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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선산(구미) 이야기118

옛 이름의 향교에 남은 ‘김산 의병’의 자취가 덧없다 김천시 교동 김산향교(金山鄕校)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한자로 ‘쇠 금(金)’ 자를 쓰지만, ‘김’으로 읽는 성씨와 지명이 있다. 본관과 상관없이 ‘쇠 금’ 자를 쓰는 김씨는 모두 ‘김’으로 읽고, 지명 가운데에는 김천(金泉)을 비롯하여 김해(金海), 김포(金浦), 김제(金堤), 김화(金化) 등이 ‘금’이 아닌 ‘김’으로 읽는다. (성씨 가운데 ‘금’씨는 ‘거문고 금(琴)’ 자를 쓴다.) 실제 글자와 발음을 달리하는 이유는 여러 설이 있으나, 공인된 것은 없다. 성호 이익(1681~1763)은 에서 고려시대에 여진의 후예인 금나라가 동아시아의 최강국으로 등장하면서 원래 ‘금’이었던 성씨가 ‘김’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한다. ‘일설’이라는 단서.. 2023. 9. 14.
솔숲 속 송림사, 돌아와서야 참 아름다운 절임을 알았네 칠곡군 가산면 송림사(松林寺)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팔공산 송림사를 찾은 건 이태 전인 2021년 10월이다. 칠곡에 있는 대학병원에 진료받으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팔공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으니 자주 절 앞을 지나다녔지만, 정작 거기 제대로 들른 기억이 없다 싶어서였다. 처음 송림사에 들른 건 아마 고등학교 때였을 것이다. 송림사, 고교 때부터 찾은 절집 송림사가 있는 동명은 거기 산 적도 없지만, 어린 시절부터 자주 들어본 이름이어서 익숙해진 고장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동명 아저씨’라고 부른 먼 친척이 우리 집에 한동안 머물렀었다. 조그만 아이에게 대나무로 물총을 만들어 줄 만큼 친절한 분이었는데, 그가 동명 사람이었.. 2023. 8. 20.
2023, 샛강의 연꽃 [사진] 2023년, 구미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연꽃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한동안 우기가 계속되어 집 안에만 머물다가 어제(21일) 텃밭에 갔다 오는 길에 샛강을 들렀다. 날이 개어 더할 수 없을 만큼 맑고 쨍한 날씨였다. 한여름인데도 성큼 높아 보인 하늘만 보면 마치 초가을 같았다. 그동안 어둡기만 했던 하늘에 뜬 구름도 맑고 시원했다. 아내가 샛강에 연꽃이 좋더라고 해서 올해 첫 연꽃을 구경한 게 지난 7월 5일이다. 광범위 줌렌즈(28~300)로 150컷 넘게 찍었는데 돌아와 확인해 보니 예상대로 핀이 나갔는지 초점이 잘 맞지 않아서 인제 그만 써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중고로 산 저가 렌즈인데 어느 날부터 초점이 흐트러진 듯했다. 병.. 2023. 7. 24.
경북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올해 128년이 되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낙산리 가실성당*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천주교 가실(佳室)성당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 낙산1리에 있다. 가끔은 스쳐 지나가는 길목인데, 잠깐 짬을 내어 차를 세우고 성당의 외관을 렌즈에 담은 것은 2013년 8월이다. 구미로 옮아온 이듬핸데, 워낙 오래된 교회로 유명했고, 2003년에 성당과 옛 사제관이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것을 기억해서다. 경북에서 처음, 전국에서 11번째로 세워진 성당 언제 작정하고 정식으로 성당을 방문하여 성당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차일피일하다 10년이 지나버렸다. 명승지로 이름난 된 전통 사찰과 달리 교인이 아닌 사람이 성당과 교회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2015년 5월 전주 가족여행 중에 들른.. 2023. 6. 13.
벚꽃이 지고 없어도 ‘연화지’와 ‘봉황대’는 아름답다 김천시 교동 연화지(鳶嘩池)와 봉황대(鳳凰臺)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야간 벚꽃 촬영지로 전국에 널리 알려진 김천시 교동의 연화지(鳶嘩池)에 다녀왔다. 명성은 여러 차례 들었지만, 초행이었다. 올 벚꽃 개화 시기가 일주일쯤 빨라지면서 타이밍을 놓쳤고, 결국 벚꽃이 거의 다 지고 나서야 아내와 주말에 귀향한 아들과 함께 길을 나선 것이다. ‘전국적 벚꽃 명소’ 연화지 초행길 꽃은 지고 없어도 워낙 명소니 한 번쯤 들러보는 것도 괜찮다고 여겼지만, 차를 대고 호숫가로 들어서면서 나는 이 호반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금방 눈치챘다. 물은 맑지 않았지만, 수면에 드리운 왕벚나무와 주변의 아파트 등 건물의 그림자가 이채로웠다. 언뜻 ‘연화지’라고.. 2023. 4. 12.
[사진] 올해도 ‘샛강 벚꽃열차’는 달린다 구미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벛꽃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벚꽃의 계절이다. 올해는 따뜻한 날씨 덕분에 벚꽃이 평년보다 나흘에서 일주일가량 빨리 피었다. 예년에 맞추어 정한 봄꽃 축제들이 줄줄이 ‘꽃 없는 꽃 축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이는 까닭이다. 컴퓨터의 사진 폴더로 확인해 보니 지난해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벚꽃은 4월 2일과 3일에 걸쳐 찍었는데, 올해는 3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 동안 찍었으니 얼추 일주일이 이른 셈이다. 지산동 샛강에 처음 들른 것은 구미로 전입한 2012년 여름이었다. 쇠뿔 모양의 습지 호수에 빽빽하게 자란 연꽃 군락을 만난 뒤, 해마다 여름이면 샛강을 비롯하여 인근 들성지와 해평연지 등을 찾아 연꽃 사진을.. 2023. 3. 30.
구미·선산의 3·1운동 - 네 곳에서 만세를 외쳤다 구미·선산의 3·1운동 - 선산과 해평, 임은동과 진평동 시위 사람들은 제 고장을 무척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필요한 이해는 ‘맹탕’일 때가 많다. 특히 역사 쪽으로 가면 총론은 그나마 주워섬기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입을 닫을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그것은 우리가 역사의 중요한 장면을 국가 단위로만 배울 뿐, 향토사는 거기 곁들여진 몇 줄의 사실로만 익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지자체가 나름대로 지역사를 새로이 조명하기 시작했지만, 단시간의 노력으로 쉽사리 극복되는 문제가 아니다. 구미에서도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 만세 시위를 재현하는 등의 행사가 베풀어지긴 했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3·1운동이 1919년 3월부터 약 3개월가량 끊이지 않고.. 2023. 3. 2.
[선산 톺아보기 ㉕] 복원한 읍성으로 쪼그라든 선산이 새로워졌다 선산 읍성(邑城) 낙남루(洛南樓)와 죽림사지 삼층석탑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구미 시내에서 고아읍을 거쳐 916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면 선산읍 어귀인 동부리 1호 광장 사거리에 이른다. 이 네거리에 복원한 옛 선산 읍성(邑城)의 남문과 문루인 낙남루(洛南樓)가 있다. 구미시에서 2002년부터 복원공사를 시작하여 2011년에 완공하였다. 2011년 복원한 선산읍성 남문(낙남루) 선산 읍성의 남문은 조선시대 선산 도호부와 선산군의 관문이었다. 선산 읍성은 고려 말 토성으로 쌓았다가 조선시대에 석성으로 고쳐 쌓았다. (1757∼1765)의 기록에 “선산 부사 조두수가 석축을 하였는데 둘레가 1천4백48척이고 높이가 9척이며 동서남북 4문이 있다”라.. 2023. 2. 19.
[선산 톺아보기 ㉔] 그 향교 앞 빗돌 주인은 ‘친일 부역자’가 되었다 선산읍 교리 선산향교와 일제의 작위와 은사금을 받은 친일 부역자 김사철의 빗돌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선산향교는 읍내에서 33번 국도를 타고 동부리를 지나 접어드는 교리 산등성이에 보이는 아파트 뒤쪽에 자리 잡고 있다. 골목길로 들어서면 산자락 비탈에 들어선 향교는 정문과 누각인 청아루만 보일 뿐인데, 그 물매가 자못 가팔라 다소 위압적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에 찾았을 땐 잠겨 있어서 허탕, 올해는 관리인의 배려로 돌아볼 수 있었다. 선산읍 비봉산 기슭의 선산향교 선산향교는 구미시 선산읍 비봉산 기슭에 ‘옥녀가 거문고를 타는 듯하다’는 이른바 옥녀탄금형(玉女彈琴形) 명당에 자리하고 있다. 물매가 급한 대지를 3단으로 조성하여 남북 축선 위에.. 2023. 2. 15.
[선산 톺아보기 ㉓] 읍내에 외로이 남은 왕조의 유물, ‘선산객사’ 조선시대 객관으로 쓰인 관청 ‘선산객사(客舍)’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선산읍 행정복지센터 옆에는 조선시대 객관(客館)인 선산객사(善山客舍)가 있다. 객사는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나 외국 사신이 묵던 숙소로 각 고을에 두었던 지방 관아의 하나다. 객사에는 왕을 상징하는 전패((殿牌 : 임금을 상징하는 나무패로, ‘殿’자를 새김)를 두고 초하루와 보름에 향망궐배(向望闕拜 : 달을 보면서 임금이 계신 대궐을 향해 절을 올림)를 행하였다. 용도 모르는 건물 한 동만 남은 선산객사 선산객사는 세워진 시기는 물론, 지금의 선산초등학교 부근에서 일제 강점기에 옮겨온 것이라고만 전할 뿐 정확한 이력은 전하지 않는다. 고려와 조선시대 각 고을에는 객사를 두었.. 2023. 2. 14.
구미시 1천억 숭모관 건립, ‘그의 제사상’으로 되돌아오다 구미시, 예산 1천억 들여 ‘박정희 전 대통령 숭모관’ 건립 논란 또 숭모관? 다시 ‘제사상’으로 돌아온 구미시 경북 구미시가 1000억 원을 들여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숭모관을 건립하겠다고 해 논란이다. 숭모관 건립 예정지가 구미시 소유 토지이니 이 가늠도 잘 되지 않는 거액의 예산 1000억 원은 건축비로만 쓰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투입된 예산이 1200억 원을 훌쩍 넘는데도 다시 천억 원을 쏟아붓겠다는 것이다.[관련 기사 : ‘빚더미’ 구미시, 이번엔 1000억 들여 박정희 추모관 추진] 지방자치가 시행된 이래 구미시는 김관용, 남유진 두 시장이 각각 3연임을 하면서 박정희 관련 시설을 차고 넘칠 만큼 세웠다. 이 박정희 기념사업을 비정상적으로 키운 인물 중엔 박정.. 2023. 2. 6.
[선산 톺아보기 ㉒] 그 은행나무 단풍, 때 맞추어 들르기 쉽지 않다 [선산 톺아보기 ㉒] 옥성면 농소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225호)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옥성면 농소리는 구미시 북부에 상주시와 접경하고 있는 한적한 동네다. 마을이 개척된 것은 조선 초기, ‘선산고을 제일은 농소리 어울목’이라는 옛말이 있었는데 이는 자연 수로의 수질이 좋아 농사가 잘되었다고 해서 붙은 말이다. 이 마을은 조선시대 농장이 있다 해서 ‘농소(農所)’ 하였다. 사찰 경내에 자라던 거로 추정되는 은행나무 농소2리 마을 어귀에 1970년에 천연기념물(제225호)로 지정된 해묵은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나무의 유래는 확실치 않지만, ‘골 바윗골 절터 양지’라고 부르는 뒷산 골짜기는 돌담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점으로 보아 한때.. 2022.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