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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길 위에서 502

어떤 ‘사죄’ 대한항공 부사장의 ‘갑질’ 사태 잘못 기른 딸 탓에 국내 유수의 재벌 기업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서툴게 부린 오너의 오만과 위세가 수십 년간 쌓아온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를 까먹은 데 그치지 않고, 온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게 된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얘기다. 판단 오류…, 사과는 사과를 낳고 뭉뚱그려 자식을 ‘잘못 길렀다’라고 했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게 어찌 자식 교육을 잘못한 탓이기만 하겠냐고 말이다. 마흔 살짜리 부사장의 이른바 ‘닭짓’의 이면에 도사린 것은 이 땅의 천박한 자본주의, ‘합리적 계약’이 아닌 ‘봉건적 주종’으로 이해되는 노자(勞資) 관계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커녕 무한 특권으로 군림하려는 이 나라 부자들, 이른바 ‘상류계급’의 민낯이다.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2020. 12. 18.
이마트가 대형마트 아니라는 법원…기가 막힌다 서울고법,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 취소 소송 판결 논란 “홈플러스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은 이제 더는 대형마트가 아니다.” 웬 흰소리냐고?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그렇다. 서울고법 행정8부(재판장 장석조)는 지난 12일,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6개 대형마트가 서울 동대문구청과 성동구청을 상대로 낸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은 대형마트가 아니다? 이들 대형마트는 각 구청이 2012년 11월, 조례에 따라 자정부터 아침 8시 사이에는 영업하지 말고 매달 둘째·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정하라고 통보하자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다. 원심은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 폭이 적지 않겠지만, 중소유통업자나 전통시장 매출 증대에 큰 영.. 2020. 12. 15.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석유 ‘곤로’ 이야기 드라마가 불러낸 1980년대 조리기구 ‘석유 곤로’ 요즘 케이블 채널 에서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아래 ‘응8’)을 즐겨 시청하고 있다. 같은 채널에서 방영했던 이후 다시 드라마에 서서히 빠지고 있다. 한동안은 이웃한 채널 에서 방영한 과 함께 주말 밤을 온전히 드라마 두 개에 빠져 지냈다. ‘응8’은 금·토요일, ‘송곳’은 토·일요일에 방영하는 드라마여서 밤 8시대의 ‘응8’을 보고 이어서 ‘송곳’을 시청하다 보면 주말 밤이 꼴딱 넘어가곤 했다. 그러나 ‘송곳’은 이미 종영했다. 최규석의 만화는 지금도 계속 연재되고 있으니 언젠가 그것도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다. ‘응8’은 흔히 말하는 복고 드라마다. ‘응답하라 1997’(이 드라마는 보지 못했다) 이래 회를 거듭할수록.. 2020. 12. 13.
베이비붐 세대와 연금, 혹은 노후 베이비붐 세대와 연금 이야기 부쩍 ‘베이비 부머(baby boomer)’ 관련 기사가 많다. 어제는 에서 ‘빚 8000만원…절반은 연금도 없어’라는 제목으로 ‘노후 막막한 베이비 부머들’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국민연금연구원에서 개인 자산을 분석한 결과로 베이비붐 세대들은 부채는 많지만, 노후 준비 상태는 크게 미흡하다는 게 주 내용이다. 에서는 “은행도 구조조정 삭풍… 베이비 부머 ‘빙하기’”라는 기사를 올렸다. 점포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 등 고강도 경영효율화가 이루어지면서 그 여파가 베이비 부머에게 미쳤다는 것이다. 임금피크제 대상인 1959년생에 대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는데 이후 3, 4년간 퇴직 러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기사다. 베이비 부머, 연금, 노후 베이비붐이란 특정 시기에 출생자가 폭.. 2020. 12. 12.
‘표현의 자유’ 2제(題) ‘표현의 자유’ 뒤에 숨는 한일 양국 정부 1. 일본의 혐한 시위와 아베 정부 어제(11일) 뉴스룸이 전한 국제뉴스 하나. 일본 극우세력의 혐한 시위가 갈수록 도를 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최고재판소(우리의 대법원)가 혐한 시위를 벌인 단체에 1억 원대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관련 기사] 극우단체 재특회(재일 특권을 허용치 않는 시민 모임)는 2009년과 2010년 세 차례에 걸쳐 총련 계열의 교토 조선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수업을 방해하고 혐오 발언(“조선학교를 일본에서 내쫓아라”, “북한의 스파이 양성기관이다” 등)을 일삼았다. 학교 앞에서 확성기로 고함을 지르고 시위를 막는 교직원들과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의 행패를 부리자 조선학교 측이 법에 호소하자 법원이 조선학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2020. 12. 11.
2008, 총독의 소리 최인훈 연작 소설 ‘총독의 소리’ 오마쥬 는 작가 최인훈의 연작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가상한 신식민지 현실을 배경으로 패전 후 지하로 들어간 조선총독부의 총독이 유령 방송을 통해 반도의 재점령을 노리고 있는 상황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 가상의 인물인 총독의 모습은 일련의 연설 속에 감춰져 있을 뿐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작가는 인물의 행위가 없는 담화 상황만으로 짜인, 서사적 규범을 뛰어넘는 형태적 파격을 통해 새로운 문학적 인식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 글은 작가의 작품 형식과 그 일부 내용을 빌려 2008년의 한국, 그리고 한일관계 등을 다루고 있다. 글 가운데 원작을 인용한 부분의 글자는 붉은 색깔로 표시하였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조선총독부 지하부가 보내드리는 유령 해적방송.. 2020. 12. 10.
그, 혹은 그들의 ‘공감(共感) 능력’ 박근혜와 그 정부의 공감능력 박근혜 정부의 지난 4년을 돌이켜보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황당한 장면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그의 태도다. 나중에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찔끔거리기도 했지만 그게 온전히 연민과 슬픔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는 걸 믿기 힘들 정도다. 그것은 결코 상상을 뛰어넘는 끔찍한 비극, 305명이 눈을 번연히 뜬 채 심해로 가라앉아야 했던 기막힌 현실을 성찰한 이의 모습이 아니다. 고교생 250명을 포함한 305명의 죽음을 책임져야 했던 국정의 최고 책임자의 모습과도 거리가 멀다. 남의 고통을 내 것으로 이해하는 힘, ‘공감’ 능력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아이들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분노했는가. 그것은 상대의 불행과 슬픔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가능했던 .. 2020. 12. 7.
다시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라고? 한국의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열풍에 부쳐 다시 ‘하루키’다. ‘열풍’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이 나라 독서계의 드문 풍속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 장편소설 를 사기 위해 독자들은 서울의 대형서점 계산대 앞에 줄을 서고 있단다. 다시 이는 ‘하루키 열풍’ 하루키의 책은 7월 1일 신작 판매 이벤트에서 10분 만에 100부가, 하루 만에 5700부가 팔렸단다. 4년 전 화제를 모았던 전작 에 비하며 예약판매량도 3배쯤 앞선단다. 이 책은 메이저 출판사인 민음사가 초판만 20만 부를 찍었고 추가로 5만 부를 제작 중이라고 했다. 선인세(!) 역시 16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나 어쩐다나. 하루키의 인기는 일본은 물론이고 구미에서도 높다고 하지만 한국 독자들의 열광도 만만찮다. 의 정원식 기자는 기사.. 2020. 12. 4.
줄다리기, 인류 무형 문화 유산이 되다 ‘줄다리기’(Tugging rituals and games)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줄다리기’(Tugging rituals and games)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지난 2일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는 나미비아 빈트후크에서 열린 제10차 회의에서 줄다리기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위원국들이 아태 지역 4개국이 협력하여 공동 등재로 진행한 점과 풍농을 기원하며 벼농사 문화권에서 행해진 대표적인 전통문화로서 ‘줄다리기’의 무형 유산적 가치 등을 높이 평가했다”라고 한다. 이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을 시작으로 강릉 단오제(2005),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처용무(2009), 가곡.. 2020. 12. 2.
이문열의 ‘촛불 알레르기’, 다시 도지다 작가 이문열의 ‘촛불 알레르기’ 촛불만 켜지면 두드러기가 나는 작가 이문열(69)의 알레르기 증상은 여전한 모양이다. 이 씨가 지난 2일 에 기고한 “보수여 죽어라, 죽기 전에…새롭게 태어나 힘들여 자라길”이라는 칼럼이 새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진 이문열의 ‘촛불’ 알레르기 그동안 여러 차례 그의 알레르기 현상을 다룬 글을 써온지라 이번에는 구경만 하고 말렸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은근히 속이 거북해진다. 이번 그의 칼럼은 그가 기대어 온 ‘보수’가 기실은 ‘수구’의 참칭임을 새삼 확인해 준 듯하다. 이문열이 ‘촛불집회’를 ‘위대한 포퓰리즘’, ‘불장난’이라 폄하하고 ‘의병’ 운운하던 2008년 6월에 나는 그에 관한 첫 번째 글을 썼다.[관련 글 : 이문열, 찢을까 살라버릴까] 이듬해(200.. 2020. 12. 1.
이문열의 ‘황당과 우울’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는 왜 ‘황당’하고 ‘우울’해야 했던가 어째 기척이 없나 했다. 오늘 그예 그는 입을 열었다. 물론 보수신문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다. ‘시국 관련 오랜만에 말 꺼’낸 작가 이문열 이야기다. 어째 조용하다고 했는데 기어코 그를 이 먼지 세상에 끄집어내는 것은 그가 역시 이 나라 ‘보수 우익’의 수호천사인 탓인가. 보도에 따르면 ‘강기갑 국회 폭력 무죄’, ‘PD수첩 명예훼손 무죄’ 등 ‘일련의 재판 결과’에 대해 그는 ‘우울한 심정’을 토로했다고 한다. “말을 아끼면서 황당하고 울적하다는 말을 거듭했다”라고 한다. 그는 ‘우울한 이유’로 “예전에 내가 다분히 엄살 섞인 한탄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그게 엄살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이건 무.. 2020. 11. 30.
‘그들’의 역사, ‘우리들’의 역사 고위 공직자 청문회 풍경 # 풍경 하나 - 5·16은 쿠데타가 맞느냐?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하 같음.) “역사적인 문제에 대해 판단을 할 만큼 깊은 공부가 안 돼 있다.” (조윤선 여성부 장관 후보자) “교과서에 기술된 것을 존중한다. 그 문제에 직답을 못 드리는 이유를 이해해 달라.” (서남수 교육부장관 후보자) “감사원장 후보자로서 역사적 사실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란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 풍경 둘 - 1980년대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사건 때 조선 침략을 ‘조선 진출’이라고 기술해 우리 국민이 화가 나 500억 원을 모아 독립기념관을 지었는데 교학사 교과서에서 다시 ‘진출’이라는.. 2020.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