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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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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가 보이는 메타세쿼이어숲… 백만 불짜리 ‘공짜’ 풍경 [여행] 무료 개방 경북 영덕 벌영리의 사유림 메타세쿼이아숲 한가위 다음날, 가족과 함께 영덕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을 다녀왔다. 주인이 20여 년간 심어서 가꾼 숲을 누구든 찾아와 쉴 수 있게 무료로 개방하면서 알려진 사유림이다. 영덕 여행에 빠지지 않고 소개되어 최근에는 지역관광기관협의회에서 뽑은 전국 비대면(언택트) 관광지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단다. 무료 개방하고 있는 사유림 영덕 벌영리 메타쉐쿼이아숲 요즘 메타세쿼이아(‘-세콰이어’가 아니라 ‘세쿼이아’로 써야 맞다)는 흔하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드문 나무라고 할 수도 없다. 주로 남부지방에서 가로수로 심으면서 널리 알려졌고,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다.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에 마음이 간 것은 힘들여 가꾼 숲을 ‘이웃에게 거.. 2021. 10. 2.
제발 ‘보여지는’ 야구 중계는 그만! ‘이중 피동’, 야구 중계에서도 남발된다 일상 언어생활에서 ‘이중 피동’이 거리낌 없이 쓰이는 상황은 여전한 듯하다. 그나마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국어 문법이 출제되면서 그걸 ‘수험용’으로 공부하게 되었다는 게 변화라면 변화다. [관련 글 : ‘잊혀진 계절’은 없다] 잘못된 이중 피동 표현, 프로야구 해설에 넘친다 말도 말이지만 글에서도 이중 피동 표현은 넘친다. 이중 피동의 용언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적지 않은 자료들이 뜬다. 개인 블로그에 쓴 글에서부터 일간지 기사, 단체나 기관의 누리집 등에 이런 표현들은 무심히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피동(被動)’이란 능동(能動)의 반대로, 주체가 다른 힘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의미 관계가 표현된 문장이 피동문이다. 피동문은 능동사 어간에 피동접미사(-.. 2021. 10. 1.
선산 오일장 구경 2·7일마다 열리는 구미 선산장 구미에 옮아와 살게 되면서 짬이 나는 대로 인근 오일장을 둘러보자고 아내와 약속했었다. 그러나 그놈의 짬이란……. 선산 오일장을 찾은 게 더위가 절정이던 지난달 17일이다. 오전 10시쯤 집을 나섰다. 가는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선산읍은 구미시 통합 전의 선산 군청 소재지로서 신라시대에는 일선주(一善州), 숭선군(崇善郡), 고려시대에는 선주부(善州部), 조선시대에는 일선현, 선산군 등으로 불리었다. 선산이 면에서 읍으로 승격된 것은 1979년 5월이다. 선산, 군청 소재지에서 ‘구미시’의 소읍으로 1970년대 초 구미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구미는 선산군 소속의 읍이었다. 읍으로 승격한 것은 구미보다 1년이나 늦지만, 선산은 어디까지나 군청 소재지.. 2021. 9. 30.
한글 문서를 PDF로 바꿔 이미지로 만들기 아래아 한글 문서를 PDF로 바꾸고 다시 이미지로 가끔 문서를 이미지로 만들어야 할 때가 있다. 나는 시 작품이나 국어사전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를 이미지 파일로 만들곤 한다. 전문가들은 포토샵을 이용하겠지만, 그쪽에 어두운 나는 보다 쉬운 방법을 쓴다. 나는 아래아 한글(아래 ‘한글’)에서 만든 문서를 피디에프(PDF) 파일로 저장하고 이를 어도비 리더(Adobe Acrobat Reader)에서 불러와 이미지로 만드는 방식을 쓴다. 이렇게 만든 그림은 포토샵으로 만든 것보다는 못할지 모르지만 매우 깨끗하고 선명하다. ‘한글’에서도 문서를 그림으로 저장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렇게 얻은 그림의 해상도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크기를 키울라치면 해상도는 더 떨어진다. 그러나 피디에프 파일을 거쳐 만든.. 2021. 9. 29.
골프는 정말 ‘대중 스포츠’인가 골프의 ‘대중 스포츠’ 논란에 부쳐 지구촌 축전이라는 올림픽도 예전 같지 않았다. 가족들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고, 메달 소식에 환호성을 내지르던 시절은 이미 갔다. 글쎄, 우리 집만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올림픽엔 가족들과 같이 경기를 응원한 기억이 전혀 없으니 말이다. 금메달 소식도 심상하고 안타까운 탈락도 그리 아쉽지 않다. 까짓것, 최선을 다했으면 됐지. 꼭 메달을 따야 맛이야? 우리도 이제 메달 빛깔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만큼 살 만하게 된 것일까. 개인의 영광을 굳이 나라의 그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만큼 국민 의식이 성큼 자란 셈인가. 골프와 대중 언제 개막하고 언제 폐막했는지도 모르고 끝난 리우올림픽의 정점은 박인비가 찍은 듯하다. 11.. 2021. 9. 28.
텃밭을 걷으며 버려진 밭에서 자란 마지막 열매를 거두다 텃밭 이야기를 한 게 지난 7월 초순이다. 게으름을 피우며 간신히 밭을 가꾸어 가면서도 그 손바닥만 한 텃밭이 우리에게 주는 게 어찌 고추나 가지 열매에 그치겠냐고 방정깨나 떨었다. 그게 빌미가 되었던가 보았다.[관련 글 : 텃밭 농사, 그걸 기름값으로 환산할 순 없다] 날씨는 끔찍하게 더웠고, 움직이는 게 힘겹던 시기여서 잔뜩 게으름을 피우다가 보름쯤 뒤에 들렀더니 텃밭 작물들은 거의 빈사 상태였다. 고추도 가지도 바짝 말라 쪼그라들고 있었으므로 아내는 탈기를 했다. “그렇게 나 몰라라 하고 내던져 뒀는데 무슨 농사가 되겠우? 올핸 글렀으니 내년에 어째 보든지…….” 물 구경을 못 한 고추는 자라다 만데다 병충해까지 꾀었다. 익은 것과 성한 것들만 따서 거두어 .. 2021. 9. 27.
갱년기, ‘질병 혹은 죽음과 친해지기’? 마침내 겪는 갱년기, 질병과도 친해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좀 ‘복잡한 인간’이다. 쓸데없는 망상도 잦은 편이고, 어떤 문제를 골똘하게 고민하는 데는 이력이 났다. 매사에 다분히 회의적이거나 냉소적인 면도 없잖아 있다. 돈키호테보다는 햄릿에 가깝고 낙관보다는 비관에 더 익숙하다. 감정의 기복도 적지 않다. 전입 2년차, 익숙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쩐지 학년 초부터 기분이 마뜩치 않을 때가 많았다. 새로 만난 아이들과 낯을 익히는 가운데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4월에는 월요병이라 할 만한 증세가 느껴졌다. 월요일마다 날이 흐렸고, 종일 기분이 울적했다. 날씨 탓인가 하면서 몇 달을 지냈다. 매사가 심드렁하게만 느껴지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지만, 유독 올핸 그게 심했다. 머릿속에 어떤 그림을 그리는 순간.. 2021. 9. 26.
사드 반대 세 번째 집회, 모인 이 적다고 뜻도 작을까 어제(24일) 오후 4시부터 세 번째 ‘사드 배치 반대 구미 촛불문화제’가 집회가 ‘촛불’ 없이 역전 광장에서 열렸다. 웬 촛불문화제를 대낮에 한담, 하면서 나갔더니 예상대로 집회 장소는 썰렁했다. 참여연대 대표를 만나서 왜 시간을 대낮으로 바꿨냐니까 글쎄 말예요, 하고 그는 싱긋 웃었다. 주말 한낮에 열린 세 번째 촛불문화제 첫 집회[관련 기사 : ‘구미맘(mom)’들이 밝힌 사드(THAAD) 반대 촛불] 끝에 예고했던 두 번째 집회가 9월 10일에서 9일로 하루 앞당겨지는 걸 나만 몰랐던 모양이다. 집회를 꾸리는 단체 소속도 아니었고 참여자들의 밴드에도 들어가지 않은 데다가 굳이 날짜도 확인하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9일 밤늦게야 퍼뜩 떠오르는 느낌이 예사롭지 않아서 구미참여연대 페이스북으로 들어가 보.. 2021. 9. 25.
‘미디어 포커스’, 혹은 KBS(고봉순)의 운명? 이명박 정부에서 공영방송 의 향방 ‘국민의 방송’에서 ‘권력의 방송’으로? KBS가 심상찮다. 몇 개의 그림이 있다. 이른바 ‘방송장악 시나리오’와 그에 따른 사장의 교체, 대차게(!) 싸울 듯하다가 꼬리를 내려 버린 노조 같지 않은 노동조합이 첫 번째 그림이다. 교체된 사장단에서 내린 첫 인사발령에 대한 내부 구성원의 반발과 저항이 두 번째 그림이다. 마지막 그림은 그 와중에 이른바 ‘조계사 앞 식칼 테러’와 ‘2MB의 사위 조 아무개 씨의 주가조작 수사’ 관련 소식, 국제중 설립계획과 관련된 문제점 등이 9시 뉴스에서 사라져 버린 것이다. ‘배는 까마귀가 날아오른 뒤 떨어지는’ 법이다. 이 정도의 퍼줄 맞추기는 초딩도 할 수 있다. 이 그림들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장 달콤한(?) 시나리오는 노.. 2021. 9. 24.
성냥공장 떠난 동네, ‘성냥 마을’로 되살아났다 [의성 성냥 마을 기행]성냥공장 대표 기증 재산으로 마을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된다 지난 16일, 의성의 ‘성냥 마을’을 다녀왔다. 성냥 마을이란 경북 의성군 의성읍 도동리, 성광성냥 공장 주변 마을을 이르는 이름이다. 성광성냥 공장 이야기를 기사로 쓴 게 이태 전인 2019년 3월이다. 코로나19로 막혀 버린 2년여 동안 이 마을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관련 기사 : 딱 하나 남은 성냥공장, 이대로 보내야 할까요) 성냥공장 대표는 공장 터와 건물을 기증하고 떠났다 팔순을 넘긴 고령이었지만, 만났을 때 건강해 보였던 성광성냥의 손진국 대표는 이듬해인 2020년 2월에 세상을 떠났다. 국내에 하나 남은 성냥공장을 관광자원이든, 문화유산이든 활용되어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기를 바랐던 그는 공장 터.. 2021. 9. 23.
‘연예’ 기사 전성시대의 진보언론 와 의 경우 바야흐로 ‘연예’ 기사가 ‘대세’인 시대다. 그런 낌새는 일찌감치 시나브로 보이고 있었지만 이제 그게 ‘완전 둔감(!)’의 어리보기인 내 눈에도 뜨일 정도이니 더 이를 말이 없다. 물론 이는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두루 해당하는 이야기다. “포털 연예 기사 제목이 눈길을 끌어 들어갔더니 ‘민중의 소리’가 나오던데요?” 딸아이가 어느 날 그랬다. 그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네이버가 ‘민중의 소리’를 뉴스 검색 제휴 서비스에서 퇴출하는 등의 마찰이 빚어졌는데 이 마찰의 핵심은 ‘연예 기사’였다. 양쪽의 주장과 무관하게 진보 인터넷 언론을 지향하는 ‘민중의 소리’가 연예 기사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그뿐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인터넷 의 머리기사 정수리에 눈길을 끄는 연예.. 2021. 9. 23.
역시 ‘사람값’보다는 ‘집값’?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로도 집값은 지켜야 한다? 오늘자 에 “지적 장애인에 이사 강요한 주민들 ‘실형’”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수원지법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적 장애인 가족에게 이사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아파트 부녀회장과 노인회장에 대해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는 소식이다. 장애인 쫓아낸 아파트 자치회 간부 실형 기사에 따르면 이들 피고인이 장애인 가족에게 저지른 짓은 끔찍하다. 원고인 지적 장애인과 주민 사이에 폭행 사건이 있은 뒤부터 이들 가족을 찾아가 해당 장애인이 “알몸으로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는 등 주민들에게 위험이 되고 있다”라며 이사를 가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피고인들은 이들 장애인 가족에게 이사를 강요하고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불러주는 대로 각서를 받아쓰.. 2021.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