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하게 무르익는 봄꽃
[사진] 꽃사과, 배꽃, 조팝꽃, 복사꽃, 동백꽃, 꽃다지, 그리고 모과꽃까지*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본격적으로 배꽃과 복사꽃이 무르익고 있다. 군데군데 핀 조팝꽃이 소박하게 빛나는 동네를 거닐면서 이제 봄이 완연하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한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조금씩 가벼워지고, 성급한 아이들은 반바지에 반소매 셔츠 바람으로 골목을 누빈다. 아닌 게 아니라, 오후 4시께 초등학교 운동장을 맨발로 걸을 때마다 반소매 셔츠를 그리워하지만, 다음날에도 여전히 긴소매 셔츠를 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일교차 때문인데, 아이들에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어른들은 아무래도 그게 쉽지 않은 것이다. 꽃사과, 배꽃, 조팝꽃과 동백꽃은 동네에서 찍었고, ..
2025. 4. 9.
보길도, 잃어버린 젊음과의 조우(遭遇)
18년 만에 다시 찾은 섬, 보길도 대저 여행의 묘미는 ‘떠남’에 있다. 그것은 일상과 그 책임으로부터, 삶과 일터의 갖가지 곡절과 그 완고한 도덕률로부터의 ‘이탈’이고 ‘격리’이다. 실명의 드러난 삶에서 익명의 숨겨진 삶으로의, 아주 자연스러운 자리바꿈이다. 차표를 사거나, 가방을 챙기고 승용차의 시동을 거는 순간, 낯익은 거리와 골목, 오래 알아 온 사람과 사람, 익숙한 의무와 책임으로부터 일탈이 시작되는 것이다. 열여덟 해 전에 그랬듯, 아내와 함께 나는 보길도를 향해 길을 떠났다. 낡은 승용차에 내비게이션을 달고 딸애의 배웅을 받으며 익숙한 도시를 빠져나오면서 아내는 얼마나 설레었을까. 보리암, 향일암, 선암사, 보성 차밭 같은 목적지들과는 달리 보길도는 아내는 물론이거니와 내게 각별한 추억의 섬..
2019.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