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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여행, 그 떠남과 이름의 기록137

작가 김주영이 교직해 낸 민중생활사 ‘객주문학관’ 경북 청송군 진보면 소재 객주문학관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청송정원의 청보리밭 대신 객주문학관으로 6월 초 주말에 서울의 아들아이가 와서 어디 근처에 나들이라도 하자고 떠난 곳이 청송이었다. 아이들은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청송군 파천면 신기리의 ‘산소 카페 청송정원’을 찍었다. 청송정원은 청송군에서 파천면 용전천 일원에, 봄에는 청보리, 가을에는 백일홍을 심어 방문객을 맞이하는 전국 최대 규모인 약 4만 2천 평에 이르는 관광 단지란다. 내비게이션에 청송정원을 입력하고 기세 좋게 출발했는데, 막상 현지에 도착하니 청보리는커녕 시설들조차 죄다 비어 있었다. 확인해 보니, 6월 5일까지 개방한다던 청보리는 전날인 2일부터 수확하면서 베어진 것이었.. 2023. 6. 24.
‘동방 이학의 시조’ 정몽주, ‘단심가’와 ‘선죽교’로 기린 임고서원 정몽주를 기리는 영천시 임고면의 임고서원(臨皐書院)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영천시 임고면의 임고서원(臨皐書院)은 포은(圃隱) 정몽주(1337~1392)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명종 8년(1553)에 지방 유림의 공의로 정몽주의 덕행과 충절을 기리고자 임고면 고천리에 창건하였다. 1554년에 ‘임고’라 사액 되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03년(선조 36) 현재의 위치로 옮기고 이듬해에 사액을 다시 받았다. ‘동방 이학(理學)의 시조’ 정몽주, 선죽교와 단심가로 신화화 정몽주는 영천 임고 출신으로 고려 후기에 문하찬성사(정2품), 예문관제학 등을 역임한 문신이자 학자이다. 성리학에 뛰어난 신진사류(士類)로 스승인 목은 이.. 2023. 6. 19.
[시골 사람 서울 나들이 ⑧] ‘일제의 만행’ 지우고 되살린 ‘조선 제일의 법궁’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고궁 산책 ④ 고난의 근대사 간직한 ‘조선 제일의 법궁’ 경복궁(景福宮) 경복궁을 처음으로 찾은 건 1966년, 초등학교 4학년 때 6학년 언니들을 따라 수학여행을 갔을 때였을 것이다. 서울 수학여행을 6학년만으론 운영하기 어려웠던 시골 학교에선 형편이 괜찮은 4, 5학년들도 설득해서 데려갔는데, 나는 거기 낀 것이었다. 그러나 창경원 동물원에 갔었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있을 뿐, 내겐 경복궁이나 동물원에 관한 기억은 한 톨도 남아 있지 않다. 1974년 고3 여름방학 때 친구들과 서울로 갔을 때도 경복궁에 한 번쯤 들렀을 수도 있지만, 그 기억도 역시 가물가물하다. 서울에 어떤 연고도 없는 지방 사람이 상경하는 일은.. 2023. 6. 6.
[세계유산-한국의 서원] ⑦ 무성서원-‘유교적 향촌 문화’의 본보기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전라북도 정읍시 칠보면 원촌1길 무성서원(武城書院) 남북국시대 신라의 학자, 문장가, 관료인 최치원(857~?)을 기려 세운 무성서원은 전북 정읍시 칠보면에 원촌1길 44-12에 있다. 내장산 단풍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와 함께 무성서원을 찾은 건 2019년 11월 11일이었다. 점심을 먹고 서둘러 내장산을 떠났지만, 서원 앞 주차장에 차를 댈 때는 오후 2시가 가까웠다. 태산(옛 정읍) 태수를 지낸 최치원을 모신 무성서원 강수·설총과 함께 ‘신라 3대 문장가’로 꼽히는 최치원은 일찍이 13세 때 당나라에 유학한 지 7년 만에 과거에 급제하고, ‘황소의 난’(879) 때 ‘토황소격문’이라는 글을 지어 문명을 날린 이.. 2023. 5. 23.
‘영남루’, 촉석루와 함께 영남 제일의 아름다운 누각을 다투다 밀양 영남루(嶺南樓), 그 ‘야경’을 밀양팔경 제1경으로 올렸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밀양은 이런저런 사연으로 내게 친숙한 도시다. 입대를 앞둔 청춘의 어느 날, 아내와 함께한 짧은 여행으로 첫 인연을 맺은 이래, 한때 젊음의 열망을 함께 지폈던 벗이 거기 정착하게 되고 30년 전의 여제자가 거기 살고 있다는 사실 등으로 말미암아 밀양은 내 삶과 꽤 가까운 도시가 되었다. [관련 글 : 밀양, 2017년 11월] 스물에 처음 찾았던 밀양, 영남루는 그 40년 뒤에 만나다 그동안 여러 차례 밀양을 찾았었다. 시내 항일운동 테마 거리와 밀양 의열기념관을 찾아 약산 김원봉과 석정 윤세주 선생의 흔적을 더듬었고, 박차정 선생의 묘소와 김상윤, 최수.. 2023. 5. 13.
[세계유산-한국의 사원] ⑥ 돈암서원, 호서 지역의 산림과 예학의 산실 [세계유산-한국의 사원] ⑥ 충남 논산시 연산면 돈암서원(遯巖書院)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2019년 소수서원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돈암(遯巖)서원은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에 있다.(임3길 26-14). 일부러 찾지 않으면 들르기가 쉽지 않은 지방에 있는데도 돈암서원을 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아내와 내장산 단풍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서였다. 내장산 다녀오다 들른 논산의 돈암서원 2019년 11월 11일, 돌아오는 길에 정읍의 무성(武城)서원과 논산의 돈암서원을 들른다는 일정으로, 새벽밥을 먹고 길을 나서 내장산에 닿은 건 9시께였다. 오전에 내장산을 둘러본 다음, 점심을 먹고 무성서원을 거쳐 돈암서원에 닿으니 오후 4시가 .. 2023. 4. 10.
[세계유산-한국의 사원] ⑤ 도산서원, 퇴계의 위상과 명성을 상징하는 공간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도산서원(陶山書院) 경북 안동은 두말할 것 없이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의 고장이다. 이 고장이 이른바 영남 유림의 본거지가 된 건 퇴계와 그의 학문, 그의 문하들이 이룩한 성리학적 성취에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5백여 년이 지나서도 굳건한 그의 위상과 명성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도산서원(陶山書院)이 있다. 퇴계 생전의 도산서당, 사후 ‘서원’으로 이어지다 퇴계는 을사사화(1545) 이듬해 1546년(명종 1) 관직에서 물러나 귀향한 뒤 토계에은둔하면서 제자들을 가르쳤다. 물러날 ‘퇴’, 시냇물 ‘계’, ‘퇴계(退溪)’라는 호를 쓰게 된 게 이때부터다. 전국에서 제자들이 모여들자 1551년(명종 6)에는 계상서당을 지어 본격적으로 제자들 가르쳤고 이.. 2023. 3. 25.
[세계유산-한국의 서원]④ 남계서원, 서원 건축 배치의 ‘본보기’가 되다 경남 함양군 수동면 남계서원((灆溪書院)*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우리들 2장 1박이 함양이 고향인 군위의 미나리를 길라잡이 삼아 남계(灆溪)서원은 찾은 것은 2019년 10월 하순이다. 함양 여행은 내겐 2008년 1월에 이어 두 번째다. 50대 초반이었는데 두 벗과 함양의 화림동 계곡과 상림을 돌아본 여정을 함께했었다. 그때만 해도 남계서원은 우리의 답사 목록에 들어있지 않았었다. [관련 글 : 함양 상림(上林)에서 최치원을 생각한다 / 화림동 계곡에 으뜸 정자 ‘농월정(弄月亭)은 없다’] 소수, 문헌에 이은 세 번째 서원, 조선시대 명헌 정여창을 모신 첫 서원 가을날이 청명했는데 아뿔싸, 서원은 일부 공사 중이었다. 남계서원은 소수서원(154.. 2023. 3. 13.
[세계유산-한국의 서원] ③ 서원 건축의 백미 병산서원, 그리고 ‘만대루’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서원(屛山書院) 이른바 ‘놀 토(土)’였다. 병산으로 바람 쐬러 가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건넸더니 아내는 순순히 그러자고 한다. 사진을 찍어올 요량이어서 같이 가긴 하지만 순전히 ‘따로 놀 수밖에’ 없는 형편이란 게 맘에 걸린다. 분단장인지 꽃단장을 끝내고 집을 나선 건 얼추 오전 10시가 가까워서다. 시가지를 빠져나오는데 비로소 모처럼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언뜻 든다. 늘 옆에 그림처럼 마주 보며 살다 보니 그 부재(不在)에 대한 느낌이 새삼스럽다. 그렇다. 그게 부부 사이인 것이다. 병산서원(屛山書院)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에 있다. 하회마을로 들어가다 왼편 길로 꺾어 좁은 산길을 10여 분 달려야 한다. 갈림길 들머리 일부만이 포장되어 있을 뿐 나머지는 여전히 노선버.. 2023. 3. 12.
[세계유산–한국의 서원] ② 도동서원, ‘엄숙 정제의 예’를 실현한 서원의 전형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② 대구광역시  달성군 ‘도동(道東)서원’대구광역시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도동(道東)서원을 찾은 것은 2020년 5월 4일이다. 달성군은 1995년 대구광역시로 편입된 대구 남서부의 자치 군인데도 도동서원은 초행이었다. 중고교 시절에 달성군은 월배(당시엔 월배면, 지금은 달서구 월배동)나 화원유원지(화원읍)에 소풍을 다닐 만큼 인접한 동네였다. 그런데도 정작 이쪽으로 걸음이 뜸했던 이유는 달성군이 내 고향에서 대구를 거쳐서야 갈 수 있는 고장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예순 넘어 처음 찾은 도동서원 여러 차례 도동서원을 찾겠다고 해놓고도 늦어져 퇴직하고도 4년 만에야 아내와 함께 바람 쐬듯 도동서원을 찾았다. 경부고속도로를 .. 2023. 3. 9.
[시골 사람 서울 나들이 ⑦] 창덕궁, ‘후원’을 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고궁 산책 ③ 가장 ‘한국적인 궁궐’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昌德宮)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창덕궁을 찾은 건 덕수궁과 창경궁을 들르고 난 이듬해인 2019년 2월이다. 왜 그런지 알 수는 없지만, 내겐 서울의 고궁 가운데 가장 낯선 이름이 창덕궁이다. 창덕궁의 후원(後苑)인 ‘비원(祕苑)’은 알아도 창덕궁은 몰랐다. 아마 창덕궁보다 비원이라는 이름이 독립적으로 뉴스 같은 데 나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비원(祕苑)’으로 먼저 안 궁궐 창덕궁, 경복궁과 ‘양궐 체제’ 비원은 초등학교 수학여행 때 들렀을 것이지만, 나는 그걸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과거 무분별하게 전면 개방해 왔던 비원은 훼손이 심하여 1970년대 후반에 복원사업.. 2023. 1. 29.
[시골 사람 서울 나들이 ⑥] 창경궁, 한때 ‘원(苑)’이었던 궁궐, 왕실 가족사도 애잔하다 고궁 산책 ② 인현왕후와 장희빈,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가 살아 있는 창경궁(昌慶宮)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덕수궁을 나와 남대문시장에서 저녁을 먹고 창경궁 야간 개장 시간 7시에 맞추어 홍화문(弘化門) 앞에 닿았다. 뉴스로 고궁의 야간 개장 소식을 듣긴 했지만, 고궁을 밤에 찾게 되니 은근히 그 밤 풍경이 자못 기대됐다. 디에스엘아르(DSLR) 카메라를 준비했지만, 어두워지면 감도(ISO)를 높여서 찍으려고 플래시는 가져오지 않았다. 창경궁은 조선 왕조 9대 임금 성종이 1483년 창덕궁 동쪽에 세운 궁궐이다. 창경궁은 1418년 세종이 고려의 남경 이궁(離宮:예전에, 임금이 궁중 밖으로 나들이할 때 머무는 곳을 이르던 말) 터에 .. 2023.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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