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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선산(구미) 이야기118

19년 복역한 독립운동가는 왜 ‘양복 수선공’으로 남았나 뤼순감옥 ‘장기수’ 독립운동가, 박희광 선생 50주기를 추모하며 구미 금오산도립공원으로 가는 길을 오르다 보면 금오지(金烏池)가 끝나는 길목에서 금빛 동상 한 기를 만날 수 있다. 저수지를 등진 채 금오산을 바라보면서 오른손을 들고 있는 입상은 무언가를 말하려 하는 듯하다. 더러 박정희로 오인되는 박희광 선생 동상 동상 아래 세로로 새긴 한자 휘호가 있지만, 으레 그게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고 여기는 구미사람들도 적지 않다. 휘호를 쓴 이는 박정희지만, 동상의 주인공은 박희광(1901~1970) 의사다. 그는 일제강점기 펑톈성(奉天省)에서 보민회(保民會)와 일민단(日民團) 등 친일 부역자 숙청작업을 담당한 독립운동가다. 박희광은 박정희(1917~1979)보다 16년이나 연상이니 동년배라고 하기는 어렵다. .. 2020. 1. 25.
여론 ‘모르쇠’한 구미시, 내년도 박정희 예산 대폭 늘렸다 여론 아랑곳하지 않고 구미시 내년도 박정희 예산 증액 그간 끊임없이 제기된 시민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구미시는 시 의회에 제출한 2017년도 예산안에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투자는 포기하고 박정희 예산 등 전시성 예산을 대폭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침체기인데도 투자 유치와 기업 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32% 축소했지만, 박정희·새마을 사업 등 전시성 예산은 전년 대비 90% 증가한 것이다. 여론은 ‘모르쇠’, 2017년 예산안 구미시는 구미시의회에 2016년도보다 200억 원(1.82%) 증가한 1조1,200억 원(일반회계 9000억 원+특별회계 2200억 원)의 새해 예산안을 제출하였다. 이에 따라 시 의회에서는 지난 6일부터 2017년 구미시 예산안 심사를 위한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 특별위원.. 2019. 12. 13.
[사진] 금오산 벚꽃 길과 금오천 인공 물길 금오천 인공 물길 주변에 피어난 금오산 벚꽃 길 요즘은 어딜 가나 벚꽃이 흔하다. 한창 꽃이 피는 때라 시내 곳곳에 벚꽃이 넘실대고 있다. 오늘 오전에는 벚꽃 축제가 한창인 금오산 자락을 찾았다. 오후에 봄비가 내린다는 일기 예보를 듣고 나는 부지런히 움직이지지 않으면 벚꽃 길의 장관을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구미로 옮겨온 이듬해인 2013년에 다녀간 뒤 3년 만에 찾은 벚꽃 길의 벚꽃은 바야흐로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금오산으로 오르는 길가의 시내(금오천) 좌우에 이어진 벚꽃 길은 예전의 명성 그대로였으나 내의 모습은 무척 달라졌다. 청계천 같은 ‘물 순환형 하천’ 처음엔 하천의 폭이 넓어지고 시원해졌다고만 생각했다. 시내 한복판의 물길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고, 양옆에는 산책길이 조성되.. 2019. 9. 29.
독립운동가의 아흔셋 친손자는 왜 1인시위에 나섰나 왕산 허위 선생 손자 허경성 부부, 왜 “신임 구미시장이 독립운동가 기리는 걸 방해하나” 20일 오전 11시 30분부터 구미시청 현관 앞에서 90대 노부부가 펼침막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손수 마련해 온 펼침막에는 국한문을 섞어 쓴 "장세용 시장은 주민공청회로 확정한 왕산공원 명의를 일부 주민들의 진정을 핑계로 시장 임의로 변경한 만부당한 처사를 즉시 철회하시요 – 유손 허경성"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허위 친손자의 구미시청 1인 시위 이들 노부부는 구미가 낳은 독립운동가 왕산(旺山) 허위(許蔿, 1855~1908)의 친손자인 허경성(93, 대구시 북구 산격동) 옹 부부다. 이들은 구미시가 전임 시장 때 주민공청회를 거쳐 결정한 국가산단 4단지 확장단지 10호(구미시 산동면 신당로) 내 근린공원에 조.. 2019. 9. 21.
[사진] 구미시 ‘장천 코스모스 축제’ 구미시 장천면에서 베풀어진 2013 코스모스 축제 멕시코 원산인 코스모스 속 한해살이풀 코스모스(Cosmos bipinnatus)는 이미 가을꽃의 대표 주자로 뿌리를 내렸다. 우리 고유어로는 ‘살사리꽃’. 우리 어릴 때만 해도 가을철 길가에 핀 꽃은 대부분이 코스모스였다. 하늘거리는 연약한 줄기에 핀 꽃은 화사하면서도 청초했다. 코스모스에 바치는 '헌사'들 그 연련한 빛깔, 그 청초함에 바치는 헌사도 착하다. 시인 윤동주는 “청초한 코스모스는/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시 )라 노래했고 “몸달아/기다리다/피어오른 숨결”이라 노래한 이는 이해인 수녀다. 시인 조정권은 “십삼 촉보다 어두운 가슴을 안고 사는 이 꽃을/고사모사(高士慕師) 꽃”이라 부르자고 제안한다. ‘제 스승을 홀로 사모한다는 뜻’으로 부르는.. 2019. 9. 21.
‘거꾸로 가는’ 구미… 독립 운동가 동상은 왜 창고에 방치됐나 제자리걸음인 ‘왕산 선양 사업’… 장세용 시장, 독립 운동가 조명에 적극 나서야 지난 4일, 민족문제연구소(민문연) 구미지회(지회장 전병택)는 "구미시는 몰역사적인 물빛공원 사업 변경안을 철회하고 원안대로 사업을 시행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전임 남유진 시장 때 시작된 국가산업 4단지 물빛공원에 왕산(旺山) 허위(1855~1908) 선생을 기리기 위한 광장과 누각을 조성하고 왕산 가문의 독립운동가 14분의 동상을 설치하는 사업의 핵심 내용이 바뀐 데 대한 강력한 항의였다(*한말의 대표적 의병장 허위는 경상북도 구미시 임은동 출신으로, 허위 가문은 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항일운동가를 배출했다. -출처 : 디지털구미문화대전). 왕산광장과 왕산루가 왜 ‘산동광장’과 ‘산동루’로 바뀌는가 물빛공원은.. 2019. 9. 9.
879억 들여 만든 애물단지 ‘새마을 공원’... 이게 끝이 아니다 [구미 새마을 테마공원 직접 가봤더니] 이미 골칫덩어리 테마공원... 새로운 골치 예고 역사자료관 구미시 상모동의 이른바 '박정희 타운'에 있는 새마을 테마공원(아래 테마공원)에 들른 것은 지난 6월 중순이 지나서였다. "879억 원짜리 경북 구미 새마을공원, 하루 평균 관람객 '174명'"이라는 기사를 읽은 것은 그보다 열흘 전이었다. 저간의 사정이야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이다. 이는 전임 시장이 벌인 박정희 기념사업을 빼도 박도 못 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진행한 결과다. 건물을 기막히게 세웠는데 정작 거기 채울 내용은 없고, 그냥 시설을 유지하는 데에만 연간 수십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부담을 미루다가 간신히 봉합해 문을 열었는데 결과가 그렇다는 거다. 하루 평균 관람.. 2019. 7. 24.
구미, 유니클로 매장 앞 ‘일인시위’ 구미에서도 노 재팬, 불매운동이 막을 올렸다 구미에서도 유니클로 불매 1인시위가 시작됐다. 이제 어디서나 일인시위야 드문 일이 아닌 일상이 되었지만 정작 시위에 나서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은 엇갈리는 듯하다.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에서는21일 오후 3시부터 구미 시내 신평동(구미대로) 소재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시위에 들어갔다. 시위는 릴레이로 회원들이 돌아가며 이어갔는데 시민들은 음료를 건네주거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등 격려로 화답했다고 한다. 또 매장에 옷을 사러 왔다가 차를 돌린다면서 연대의 뜻을 표하는 시민도 있었다고. 그러나 늘 격려만 있는 건 아닌다. 마뜩잖은 표정으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혼잣말을 하며 주변을 지나는 시민도 있었는데 정작 시위자는 도대체 그인.. 2019. 7. 22.
‘노약자석’과 ‘노약좌석’ 경북 구미 시내버스의 배려석 교통약자법에 따른 ‘노약자석’ 시내버스나 지하철에는 ‘노약자석’이 있다. ‘노약자(老弱者)’란 ‘늙은 사람과 약한 사람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니 노약자석은 말 그대로 노인을 포함한 장애인, 임신부 등 교통약자를 배려한 좌석이다. 서서 가기에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 달라는 뜻을 담고 있는 자리다. 이 노약자석은 지역에 따라 이름을 달리 쓰긴 하지만 법률에 근거한 ‘편의 시설’이다. 2005년에 최초로 제정된 이래 2016년에 개정된 법률 제13978호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약칭:교통약자법)이 그것이다. 이 법률에서 “‘교통약자’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다. 법률로 정해지긴 했지.. 2019. 7. 16.
향원익청(香遠益淸), 연꽃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다” 구미 땅 연지(蓮池) 돌아보기 ③ 금호연지 생태공원 요즘은 엔간한 연못마다 연꽃을 심어두기 때문에 연꽃 구경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구미에 있는 연꽃 군락을 품고 있는 연지(蓮池) 세 군데를 돌아보았다. 시내 지산동에 있는 샛강 생태공원과 고아읍 문성리의 들성 생태공원, 그리고 해평면 금호리의 금호연지 생태공원 등 모두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사진은 클릭하면 큰 사이즈(1000×662)로 볼 수 있음. 구미 땅 연지(蓮池) 돌아보기 ① 지산 샛강생태공원 구미 땅 연지(蓮池) 돌아보기 ② 들성 생태공원 금호연지(金湖蓮池) 생태공원은 구미시 해평면 금호리, 상주로 이어지는 지방도로 변에 있다. 신라에 처음 불교를 전한 아도(阿道) 화상이 “이 연못에 연꽃이 피거든 나의 정신이 살아있음을 .. 2019. 7. 15.
연꽃, “물결에 씻기어도 요염하지 않은” 구미시 해평면의 금호연지 생태공원 연꽃 요즘엔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이 유행이다. ‘공원의 자연녹지를 생태적으로 복원·보전하여 이용자들이, 동식물들이 자연환경 속에서 성장, 활동하는 생태를 직간접적으로 관찰·체험·학습할 수 있는 장소’로 정의되는 생태공원(Natural Ecological Park)은 말하자면 우리 시대의 트렌드인지 모른다. 연꽃 자생지 '금호연지 생태공원' 자연자원의 ‘상품화’라는 측면에서는 그리 마뜩잖아 보이지만 자연 생태계 보전이라는 대의를 표방하는 이른바 생태관광(에코투어리즘 ecotourism)에 시비를 걸 이는 아무도 없겠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시작된 이 생태공원은 지방자치 시대를 맞이하며 지방으로 확산하고 있는 중이다. 구미에도 생태공원이 몇 있다. 내가 아는 곳은 시.. 2019. 7. 14.
들성들에 물 대던 ‘여우못’이 연지(蓮池)가 되었다 구미 땅 연지(蓮池) 돌아보기 ② 들성생태공원 요즘은 엔간한 연못마다 연꽃을 심어두기 때문에 연꽃 구경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구미에 있는 연꽃 군락을 품고 있는 연지(蓮池) 세 군데를 돌아보았다. 시내 지산동에 있는 샛강생태공원과 고아읍 문성리의 들성 생태공원, 그리고 해평면 금호리의 금호연지 생태공원 등 모두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사진은 클릭하면 큰 사이즈(960×638)로 볼 수 있음. * 구미 땅 연지(蓮池) 돌아보기 ① 지산 샛강생태공원 * 구미 땅 연지(蓮池) 돌아보기 ③ 금호연지 생태공원 구미 상모동에서 태어나신 내 어머니께선 늘 ‘선산(善山)은 대읍(大邑)’이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신라 시대엔 ‘일선(一善)’과 ‘숭선(嵩善)’으로, 고려 시대엔 ‘선주(善州)’로 불리다.. 2019.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