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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선산(구미) 이야기118

그 ‘샛강’이 생태공원이 되었다 구미 땅 연지(蓮池) 돌아보기 ①지산 샛강 생태공원 요즘은 엔간한 연못마다 연꽃을 심어두기 때문에 연꽃 구경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구미에 있는 연꽃 군락을 품고 있는 연지(蓮池) 세 군데를 돌아보았다. 시내 지산동에 있는 샛강생태공원과 고아읍 문성리의 들성 생태공원, 그리고 해평면 금호리의 금호연지생태공원 등 모두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사진은 클릭하면 큰 사이즈(896×593)로 볼 수 있다. · 구미 땅 연지(蓮池) 돌아보기 ② 들성 생태공원 · 구미 땅 연지(蓮池) 돌아보기 ③ 금호연지생태공원 모르긴 해도 이 땅에서 연꽃의 역사는 불교의 전래만큼이나 오래될 것이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므로 부처의 자비와 지혜를 나타내는 식물로 여겨진다. 연꽃이 불상.. 2019. 7. 13.
시골 벽화마을엔 우리 자신의 모습이 있다 칠곡군 약목면 남계2리 벽화마을 *사진은 클릭하면 큰 사이즈(1000×664)로 볼 수 있음. 지난주에 벽화마을로 알려진 칠곡군 약목면 남계2리를 다녀왔다. 구미에서 거기 닿는 데는 채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약목을 찾은 건 거의 수십 년 만인 듯했다. 예전에는 구미에서 왜관으로 가려면 북삼과 약목을 거쳐야 했지만, 낙동강 강변에 우회도로가 만들어지면서 거길 지나갈 일이 없어지면서 그렇게 되었다. 문득 해직 시절에 동료들과 고물 승합차를 타고 약목의 남계지에 들렀다가 차가 진구렁에 빠져 고생했던 기억이 새삼스러웠다. 그때 함께 했던 ‘3장 1박’ 중에서 한 친구는 이미 고인이 되었다. 우리가 건너온 세월이 만만찮다는 얘기다. 칠곡군 약목면 남계2리 벽화마을 남계리가 벽화마을이라는 것은 지난 4월에 김천.. 2019. 6. 20.
오래된 도시, 그 벽화마을의 ‘적요(寂寥)’ 경북 김천시 자산동 자산(紫山) 벽화마을 전국 각지에 벽화마을이 있다. 개중에는 전국적으로 이름을 얻어 나들이객을 모으는 동네도 꽤 있다. 서울의 이화동 벽화마을, 부산의 감천 문화마을, 통영의 동피랑 마을 등이 그렇다. 반면에 같은 지역에 있는데도 낯선 이름의 벽화마을도 적지 않다. 김천시 자산동 벽화마을 우연히 인근 김천시 자산동 벽화마을을 알게 되어 거길 다녀온 게 3월 중순께다. 김천 시내 조각공원에 피어 있다는 얼음새꽃(복수초)을 보러 갔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서다가 잠깐 들른 곳이었다. 혼자여서 나는 빠른 걸음으로 마을을 돌았고 한 삼십 분쯤 거기 머물렀다. 돌아와서 이내 나는 그 마을은 잊어버렸다. 며칠 전에 사진을 정리하다가 다시 자산동 벽화마을을 다시 만났다. 사진을 한 장씩 넘기면서 나는.. 2019. 6. 20.
‘샛강’, 사라지거나 바뀌거나 샛강, 마음속을 흐르는 강 ‘샛강’은 “큰 강의 줄기에서 한 줄기가 갈려 나가 중간에 섬을 이루고, 하류에 가서는 다시 본래의 큰 강에 합쳐지는 강.”(표준국어대사전)이다. 큰 강이 흐르는 지역에는 샛강이 있기 쉽다. 인터넷에 ‘샛강’을 치면 뜨는 것은 ‘여의도 샛강’이다. 샛강, 잔뼈가 굵은 추억의 강 ‘샛강’은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1970년대에 소설가 이정환은 ‘창작과 비평’에 장편소설 을 연재했다. 서울 서북쪽 샛강 가에 사는 변두리 서민들의 고달픈 삶을 다룬 작품인데, 작품을 띄엄띄엄 읽었던 같긴 한데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내 기억 속의 샛강은 내가 자란 고향 앞을 흐르던 낙동강의 샛강이다. 칠곡군 약목면 앞을 흐르는 꽤 깊고 유속도 빠른 낙동강 본류 이쪽으로는 드넓은 백사장이 .. 2019. 6. 17.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다 야은(冶隱) 길재(吉再)와 구미 금오산 채미정(採薇亭) 구미에 들어와 산 지 어느새 4년째다. 선산 골짝을 골골샅샅 훑는 데만 족히 서너 해가 걸릴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왔건만, 골골샅샅은커녕 아직 금오산에도 오르지 못했다. 블로그의 ‘선산 톺아보기’에 쓴 글도 8편이 고작이니 ‘개점휴업’이라 해도 할 말이 없다. 금오산 어귀의 채미정(採薇亭)을 지날 때마다 자신의 게으름을 돌이켜보곤 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조선 인재의 반은 영남에 있고 영남 인재의 반은 선산(善山)에 있다.”()고 할 때 그 인맥의 출발점이 곧 야은(冶隱) 길재(吉再, 1353~1419)이기 때문이다. 야은은 목은(牧隱) 이색(1328~1396), 포은(圃隱) 정몽주(1338~1392)와 함께 여말 삼은(三隱)으로 불리는 이다.(.. 2019. 5. 19.
‘김일성과 동급’ 허형식 장군은 서훈받을 수 있을까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 항일 파르티잔 허형식 서훈 신청 지난 2일에 마침내,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아래 민문연, 지회장 전병택)가 창립 이후 추진해 온 '허형식 장군 독립유공자 포상'이 신청됐다. 이날 오전 11시 50분 민문연 구미지회의 장기태 허형식 장군 서훈추진위원장과 신문식 회원(구미시의원)은 대구지방보훈청에 구미시 임은동 출신 허형식(1909~1942) 장군에 대한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했다. 모바일 단체 대화방으로 낭보를 접하면서 나는 지난해 10월 21일, 110년 만에 이루어진 왕산(旺山) 허위(許蔿, 1855~1908) 선생의 추모제를 떠올렸다. 13도 의병 연합부대(십삼도창의군)를 이끈 왕산이 서대문감옥에서 교수형으로 순국한 것은 1908년 10월 21일이었다. 이날 추모제에서 절규.. 2019. 4. 6.
100년 지나 성주 사람들은 ‘앵무’도 ‘앵무들’도 잊었다 성주군 용암면 용정리 대구 기생 ‘앵무 염농산’의 ‘제언공덕비(堤堰功德碑)’를 찾아서 지난 주말, 오랜만에 ‘동 영부인(同令夫人)’하여 봄나들이를 나서는데, 어딜 가느냐고 아내가 물었다. 굳이 답을 구하는 물음은 아니었지만 나는 ‘앵무’를 찾으러 ‘성주’로 간다고만 말해 두었다. 아내는 "앵무? 앵무새가 성주에?" 하더니만 잠자코 입을 다물었다. 답을 들어도 시원찮으리라는 걸 눈치챈 것일까. 앵무를 찾아서 앵무는 성주에 있다. 그것도 성주군 용암면 용정리에 오래된 빗돌로 남았다. 앵무를 알게 된 두어 해 전인데 이제야 길을 나서게 된 것은 마음과 달리 몸이 굼떠서다. 앵무가 성주 용암에 빗돌로 남은 것은 그가 용암들에다 제방을 쌓은 공덕을 사람들이 기린 덕분이다. “기생이었다고? 기생이 거기다 방천(防川.. 2019. 3. 23.
‘보수의 심장’ 구미에 세워진 특별한 소녀상 고교생의 제안에 시민사회가 화답해 세운 ‘평화의 소녀상’ 아흔아홉 돌 삼일절, 구미시에도 경상북도에서 다섯 번째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3월 1일 오전 11시, 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가 시민들의 뜻을 모아 구미역사 뒤 소공원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제막한 것이다. 경북지역의 평화의 소녀상은 2015년 10월 군위군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뒤 포항(2015), 상주(2016), 안동(2017)에 각각 건립되었다. 지역별로 소녀상 건립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도시 규모에 견주면 다소 늦게 구미에서 소녀상이 세워지게 된 것은 지난해 6월 11일, 구미 청소년 YMCA 연합회가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 설립을 제안하면서부터다. (관련 글 : 경북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들) 구미 YMCA 청소년.. 2019. 1. 31.
‘구미’ 하면 박정희? 이 사람도 기억하라 왕산 허위와 박정희 전 대통령를 낳은 ‘경북 구미’ ‘구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역시 박정희(1917~1979) 전 대통령일 것이다. 그는 상모동에서 태어나 이 고장에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해 오늘의 ‘구미시’를 만든 장본인이다. 당연히 그의 자취는 곳곳에 남아 있다. 상모동에 그의 생가가 공원화되어 있고, 생가 앞을 지나는 왕복 4차로에 ‘박정희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구미, 왕산 허위와 박정희 전 대통령 그보다 앞서 2002년에는 그 전해에 개관한 구미실내체육관의 이름을 ‘박정희체육관’으로 변경했다. 박정희 시대의 ‘영욕과 공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결정이라는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는 지역 정서에 묻혀 버렸다. 예의 ‘박정희로’에 2009년 3월 박정희·육영수 .. 2018. 12. 30.
그 ‘맥주공장’은 광주로 가지 않았다 “구미의 ‘맥주 공장’이 광주로 갔다”는 ‘낭설’은 믿고 싶은 이에겐 ‘진실’이 된다 새 학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어떤 행사의 뒤 끝에 동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끝에 구미 경제가 화제로 떠올랐다. 장사를 하든 사업을 하든 인구 변동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예사롭지 않은데 공단에서 철수하는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 끝에 ‘오비맥주 구미공장’이 화제에 올랐다. - 오비맥주 구미공장은 DJ정부 때 광주로 옮겨갔지요. 그런데 웃기는 건 광주공장에서 맥주를 생산하려니까 수질이 좋지 않아서 생산을 못 했다는 거예요. 거의 만화지요. - 처음 듣는 얘깁니다. 그런데 가정집도 아니고, 큰 공장을 옮기면서 사전조사도 안 하고 옮겨갔다니 이해가 안 되네요. 물을 원료로 하는 맥주공장이 옮기면서.. 2018.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