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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동백꽃8

매화는 언제 피었나, ‘꽃 피는 때’ 맞추기는 참 어렵다 경남 양산시 원동 ‘매화 축제’ 시작 ‘하루 전’ 나들이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망설이던 봄나들이를 매화 구경으로 튼 것은 경남 양산시 원동면에서 열리는 ‘매화 축제’ 관련 기사를 읽고서였다. 축제는 9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데, 2개 주의 주말(9·10일, 16·17일)에는 특별열차까지 편성 운영한다는 거였다. 축제를 찾아 사람에 치이고 싶지 않아서 주말을 피해 가볼까 했지만 아뿔싸, 거기까지 가는 기차는 새벽에 1대, 그리고 오후에 두어 대가 있을 뿐이었다. 봄나들이로 경남 양산 원동의 매화를 찾다 고민 끝에 일단 토요일인 16일 9시 기차로 갔다가 3시 기차로 오는 표를 미리 샀다. 그런데, 원동 매화를 미리 보고 온 유튜버들이 올린 영.. 2024. 3. 10.
다가오는 ‘봄 기척’을 엿보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격년으로 하는 10월의 건강 검진 결과를 나는 내 ‘건강 이력’의 위기로 받아들였다. 여러 지표는 그 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공복혈당장애를 의심하게 한 혈당 수치가 문제였다. ‘100mg/dl 이하’라야 하는 공복 혈당 수치가 100을 상회한 것이었다. 단골 병원의 담당 의사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과일 등 당류의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매일 걷기를 시작했다. 한 달이나 운동을 늦춘 것은 그간 무릎이 아파서 운동을 시작할 엄두를 못 내서였다. 12월 한 달 중 다른 일로 빼먹은 날은 나흘뿐이었고 1월엔 설날이 끼어 있었지만 빼먹은 날이 사흘에 그쳤다. 실외 활동이 어려운 날은 집에서 자전거를 한.. 2023. 2. 23.
군산오름의 진지 동굴과 카멜리아 힐의 동백꽃 구경 [제주 여행] 3일 차(2022. 4. 20.) *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군산오름과 진지 동굴 여행 셋째 날의 목적지는 군산오름과 카멜리아 힐이었다. 오름으로 유일하게 군산오름에 가겠다고 한 이유는 단순했다. 2박 3일의 여정을 짜면서 나는 어떤 누리꾼의 추천을 2박 3일 여정을 참고했다. 별 고민 없이 2박 3일로 예약했지만, 여정을 짜면서 나는 제주도는 2박 3일이 아니라 20박 30일로도 성이 차지 않으리라는 걸 깨달았다. 예의 누리꾼은 “군산오름이 정상에서 서귀포 일대를 전부 조망할 수 있으며 북쪽으로는 한라산을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을 가지고 있는 오름으로 정상부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어 주차장에 내려 걷는 시간은 5분이면 충분하다”.. 2022. 5. 19.
문학기행 - 춘천 김유정 문학촌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 문학촌을 찾아서 춘천시 신동면에 있는 경춘선 신남역이 ‘김유정역’으로 바뀐 것은 2004년 12월이다. 길에다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꽤 오래된 일이지만, 역에다 작가의 이름이 붙은 것은 처음이다. 25일, 이 간이역을 찾았을 때 청기와를 얹은 전형적 형태의 이 조그만 역사는 흰색과 보라색으로 단장하고 얌전하게 서 있었다. 역이 있는 신동면 중리는 작가 김유정(1908~1937)의 고향, ‘실레마을’이다. 그가 태어나 자랐고, 20여 년간의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와 마지막 삶을 꾸린 곳이다. 그는 이 고향마을에서 실제로 목격한 일을 소설의 소재로 활용했고 작품 속 등장인물도 이곳에 실존했던 인물들이 많았다. 작가가 스스로 소개한 고향 마을의 모습은 이렇다. “강원도 산.. 2021. 5. 28.
봄, 새순과 꽃 봄꽃이 피지 않는다고 투덜대었더니 봄은 내 눈을 피해 일찌감치 주변에 이르러 있었던가 보다. 늘 교사 뒤편 산 중턱, 옥련지 주변의 매화와 수달래에만 눈길을 주고 있었으니 소리 없이 당도한 봄을 어찌 알았으랴! 며칠 전에 우연히 동네 뒤의 민둥산을 올랐더니 생강나무가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산수유인가 했더니 가지에 바투 붙은 수술 같은 노란 꽃의 생강나무였다. 인가로 내려가는 산 중턱엔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시가지에서 조금 떨어진 산 밑에 웅크린 학교 주변에 오는 봄이 더딘 것은 당연한 일! 내 눈에 뵈지 않는다고 오는 봄을, 피는 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제 조금씩 자리를 넓혀가는 쑥과 여린 새순을 틔워내고 있는 찔레가 싱그럽다. 교사 앞 화단에 선 동백나무는 이제 겨우 몇 송이의 꽃.. 2021. 3. 28.
보길도, 잃어버린 젊음과의 조우(遭遇) 18년 만에 다시 찾은 섬, 보길도 대저 여행의 묘미는 ‘떠남’에 있다. 그것은 일상과 그 책임으로부터, 삶과 일터의 갖가지 곡절과 그 완고한 도덕률로부터의 ‘이탈’이고 ‘격리’이다. 실명의 드러난 삶에서 익명의 숨겨진 삶으로의, 아주 자연스러운 자리바꿈이다. 차표를 사거나, 가방을 챙기고 승용차의 시동을 거는 순간, 낯익은 거리와 골목, 오래 알아 온 사람과 사람, 익숙한 의무와 책임으로부터 일탈이 시작되는 것이다. 열여덟 해 전에 그랬듯, 아내와 함께 나는 보길도를 향해 길을 떠났다. 낡은 승용차에 내비게이션을 달고 딸애의 배웅을 받으며 익숙한 도시를 빠져나오면서 아내는 얼마나 설레었을까. 보리암, 향일암, 선암사, 보성 차밭 같은 목적지들과는 달리 보길도는 아내는 물론이거니와 내게 각별한 추억의 섬.. 2019. 9. 20.
슬픈 섬, ‘잠들지 않는 남도’ 아이들의 수학여행으로 다시 찾은 제주 제주도에 닿은 것은 지난 4월 10일 늦은 오후였다. 1988년에 이은 두 번째 방문이었다. 공항은 좀 더 커진 듯했고, 예전과 달리 야자나무 가로수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관광버스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오며 나는 이 남도의 섬이 건너온 고단한 세월을, 그 시간 속에 켜켜이 서린 통한의 현대사를 떠올리며 옅은 비애를 느꼈다. 4·3항쟁 쉰아홉 돌이 꼭 일주일 전이었다. 나는 차창에 머리를 괴고 연도의 풍경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스쳐 가는 풍경 속에서 거기 사는 순박한 사람들의 삶이 날것 그대로 손에 잡힐 듯 느껴졌다. 제주는 슬픈 섬이야, 나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 섬에서의 사흘 밤 나흘 낮을 나는 마치 오랜 세월 고향을 떠났다가 막 돌아온.. 2019. 9. 9.
[사진] 광화문으로 온 4·3, 동백꽃 제주 4.3 70주년 국민문화제 ‘70년, 끝나지 않는 노래’ 4·3과 동백꽃, 광화문으로 오다 지난 주말(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주4·3 70주년 국민문화제 ‘70년, 끝나지 않는 노래’가 베풀어졌다. 꽃샘추위 때문이었는지 우리 지역에서 전세 버스 편으로 현장에 간 이들은 모두 10여 명에 지나지 않았다. 오후 내내 느슨하게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는 사진을 찍으며 행사장을 둘러보았다. 추위에 몸을 움츠리면서도 사람들은 각종 단체가 운영하는 부스를 찾아 4·3을 기억하고 기렸다. 입성이 시원찮아서 추위를 견디기 어려웠고, 예정에 없던 만남 때문에 나는 역사박물관의 4·3특별전을 관람한 뒤 현장을 떠났다. 행사는 밤 8시, ‘평화콘서트’까지 무사히 치러지고 막을 내렸다고 한다. 2000년 특별법 .. 2019.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