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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길 위에서 349

영남 ‘성골’ 유권자에게 뛰어든 서른넷 여성 구미시 갑 선거구 민중연합당 남수정 후보를 찾아서 4·13 총선거가 꼭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공천과정에서 유례없는 막장을 연출해 유권자들의 정치혐오를 불러일으켜 놓고선 정치권은 이제 바야흐로 표를 달라고 아우성이다. 처음엔 ‘일여다야’ 구도라더니 이제 일부 지역에서도 ‘다여’가 되면서 선거는 결과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왔지만 정작 유권자들이 선거 열기를 느끼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다. 뻔한 구도로 이루어지는 선거, 결과야 ‘안 봐도 비디오’인 곳이 영남에 좀 많은가 말이다. 그중에서도 2000년 제16대 총선 이후, 단 한 명의 야당 선량도 내지 못한 영남 보수의 ‘성골(聖骨)’ 경상북도의 경우, 선거는 요식절차와 다르지 않다. 40년 영남 진보 유권자의.. 2021. 4. 13.
‘boggi’, 어떻게 읽을까 ‘boggi milano’라는, 이탈리아에서는 꽤 알려진 패션 브랜드가 이번에 국내에 들어오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예의 브랜드 발음이 좀 ‘거시기’해 수입사 쪽에서 고민 끝에 그 발음을 이 나라 ‘미풍양속’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결정했다는 소식[관련 기사 바로 가기]이 있었다. 그렇다. 애당초 브랜드 철자 중 ‘g’가 마땅히 ‘ㄱ’ 발음일 거로 생각했던 수입사 측에선 문제의 발음이 불길하게도(!) ‘ㅈ’으로 발음된다는 사실을 알고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boggi, it’s your style‘이라는 브랜드 슬로건이 나온다. 바지런한 누리꾼들은 이 브랜드가 한글 표기를 어떻게 할지에 집중되었는데 ‘봇찌’설과 ‘보우쥐’설이 맞섰다고. ‘Boggi’, ‘보기’로 읽기로 하다 한국에.. 2021. 4. 12.
“미래를 위해 생각을 매도해야 하는 사회가 무섭다” ‘자기 검열’을 강요하는 ‘불온’한 사회 ‘불온(不穩)’의 사전적 의미는 “①온당하지 않음. ②(일부 명사 앞에 쓰여) 사상이나 태도 따위가 통치 권력이나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서는 성질이 있음.”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말은 ②의 뜻으로 널리 쓰인다. 불온사상, 불온서적, 불온 학생, 불온 인사, 불온한 태도……, 등에서처럼. ‘불온’의 정치 사회학적 의미 ‘불온’의 반대편에 ‘온건(穩健)’이 있음을 추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온건’의 뜻풀이는 ‘생각이나 행동 따위가 사리에 맞고 건실함.’이다. 그러나 그 속뜻은 ‘사상이나 태도 따위가 통치 권력이나 체제에 순응하고, 맞서는 성질이 없음.’으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한 까닭도 거기에 있다. ‘불온’이 매도당하고 백안시되는 것은 ‘온건’이 그.. 2021. 4. 11.
63세 라이더, 세계를 향해 페달을 밟다 일단 그의 파란 많은 삶에 대해선 줄이기로 한다. 적어도 60년쯤 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만그만한 삶의 굴곡과 사연쯤은 장편소설 분량으로 갖고 있을 터이니 말이다. 초년에 부모의 품을 떠나 완고한 양부(養父) 슬하에서 자랐다거나 그 사춘기가 만만찮았다는 건 굳이 숨길 필요가 없겠다. 한창때엔 적지 않은 돈을 벌었고, 당연히 그걸 까먹고 재기하겠노라고 용을 쓴 세월도 짧지 않았다. 젊은 시절부터 시작한 스쿠버 활동을 통해 수중(水中) 사진을 오래 찍었고, 특별히 글쓰기의 경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한 스쿠버 관련 잡지에 꾸준히 글을 썼다. 에도 잠깐 ‘물 이야기’를 연재했다.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동해의 한적한 어촌에 살기 시작한 십여 년 전에 그는 산악자전거(MTB)에 입문했다. 타고난 체력과 승부욕이 짧.. 2021. 4. 10.
‘붓두껍’을 잡으면 ‘세상이 변한다’?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시가지 곳곳에 붙은 후보자의 펼침막과 선거 포스터, 수업 시간에도 들려오는 후보자들의 유세 방송 소음 따위가 총선거의 임박을 환기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무덤덤하기만 하다. 1월에 이곳으로 이사했고, 새 임지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미는 낯설다. 에서 ‘총선 특별취재’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총선 관련해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까닭이 거기에 있다. 주변에 이번 선거에 관심 있는 이들도 없는데다가 정작 새 학년이 시작되면서 수업과 업무에 바빠 한갓지게 선거판에 눈을 돌릴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쁘기도 했지만 그런 ‘무심’의 바닥에는 안동에서 18대 총선을 치를 때와 마찬가지로 이 ‘보수 본향’에서의 선거란 뻔하지 않겠느.. 2021. 4. 7.
<한국방송(KBS)> 뉴스로는 ‘모래’를 찾을 수 없다 요즘은 텔레비전 뉴스를 거의 보지 않는다. 한때는 고집스레 뉴스만을 선호한 적이 있긴 하지만 다 옛날이야기다. 두 공영방송이 대통령 특보 출신의 사장에게 인질이 되어 있는 동안 가 틈새를 밀고 들어와 두 공영의 직무유기를 일정하게 벌충해주기도 했다. 사장이 우여곡절 끝에 해임되어 나가면서 MB정부 5년 동안 꽉 막혀 있었던 의 상황이 좀 풀리는가 싶었지만 아직 가시적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가 죽을 쑤는 동안 가 틈새를 공략하면서 낙담해 있던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상업방송이라는 의 정체성은 여전히 미덥지 못한 부분인 것 같다. 김재철의 가 아예 홀딱 벗고 막가고 있을 때 ‘공신력 1위’라는 는 꾀바르게 줄타기를 했던 것 같다. 처럼 노골적인 변신은 피하는 듯하면서도 이른바 ‘챙길 것은 죄다 챙.. 2021. 4. 4.
‘선진화’ 원년, 퇴행 3제 1.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역사의 퇴행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주축이 된 ‘교과서 포럼’이 한국 근현대사의 지배 기득권 세력을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기파랑)를 펴냈다. 진보 학계는 이 책에 대해 이승만·박정희 반공 독재체제를 추수하는 ‘과거 찬양서’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 책에 대한 주진오(상명대), 안병욱(가톨릭대) 교수의 평가는 단호하다. 이들은 각각 이 책을 한 마디로 일본 우익단체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낸 후소사 판 역사 교과서, “후소사 교과서의 한국판”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안병욱 교수는 포럼의 시각이 결과적으로 일본이 식민지배를 했기에 한국이 근대화될 수 있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과 연결돼 있다면서, 그것은 “일제가 조선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기 위.. 2021. 4. 3.
무거움에서 가벼움으로 - 오늘의 ‘대학생’을 생각한다 장면 1 광주캠퍼스는 74개 학과 중 57개 학과에서, 여수캠퍼스는 30개 학과 중 20개 학과에서 각각 선배들이 신입생과 후배들에게 기합을 줬다. 일부 학과는 선배들이 군대 유격장의 조교처럼 군복에 빨간 모자를 착용했다. 기합은 선착순 달리기와 어깨동무하고 앉았다 일어나기, 오리걸음으로 운동장 돌기, 심지어 차가운 물 속에 들어가도록 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간은 30분~2시간 동안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대] 장면 1-1 최근 이 학교에선 사관학교 생도 못지않은 지나친 신입생 예절 교육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한 신입생은 “복도에서 선배를 그냥 지나쳐 먼저 갈 수 없다”며 “늘 ‘먼저 지나가겠습니다, 선배님’ 하고 물은 뒤 대답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2021. 4. 2.
맞다, ‘삼성공화국’! KBS, 이병철 100주년을 기리다! 알아봤어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력은 시장으로 갔다’라고 했을 때, 그 시장이 ‘삼성’이라는 것을. 결국 시장으로 간 권력은 실형 확정 몇 달 만에 이건희에 대한 1인 사면을 관철해냈다. 그뿐인가, 보수·경제지의 엄호를 받으며 이건희는 삼성전자의 회장으로 컴백했다. 이른바 ‘왕의 귀환’이다. 김용철 변호사가 펴낸 책 는 일간지 광고조차 낼 수 없었으며 삼성에 불리한 기사는 일간지와 방송에서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 대신 삼성과 이건희의 발전과 리더십을 찬양하는 ‘삼비어천가’는 곳곳에서 다채롭게 연주된다. 역시 ‘안중근’보다는 ‘이병철’! 경제지 의 편집인은 오늘 자 인터넷판 기명 칼럼에서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 메시지를 소개하며 “멘트나 메시지라기보다는 한 편의 시에 가깝다. 잠언이라고 할 .. 2021. 3. 31.
복거일의 ‘남성유전자 보존론’ ‘보수 논객’이라는 복거일을 나는 소설가로 만났다. 그가 80년대에 발표한 장편소설 를 통해서였다. 스스로 ‘대체역사(代替歷史, alternative history)라고 말하는 이 소설은 1909년 하얼빈에서 있었던 안중근 의사의 암살 기도가 실패로 끝나 이토 히로부미가 부상만 하였다는 가정 아래 쓰였다. 작품성이나 감동과는 별개로 나는 이를 매우 흥미로운 시도로 받아들였다. 자국의 역사는 물론 민족적 정체성조차 잃고 일본인으로 살아가는, 완전히 일제에 동화된 식민지 조선인이 민족적 정체성에 눈떠가는 과정을 매우 충격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을 나는 ‘중간소설’이라는 관점에서 읽었던 것 같다. 복거일, ‘대체역사’ 소설가에서 ‘영어공용화론자’로 뒤에 1988년에 펴낸 소설 “높은 땅 낮은 이야기”를 산.. 2021. 3. 30.
정명훈, 물론 그가 해고될 일은 없겠다 국립오페라단합창단원 해고 소식에 그는 E노트에 오른 기사 가운데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정명훈에 관한 기사가 유독 관심을 끌었다. 블로그에 오른 그 글은 파리에 사는 진보신당 당원이 쓴 글로 보이는데 세계적 음악가인 정명훈에 대해 유쾌하지 않은 소식을 전하고 있다. 상당한 장문의 기사를 요약하는 건 쉽지 않은데, 골자만 따면 이렇다. 파리의 진보신당 당원들은 ‘전원 해고된 한국의 국립오페라단 합창단 소식’을 듣고 그들의 복직을 위한 연대활동을 벌이는 있다. 이들은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정명훈을 만나 지지 서명을 요청했는데, 정명훈은 뜻밖에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이며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불쾌한 반응의 수준이 사뭇 다르다. 파리의 공연예술노조 위원장, 파리 오페.. 2021. 3. 25.
인터넷의 <백과사전>들, 믿을 만하나? 인터넷 정보가 그리 믿을 만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안다. 그러나 막상 그 정보의 신뢰성을 마땅히 측정할 방법은 없다. 그러니 사람들은 아쉬운 대로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보를 쓸 수밖에 없다. 임신·육아·출산 관련 66개 사이트 중에서 72%에 이르는 48개 사이트가 엉터리 정보를 게재하고 있으며, 200건 중 126건(63%)이 잘못된 정보였다는 보도는 그 움직일 수 없는 실례다. 이태 전쯤에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자욕효이친부대(子欲孝而親不待)’라는 글귀의 출전을 로 쓴 적이 있었다. 미심쩍어 인터넷 검색으로 확인하고 썼던 듯한데, 어디에 씌었던가 보다. 이웃의 지적을 받아 다시 찾아보니 웬걸, 이다. 있을 수 있는 실수라고는 하지만 기분이 개운하지 않았다. (방금 .. 2021.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