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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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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군부, 정권 사유화 기구 ‘국보위’ 설치 [역사 공부 ‘오늘’]1980년 5월 31일,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신군부, 정권 사유화 기구 국보위 설치하다 1980년 5월 31일, 광주항쟁을 유혈 진압한 전두환의 신군부는 12·12와 5·17 쿠데타로 탈취한 정치 권력을 사유화하기 위한 대통령 자문·보좌 기관으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약칭 국보위)를 설치했다. 내각을 장악하기 위한 임시 행정기구 국보위는 80년 10월 29일 폐지될 때까지 약 5개월간 정권의 정통성과 도덕성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최상위 권력 기구’로 존재하면서 초법적 지위를 누렸다. 이는 1980년 5월 초 전두환의 보안사령부가 시국 수습을 명분으로 기획한 ‘비상계엄 전국확대’·‘국회 해산’·‘국가 보위 비상기구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집권시나리오의 하나였다. 신군.. 2023. 5. 31.
지금, ‘익어가는 것들’과 ‘얼어붙고 있는 평화’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다시 6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꽃이 피고 진 자리에 돋아난 열매가 조금씩 형상을 갖추어가더니 어느새 몰라보게 튼실해졌다. 앵두와 호두, 사과와 석류, 모과, 살구 등이 그렇고, 오디와 포도도 몸을 추슬러 그 물결을 뒤따랐다. 감은 이제 겨우 꽃이 피었다가 지고 있다. 2023년 여름, 익어가는 것들 해마다 무심히 지나쳤던 앵두 열매를 바라보며, 그걸 ‘단순호치(丹脣皓齒:붉은 입술과 하얀 이)’라고 비유한 선인들의 안목을 환기하게 된다. 간밤에 내린 빗물에 씻긴 앵두의 윤이 나는 붉은빛은 매우 고혹적이다. ‘앵두 같은 입술’이니, 그 나무가 선 우물가에 ‘동네 처녀’가 바람나서 ‘단봇짐’을 쌌다는 대중가요가 전하는 19.. 2023. 5. 30.
[2023 텃밭 농사] ⑩ 마늘은 막바지, 고추·오이가 달리기 시작하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마늘 농사는 더 할 수 있는 게 없다 수확이 가까워지면서 병든 것인지조차 헷갈리는 마늘을 바라보는 마음은 좀 느슨해졌다. 한 달 전만 해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병충해를 잡을 것처럼 덤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영양제도 주고 방제도 권하는 만큼 했으니 이제 얼마나 거둘지는 하늘의 소관이라고 여기기로 했다. “까짓것, 하늘의 처분만 기다려야 할 것 같네. 안달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고…….” “그래요. 첫 농산데 그게 우리 맘대로 될 거라 보는 게 무리였어…….” 수확이 얼마 남지 않은 마늘은 줄기 부분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는데, 우리는 그게 잎마름병인지 .. 2023. 5. 29.
서른넷 풋내기였던 나, 학교에서 잘리다 1989년 전교조 대량해직 사태 …그 순수와 광기의 시대 단순 산술로 스물일곱 살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1988년을 겪었다. 그러나 그때 젖먹이였거나 어린애였던 이들에게 그 시절을 떠올리라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그때 열 살 전후였던 이들에게는 단편적으로나마 그 시절을 기억하는 게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런 뜻에서라면 서른일곱 살은 ‘1988년의 기억’, 그 상한이 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것 위주로 과거를 기억한다. 의식에 강하게 각인된 기억만 남기고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것은 보거나 들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다. 이른바 ‘선택적 기억’이다. 그러나 굳이 선택적 기억을 불러오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저마다 가진 기억의 층위는 다양하다. 1988년 열등반의 추억 1988년을 서울올림픽.. 2023. 5. 27.
‘분홍찔레’를 만나다 산책길에서 만난 분홍찔레, 10월까지 핀단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몇 해 전 한창 동네 뒷산인 북봉산을 오르내릴 때다. 날마다 눈에 띄는 풀꽃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그 이름을 하나씩 찾아내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나는 ‘관계의 확장’이라며 좀 주접을 떤 거 같다. 대상의 이름을 아는 게 ‘관계의 출발’이고, 그런 관계를 통하여 내 삶이 얼마간 확장되는 듯한 느낌이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관련 글 : 꽃과 나무 알기- 관계의 출발, 혹은 삶의 확장] 꽃과 나무를 새로 알게 되면서 삶은 좀 넉넉해진다 산을 오르며 하나씩 아는 꽃이나 나무를 더하게 되면서 내 삶이 풍성해지는 느낌을 받았고, 그런 관계를 ‘축복’이라고 여긴 것이다. 상호작용이 불가능한.. 2023. 5. 26.
집안의 고서 몇 권 …, 거기 남은 선친의 자취 인쇄본과 필사본 고서 몇 권, 그리고 아버지 베란다에 둔 내 서가의 맨 위 칸에 꽂아 놓은 묵은 ‘고서(古書)’을 꺼냈다. 1990년대 중반, 시골집을 팔고 어머니를 모셔 오면서 함께 꾸려온, 집안에 전해져 온 옛 책들이다. 가져와서 얼마나 오래된 책인가 싶어 한 번 훑어보고서 나는 얌전히 그걸 손이 닿지 않는 맨 위 칸에 들여놓아 버렸었다. 집안에 전해 온 고서 몇 권을 꺼내보다 고서엔 문외한이지만, 책들은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었고, 이른바 ‘희귀본’일 가능성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이사할 때마다 따로 묶어서 옮겨왔지만, 뒤적여 볼 일이 없을뿐더러 책의 키가 커서 제일 높은 칸에 ‘짱박아 놓은’ 것이었다. 창문에 가까운 쪽을 선택한 것은 혹시 습기 차 상할까 저어해서였다. 20년도 넘게 흘렀는데, .. 2023. 5. 24.
[세계유산-한국의 서원] ⑦ 무성서원-‘유교적 향촌 문화’의 본보기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전라북도 정읍시 칠보면 원촌1길 무성서원(武城書院) 남북국시대 신라의 학자, 문장가, 관료인 최치원(857~?)을 기려 세운 무성서원은 전북 정읍시 칠보면에 원촌1길 44-12에 있다. 내장산 단풍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와 함께 무성서원을 찾은 건 2019년 11월 11일이었다. 점심을 먹고 서둘러 내장산을 떠났지만, 서원 앞 주차장에 차를 댈 때는 오후 2시가 가까웠다. 태산(옛 정읍) 태수를 지낸 최치원을 모신 무성서원 강수·설총과 함께 ‘신라 3대 문장가’로 꼽히는 최치원은 일찍이 13세 때 당나라에 유학한 지 7년 만에 과거에 급제하고, ‘황소의 난’(879) 때 ‘토황소격문’이라는 글을 지어 문명을 날린 이.. 2023. 5. 23.
‘4·19혁명’과 ‘동학농민혁명’의 ‘기록물’, ‘세계기록유산’이 되었다 유네스코, ‘4·19혁명 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결정 ‘4·19혁명 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우리나라의 17·18번째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이 되었다. 지난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5.10.~5.24., Executive Board)에서 ‘4·19혁명 기록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UNESCO 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4·19혁명 기록물’은 1960년 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학생 주도의 민주화 운동에 대한 1,019점의 기록물이고,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1894년~1895년 조선에서 발생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185점의 기록물이다. 이 두 기.. 2023. 5. 22.
지산동 샛강의 수련(睡蓮)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수련(睡蓮)’, ‘연꽃’과는 다른 식물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구미시 지산동의 샛강생태공원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2012년에 구미에 들어와 살면서 처음 샛강을 찾을 때만 해도 샛강은 한적하고 외진 곳이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나 금오산 아래 못잖은 벚꽃 단지로 이름이 알려지고, 여름에는 온 강을 뒤덮는 연꽃 군락을 찾아 흙길로 된 둘레를 도는 시민들이 하나둘 늘기 시작하면서 주말엔 차 댈 자리가 모자랄 정도가 되었다.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수련 3년째 샛강의 벚꽃 행렬을 찍으면서 그 풍경이 같으면서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하긴 살아 있는 자연의 풍경이 어.. 2023. 5. 21.
⑧ 소만(小滿), 밭에선 보리가 익어가고 여름의 두 번째 절기 소만(小滿) 5월 21일(2024년도는 20일)은 여름의 두 번째 절기 소만이다. ‘작을 소(小), 찰 만(滿)’자를 써서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차다’는 뜻이다. 소만 즈음이면 더위가 시작되고 보리가 익어가며 부엉이가 울어 예기 시작한다. 모내기와 보리 수확 따위가 이어지는 농번기다. 에 ‘4월이라 맹하(孟夏) 소만(小滿) 절기로다.’라 노래했지만 사실 소만은 다른 절기에 비하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시기는 절대빈곤 시대의 아픈 상처 ‘보릿고개’[춘궁기(春窮期)]의 때다. 내남없이 지난해 추수한 양식은 바닥나고 올해 지은 보리농사는 미처 여물지 않은 상태 말이다. ‘보릿고개’와 자주감자 맥령기(麥嶺期)라고도 부른 이 어려운 시기는 특히 식량 수탈에 시달리던 일제 강.. 2023. 5. 20.
[오늘]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KAPF) 해산 [역사 공부 ‘오늘’]1935년 5월 20일, 카프 해산 1935년 5월 20일, 뚜렷한 목적의식을 강조하는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표방하며 활동해 오다가 일제의 탄압, 자체 내의 내분과 전향 등으로 휘청이던 사회주의 문학단체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이 자진 해산했다. 이날, 서기장 임화(1908~1953)가 동대문경찰서 고등계에 카프 해산을 신고함으로써 1925년 8월 결성되었던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은 역사 저편으로 사라졌다. 카프의 활동은 1931년과 1934년에 이어진 일제의 1·2차 검거를 통한 극심한 탄압으로 허물어지기 시작했고, 이어진 일제의 탄압과 조직 내부의 갈등으로 인한 조직원들의 전향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마침내 해체에 이른 것이었다. 사회주의혁명을 위한 문학가들의 실천단체로 결성된 조.. 2023. 5. 19.
[오늘] <민족일보> 폐간과 조용수 [역사 공부 ‘오늘’] 1961년 5월 19일, 진보 일간지 강제 폐간 1961년 오늘(5월 19일), 진보 성향의 일간지 가 강제 폐간되었다. 육군 소장 박정희가 이끈 5월 16일의 쿠데타 사흘 만이었다. 그것은 의 발행인 조용수와 논설위원 송지영을 비롯한 민족일보 관계자 열 사람을 구속한 다음 조치였다.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박정희는 ‘용공 분자 색출’이라는 이름으로 진보 인사들을 탄압하기 시작했고 정부의 대북 강경책과 노동자 탄압을 비판해 오던 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었다. 1961년 2월 13일, 우여곡절 끝에 창간된 이 진보지는 5월 19일 92호를 마지막으로 석 달여 만에 폐간되었다. 1961년 5월 19일, 강제 폐간 4월혁명 이듬해 는 진보정당의 재건과 대북 강경책의 허구를 국민에게 알리.. 2023.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