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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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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국(金鷄菊) 꽃밭에서 안동 낙동강변의 금계국 꽃밭 “안동엔 꽃이 많다.”라는 진술은 뜬금없을까. 지방자치제가 뿌리를 내리면서 모든 지방 자치단체가 시가지와 관내 일원을 아름답게 단장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니 말이다. 요즘 어디를 가도 연도는 꽃길이다. 철 따라 달라지는 꽃길을 가꾸는 것은 그 목적이 어디에 있든 좋은 일이다. 안동의 4월은 벚꽃으로 하얗게 빛나고, 5·6월은 금계국의 노란빛으로 부시다. 안동시는 꽃과 숲이 어우러진 ‘생태환경 도시’ 조성을 위해 2006년부터 금계국을 심기 시작해 첫해인 2006년에 97㎞, 지난해 100㎞, 올해 100㎞의 금계국 꽃길을 만들었다. 지난 5월 말부터 온 시가지와 도로가 금계국 노란 꽃으로 뒤덮여 있다. 짙은 녹색의 줄기 때문에 더 화사하게 두드러지는 노란 꽃의 행렬은 길마다.. 2021. 6. 13.
1989년 6월 12일, 그리고 20년 1989년 6월 12일-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 결성 스무 살, 성년이 된 '전교조' 알다시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5월 28일 자로 창립 스무 돌을 맞았다. 20년이라면 갓난아이가 성년이 되는 시간이니 이 스무 해의 의미는 각별하다고 할 수 있겠다. 20년의 절반, 그러니까 10년 만에 전교조는 합법화(1999.7.1.)되었으니 올해는 합법화 10돌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1989년이라면 좀 골치가 아픈 해였다. 그해 3월 25일에 문익환 목사의 전격 북한을 방문 이래 형성된 이른바 ‘공안정국’(요즘도 심심찮게 듣는 소리다.)의 한복판을 뚫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을 모토로 하는 참교육의 깃발을 올렸었다. 그날, 우리 지회(성주·칠곡)가 전세 낸 버스는 교사들을 가득 태운 채,.. 2021. 6. 12.
삶과 노래, 김운경 드라마의 파토스 극작가 김운경 드라마 이야기 은근히 기다렸다가 시청한 텔레비전 드라마의 한 장면이 남긴 여운이 꽤 오래 가슴에 남았다. 물론 얼마 전 소개한 김운경의 (JTBC)다. 작가 특유의 변죽만 울리며 지나가는 듯한 장면 가운데 몇 개의 컷이 남기는 쓸쓸한 여운이다. ‘에레나가 된 순희’, 김운경 드라마의 파토스 주인공 주변의, 이런저런 ‘지질하고 세속적이며, 더러는 교활하기도 한 갑남을녀’ 가운데 전직 형사 봉달호가 있다. ‘봉걸레’라는 별명이 암시하듯 이 전직 형사는 자신이 잡아들인 범인들의 뇌물도 마다치 않는 지저분한 인물이다. 그는 아내인 전직 소매치기 박양순과 함께 노래방을 운영하는데 ‘꽤 돈을 들인 시설인데도 홍보가 안 돼’ 장사가 시원찮다. 꾀죄죄하고 지질한 이 퇴출 형사 역을 맡은 배우는 안내상이다.. 2021. 6. 11.
장미, 장미, 장미 올해가 유난히 장미가 더 많이 피었다는 통계가 있을 리 없다. 곳곳에서 찔레꽃 구경이 어지럽던 어느 날부터 만개한 장미가 시야를 어지럽힌다. 걸어서 출근하는 길목마다 빨갛게 장미가 불타고 있었다. 피처럼 붉던 그 꽃잎들은 이제 바야흐로 시들기 시작한 듯하다. 어느 해에는 유난히 접시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어느 해인가는 찔레꽃이 지천이었다. 유난히 그 해에만 그 꽃을 더 많이 심었을 리는 없다. 다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가 유난스러운 것뿐이다. 어느 해는 접시꽃이, 어느 해는 찔레꽃이 유난스레 눈에 들어와 박혔을 뿐이다. 사진기를 들고 출근길 곳곳에 흐드러진 장미를 찍었다. 가정집 담 밖으로 늘어진 놈, 대문간 위를 빨갛게 물들인 놈, 찻길 옆의 언덕을 뒤덮은 놈, 언덕바지 축대에 늘어져 붉은 신호등과 .. 2021. 6. 11.
‘윈도우(window)’가 아니라 ‘윈도’다 로마자의 한글 표기에 대하여 오늘 에 ‘윈도우8 후속작이 윈도우9가 아닌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윈도우’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컴퓨터 운영체제를 이른다. 그러나 영자 ‘window’는 ‘윈도우’ 아닌 ‘윈도’로 써야 한다. 영어의 한글 표기에서 중모음 [ou]는 ‘오우’로 적지 않고 ‘오’로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note’를 ‘노우트’ 아닌 ‘노트’로 쓰는 것처럼 ‘window, shadow’도 ‘윈도, 섀도’로 적어야 한다. ‘boat, coat, draw, hello, low format’도 각각 ‘보트, 코트, 드로, 헬로, 로 포맷’ 등으로 적어야 한다. 이처럼 외래어를 적는 방법을 규정한 게 ‘외래어 표기법’이다. 신문 방송 등에서 외래어를 우리말로 적을 때는 .. 2021. 6. 10.
1천억 건물 비워놓고 기어이 ‘박정희 유물관’ 지어야 하나? ‘박정희 기념사업’ 뒷설거지는 민선 7기 시장·도지사의 몫 남북정상회담에 이어지는 북미회담이 모든 정치적 의제를 집어삼켰다곤 하지만, 일주일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는 시나브로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예상을 뒤집는 대구 경북에서의 정당별 지지도 추이에 유권자들은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실감한다. 그러나 6월 13일 투표는 예정대로 시행될 것이고 다음날이 밝기 전에 당락도 판가름 날 것이다. 어느 당의 누가 당선하든 7월 1일부터 이들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지방자치의 상당 부분은 이들의 손에서 결정되고 집행될 것이다. 파행의 박정희 기념사업, 뒷 설거지는 신임 단체장의 몫 새삼스레 지방선거 이후를 원론적으로 짚어보는 것은 새로 지방행정을 맡게 되는 이들에 의해서 전임자들이 남긴 사업이 어떻게든 마무리되고 정리될 .. 2021. 6. 10.
조중동 들여다보기 리얼 조중동(http://www.realcjd.net/)이 문을 열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연 이 사이트는 , , 의 왜곡 보도를 모았다. 이들 세 신문의 친일 행적은 물론 정치·경제·언론·통일 외교·교육·노동·광우병에 이르기까지 영역별 왜곡 보도를 망라하고 있다. 한때 운동으로 시작된 언론소비자 운동은 등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이 운동은 최근 광우병 쇠고기 정국에서 이들 보수언론이 보인 왜곡 보도에 분노한 누리꾼들에 의한 으로 발전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듯하다. 누리꾼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운동은 심상치 않다. 그간의 안티조선 등의 운동이 주로 제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면 최근의 움직임은 훨씬 대중화되고 보편화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는 듯하다. 쇠고기 관련 왜곡 보도가 결국 수구 언론들의.. 2021. 6. 10.
구미시, ‘새마을과’ 폐지할 때가 되었다 구미참여연대, 구미시 새마을과 폐지 요구 지난 5월 25일, 경상북도와 구미시는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새마을운동 제창 47주년을 맞이해 ‘새마을의 날’ 기념식을 열고, 새마을 운동의 지속적 추진을 다짐했다. 경상북도는 1973년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새마을과를 만든 광역자치단체고, 구미시는 87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새마을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자칭 ‘새마을 종주(宗主)도시’다. 구미참여연대, 구미시에 ‘새마을과 폐지’ 요구 나흘 뒤, 구미참여연대(공동대표 김찬 외, 아래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관이 주도하는 ‘새마을운동’은 개발독재 시대의 상징”이라며 구미시가 “‘새마을과’ 폐지로 시민자치의 새 모델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관 주도의 구미 새마을운동은 ‘정치적 필요에 따라 시대.. 2021. 6. 9.
<김대중 자서전>은 해외에 홍보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의 ‘오버’? 혹은 ‘정권 눈치 보기’ 이 땅에서는 작고한 전직 대통령의 영면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야기다. 한국문학번역원에서 내는 계간지에 실릴 예정이던 김 전 대통령의 자사전 소개 글이 원장의 지시로 게재되지 않았던 일이 있었다고 한다. 한국문학번역원(이하 번역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원장은 계간지 (현재 창간 위원이며, 숙명여대 교수를 지낸 저명 문학평론가 김주연(70) 씨다. 그는 “정치적·종교적 색채가 있는 책은 소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번역원의 규정”이라며 편집자문위원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이 기사를 삭제하게 했다는 것이다. 번역원에서는 영어·중국어판 계간지 를 발행한다. 그런데 지난 2010년 겨울호에 논픽션 소개 기사의 머리.. 2021. 6. 8.
내가 ‘행복’해야만 하는 이유 열 가지 이웃 동네 친구 미나리가 보내온 글 요즘은 어째 ‘행복’이 화두가 되어 있다. 6월을 주제로 쓴 글에 대해 ‘해를그리며’님이 단 댓글에 ‘행복하게’란 내용이 있었다. 그 답글에서 나는 ‘그래요, 행복하게’라고 썼는데, 왜 그랬을까, 공연히 코끝이 아려옴을 느꼈는데, 그게 시작이었다. 그것은 마치 무슨 예감처럼 내 일상의 한가운데로 뛰어 들어왔다. 두 번째 느낌은 학교 뒤의 숲을 거닐 때 찾아왔다. 숲의 청량한 공기 속에서 불현듯 행복하다고 느꼈는데, 순간 마치 거짓말처럼 격렬하게 목이 메어 왔었다. 나는 왜 그렇게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혔을까. ‘행복’이라는 그 주관적 감정은 어쩌면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내 설움이나 잊고 있었던 상실의 아픔을 상기시켜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왜냐고 묻지 않았는데, 이.. 2021. 6. 7.
‘막장’ 너머, 김운경 드라마 <유나의 거리> 김운경 작가의 드라마 텔레비전 드라마를 잘 안 본 지 꽤 되었다. 아마 2012년 ‘골든타임’(MBC)을 끝으로 나는 한동안 TV 드라마와 멀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가 ‘본방을 사수’하는 드라마 ‘참 좋은 시절’(KBS2)에 은근슬쩍 곁눈질을 시작한 게 얼마 전의 일이다. 이야기의 얼개나 전개가 다소 허술하다고 느끼면서도 거기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것은 아역, 성인 할 것 없이 출연 배우들이 제대로 구사하는 사투리 덕분이다. 진국의 경상도 사투리가 주는 생생한 사실감과 그것이 떠올려 주는 감정의 결이 예사롭지 않았던 까닭이다. 경상도 사투리의 참맛을 알게 해 준 경상도 사투리는 퉁명스러운데다 말끝이 짧아서 호남이나 충청도의 그것에 비기면 ‘여운’이라 할 만한 게 없는 편이다. 그런 경상도 사투리가 뜻.. 2021. 6. 5.
6·2 지방선거(2010), ‘민심과 선택’ 2010년 지방선거 이야기 지방선거일 아침은 여느 아침과 다르지 않았다. 임시 공휴일이어서 투표를 마치면 남아도는 시간이 쏠쏠하다는 것을 빼면 말이다. 우리 가족은 10시 반쯤에 인근의 투표소를 다녀왔다. 딸애 말마따나 ‘투표하지 않아도 도움이 될’ 노인들만 우글대고 있지 않은가 싶었는데 뜻밖에 투표소는 한산했다. 투표하러 온 유권자보다 작지 않은 공간에 종사자들 수가 훨씬 많았다. 한 번에 넉 장씩 두 차례나 투표지를 받아서 기표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이삼 분에 지나지 않았다.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펴 놓으니 기도 안 찼다. 정말 아무리 들여다봐도 찍을 만한 데가 없었다. 6·2 선거, ‘국민의 승리’ 우리 가족은 미리 합의한 대로 기초와 광역 자치단체 의회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지에만 여물.. 2021.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