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 세상에 /길 위에서 529 ‘맨발 걷기’, 혹은 ‘접지(earthing)’를 시작하다 [맨발 걷기] ① 맨발로 걷기, 입문 열흘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보름 전쯤, 아내와 함께 아침 운동을 다녀오는 길, 동네의 초등학교 옆을 지날 때였다. 운동장 안에 트랙을 도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이들은 반쯤은 맨발이었다. 교문 안쪽으로 들어서니 운동장 가녘에 “맨발로 느끼는 땅의 속삭임”이라는 제목 아래 ‘맨발 걷기의 이로운 점’, ‘맨발 걷기장 이용 방법’ 따위가 적힌 안내판이 서 있었다. 2019년 1월, 모임에서 수십 년 만에 만난 후배 여교사로부터 맨발 걷기를 권유받았는데, 나는 그냥 그런가 하고 받아넘기고 말았다. ‘맨발 걷기’는 이름만 들어본 게 고작이라 나는 그게 달리기나 등산 같은 운동 방법일 거라고 여긴 것이다. 그리고.. 2023. 8. 12. 이 사람, 국민권익위원회 전현희 위원장 자신의 임무와 활동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으로 그는 ‘표적감사’에서 승리했다 현 정부 들어 이른바 정권의 ‘돌격대’ 노릇을 마다하지 않은 감사원이 지난 10개월 동안 ‘탈탈 털었으나’ 결과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한판승으로 끝난 듯하다. 지난 6월 9일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 결과는 “전 위원장과 권익위를 대상으로 한 제보 내용 13건 가운데 전 위원장 개인에 대해서는 갑질로 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의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낸 건에 관해서만 주의 조처”를 한 것이다. [관련 기사 : 전현희 10개월 감사 ‘맹탕’…“국민 관심”이라며 ‘불문 사안’ 공개 뒤끝] 이른바 ‘표적감사’와 맞서온 10개월, 그가 이겼다 이번 감사 배경과 관련, 전 위원장은 “대통령부터 집권 여당의 실세들이 끊임없이 사퇴를 .. 2023. 6. 20. 독립운동기념관장 내정자, ‘요시다 쇼인’과 ‘쇼카손주쿠’를 찬양했다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 내정 한희원 ‘내정 철회’ 요구하는 시민사회*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경북독립운동기념관 신임 관장 내정자의 이력을 두고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대구·경북 28개 시민사회·노동·정치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내정자는 일본이 세계 강국이 된 원인을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킨 인재를 길러낸 쇼카손주쿠 설립”과 “요시다 쇼인의 인재 양성”에서 찾고 우리도 그리 해야 한다고 주장한 전 검사 한희원이다. 독립운동기념관장에 요시다 쇼인을 기린 인물을?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1830~1859)은 일본 우익 사상의 창시자로 그가 연 쇼카손주쿠(松下村塾)는 메이지유신의 주역을 길러낸 사설 학당이다. 이들은 이런 기막힌 친일사관을 가진 내정자와 그를 내정한.. 2023. 6. 17. 현충일 2제 - ‘육육(肉肉) 데이’와 ‘평등하지 않은 세상 꿈꾸는 당신’ 현충일, ‘고기를 먹으라고 권하는’ 유통업체들 광고 현충일이다. 아침에 국기를 꺼내 베란다 창틀에 달린 홈에 조기로 달았다. 6시가 안 되어서인가, 위아래로 둘러보아도 아직 게양된 국기가 보이지 않았다. 요즘 사람들은 예전처럼 국기 게양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그건 개인주의화의 결과이기도 하고, 의식 문화에 대한 태도가 느슨해져서이기도 할 터이다. 그런데 오늘 자 신문 기사에서 ‘육육 데이’라는 신조어를 만났다. 이는 현충일인 6월 6일의 반복된 소리를 ‘고기 육(肉)’ 자로 비틀어 ‘고기 먹는 날’로 광고한 것이다. 명색이 순국선열을 기리는 현충일인데 그걸 고기 먹는 ‘육육 데이(day)’로 부른 것으로, 이에 소비자들은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는 기사다. [관련 기사 : ‘현충일이 고기 먹는.. 2023. 6. 7. 문수 종사의 ‘소신공양’, ‘생명의 강’ 되살릴까 2010년 4대강 반대 주장하며 소신공양한 문수(1963~2010) 스님 13주기 추모식 지난 5월 31일 11시부터 경북 군위군 군위읍 상곡리 지보사 입구 문수 스님(1963~2010) 승탑(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한 묘탑) 앞에서 환경운동단체와 15명의 추모객이 뜻을 모은 스님의 소신공양(燒身供養) 13주기 추모식이 간소하게 베풀어졌다. 문수(文殊) 스님은 2010년 5월 31일 오후 3시에 낙동강의 지천인 위천 둑에서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 폐기하라’는 등의 뜻을 남기고 소신공양을 결행하여 입적했다. 세납 49세, 법랍 25년. [관련 기사 : “4대강 중단하라” 조계종 스님 분신 사망] 당시 나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관련 집회 등에 기웃거리고 있었지만, 승려가 같은 뜻을 .. 2023. 6. 4. 지금, ‘익어가는 것들’과 ‘얼어붙고 있는 평화’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다시 6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꽃이 피고 진 자리에 돋아난 열매가 조금씩 형상을 갖추어가더니 어느새 몰라보게 튼실해졌다. 앵두와 호두, 사과와 석류, 모과, 살구 등이 그렇고, 오디와 포도도 몸을 추슬러 그 물결을 뒤따랐다. 감은 이제 겨우 꽃이 피었다가 지고 있다. 2023년 여름, 익어가는 것들 해마다 무심히 지나쳤던 앵두 열매를 바라보며, 그걸 ‘단순호치(丹脣皓齒:붉은 입술과 하얀 이)’라고 비유한 선인들의 안목을 환기하게 된다. 간밤에 내린 빗물에 씻긴 앵두의 윤이 나는 붉은빛은 매우 고혹적이다. ‘앵두 같은 입술’이니, 그 나무가 선 우물가에 ‘동네 처녀’가 바람나서 ‘단봇짐’을 쌌다는 대중가요가 전하는 19.. 2023. 5. 30. 집안의 고서 몇 권 …, 거기 남은 선친의 자취 인쇄본과 필사본 고서 몇 권, 그리고 아버지 베란다에 둔 내 서가의 맨 위 칸에 꽂아 놓은 묵은 ‘고서(古書)’을 꺼냈다. 1990년대 중반, 시골집을 팔고 어머니를 모셔 오면서 함께 꾸려온, 집안에 전해져 온 옛 책들이다. 가져와서 얼마나 오래된 책인가 싶어 한 번 훑어보고서 나는 얌전히 그걸 손이 닿지 않는 맨 위 칸에 들여놓아 버렸었다. 집안에 전해 온 고서 몇 권을 꺼내보다 고서엔 문외한이지만, 책들은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었고, 이른바 ‘희귀본’일 가능성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이사할 때마다 따로 묶어서 옮겨왔지만, 뒤적여 볼 일이 없을뿐더러 책의 키가 커서 제일 높은 칸에 ‘짱박아 놓은’ 것이었다. 창문에 가까운 쪽을 선택한 것은 혹시 습기 차 상할까 저어해서였다. 20년도 넘게 흘렀는데, .. 2023. 5. 24. ‘4·19혁명’과 ‘동학농민혁명’의 ‘기록물’, ‘세계기록유산’이 되었다 유네스코, ‘4·19혁명 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결정‘4·19혁명 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우리나라의 17·18번째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이 되었다. 지난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5.10.~5.24., Executive Board)에서 ‘4·19혁명 기록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UNESCO 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4·19혁명 기록물’은 1960년 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학생 주도의 민주화 운동에 대한 1,019점의 기록물이고,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1894년~1895년 조선에서 발생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185점의 기록물이다. 이 두 기록.. 2023. 5. 22. 아버지, ‘서서 자는 말’ 혹은 ‘구부러진 못’ 아버지, ‘일가의 생계를 짐 지고 살아가는 ‘가장’‘어버이날’이다. 이날이 ‘어머니날’에서 ‘어버이날’로 바뀐 게 1973년부터라고 하는데 나는 그즈음의 상황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다. 내 기억 속에 여전히 5월 8일은 ‘어머니날’일 뿐이니 거기 굳이 ‘아버지’를 끼워 넣을 일은 없는 것이다. 그 시절에 아버지는 어머니와 비길 수 없을 만큼 ‘지엄’한 존재였다. 그 시절의 아버지들은 말 그대로 ‘가부장’의 지위와 권한을 제대로 누린 사람들이었다. 굳이 그들을 기리는 날을 정하는 것은 일종의 사족이거나 ‘불경(不敬)’에 가까울 만큼. 아파트 베란다에서 명멸하는 담뱃불로 상징되는 이 시대의 가장에게는 언감생심이 아닐 수 없다. 아버지, 외롭고 고단한 가장의 삶아버지를 생각하면 어머니와는 또 다른 애잔한.. 2023. 5. 9. [4·19혁명 59돌] 미완의 혁명과 ‘노래’들 2019년(4·19혁명 59돌) 혁명의 노래들 4·19 혁명 쉰아홉 돌을 맞는다. 한국전쟁의 상처도 채 아물지 못한 1960년 벽두에 들불처럼 타오른 청년 학생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분노는 독재자 이승만의 노욕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민주 정부를 세워냈다. 그러나 새 정부가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고 분출하는 시민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욕구에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했다. 결국, 4월혁명은 5·16 군사쿠데타로 무너지면서 ‘미완의 혁명’이 되었다. 혁명의 결과로 탄생한 제2공화국이 혁명의 성과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고 해서,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박정희 군사독재가 절대빈곤을 극복하고 경제발전으로 산업화·근대화를 이끌었다고 해서 사월혁명의 역사적 의의가 퇴색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젊.. 2023. 4. 19. 다시……, ‘4·16 세월호 참사’ 여섯 돌이 온다 4·16 어머니들이 지은 ‘컵 받침’을 받고 어저께 4·16재단에서 우편물이 도착했다. 책자인 듯해 뜯어보니 다. 나한텐 안 보내줘도 괜찮은데, 중얼거리며 꺼냈더니, 손바닥만 한 비닐로 포장한 손수건 같은 게 나왔다. “4·16공방에서 세월호 엄마들이 정성껏 만든 컵받침”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때는 2014년이었다. 역 광장에서 촛불이 켜지고, 그해 4월은 아프고 더디게 흘렀다. 날마다 소식을 들었지만, 나는 끝내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아이들 곁에 가 보지 못했다. 부지런한 이웃들은 멀다 하지 않고 팽목항과 안산을 다녀왔지만 나는 고작 서울광장과 우리 지역의 분향소를 찾은 게 다였다. 그리고 이태 후에 나는 학교를 떠났다. 그해 가을 백만 촛불에 참여한 다음 날, 나는 안산을.. 2023. 4. 16. 급식 총파업 … 고교생의 ‘응원과 공감’의 대자보 총파업 급식 노동자에게 고교생, 공감과 응원의 대자보 지원지난 31일 에서 “‘학교서 배운 건 공감과 연대…급식 총파업 응원’ 대자보 붙인 고등학생”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31일 오전 경기도 광명시의 한 고등학교에 파업 노동자를 응원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는 기사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임금 체계 개편과 급식실 노동자 폐암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하루 총파업에 들어간 뒤다. 고교생의 급식 노동자 응원 대자보 기사로 미루어 추정해 보면, 급식노동자들이 먼저 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하는 대자보를 붙였던 모양이다. 이 학교에 다니는 3학년 학생 2명이 작성해 붙인 대자보에 나오는 ‘대자보’는 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대자보 전문은 아래와 같다. 학교 급식 조리 종사자님들을 비롯한.. 2023. 4. 3. 이전 1 ··· 4 5 6 7 8 9 10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