톰하게 망울이 부풀기 시작해서 조금씩 크기를 키워오다가 마침내 풍성한 꽃잎으로 피어나는 과정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3월 7일부터 3월 16일까지 한 열흘간 내가 따라다닌 꽃망울이다. 그게 그거 같을 수 있지만, 들여다보.. 2022. 3. 24.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산동네의 봄 안동 태화동 산동네에 닿은 봄 안동시 태화동 ‘말구리길’은 안동에서 가장 먼저 봄이 오는 곳이다. 물론 그것은 전적으로 내 생각일 뿐이다. 몇 해 전, 말구리재에 이어진 야산을 거닐다가 그해 처음으로 생강나무꽃과 매화를 만난 곳이 말구리길이기 때문이다. 말구리길은 태화동에서 송현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인 ‘말구리재’ 이쪽의 야산 아랫동네를 일컫는다. 말구리길은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지번 위주의 주소체계를 도로이름과 건물번호를 부여하여 관리하는 새로운 주소체계를 따라 붙인 이름이다. ‘말구리’라는 지명은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 다른 데는 어떤지 모르지만 태화동 말구리는 ‘말이 굴렀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말’에 ‘구르다’는 동사의 어간(‘구르-’)에 명사를 만들어주는 접사 ‘-이’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 2021. 4. 5.
봄, 새순과 꽃 봄꽃이 피지 않는다고 투덜대었더니 봄은 내 눈을 피해 일찌감치 주변에 이르러 있었던가 보다. 늘 교사 뒤편 산 중턱, 옥련지 주변의 매화와 수달래에만 눈길을 주고 있었으니 소리 없이 당도한 봄을 어찌 알았으랴! 며칠 전에 우연히 동네 뒤의 민둥산을 올랐더니 생강나무가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산수유인가 했더니 가지에 바투 붙은 수술 같은 노란 꽃의 생강나무였다. 인가로 내려가는 산 중턱엔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시가지에서 조금 떨어진 산 밑에 웅크린 학교 주변에 오는 봄이 더딘 것은 당연한 일! 내 눈에 뵈지 않는다고 오는 봄을, 피는 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제 조금씩 자리를 넓혀가는 쑥과 여린 새순을 틔워내고 있는 찔레가 싱그럽다. 교사 앞 화단에 선 동백나무는 이제 겨우 몇 송이의 꽃.. 2021. 3. 28.
숨어 있는 봄 일요일의 늦은 오후, 네 시가 넘어서 사진기를 들고 봄을 찾아 나섰다. 최남선이 수필 ‘심춘순례(尋春巡禮)’에서 쓴 표현을 빌리면 ‘심춘’이다. ‘심춘’은 일간지 ‘심인(尋人)’ 광고에서와 마찬가지로 ‘찾을 심(尋)’ 자를 썼으니 직역하면 ‘봄 찾기’다. 최남선의 수필은 지리산을 중심으로 한 국토를 돈 기록이니 ‘순례’가 제격이지만, 동네 뒷산으로 꽃소식을 찾아 나선 길을 ‘봄 찾기’라 쓰는 것은 좀 무겁기는 하다. 그러나 봄이 와도 한참 전에 와 있어야 할 시절인데 유난히 늦은 꽃소식에 좀이 쑤셔 집을 나섰으니 ‘봄 찾기’가 지나치지는 않겠다. 인근 대구에는 개나리가 만개했다는데 안동의 봄은 여전히 을씨년스럽다. 기온도 기온이려니와 사방의 빛깔은 아직도 우중충한 잿빛이다. 반짝하는 봄기운에 서둘러 피기.. 2021. 3. 28.
산당화에서 할미꽃까지, 나의 ‘꽃 삼월’ 꽃 나들이 - 동네 한 바퀴와 산행 이제 곧 봄이 오는가 싶으면 어느덧 봄은 우리 밭 밑에 와 있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대기로, 맨살에 휘감기는 햇볕으로도 오지만, 역시 봄의 기척은 꽃눈과 꽃망울, 그리고 마침내 피어난 꽃으로 완성된다. 겨우내 추위를 이기고 속으로만 자라난 꽃눈은 봄바람과 만나면서 비로소 그 존재를 시나브로 드러내는 것이다. 올봄은 지난해보단 더디 온 듯하다. 아파트 화단에 해마다 2월이면 꽃을 피우던 산수유가 삼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꽃눈을 틔웠다. 산밑 동네에 오는 봄이 더디다는 걸 인정해도 그렇다. 온 세상에 다 봄이 와도 창밖과 울타리 너머에 그 기척이 없으면 ‘나의 봄’은 이르지 않은 것이 아니던가. 지난 금요일에 겨우내 발을 끊었던 산자락에 다시 올랐고 오늘 한 차례 더 다녀왔.. 2021. 3. 23.
봄, 혹은 심드렁함 봄이지만 심드렁한 3월 남부라곤 하지만 안동은 경북 북부 지역이다. 봄이 더디다는 뜻이다. 4월에도 이 지방 사람들은 겨울옷을 벗지 못한다. 연일 신문 방송으로 전해지는 꽃소식도 남의 이야기다. 섬진강 근처에는 매화와 산수유가 제철이라던가. 그러나 주변은 온통 잿빛일 뿐이다. 빈 시간에 잠깐 교사 뒤편의 산기슭을 다녀왔다. 옥련지(玉蓮池) 연못가의 수달래는 아직 꽃눈조차 보이지 않고, 남녘에는 한창이라는 매화가 겨우 꽃눈을 내밀고 있다. 사진기를 들고 상기도 쌀쌀한 산 중턱을 기웃거렸다. 어디선가라도 푸른빛의, 새싹 새잎을 만나고 싶었다. 산 중턱의 낙엽 더미에서 새잎을 만났다. 이제 겨우 새끼손톱만큼 자라고 있는 돌나물이었다. 안으로 말린 도톰한 잎의 질감이 싱그럽게 마음에 닿아왔다. 3월 중순, 그러.. 2021. 3. 11.
‘봄 기척’ 산수유와 매화 봄을 알리는 꽃, 산수유와 매화 해마다 봄이 오는 기척이 느껴지면, 사진기를 둘러메고 동네와 북봉산 어귀를 어슬렁대곤 한다. 역시 가장 먼저 계절을 알리는 ‘봄의 척후’는 산수유다. 지난해 찍은 사진을 살펴보면 산수유와 매화는 꽃망울을 맺은 것은 비슷한데, 벙글기 시작한 건 산수유가 앞섰었다.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의 끝, 2월 2일이었다. 봄의 척후, 산수유 올해도 2월 초순부터 아파트 앞 화단의 산수유를 드나들 때마다 눈여겨보았지만 꽃망울은 낌새도 없었다. 올겨울이 제법 추웠다는 걸 떠올리며 당연히 매화도 그러려니 하면서 2월을 보냈다. 그런데 나는 우리 동네가 북봉산 아래여서 봄이 더디다는 사실과 아파트 앞 계단이 볕이 잘 들지 않는 그늘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걸 깨우친 것은 2월 하순에 우연.. 2021.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