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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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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한국의 서원]④ 남계서원, 서원 건축 배치의 ‘본보기’가 되다 경남 함양군 수동면 남계서원((灆溪書院)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우리들 2장 1박이 함양이 고향인 군위의 미나리를 길라잡이 삼아 남계(灆溪)서원은 찾은 것은 2019년 10월 하순이다. 함양 여행은 내겐 2008년 1월에 이어 두 번째다. 50대 초반이었는데 두 벗과 함양의 화림동 계곡과 상림을 돌아본 여정을 함께했었다. 그때만 해도 남계서원은 우리의 답사 목록에 들어있지 않았었다. [관련 글 : 함양 상림(上林)에서 최치원을 생각한다 / 화림동 계곡에 으뜸 정자 ‘농월정(弄月亭)은 없다’] 소수, 문헌에 이은 세 번째 서원, 조선시대 명헌 정여창을 모신 첫 서원 가을날이 청명했는데 아뿔싸, 서원은 일부 공사 중이었다. 남계서원은 소수서원(1.. 2023. 3. 13.
[세계유산-한국의 서원] ③ 서원 건축의 백미 병산서원, 그리고 ‘만대루’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서원(屛山書院) 이른바 ‘놀 토(土)’였다. 병산으로 바람 쐬러 가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건넸더니 아내는 순순히 그러자고 한다. 사진을 찍어올 요량이어서 같이 가긴 하지만 순전히 ‘따로 놀 수밖에’ 없는 형편이란 게 맘에 걸린다. 분단장인지 꽃단장을 끝내고 집을 나선 건 얼추 오전 10시가 가까워서다. 시가지를 빠져나오는데 비로소 모처럼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언뜻 든다. 늘 옆에 그림처럼 마주 보며 살다 보니 그 부재(不在)에 대한 느낌이 새삼스럽다. 그렇다. 그게 부부 사이인 것이다. 병산서원(屛山書院)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에 있다. 하회마을로 들어가다 왼편 길로 꺾어 좁은 산길을 10여 분 달려야 한다. 갈림길 들머리 일부만이 포장되어 있을 뿐 나머지는 여전히 노선버.. 2023. 3. 12.
[세계유산–한국의 서원] ② 도동서원, ‘엄숙 정제의 예’를 실현한 서원의 전형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② 대구광역시 달성군 ‘도동(道東)서원’ 대구광역시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도동(道東)서원을 찾은 것은 2020년 5월 4일이다. 달성군은 1995년 대구광역시로 편입된 대구 남서부의 자치 군인데도 도동서원은 초행이었다. 중고교 시절에 달성군은 월배(당시엔 월배면, 지금은 달서구 월배동)나 화원유원지(화원읍)에 소풍을 다닐 만큼 인접한 동네였다. 그런데도 정작 이쪽으로 걸음이 뜸했던 이유는 달성군이 내 고향에서 대구를 거쳐서야 갈 수 있는 고장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예순 넘어 처음 찾은 도동서원 여러 차례 도동서원을 찾겠다고 해놓고도 늦어져 퇴직하고도 4년 만에야 아내와 함께 바람 쐬듯 도동서원을 찾았다. 경부고속도로를.. 2023. 3. 9.
‘세계 여성의 날’과 노회찬의 장미, 마거릿 생어와 낙태죄 논란 ‘세계 여성의 날’, 마거릿 생어, ‘어머니가 되지 않을 권리’ 주창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내일(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International Women’s Day)이다.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따위는 꼭꼭 챙기지만, 사람들은 정작 여성의 날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하긴 ‘여성의 날’을 알고 기리는 이는 과연 우리나라 전체 여성 가운데 얼마나 될까. ‘여성의 날’은 여성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업적을 범세계적으로 기리는 날이다. ‘여성의 날’은 자본주의 체제의 발전과 함께 변화한 여성들의 지위와 밀접히 연관된다. 산업혁명 이후의 사회변동에 따라 여성들은 가사노동 담당자에서 자본주의 체제 아래 노동자 계급의 일원으로 편입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새로운 사회체제는 남성보다 .. 2023. 3. 8.
구미·선산의 3·1운동 - 네 곳에서 만세를 외쳤다 구미·선산의 3·1운동 - 선산과 해평, 임은동과 진평동 시위 사람들은 제 고장을 무척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필요한 이해는 ‘맹탕’일 때가 많다. 특히 역사 쪽으로 가면 총론은 그나마 주워섬기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입을 닫을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그것은 우리가 역사의 중요한 장면을 국가 단위로만 배울 뿐, 향토사는 거기 곁들여진 몇 줄의 사실로만 익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지자체가 나름대로 지역사를 새로이 조명하기 시작했지만, 단시간의 노력으로 쉽사리 극복되는 문제가 아니다. 구미에서도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 만세 시위를 재현하는 등의 행사가 베풀어지긴 했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3·1운동이 1919년 3월부터 약 3개월가량 끊이지 않고.. 2023. 3. 2.
103돌 삼일절…219명 서훈, 백범 며느리 안미생도 국가보훈처 103주년(2022) 삼일절에 219명 독립유공자 포상 국가보훈처는 103주년 3·1절 계기로 김구 선생의 맏며느리 안미생 선생 등 219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했다. 이번 포상자는 건국훈장 84명, 건국포장 30명, 대통령 표창 105명이다. 건국훈장은 애국장 20, 애족장 64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은 23명이다. 이번 포상으로써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독립유공자로 포상된 분은 1949년 최초 포상 이래 건국훈장 11,590명, 건국포장 1,471명, 대통령 표창 4,224명 등 총 17,285(여성 567명)에 이른다. 해방 당시의 우리나라 인구는 2천5백만 정도였으니, 성인을 1천만으로 잡아도 해방된 지 7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포상받은 독립유공자가 2만이 되지 않는 상황은 참으로 아.. 2023. 2. 28.
[2023 텃밭 농사] ⑥ 겨울나기 끝낸 마늘, 부직포 이불을 걷어내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 2월 9일, 혼자 텃밭에 들러 마늘밭에 덮어둔 부직포 이불을 걷어냈다. 아내가 참고하여 구독하는 유튜브에서는 애당초 설을 쇠고 나서 바로 걷으면 된다고 하였지만, 우리는 망설였다. 음력으로 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아침에는 수은주가 곤두박질치곤 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홍산마늘, 74일 만에 햇볕을 보다 나는 마늘을 심은 의성의 장(張)에게 전화를 걸어 어떠냐고 물었다. 그는 아직 여긴 추워서 당분간 더 지켜보아야겠다고 했고 우리는 망설이지 않고 그를 따랐다. 중순께 영상 10도까지 오르는 따뜻한 날씨가 며칠 이어지자, 나는 주간 일기예보를 챙겨보고 부직포를 걷어도 되겠다고 판단했다. 걷고 나서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 2023. 2. 26.
‘바다 같았던 사람’, 숲사람 김창환 선생 10주기에 ‘진심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마음을 나눈 사람’ 김창환 선생 23일 오전 11시 30분, 경북 안동시 안기동 천주교 공원묘지, 선생의 유택 앞에서 ‘숲사람 고 김창환 선생 10주기 추모식’이 베풀어졌다. 안동을 물론이거니와 대구와 경북의 각 시군에서 달려온 60여 명의 교사,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1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선생을 추모하며 세월의 덧없음을 되뇌었다. 당신의 ‘부드럽고 강한 힘’ 추모식에 온 이들은 저마다 다른 기억과 이미지로 선생을 떠올리겠지만, 그가 늘 ‘진심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마음을 나눈 사람’이라는 믿음과 교감을 공유한 이들이었다. ‘숲사람’으로 불리길 원한 선생은 “한 그루의 나무가 되라고 한다면 나는 산봉우리의 낙락장송보다 수많은 나무들이 합창하는 숲속에 서고 싶”다고 한 신영복 .. 2023. 2. 24.
[시골 사람 서울 나들이 ➇] 재벌 그룹의 ‘문화 자산’, 공공 차원 누리기 삼성문화재단의 리움미술관 관람(2022.5.6.)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특별히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순례하는 소양과 취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굳이 국립미술관을 두 군데를 굳이 찾은 것은 풍광 좋은 공원으로 나들이하는 것처럼 예술과 역사 탐방도 숨 쉬듯 가까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삼성의 리움, 정상급 사립미술관 이런 곳을 빼놓지 않고 섭렵한 벗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리움미술관을 서울 나들이 때 들러야 할 목록에 진작에 올려놓았었다. 마땅한 기회를 엿보다가 아들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리움미술관을 찾은 것은 지난해 5월 6일이다. 아들은 전날 들른 강화도와 다음날의 국립수목원 사이에 리움미술관을 예약해 두었다. 리움(L.. 2023. 2. 24.
다가오는 ‘봄 기척’을 엿보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격년으로 하는 10월의 건강 검진 결과를 나는 내 ‘건강 이력’의 위기로 받아들였다. 여러 지표는 그 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공복혈당장애를 의심하게 한 혈당 수치가 문제였다. ‘100mg/dl 이하’라야 하는 공복 혈당 수치가 100을 상회한 것이었다. 단골 병원의 담당 의사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과일 등 당류의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매일 걷기를 시작했다. 한 달이나 운동을 늦춘 것은 그간 무릎이 아파서 운동을 시작할 엄두를 못 내서였다. 12월 한 달 중 다른 일로 빼먹은 날은 나흘뿐이었고 1월엔 설날이 끼어 있었지만 빼먹은 날이 사흘에 그쳤다. 실외 활동이 어려운 날은 집에서 자전거를 한.. 2023. 2. 23.
[선산 톺아보기 ㉕] 복원한 읍성으로 쪼그라든 선산이 새로워졌다 선산 읍성(邑城) 낙남루(洛南樓)와 죽림사지 삼층석탑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구미 시내에서 고아읍을 거쳐 916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면 선산읍 어귀인 동부리 1호 광장 사거리에 이른다. 이 네거리에 복원한 옛 선산 읍성(邑城)의 남문과 문루인 낙남루(洛南樓)가 있다. 구미시에서 2002년부터 복원공사를 시작하여 2011년에 완공하였다. 2011년 복원한 선산읍성 남문(낙남루) 선산 읍성의 남문은 조선시대 선산 도호부와 선산군의 관문이었다. 선산 읍성은 고려 말 토성으로 쌓았다가 조선시대에 석성으로 고쳐 쌓았다. (1757∼1765)의 기록에 “선산 부사 조두수가 석축을 하였는데 둘레가 1천4백48척이고 높이가 9척이며 동서남북 4문이 있다”라.. 2023. 2. 19.
[선산 톺아보기 ㉔] 그 향교 앞 빗돌 주인은 ‘친일 부역자’가 되었다 선산읍 교리 선산향교와 일제의 작위와 은사금을 받은 친일 부역자 김사철의 빗돌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선산향교는 읍내에서 33번 국도를 타고 동부리를 지나 접어드는 교리 산등성이에 보이는 아파트 뒤쪽에 자리 잡고 있다. 골목길로 들어서면 산자락 비탈에 들어선 향교는 정문과 누각인 청아루만 보일 뿐인데, 그 물매가 자못 가팔라 다소 위압적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에 찾았을 땐 잠겨 있어서 허탕, 올해는 관리인의 배려로 돌아볼 수 있었다. 선산읍 비봉산 기슭의 선산향교 선산향교는 구미시 선산읍 비봉산 기슭에 ‘옥녀가 거문고를 타는 듯하다’는 이른바 옥녀탄금형(玉女彈琴形) 명당에 자리하고 있다. 물매가 급한 대지를 3단으로 조성하여 남북 축선 위에.. 2023.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