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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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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제사상 차리느라 아이들 밥상 걷어차냐” 구미 시민단체, 전면 무상급식 실시 요구해 ‘관철’… 남유진 시장 ‘내년부터 시행’ 약속 지난 5일 오전 10시 구미시청 현관에서 ‘초등 전면 무상급식 촉구 및 남유진 시장 규탄 구미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 기자회견’이 열렸다. 30여 명의 시민단체 대표, 정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구미시는 초등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전면 무상급식, 구미 등 3개 시만 빠졌다 뜬금없이 무상급식 얘기가 나온 까닭은 최근 구미시가 상주시, 문경시와 함께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전체 지원이 아닌 일부 지원으로 계획하고 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미 무상급식이 이뤄지고 있던 군 지역에 이어 2018년부터 다른 시 지역에서는 전면 무상급식이 예정돼 있는데 유독 구미시를 비롯한.. 2021. 12. 7.
카프 영화의 상징 김유영, 잊혀서 외로운 별로 남았다 구미 출신 사회주의 영화인 김유영 약전(略傳) 구미시 고아읍 원호리 원호초등학교 뒷담과 도로 사이의 공터에는 기념비 하나와 화강암 조형물이 몇 기가 세워져 있다. 길에 바투 붙어 있어도 행인이든 지나는 차량에서든 눈에 띄는 자리가 아니어서 거기 그런 기념물이 있다는 사실은 지역 주민들도 잘 모른다. 당연히 찾는 이들도 거의 없다. 카프 영화의 상징적 존재 김유영 기념비의 주인공은 원호리 출신의 영화인 김유영(金幽影, 본명 영득, 1908~1940)이다. 그는 “영화를 작가의 것이 아닌 민중의 것, 사회주의적 교화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시각”(김종원)으로 ‘무기로서의 예술론’을 견지한 카프(KAPF) 영화의 상징적 존재였다. 원호리에서 천석지기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구미 공립보통학교를 나와 대구 공립.. 2021. 12. 6.
한미FTA, ‘굴욕’과 ‘훈장’ 사이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타결 지난 3일, 한미FTA가 타결되었다. 타결의 내용은 보도된 대로다. 보수언론들은 ‘주고받은 협상’이었다고 물을 탔고 진보언론을 비롯한 일부 보수지들은 ‘이익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다분히 서로 다른 이 두 보도에서 객관적인 사실은 두 개다. 하나는 협상을 ‘주고받았다’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챙긴 이익’이 있다는 사실이다. 협상 결과, ‘굴욕’과 ‘훈장’ 사이 ‘이익의 균형’이란 이 협상의 당사국이 각각 챙긴 이익을 더하고 빼면 나오는 지극히 단순한 셈법이다. 물론 일부 내용은 단순히 계량화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크게 보아 이익의 과부족을 나누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도 같은 사안을 바라보는 두 시각의 거리는 이렇듯 너무 멀다. 이 거.. 2021. 12. 6.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미망인’과 ‘기다래지다’ 2017년 3분기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 주요 내용 국립국어원이 2017년 3분기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 주요 내용을 공지했다. 이번에 수정된 낱말은 모두 40개다. 표제어 추가가 4개, 표제어 수정이 1개, 품사 수정이 8개, 뜻풀이 추가(관용어 포함)가 5개, 표제어 수정이 2개, 표제어 삭제가 2개, 발음 수정이 18개 등이다. 관련 내용을 살펴본다. 1. 표제어 추가 일부 명사 앞에 붙어 ‘그것이 이미 된’ 또는 ‘그것을 이미 한’의 뜻을 더하는 ‘기(旣)’를 접미사로 표제어에 추가했다. 그리고 ‘노랫말을 고치거나 다시 짓다’는 뜻의 ‘개사(改詞)’와 ‘길어지다’는 뜻의 ‘기다래지다’도 추가했다. 지난 대선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에게 건네서 논란이 있었던 ‘이보십시오’도 표제어로.. 2021. 12. 6.
민중은 쫄지 않았다! [스케치] 한미FTA 원천무효! 대구경북민중대회 어제 오후 2시 30분부터 대구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2011 대구경북 민중대회’가 열렸다. ‘한미FTA 원천무효! 이명박 퇴진! 한나라당 해체!’를 외치는 이 집회에 지역의 시민조직과 함께 참여했다. 행진을 포함 3시간 남짓 베풀어진 대회의 이모저모를 스케치했다. # 단풍과 깃발 대구는 더위가 유명하지만 사실 추위도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그러나 경북 북부지방에 옮아와 살면서 대구가 ‘따뜻한 남쪽 지방’이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국채보상기념공원 주변에 단풍은 바야흐로 지고 있긴 했지만, 그 화사한 절정의 기품이 상기도 남아 있었다. 일찍 서리가 내리는 북부지방에서 흔히 보는 칙칙한 적갈색이 아니다. 아주 밝고 따뜻한 붉은 빛 단풍에 북부에서 온 촌사람들은 .. 2021. 12. 5.
44년, 초등학교 동기회 이야기 44년 전에 초등학교를 같이 다닌 동기회 지지난 주엔 딸을 여의는 초등학교 동기의 ‘잔치’에 다녀왔다. 우리 지역에선 경사는 모두 잔치라 부른다. 환갑, 진갑잔치에다 며느리를 맞거나 딸을 여의는(우리 지역에선 딸 시집보내는 일도 속되게 일러 ‘치운다’고 한다) 일은 모두 잔치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자취를 감추었지만, 한때는 환갑(회갑) 잔치는 온 동네 사람이 즐기는 잔치 중의 잔치였다. 우리가 흔히 ‘꼬꼬재배’라고 불렀던 전통 혼례가 벌여지는 날은 온 동네가 흥겨웠다. 어른들은 혼례가 열리는 집 마당에 일찌감치 좌정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 바짓가랑이 사이로 사모관대를 한 신랑이나 족두리를 쓴 신부를 훔쳐보느라 바빴다. 44년 묵은 초등 동기들과의 만남 그러나 세월 앞에서 ‘잔치’는 ‘결혼식’.. 2021. 12. 4.
[사진] 소성리, 2017년 겨울-“사드 뽑고 평화 심자” 소성리, 2017년 겨울 - “사드 뽑고 평화 심자” *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1000×667) 크기로 볼 수 있음. 2일 오후 3시부터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제6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 행동 집회가 열렸다. 지난 9월 7일 새벽,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추가 배치되고, 9월 16일에 제5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 행동이 열린 지 근 석 달 만이다. 추가 배치가 이루어지던 9월 6일 밤에 나는 대구의 무슨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고, 자정이 지나 새벽에 추가 배치가 완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작 집회에 참석하는 거로 사드 반대 투쟁을 지지하고 있었는데도 그 소식을 듣고 아주 맥이 빠져버렸다. 그래서만은 아닌데, 대목 밑 벌초가 끼이면서 나는 5차 집회에도 참석하지 .. 2021. 12. 3.
조선일보의 ‘한자 교육’ 타령, 이제 그만 좀 합시다 국어 능력의 저하, ‘한자 교육 중단’에서 찾을 일이 아니다 지난 11월 중순에 인터넷에서 기사 “‘무운을 빈다’… 이게 뭔 소리? 검색창이 난리 났다”를 읽었다. 부제는 “국어사전 명사 80%가 한자어… 한자 의무교육 중단 20년이 부른 풍경”이다. ‘한자어’니, ‘의무교육’이니 뻔한 레퍼토리여서 어떤 기사인지를 단박에 눈치챘다. 기사는 ‘한자를 모르는 젊은이들이 점차 늘면서 벌어지는 일’ 몇을 소개하면서 그게 다 ‘한글 전용’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젊은이들이 ‘무운(武運)’을 ‘운이 없음[무운(無運)]’으로 이해하고,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9연패(連霸)’ 기사를 두고 댓글에 ‘우승했는데 연승이 아니고, 연패라고 하느냐’는 질문을 이어갔다는 얘기다. 원인은 정말 ‘한자’를 안 배워서일까 문제가 .. 2021. 12. 2.
겨울나기, 추억과 현실 사이 겨울나기의 추억과 현실 아침에 TV를 켰더니 웬 ‘창호지’ 이야기다. 아마 재방송인 듯했는데, 란 프로그램이다. 부제가 다. 교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같았는데, 전통 가옥의 겨울나기 준비의 하나인 ‘창호 바르기’를 다루고 있다. 전남 보성의 어느 시골 마을이다. 그만한 규모의 한옥에서 창호지를 새로 바르는 등 겨울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불 속에 몸을 묻고 아내와 함께 눈을 TV에다 주고 수작을 주고받았다. 아내는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면서 아이고 추워라, 보기만 해도 춥네, 한다. 예부터 ‘창호 바르는 날은 덥고, 이불 하는 날은 춥다’라고 했다고 한다. 겨울이 들기 전에 문을 새로 발랐던 것은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였으니 말이다. TV 속의 곱게 늙은 칠순의 안노인은 두툼한 책을 꺼내 펼친다... 2021. 12. 2.
그 노래에 담긴 건 피로 얼룩진 ‘역사와 진실’이다 이명박 정부의 새 ‘오월의 노래’ 제정 논란과 임을 위한 행진곡 보훈처, 새 ‘오월의 노래’를 제정한다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진보 진영의 집회와 시위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민중의례’에서 절정을 이룬다. 그것은 그 노래의 역사성과 노랫말에 어린 격정과 비장미가 참가자들의 마음을 격동케 해 주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통하여 사람들은 5·18 민중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으면서 개인적 자아를 역사적 자아로 상승시키는 심리적 체험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5·18 공식 추모곡’의 지위를 잃을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보도(경향신문 12월 1일 자)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 광주 민주화 항쟁 30주년을 맞아 5·18 기념식장에서 부를 ‘5월의 노래’를 만들기로 했기 때문”.. 2021. 12. 1.
파시(罷市), 수능 이후의 학교 풍경 수능 이후의 학교 수능이 끝나고 난 학교는 일종의 파시(罷市) 같다. 반드시 그래서 그렇지는 않을 텐데, 학교는 일종의 공황상태에 빠진 듯한 분위기다. 한 치 오차도 없이 아귀를 맞추어 돌아가던 톱니바퀴의 움직임이 일순 멎어버린 것과도 같은 고즈넉함이 교정에 가득한 것이다. 졸업반 아이들에게 예전의 활기를 찾기는 어렵다. 누가 무어라 한 것도 아닌데도 아이들은 저지레한 아이들처럼 맥을 놓고 있다. 아이들은 인생을 다 살아버린 듯한 표정으로 가만가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교정을 조심스레 오가고 있다. 이들의 등교가 늦어지면서 출근길의 교문 주변도 쓸쓸해졌다. 더불어 연일 짙은 안개가 교정에 자욱하다. 성큼 겨울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교정의 잎 벗은 나무들 사이로 하나둘 등교하는 졸업반 아이들의 모습도 쓸쓸.. 2021. 11. 30.
대구·경북 촛불 - 꺼뜨릴까, 키울까 2016년 대구에서 밝힌 촛불집회 지난 25일엔 구미역 광장에서 금요일마다 밝히는 촛불집회에, 다음날인 26일에는 대구 중앙로에서 펼치는 촛불집회에 각각 나갔다. 서울의 백만 촛불에 한 번 더 동참하고 싶었지만 오가는 일을 비롯하여 상황이 녹록지 않아 대구로 발길을 돌린 것이었다. 구미엔 날씨가 꽤 추웠는데도 100명이 넘게 모였다. 수천, 수만 단위의 촛불이 일상적인 상황이니 100명이라면 시뻐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중 집회가 드문 이 도시에서 이 정도 숫자만으로도 모인 이들의 열기나 마음을 헤아리기는 충분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남자 고교생과 여자 초등학생의 이야기에 참가자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 주었다. 26일 오후에 기차를 타고 대구로 갔다. 역에서 후배 교사와 만나 집회 장소로 가는데, .. 2021.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