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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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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체벌 허용? ‘묘수’보다 ‘원칙’이 필요하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간접체벌’ 허용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확정에 부쳐 교육과학기술부가 ‘간접체벌’을 허용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했다. 이 개정안에는 ‘학교장이 학칙을 통해 학생의 권리 행사 범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갈 길이 어지러워지고 바빠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개정안에 대한 진보 성향 교육감과 해당 시도 교육청에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진행 중인 ‘학생인권조례’와 ‘체벌 전면 금지’ 지침은 수정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시행령은 시도 교육청의 조례나 지침보다 상위 법령이다. 따라서 이 시행령 개정안은 지금까지 진행된 시도 교육청의 계획은 송두리째 뒤흔드는 것이다. 개정안은 신체와 도구를 이용한 직접적 체.. 2022. 1. 18.
아이들은 왜 점점 작아져 갈까 아이들은 점점 어려지는 것 같다 아이들을 가르친 세월이 제법 되었다. 20년쯤을 넘기니까 젊을 때는 젊어서, 바쁠 때는 바빠서 눈에 뵈지 않던 것들이 수월찮게 눈에 들어온다. 초임 시절에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유독 눈에 더 띄곤 했는데 어느 날부터 그런 경계가 흐려지더니 그것과 무관하게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게 말하자면 ‘연륜’인지 모르겠다. 새삼 눈에 밟히는 것 중 하나가 해마다 아이들은 점점 어려진다는 점이다. 특히 고등학생과는 달리 중학생은 그 변화가 두드러진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들은 여전히 초등학생이다. 고등학교 근무를 하다 중학교 1학년을 맡았던 후배 교사의 얘기다. 점심시간인데 아이들이 식당에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갔더니 아이들은 교실을 지키고.. 2022. 1. 17.
군위 한밤마을의 돌담길 경북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아름다운 돌담길 군위의 지보사를 돌아 나와 한밤마을로 향하는 길은 의성군 금성면을 지나게 된다. 행정 명칭이야 금성(金城)이지만, 사람들에게는 탑리(塔里)로 더 잘 알려진 고장이다. 안동 조탑리(造塔里)처럼 이곳도 탑을 중심에 두고 땅이름을 지어 부른 듯하다. 조탑리의 탑이 전탑(塼塔)인 대신 이 마을의 탑은 모전(摸塼) 석탑이다. 사진이나 한 장 찍자고 들렀는데 아뿔싸, 탑은 바야흐로 보수 중이었다. 보수용 비계(飛階) 안에 갇힌 탑의 모습 몇 장을 사진기에 담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군위군 부계면에는 이른바 ‘제2 석굴암’으로 알려진 삼존석굴(국보 제109호)과 통일신라 유물인 대율사 석불입상(보물 제988호)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찾는 곳은 대율리(大栗里), 일제.. 2022. 1. 16.
팔공산 골짜기에서 ‘철 이른 봄’을 만나다 물줄기를 다잡은 왕실 원당, 파계사(把溪寺) 옛 친구들과의 모임에 다녀오는 길에 팔공산 파계사(把溪寺)에 들렀다. 파계사는 804년(애장왕 5) 심지(心地) 왕사가 창건한 절로 인근 본사인 동화사(桐華寺)의 말사다. 계율을 따라 수행하는 납자(衲子)들의 도량이니 그럴 리 없건만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중생들은 ‘파계(破戒)’를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파계는 ‘잡을 파(把), 시내 계(溪)’의 파계니, 아홉 갈래나 되는, 절 좌우의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따라 땅의 기운이 흘러나가는 것을 방비한다는 의미다. 진동루(鎭洞樓)라는 이름 역시 골짜기‘동(洞)’의 지기를 눌러 준다[진(鎭]’는 뜻을 담고 있다. 누각 아래로 보이는 인공 못 은 바로 물줄기를 따라 흘러나온 기를 모으는 곳인 셈이다. 일주문을.. 2022. 1. 14.
[황남대총]신라 왕, 왕비와 함께 잠들다 국립경주박물관 관람 수명이 고작 100년에 못 미치는 인간에게 있어서 천 년쯤의 시간은 일종의 불가사의일지도 모른다. 더구나 그것이 단순히 100년이 열 번 되풀이된 단순 산술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역사의 누적임에랴. 인류의 역사 연구로 누천년에 걸친 역사의 속살까지 엿볼 수 있게 되었지만, 고대의 시간을 경험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1천5백 년 전 서라벌, 황금의 나라의 고분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물론 그것은 실제 무덤이 아니라, 거기서 출토된 유물로 재현한 공간이었다. 우리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베풀어지고 있는 ‘신라능묘 특별전 1 황남대총 신라 왕, 왕비와 함께 잠들다’(2010.12.10.~2011.2.6.)를 관람한 것이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 그 전날 밤을 감.. 2022. 1. 13.
“살아남으려면 변해야 한다”던 정용진의 ‘멸공’ 타령 여전히 ‘멸공의 시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콩”으로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를 두고 한 진보지의 사회부장은 11일 자 칼럼에서 “세습으로 취업하는 재벌 3세가 관종을 ‘부캐’에서 ‘본캐’로 삼았다”라고 직격하면서 “짜증은 시민과 주주 몫, 뒤치다꺼리는 신세계 직원 몫”이라고 썼다. 별로 유쾌하지 않은 가십류의 뉴스에 더 보탤 것은 없지만, 글을 쓰는 것은 시민으로서 가누어야 할 ‘짜증’ 때문이다. 앞의 기자는 “멸공의 횃불을 높이 든 1968년생 재벌 3세 부회장이 이런 유치한 글을 인스타그램에 쓰고 있다”라고 하며 혀를 찼다. 그런데 삼성의 방계로 재벌 반열에 든 이 ‘젊지 않은’ 기업인이 벌이는 ‘놀이’에 유력 대통령 후보가 동참하고, 같은 정.. 2022. 1. 11.
국어 교사들의 ‘교정 본능’ 숨길 수 없는 ‘교정 본능’! 아이들은 국어 교사에게 편지 쓰기를 두려워한다. 제 글에서 흠이 잡힐까 저어해서다. 편지 끝에 이런저런 변명을 붙이는 게 그래서다. 그러나 편지를 주고받는 이들은 사연을 나누지 거기 쓰인 글의 흠을 찾고 지적하지 않는다. 국어 교사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국어 교사의 눈은 아무래도 꽤 깐깐하다. 흔히들 말하는 ‘직업의식’ 탓일까. 출판물에서도 오탈자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어떤 글이든 맞춤법에 어긋나거나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은 도드라져 보인다. 그런 허술한 글을 읽을 때는 뜻을 새기면서 한편으로는 잘못을 하나하나 가려내곤 한다. 아는 편집자가 그랬다. 인터넷에서 댓글을 달면서도 교정을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숨길 수 없는 ‘교정 본능’이다. 가끔 아이들이 받아주는 이른.. 2022. 1. 11.
그래, 우리는 소비도 ‘이념적’으로 한다 신세계그룹 정용진의 질문에 부쳐 ‘이마트 피자’' 사건 이래 9년이 지났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유통업계에도 괄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이른바 ‘꺾기와 후려치기’로 획득한 가격 경쟁력으로 영세 상권을 잠식해 온 대형 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올 2분기에 창사 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 말이다. 이른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에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이마트 쪽은 일시적 실적 부진이라며 표정을 관리하고 있지만, 그게 만만하게 볼 만한 수준은 아닌 모양이다. 쿠팡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 힘겨운 출혈경쟁을 벌이면서 이마트는 SSG닷컴을 통해 새벽 배송 시장에도 뛰어들었고, 이마트24와 삐에로쇼핑, 스타필드 등에도 적잖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이들이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기는 어.. 2022. 1. 10.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 15년, 그리고 글쓰기 시민기자 15년과 나의 글쓰기 2006년 12월 첫 기사, 그리고 15년 에 첫 기사를 쓴 때가 2006년 12월이다. 2004년, 노동조합 전임으로 일하다가 학교로 돌아온 그해 나는 담배를 끊었다. 조직 활동에서 놓이면서 그간 늘 모자라기만 했던 시간이 여유로워지기 시작했다. 수업하고 쉬는 시간, 흡연에 쫓기던 생활이 끝났고, 나는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다음 수업 교안을 들여다볼 수도 있었다. 어느 날 그렇게 다가온 넉넉한 시간을 견디는 방법으로 나는 그 무렵 장만한 디지털카메라로 주변의 절집과 정자를 찾아다녔고, 곁들여 그 답사기를 끄적이기 시작했다. 쓴 글은 쟁여 놓기 위해서 블로그를 연 것도 그 무렵이다. [관련 글 : 나의 블로그 편력기] 블로그는 ‘다음’에서 처음 열었으나 천리안의 ‘애플’에.. 2022. 1. 10.
연초 일간지 만평(漫評) 둘러보기 만평(漫評)은 말 그대로 ‘질펀한[만(漫)] 품평[평(評)]’이다. 그것은 대상에 대한 삐딱한 눈길과 비웃음, 조롱, 익살스러운 모방, 반어 등의 방법을 통해 특정 시기 한 사회의 모순과 불합리를 고발한다. 그것은 단 한 컷의 그림으로 독자의 감성에 호소한다. 신문 만평이 그 걸쭉한 풍자성으로 신문의 인상적인 단면으로 떠오른 것은 새 신문, 의 ‘한겨레 그림판’부터가 아닌가 한다. 그 이전에 신문 만평이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박재동의 만평은 이전과 달리 간단한 대사를 과감하게 썼고, 당대의 권력자들을 캐리커처를 통해 저잣거리로 끌어내리면서 전 시대의 만평과 분명히 구분되었기 때문이다. 의 그림판은 현재 장봉군 화백이 맡고 있다. 그림은 잘 모르지만, 그의 그림은 터치는 좀 굵어 보인다. 의.. 2022. 1. 10.
“그러면 어때? 교육만 살리면 되지” 이명박 대통령 시대 교육 정책의 변화와 굴절될 서민들의 ‘희망’ 인수위 활동이 시작된 이래 그 당당한 발걸음은 가히 세상을 요동치게 하는 듯하다. ‘교육부 해체’로까지 표현된 교육 정책에 이르면 그것은 거의 ‘혁명전야’를 방불케 한다. 혁명? ‘혁명’이라면 가슴 설렐 이들이 많을지 모르지만 좀 냉정해지지 않으면 안 되겠다. 2008년 벽두를 흔들고 있는 이 혁명의 정체는 ‘왕후장상의 씨’ 운운하며 세상을 뒤엎은 그것과는 분명히 멀어 보이니 말이다. 1월 3일부터 5일까지 장봉군 화백이 그리는 그림판의 주제는 새 정권과 ‘인수위’의 ‘맹활약’으로 드러난 ‘교육 정책’이다. 첫날 그림에서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주체는 쥐띠해에 맞추어 쥐로 비유되고 새 정부의 교육 정책은 그들에게 투여될 주사제로 그려진다. .. 2022. 1. 9.
용연사(龍淵寺), 비슬산의 만산홍엽 용연사(龍淵寺)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옥포면 반송리 비슬산 자락에 있다. 그리고 거기 달성군 옥포면 너머 논공읍에는 이제 15개월째 이른바 ‘짬밥’을 먹고 있는 아들 녀석이 근무하고 있는 부대가 있다. 두 달만의 면회. 외출을 허락받은 아이와 함께 우리는 이 절집 아랫마을에서 곰탕과 산나물비빔밥을 먹었고, 절 구경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시간을 죽이기 위해 바야흐로 깊고 짙어진 만산홍엽(滿山紅葉)을 한번 휘 돌아볼 수 있었다. 그 기슭에 용연사를 품고 있는 비슬산(琵瑟山)은 내가 다녔던 중학교 교가(“비슬산 정기를 얼싸 누리고……”)에도 등장하는, 팔공산과 함께 대구의 진산(鎭山)격의 산이다. 그러나 높이나 산세가 비슷한데도 비슬산은 팔공산보다 훨씬 작은 산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팔공산이 대구 북부를 에.. 2022.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