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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가겨 찻집 202

프로야구 ‘올스타전’ 유감 올스타전의 ‘로마자’ 쓰기 ‘동군 : 서군’에서 ‘이스턴 : 웨스턴’으로 2013년 프로야구가 전반기를 마치고 이른바 ‘별들의 전쟁’이라는 올스타전을 치렀다. 연중 한 번뿐인 이 경기를 굳이 챙겨보지 않은 게 언제부턴지 모르겠다. 순전히 그래서였을 것이다. 외화 시리즈를 보다가 막간에 스포츠 채널로 돌렸더니 채널마다 중계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올스타팀의 이름이 이상했다. 동군, 서군이었던 팀 이름이 이스턴, 웨스턴으로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확인해 보니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때부터 동군·서군으로 나누었던 올스타팀은 2009년부터 이스턴·웨스턴 올스타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름이 영어로 바뀌었지만, 팀의 구성은 동서로 나뉘던 시절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롯데(부산), 삼성(대구), SK(인천), 두산(잠.. 2021. 7. 20.
국어를 “한글과 한자로 표현되는 한국어”로 바꾸자고? 한글전용시대의 넋나간 선량들 오늘자 10면에 ‘이 시대, 이런 국회의원들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광고가 실렸다. 한글학회, 한글문화원,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한글문화연대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한글 관련 단체가 모여서 낸 광고다. 광고는 지난 6월 20일 이강래 의원 등 국회의원 22명이 발의한 ‘국어기본법’ 개정안을 규탄하면서 이의 조속한 철회를 호소하는 내용이다. 광고에도 나와 있듯 이 개정안의 골자는 ‘멀쩡한 국어기본법’을 손보는 내용이다. 국회 누리집의 ‘최근 접수 법률안’에 올라 있는 ‘의안 원문’을 받아 보면 기가 막힌다. ‘한자 교육 기본법’을 위한 ‘국어기본법’ 개정 이 개정안이 발의 배경은 지난 6월 7일 김세연(한나라당), 김성곤(민주당), 조순형(자유선진당) 의원들이 이른바 ‘한.. 2021. 7. 19.
맞춤법 파괴 - ‘발여자’(반려자)에서 ‘불란(분란)’까지 믿어지지 않는 맞춤법 파괴 사례들 “연낙 안하고 십엇는대 진짜 더이상은 한개다... 나는 아직도...니가 내인생의 발여자라고 생각하는대...ㅎ”(연락 안 하고 싶었는데 진짜 더 이상은 한계다…. 나는 아직도…네가 내 인생의 반려자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위 트윗이 실제로 유통된 게 확실한지는 여전히 의심스럽다. 맞춤법과 무관하게 글을 쓰는 아이들이 적지 않긴 하지만 위 트윗처럼 틀리는 게 가능할까, 부러 잘못 쓴 것은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이미 구문(舊聞)이 된 이야기였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맞춤법 파괴 종결자’는 그야말로 ‘전설’이다. 이는 가장 극단적인 경우이고, 그게 일반화된 현상이 아니라 특별한(?) 개인의 예이긴 하다. 그러나 이는 웹에서 글쓰기나, 에스엔에스(SNS)가 일상화되면서 이런 형.. 2021. 7. 18.
‘계간지’와 ‘개간지’-아이들의 어휘력 걱정되는 학생들의 어휘력 가끔 아이들의 언어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때가 있다. 언제부터일까, 아이들은 아주 단순한 어휘도 뜻을 새기지 못해 그게 무슨 말이냐고 되받는다. 단순히 국어 시간의 문제만이 아니다. 과목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은 낱말 뜻을 캐묻는다. 문제는 그게 대단히 낯설거나 복잡한 뜻을 가진 낱말도 아니라는 데 있다. “유보(留保)가 무슨 뜻이지요?” “번민(煩悶)이 뭐예요?” 중학생 이야기가 아니다. 고등학교 그것도 3학년 학생에게 받은 질문이다. 물론 이는 질문한 아이만의 문제일 수 있다. 어이가 없어서 설명해 주면서도 나는 긴가민가했다. 정말 몰라서 묻는가, 아니면 잠깐 헛갈린 건가……. 그런데 정말이다. 아이들의 어휘력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듯하다. 동료들 모임에서 그런 이야기.. 2021. 7. 3.
언어의 민주화, 역시 “국민이 ‘갑’이다” ‘국민 앞에 대통령을 표현할 때는 대통령을 낮추는 게 맞는 어법’ 언어 예절을 중시하는 우리말에서는 존비법(尊卑法), 높임과 낮춤의 어법이 발달했다. 거기다 ‘압존법(壓尊法)’도 있다. 압존법은 문장의 주체가 화자보다는 높지만, 청자보다는 낮아, 그 주체를 높이지 못하는 어법이다. 예컨대 할아버지(청자)에게 아버지(문장 주체)를 이를 때 아버지를 높일 수 없는 것이다. (1) 할아버지, 아버지가 아직 안 왔어요.(○) (2)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아직 안 오셨어요.(×) 가정에서는 압존법을 지키는 것이 전통 예절이지만 현재는 가정에서의 압존법도 점차 사라져 가는 추세다.[국립국어원, ‘표준화법 해설’(1992)]. (1)처럼 말해야 하는데 (2)처럼 말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언제부턴가 .. 2021. 6. 26.
‘윈도우(window)’가 아니라 ‘윈도’다 로마자의 한글 표기에 대하여 오늘 에 ‘윈도우8 후속작이 윈도우9가 아닌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윈도우’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컴퓨터 운영체제를 이른다. 그러나 영자 ‘window’는 ‘윈도우’ 아닌 ‘윈도’로 써야 한다. 영어의 한글 표기에서 중모음 [ou]는 ‘오우’로 적지 않고 ‘오’로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note’를 ‘노우트’ 아닌 ‘노트’로 쓰는 것처럼 ‘window, shadow’도 ‘윈도, 섀도’로 적어야 한다. ‘boat, coat, draw, hello, low format’도 각각 ‘보트, 코트, 드로, 헬로, 로 포맷’ 등으로 적어야 한다. 이처럼 외래어를 적는 방법을 규정한 게 ‘외래어 표기법’이다. 신문 방송 등에서 외래어를 우리말로 적을 때는 .. 2021. 6. 10.
‘삼라만상’이 무슨 뜻이에요? ‘양공주’는요? 요즘 아이들의 어휘력, 걱정이다 아무래도 시골 아이들이 대도시 아이들보다 어휘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무엇보다 도시 아이들에게 비기면 시골아이들의 시청각적 자극은 제한적이다. 연극 같은 공연예술은 물론이거니와 영화 보기도 쉽지 않은(군 단위 지역에는 영화관이 거의 없다.) 아이들에게 문화적 자극은 TV가 고작인 것이다. 개인차로 볼 수밖에 없는 독서 체험도 시골 아이들이 대도시 아이들을 따라가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런 격차가 자연스레 어휘력으로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아이들의 어휘력은 심각한 구석이 많다. 중학생들의 경우에는 국어 시험이 아니라 가정이나 사회 시험을 치면서도 감독 교사에게 문항에 나온 말뜻을 묻는 경우가 적지 않을 정도다. 넉넉한 어휘력은 무엇보다 사유의 영역을.. 2021. 6. 3.
어떤 <국어사전>을 쓰십니까? 이야기 대체로 사람들은 국어사전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워낙 이 나라에선 대접받는 언어라 어릴 때부터 부득이 끼고 살 수밖에 없는 영어사전과는 경우가 다르다. 그게 ‘쉬운 모국어’라서가 아니라 그거 잘못 써서 타박 들을 일이 잘 없어서 그렇다. 영어 철자 하나를 빼먹은 것은 ‘쪽팔리는’ 일이지만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에 어긋나는 걸 아무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집집이 보급판 ‘국어사전’이 한 권씩 있던 시절이 있었다. 일부러 국어사전을 사는 일은 드물었으니 그건 물론 초중등학교 졸업식에서 타온 상품이기 쉬웠다. 그런데 영어사전과는 달리 그건 서가에 장식용으로 꽂혀 있다가 누렇게 바래져 가곤 했다. 과 국어사전을 그래도 가끔 뒤적였던 나는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었다. 한동안은 사전을 들고 수업에.. 2021. 5. 29.
솔루션(solution) 전성시대, 솔루션의 ‘솔루션’(해법)은 없나 일상에서 마구 쓰이는 ‘솔루션’, ‘해법’으로 써도 충분하다 바야흐로 솔루션(solution) 시대다. 솔루션을 백과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비즈니스 또는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와 같은 조합을 가리킨다. 사용자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조사, 운영체제 등과 같은 사항을 일일이 파악하는 어려움 없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게 해 준다. 소프트웨어 패키지나 응용프로그램과 연계된 문제들을 처리해 주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이다. 솔루션의 사전적 의미는 ‘방법, 해법, 해결책’ 등이다. 그러나 단순히 일회적이고 평면적인 방법이라기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방법의 총합, 또는 그 제공’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솔루션은 컴퓨터나 인터넷 IT 관련 업계에서 주로 쓰이는데 .. 2021. 5. 20.
최고 ‘사향’의 PC, 청춘의 ‘설레임’? ‘사양(仕樣) → 품목, 설명, 설명서’ 어저께 출근하다 길가의 풍선 간판을 읽다 말고 실소했다. 어떤 피시(PC)방 앞 인도에 세워놓은 풍선 간판에 ‘구미 최고 사향’이란 글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건 ‘사양(仕樣)’을 잘못 쓴 게 틀림없었는데, 문득 일본식 한자어 사양은 이미 ‘품목(品目)’ 등으로 순화되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사양은 일본어 ‘시요(しよう.仕樣)’를 우리말로 읽은 것이다. 의 ‘사양’ 풀이는 “설계 구조. ‘설명’, ‘설명서’, ‘품목’으로 순화”다. 순화어가 여럿인 것은 상황에 맞게 순화하면 된다는 뜻이겠다. 흔히 쓰이는 ‘선택사양’은 ‘선택 품목’으로 ‘(제품) 사양서’는 ‘(제품) 설명서’로 바꾸는 식으로 말이다. 풍선 간판의 ‘최고 사양’은 아마 ‘최신 제품’이라는 뜻으로.. 2021. 5. 19.
줄여 쓰기- ‘난쏘공’에서 ‘열폭’까지 ‘생선’이 ‘생일선물’이라고? 동료 여교사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중학교 3학년짜리 아들 녀석이 ‘생선’을 사러 나간다고 해서 물었다. ‘웬 생선이냐’고 했더니 아이는 심드렁하게 받더란다. “아니, 친구 ‘생일 선물’ 말이야…….” 그걸 세대차로 돌릴 일이냐고 동료는 투덜댔다. 긴 이름을 줄여서 부르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언어 경제’의 원칙에 부합할뿐더러 사람들 사이에 두루 쓰이는 줄임말을 통해 사회적 동질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애당초 줄여 쓰기는 한자어에 일반적이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을 ‘한국’이라고 줄여 읽고, ‘한국전력’을 ‘한전’이라고 줄이는 방식 말이다. 이는 대체로 널리 알려진 학교 이름 따위를 가리킬 때 자주 쓰인다. ‘고대, 연대’라고 할 때 이를 이해 못 할 사람은 .. 2021. 5. 19.
야구 선수 ‘진갑용’은 ‘진감뇽’인가, ‘진가뵹’인가? 애매한 ‘사람 이름 읽기’에 대하여 프로야구단 삼성의 주전 포수 진갑용의 이름은 중계 캐스터 또는 해설자에 따라 달리 불린다. 어떤 사람은 [진가뵹]으로 또 어떤 이는 [진감뇽]으로 부르는데 대체로 [진감뇽]이라 부르는 사람의 수가 더 많아 보인다. [진감뇽]인가, [진가뵹]인가 ‘진갑용’을 [진감뇽]으로 읽는 이유는 표준발음법 7장(음의 첨가) 29항의 발음법을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표준발음법 29항은 “합성어 및 파생어에서, 앞 단어나 접두사의 끝이 자음이고 뒤 단어나 접미사의 첫음절이 ‘이, 야, 여, 요, 유’인 경우에는, ‘ㄴ’ 음을 첨가하여 [니, 냐, 녀, 뇨, 뉴]로 발음한다.”로 되어 있다. ‘솜이불’이 [솜ː니불]로, ‘맨입’이 [맨닙]으로, ‘색연필’이 [생년필]로, ‘영업용’이.. 2021.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