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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모르쇠’한 구미시, 내년도 박정희 예산 대폭 늘렸다

by 낮달2018 2019.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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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아랑곳하지 않고 구미시 내년도 박정희 예산 증액

▲ 박정희 생가 앞에 세워진 동상. 박정희 예산이 늘어나면서 구미시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그간 끊임없이 제기된 시민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구미시는 시 의회에 제출한 2017년도 예산안에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투자는 포기하고 박정희 예산 등 전시성 예산을 대폭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침체기인데도 투자 유치와 기업 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32% 축소했지만, 박정희·새마을 사업 등 전시성 예산은 전년 대비 90% 증가한 것이다.

 

여론은 ‘모르쇠’, 2017년 예산안

▲ 남유진 구미시장

구미시는 구미시의회에 2016년도보다 200억 원(1.82%) 증가한 1조1,200억 원(일반회계 9000억 원+특별회계 2200억 원)의 새해 예산안을 제출하였다. 이에 따라 시 의회에서는 지난 6일부터 2017년 구미시 예산안 심사를 위한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 특별위원회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러한 현실을 도외시한 구미시의 예산 기조에 대해서 구미참여연대(공동대표 황대철 외)는 논평을 내고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구미시의 해명과 구미시의회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예산 심의를 촉구하고 있다.

 

현재 구미시의 경제 상황은 심각하다. 세계적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 기업의 역외 이전, 이로 인한 전국 최고의 실업률(5.8%) 등으로 기업은 물론 가계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구미시의 예산안에는 경기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각종 투자 유치 활동과 기업 기원 강화, 성장 동력 확보 노력 등이 반영되어야 한다.

 

또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 및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적정한 임금 보장을 위한 노력도 지방 자치단체의 몫이다. 무상급식 등 복지 확대를 통한 서민 부담 감소를 위한 특단의 노력도 필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구미시의 내년도 예산은 이러한 당위가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게 구미참여연대의 진단이다.

구미시 2017년 예산에서 투자 유치 예산, 기업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90억이 준 190억 원으로 32%나 축소되었다. 반면에, 박정희 기념사업 예산과 새마을 관련 예산은 2016년 대비 50억이나 증액된 101억 원으로 87.5%의 증가율을 보였다. 새마을 선진화 운동 예산도 6.7%, 박대통령 기념사업은 무려 119%가 증가하여 91억 원에 이른다. 살아 있는 시민이 아니라 죽은 정치인과 운동을 위한 예산이라는 비난이 설득력을 얻는 부분이다.

 

경제 살리기, 주민복지 없이 박정희, 선심성 예산만

 

구미시는 또한 전시성·행사 예산도 대폭 확대했다. 낙동강 수상 불꽃 축제에 5억여 원을 배정하여 전년 대비 415%, 구미시 한마음 체육대회 예산은 10억 원으로 100% 늘렸다. 이로써 장기적인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예산 편성이라기보다는 전시성·선심성 예산 편성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2017년 예산에도 시민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대책은 없다고 참여연대는 지적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무상급식’ 등에서 홀대받는 주민들을 위한 고민이 아예 없는 것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배려도 마찬가지다.

 

구미시가 책정한 2017년도 비정규직 시급은 6.1% 인상된 6,500원이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분 7.3%는 물론 다른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채택하고 있는 비정규직에 대한 ‘생활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액수이다.

 

표에서 보듯 현재 서울을 비롯한 대전, 수원, 성남, 전남, 당진 등 대부분의 지자체가 최소한 7,000원 이상의 비정규직 시급(생활임금)을 적용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에 비기면 구미시의 시급은 절대 액수도 적지만, 무엇보다 비정규직의 생활임금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반면 보조금 특혜 시비가 일고 있는 한국노총 구미지부에 대한 지원 예산은 여전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시급 인상에는 인색하지만, 한국노총에 대한 지원은 아낌이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지경이다.

 

언론 매체 홍보예산도 8억에서 12억으로 56%나 늘었다. 이 역시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에 대비한 남유진 시장 홍보를 의도한 예산은 아닌지 시민들의 의심이 짙어지고 있다.

 

구미참여연대는 전체적으로 2017년 구미시 예산안은 구미가 직면한 위기를 외면하였을 뿐 아니라, 복지 혜택에서 제외된 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한 ‘불통 예산’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구미시의회에 “박정희기념사업, 새마을 예산, 전시성·선심성 예산을 과감히 삭감하고, 지역 경제 위기와 복지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들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심의해 줄 것을 촉구”했다.

 

불통 예산, 의회에서 바로잡아질까

 

지난 6일부터 시 의회 각 상임위에서 시작된 2017년도 세입세출예산안과 기금 운용 계획안 예비심사에 이어 12일부터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본 심사가 15일까지 이어진다. 이튿날인 16일에 본회의에서 처리하게 될 예산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새누리당이 과반수(12/23, 무소속 9, 더불어민주당 2)인 구미시의회의 예산안 심사가 행정 감시와 견제라는 지방의회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유례없는 불경기를 힘겹게 헤쳐나가고 있는 시민들을 위하기보다 박정희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남유진 시장의 시정 계획이 의회에서 얼마만큼 제동이 걸리게 될까.

 

2016. 12. 13. 낮달

 

 

* 이글은 구미참여연대의 논평을 기초로 작성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구미참여연대 누리집(http://gumisimin.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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