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벛꽃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벚꽃의 계절이다. 올해는 따뜻한 날씨 덕분에 벚꽃이 평년보다 나흘에서 일주일가량 빨리 피었다. 예년에 맞추어 정한 봄꽃 축제들이 줄줄이 ‘꽃 없는 꽃 축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이는 까닭이다. 컴퓨터의 사진 폴더로 확인해 보니 지난해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벚꽃은 4월 2일과 3일에 걸쳐 찍었는데, 올해는 3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 동안 찍었으니 얼추 일주일이 이른 셈이다.
지산동 샛강에 처음 들른 것은 구미로 전입한 2012년 여름이었다. 쇠뿔 모양의 습지 호수에 빽빽하게 자란 연꽃 군락을 만난 뒤, 해마다 여름이면 샛강을 비롯하여 인근 들성지와 해평연지 등을 찾아 연꽃 사진을 찍곤 했다. 생태공원이 된 샛강은 호수 둘레를 한 바퀴씩 돌기에 맞춤하여 자연히 가족들과 함께 즐겨 찾게 되었다. [관련 글 : 그 ‘샛강’이 생태공원이 되었다]
샛강 호수 둘레에 심은 벚꽃 행렬이 금오산 아래 금오천 벚꽃길 못잖은 장관이라는 걸 확인한 것은 2021년 봄이었다. 인파로 미어터지는 금오천 벚꽃길 대신 우연히 샛강을 찾았다가 나는 호수 둘레를 따라 화려하게 이어지는 벚꽃 행렬에 압도된 것이다.
벚꽃은 풍경으로도 배경으로도 그만인데, 매화보다 훨씬 풍성한 꽃잎을 넉넉하게 매달고 휘영청 가지를 드리우고 선 벚나무는 흐린 날에도 수면에 제 그림자를 비추고 있었다. 사람 물결에 밀리지 않으면서 호젓이 산책길을 돌면서 즐기는 벚꽃의 풍광은 가히 압권이었다. [관련 글 : 구미 지산동 샛강의 ‘벚꽃 행렬’, ‘소문내지 말라’고요?]
그리고 지난해에도 나는 기다려서 샛강의 벚꽃을 찍었다. 벚꽃 풍경이란 그게 그거라고 여기기 쉽지만, 다시 발견한 샛강의 벚꽃은 원경이면서도 다른 주변 사물들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 풍경이었다. 물에 비친 꽃 그림자는 또 탄성을 내지를 만큼 운치 있는 풍경을 연출해 주었다. [관련 글 : 지산동 샛강의 벚꽃, 주변 사물과 어우러지는 ‘풍경의 재발견’]
지난해 늦가을에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 노릇은 접었기에 글을 써도, 사진을 찍어도 블로그에 싣는 게 고작이어서 나는 느긋하게 사진을 찍고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해만 바뀌었을 뿐, 같은 공간에 비슷한 시기의 풍경이어서 전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나는 젊은이처럼 ‘미쳤다’를 연발했다. 파인더에 담기는 풍경이 더없이 아름답고, 기막혀서였다.
다음은 사흘간 찍은 사진 가운데 고른 스물몇 장의 풍경이다. 따로 설명이 사족이 될 수밖에 없는 풍경, 바라보면서 이미 완연해진 봄을 넉넉하게 느껴보시길.
3월 26일 15:00~16:00, 시그마 24-70mm
3월 27일 11:00~12:00, 시그마 24-70mm
3월 28일 10:00~11:00, 펜탁스 70mm
2023. 3. 30.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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