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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길 위에서 504

‘뭇 보수’들에게 날리는 표창원 표 ‘보수’의 똥침 보수주의자 표창원의 발언들 “경찰 허위 발표로 당선…朴대통령 사퇴해야” “국정원 게이트, 정권 이익 위해 사법 정의 짓밟은 ‘쿠데타’” “법과 정의 짓밟은 박근혜, 더 이상 제겐 대통령이 아닙니다.” 내로라하는 야당 정치인이 내뱉은 말이 아니다. 모모한 재야 민주 투사의 일갈도 아니다. 그들의 말이었다면 그 말 속에 담긴 뜻은 그냥 의례적이거나 외교적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자유롭게 말하기 위해 경찰대 교수직을 박차고 나온 ‘보수주의자’”( 연재 ‘표창원의 죄와 벌’의 필자 소개)다. 보수주의자 표창원의 ‘멘탈’ 표창원은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자유인이 되었다. ‘정의로운 사람이 되는 게 항상 꿈’이었다는 이 보수주의자는 자신의 세계관으로 세상을 이해·인식하되 그것과 어긋.. 2021. 6. 16.
아버지 고향에 돌아온 딸의 손만두, 의성을 구해낼까 [경북 의성 청년 창업 이야기 ②] 안계 '오늘손만두'의 김진우 씨 농촌에 젊은이가 떠난 지는 한참 오래되었다. 원래 마을이란 청년들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비로소 ‘사람 사는 동네’가 되는 법이다. 그러나 젊은이 없는 시골은 ‘아기 울음소리가 끊어진’ 적막강산으로 바뀌어 버렸다. 위기의 지자체들이 소멸에 맞서, 벌이는 사업은 여럿이지만, 그 핵심은 인구를 늘리는 데 있다. 도시 청년을 유치하여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그 핵심 목적은 다르지 않다. 안계면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의성군이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 경로는 세 가지다. 경상북도의 ‘이웃사촌 시범 마을’ 사업 가운데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 지원을 받는 것과 도시 청년들의 농촌 공동체 마을 ‘청춘구 행복동’을 통해 운영하는 .. 2021. 6. 15.
<김대중 자서전>은 해외에 홍보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의 ‘오버’? 혹은 ‘정권 눈치 보기’ 이 땅에서는 작고한 전직 대통령의 영면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야기다. 한국문학번역원에서 내는 계간지에 실릴 예정이던 김 전 대통령의 자사전 소개 글이 원장의 지시로 게재되지 않았던 일이 있었다고 한다. 한국문학번역원(이하 번역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원장은 계간지 (현재 창간 위원이며, 숙명여대 교수를 지낸 저명 문학평론가 김주연(70) 씨다. 그는 “정치적·종교적 색채가 있는 책은 소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번역원의 규정”이라며 편집자문위원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이 기사를 삭제하게 했다는 것이다. 번역원에서는 영어·중국어판 계간지 를 발행한다. 그런데 지난 2010년 겨울호에 논픽션 소개 기사의 머리.. 2021. 6. 8.
내가 ‘행복’해야만 하는 이유 열 가지 이웃 동네 친구 미나리가 보내온 글 요즘은 어째 ‘행복’이 화두가 되어 있다. 6월을 주제로 쓴 글에 대해 ‘해를그리며’님이 단 댓글에 ‘행복하게’란 내용이 있었다. 그 답글에서 나는 ‘그래요, 행복하게’라고 썼는데, 왜 그랬을까, 공연히 코끝이 아려옴을 느꼈는데, 그게 시작이었다. 그것은 마치 무슨 예감처럼 내 일상의 한가운데로 뛰어 들어왔다. 두 번째 느낌은 학교 뒤의 숲을 거닐 때 찾아왔다. 숲의 청량한 공기 속에서 불현듯 행복하다고 느꼈는데, 순간 마치 거짓말처럼 격렬하게 목이 메어 왔었다. 나는 왜 그렇게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혔을까. ‘행복’이라는 그 주관적 감정은 어쩌면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내 설움이나 잊고 있었던 상실의 아픔을 상기시켜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왜냐고 묻지 않았는데, 이.. 2021. 6. 7.
6·2 지방선거(2010), ‘민심과 선택’ 2010년 지방선거 이야기 지방선거일 아침은 여느 아침과 다르지 않았다. 임시 공휴일이어서 투표를 마치면 남아도는 시간이 쏠쏠하다는 것을 빼면 말이다. 우리 가족은 10시 반쯤에 인근의 투표소를 다녀왔다. 딸애 말마따나 ‘투표하지 않아도 도움이 될’ 노인들만 우글대고 있지 않은가 싶었는데 뜻밖에 투표소는 한산했다. 투표하러 온 유권자보다 작지 않은 공간에 종사자들 수가 훨씬 많았다. 한 번에 넉 장씩 두 차례나 투표지를 받아서 기표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이삼 분에 지나지 않았다.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펴 놓으니 기도 안 찼다. 정말 아무리 들여다봐도 찍을 만한 데가 없었다. 6·2 선거, ‘국민의 승리’ 우리 가족은 미리 합의한 대로 기초와 광역 자치단체 의회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지에만 여물.. 2021. 6. 5.
도시 청년들, 시골 우체국 자리에 ‘퓨전 식당’을 열었다 경북 의성군 안사면, 인구 800명 시골에 식당 연 청년들 이야기 벼르던 의성군 안사면(安寺面)에 다녀왔다. 의성은 한때 도내에선 ‘대읍(大邑)’이었으나 소멸위험 1위의 기초단체로 떨어진 고장. 안사는 의성에서도 면세가 보잘것없는 동네인데, 거기 외지 청년이 음식점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서였다. 의성군은 유소년 인구 대비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고, 65세 이상 인구 비중 대비 20~39세 여성 인구 비중이 가장 작은 지방자치단체다. 이런 객관적 지표가 의성을 소멸위험 1위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의성군은 다양한 정책으로 맞섰다. 그 덕분일까. 지난해 8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합계출산율이 1.76명을 기록해 경북 도내 1위를 차지했고, 귀농 인구 실적도 같은 등수를 기록했다. 의성군은 청년들의 .. 2021. 6. 3.
칠곡할매글꼴, 박물관에 소장되고, 공개글꼴로 ‘문화유산’이 되었다 문화유산 된 ‘칠곡할매글꼴’ 5종, 한글박물관에 표구로 소장되고 한컴오피스에도 탑재 경북 칠곡군에서 성인 문해교육으로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의 손글씨로 만든 글꼴 ‘칠곡할매서체 5종’이 나온 건 지난해 12월이었다. 깨친 한글로 쓴 시집 세 권에 이어 자신들이 ‘삐뚤빼뚤’ 쓴 손글씨가 서체가 되는 경이로운 체험은 그들뿐 아니라, 이를 지켜본 이들에게도 적지 않은 감동이었다(관련 기사 : 삐뚤빼뚤 칠곡할매들의 손글씨, ‘폰트’로 나왔다). 칠곡할매글꼴이 일상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당초에 이 소식을 전하면서 나는 칠곡군이 이 글꼴을 군 홍보 문구 표기와 칠곡 지역 특산물 포장 등에 쓰겠다고 하였으니 이 글꼴로 쓰인 ‘꿀벌 참외’나 ‘금남 오이’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썼다. 그러나 이후 거의 반년이 지났으.. 2021. 5. 28.
‘광복회’의 쇠고기 수입 관련 성명 ‘광우병 쇠고기’와 관련 성명 낸 ‘광복회’ 지난 24일 한겨레 제4면 하단에 광복회의 통단 광고가 실렸다. ‘정부와 정치인 및 국민에게 드리는 성명서’다. 광복회는 ‘일제에 항거하며 조국광복에 이바지한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으로 구성된 단체’다. 정부와 정치인, 그리고 국민에게 드려야 하는 내용이 무엇인가 살폈더니 ‘광우병 쇠고기’와 관련된 내용이다. 성명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광우병 쇠고기’와 관련된 광복회의 입장은 정부의 그것과 비슷하다. 광복회는 ‘한참 공부에 열중할 어린 학생들이 국론을 분열시키는 촛불 시위에 동원되는 것을 목도하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어 성명을 낸다고 밝히고 있다. 학생들의 임무는 ‘공부’에 그쳐야 하고, 그들을 또 ‘동원’되는 피동적 존재로만 바라보는 관점도 익숙하다. 이 .. 2021. 5. 27.
‘문단(文段)’ 쓰기 문단, ‘몇 개의 문장이 모여서 하나의 중심 생각을 나타내는 글의 단위’ 그거로 밥을 먹고 살다 보니 아이들이 쓴 글을 자주 읽어야 한다. 백일장에 쓴 시나 산문은 물론이거니와 독후감과 기행문, 저희끼리 주고받는 편지글까지 읽어야 하는 때도 있다. 조만간 고등학교 입시를 치르는 아이들의 논술 시험도 채점해야 한다. 문단을 써야 하는 이유 아이들이 괴발개발 써 놓은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줄곧 구시렁댈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교정해야 하는 원고로 그걸 받았다면 문제는 더더욱 심각해진다. 글쓰기에 관한 한 요샛말로 아이들에겐 ‘개념’이 없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문제라면 제때 교정해 줄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글이 나름의 ‘생각과 논리의 흐름’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문단(文段)’을.. 2021. 5. 25.
대학 VS 대학, 혹은 비켜줘 VS 부탁해! 대학, 또는 대학생의 변화 변화,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세상이 변해도 많이 변했다. 그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우정 생각하기도 하지만 때로 받아들일 수 없는 변화도 적지 않다. 한때는 이른바 ‘민주화·애국 청년 학생 운동의 해방구’요, 우리 사회의 ‘양심과 정의의 근원’이기도 했던 대학과 그 주인공인 대학생들의 요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하게 되씹는 생각이다. 흔히들 ‘운동권’이라 불리었던 학생들은 소수였지만, 대다수 학생의 암묵적 지지를 받았다. 함께 하지 못하는 대신 그들은 소수의 선택에 대한 동의로 자기들 마음의 빚을 덜었다. 오늘의 대학과 대학생들은 어떨까. 기득권의 논리와 관점을 당당하게 추인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의 양식을 바라보는 다수 학생의 침묵은 지지일까, 비판일까. 유.. 2021. 5. 21.
[사진] 불법 사드 원천무효 제3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 행동 소성리의 ‘오다 만 봄’ 어제(5월 13일)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서 ‘불법 사드 원천무효 제3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 행동 #사드 #멈춰’가 베풀어졌다. 5월의 두 번째 주말, 지역 주민과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8백여 명의 시민들은 ‘사드 배치 즉각 중단과 철회’에 힘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손에 손을 맞잡고 소성리 마을회관에서부터 진밭교 삼거리를 거쳐 평화 계곡의 가톨릭 피정의 집에 이르는 1.6㎞ 구간에서 ‘사드 부지 인간 띠 잇기’(오후 3시) 행사를 벌였다. 그리고 참가자들은 인간 띠를 이은 채 마을회관에서 전해오는 돌을 날라 골프장 진입로인 진밭교 삼거리에 모은 뒤 1.8m 높이의 ‘평화의 돌탑’을 쌓았다. 이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모인 중간에 한 차례 지나간 소나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3차 .. 2021. 5. 14.
병원 나들이, 의사와 환자(2) 진료비와 택시요금 기침을 시작한 지 한 달이 꼴깍 지나갔다. 정작 다른 어딘가가 아픈 건 아닌데 기침은 끈질겼다. 좀 나아지는가 하다가 다시 살짝 나빠지는 걸 되풀이하는 가운데 한 달을 넘긴 것이다. 목이 아파서 수업을 제대로 못 한 날이 4월 7일이었고, 오늘이 5월 14일이다. 꼭 한 달하고도 일주일이 지난 셈이다. 5월 5일 방송고 등교일 때 이웃 반 여학생의 충고를 받아들였다. 어느 병원에서 치료받았느냐고 물어 ‘아무개 이비인후과’에 다녔다고 하니까, 이 친절한 아주머니는 인근 동네의 ‘아무개 소아과’를 추천했다. 그녀는 전적으로 경험에서 우러나온 확신을 힘주어 말했다. “그 병원은 안 듣고요, 거기 ‘아무개 소아과’에 가세요. 거기서 목감기를 잘 잡아요.” “소아과? 목감기인데?” “글쎄, 가보.. 2021.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