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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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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정부는 ‘독립운동가’가 중심이었다”고? 이승만 영화 의 주장에 대한 팩트체크 요즘 “김덕영 감독이 제작해 2024년 개봉한 한국의 독립영화.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 이승만을 다룬 다큐멘터리 역사영화” 이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여당이 장악한 과 , 등 보수 일간지가 적극적 보도에 나서 관객이 이어지면서 누적 관객 백만 명을 넘었다. 은 정치인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누적 관객 수에서 2017년 개봉한 (185만 명)에 이은 2위에 올랐다. 보수 진영에서 영화의 홍보에 열을 올리는 데서 드러나듯 이 영화는 “박근혜 정부에서 만든 국정교과서에도 기술된 ‘독재자’라는 사실도 부정”(미디어오늘 기사, 이하 같음)하고 있다. 이는 영화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를 다양한 각도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보다 그의 “독립운동 행보와 대통령 .. 2024. 3. 1.
안동의 3·1 만세운동 안동의 3·1 만세운동 재현 행사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날을 그 사건의 이름으로 삼는 전통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유구’한 듯하다. 이 방식은 사건의 발생일만을 건조하게 표시할 뿐 그 사건의 본질을 드러내는 데는 매우 불편한 방식이다. 연도를 따로 표시하지 않으니 날짜만 달랑 떠오르는 데 글쎄, 그게 합리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3·1운동은 일제의 폭압적 식민 지배에 저항에 들불처럼 일어난 민족해방운동이다. 이 운동은 1919년 3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 두 달이 넘게 한반도 전역에서 전개되었다. 3·1운동은 ‘극소수 친일파·친일 지주·예속자본가를 제외한 전민족적 항일 독립운동이자 계몽운동, 의병운동, 민중의 생존권 수호 투쟁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운동 경험이 하나로 수렴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족운동’(.. 2024. 3. 1.
봄, ‘너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봄꽃과의 만남, 1년 만이지만, 더 오랜 세월을 기다려 온 것 같은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1년 열두 달을 사계절로 나누면, 봄은 3·4·5월, 여름은 6·7·8월, 가을은 9·10·11월, 겨울은 12·1·2월이다. 이 단순한 구분은 일단은 합리적이고, 실제 날씨와도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 올 입춘은 지난 2월 4일, 설날 전이었다. 24절기는 태음태양력에 맞춘 것으로, 실제 계절의 추이와 함께 간다. 오래 기다려온 봄꽃, 산수유 설날을 전후하여 날씨가 봄날 같지는 않지만, 사실상 계절은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2월 19일이 두 번째 절기인 우수(雨水)였고, 세 번째 절기인 경칩(驚蟄)은 3월 5일이니 봄은 이제 이미 .. 2024. 2. 29.
[오늘] 2·28-대구 고교생들, 이승만 선거 방해 공작에 맞서 일어서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 고교생 민주 시위 1960년 2월 28일 낮 12시 50분, 대구의 고교생들이 정부와 여당(자유당)의 부당한 선거 개입에 항의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시내 중심가로 진출하여, “횃불을 밝혀라, 동방의 별들아”, “학원의 자유를 달라”, “학원을 정치 도구화하지 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튿날까지 계속된 시위는 3·15 마산의거와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1960년, ‘빈사의 민주주의’ 1960년, 13년째 이어진 이승만 독재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빈사 상태였다. 발췌개헌(1952)과 사사오입 개헌(1954)으로 장기 집권을 위한 권력을 강화한 이승만은 1960년 3월 15일 제4대 대통령선거와 제5대 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자.. 2024. 2. 28.
[오늘] 은둔의 나라 조선, 강화도 조약으로 ‘나라를 열다’ [역사 공부 ‘오늘’] 1876년 2월 27일, 강화 연무당에서 조일수호조규 체결 1876년 오늘(2월 27일), 강화산성 연무당에서 조선의 접견대관 판중추부사 신헌(申櫶, 1811~1884)과 일본의 전권대사 구로다 기요타카(黒田清隆, 1840~1900, 2대 내각 총리대신)는 조일수호조규를 체결했다. 흔히들 강화도조약, 병자수호조규 등으로 불리는 이 통상조약은 조선이 일본과 맺은 최초의 근대적 조약이면서 불평등조약이었다. 당시 조선은 흥선대원군이 프랑스(병인양요·1866)와 미국(신미양요·1871)의 통상요구를 물리치고 전국에 척화비를 세우는 등 통상 수교 거부정책을 견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제국주의 세력이 강요하는 자본주의 세계 질서로의 편입을 거부하는 이른바 ‘쇄국(鎖國) 정책’이었다. 은둔의 나.. 2024. 2. 27.
시골 ‘이발 요금’은 왜 도시보다 더 비쌀까 시골 이발비 15,000원 유감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가끔 머리카락이나 손·발톱은 노화와 무관하게 자라는가 보다 싶을 때가 있다. 머리는 3주쯤 지나면, 손·발톱은 그보다 더 짧은 주기로 깎아주어야 해서다. 수염은 젊을 때보다 더 왕성하게 자란다. 군대 있을 때는 이발할 때 외에 수염을 깎아 본 기억이 없고, 제대하고 나서야 전기면도기를 쓰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다행히 전기면도기로 다스려도 될 만큼이어서 면도날을 쓸 일은 따로 없었다. 그러나 노년에 접어들면서 이틀에 한 번 깎는 거로도 감당이 안 되는 이유는 양도 많아졌지만, 하얗게 센 놈을 그냥 두면 갑자기 수년은 더 늙어 보이기 때문이다. 집 밖 나들이가 있으면, 수염부터 밀기 시작하게.. 2024. 2. 26.
정월 대보름, ‘액은 보내고 복은 부른다’ 정월 대보름의 ‘세시 풍속’ 정월 대보름이다. 시절이 예전 같지 않으니 세상은 심드렁하기만 하다. 대보름은 고작 시장에서 절식(節食) 마련을 위한 ‘반짝 수요’로나 기억될까. 그러나 내 어릴 적에 정월 대보름은 설날에 못지않은 절일(節日)이었다. 한자어로 ‘상원(上元)’이라고도 하는 대보름은 백중(7.15.), 한가위와 함께 보름을 모태로 한 세시풍속일이다. 대보름은 음력을 사용하는 전통 농경사회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차고 이지러지길 거듭하는 달의 변화에서 꽉 찬 만월은 ‘풍요’의 상징이었다. 음양 사상에 따르면 달은 ‘음(陰)’, 즉 여성으로 인격화된다. 따라서 달의 상징구조는 달-여신-대지로 표상되며, 여신은 만물을 낳는 지모신(地母神)으로서의 생산력의 상징인 것이다. 태곳적 풍속으론 대보름을 .. 2024. 2. 23.
[오늘] 나치에 항거한 백장미단, 히틀러의 칼날 아래 지다 [역사 공부 ‘오늘’] 1943년 2월 22일, 백장미단의 숄 남매 등 처형되다 무릇 모든 압제에는 저항이 존재한다. 그것은 때로 실낱같은 의지로 명맥을 이어가기도 하고 때론 거대한 용암처럼 분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활동의 규모로 저항의 의지를 재단할 수는 없다. 활동의 내용과 무관하게 그것은 늘 죽음을 불사하는 담대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치 범죄에 맞선 백장미 세계 제2차 대전 시기의 저항으로는 우리의 독립투쟁이나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의 예가 있지만, 독일에서 나치와 맞서 싸웠던 ‘백장미단’(독일어 Weiße Rose 바이세 로제)의 경우는 좀 특이하다. 이들의 저항은 자국을 점령하거나 지배한 적국과 맞선 게 아니라 유대인 학살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자국의 지배자를 상대로 했기 때문이다. 폴.. 2024. 2. 22.
[순국(殉國)] ‘살아서도, 죽어서도 사람’ 신채호 뤼순 감옥에서 지다 [순국(殉國)] 1936년 2월 21일, 뤼순 감옥에서 지다 1936년 2월 21일, 뤼순감옥에서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가 뇌내출혈로 쓰러진 지 사흘 만에 눈을 감았다. 그는 1928년 무정부주의 동방연맹 국제 위폐 사건에 연루되어 타이완 지룽에서 일본 경찰에게 체포된 뒤 1930년 10년형을 선고받고 뤼순에서 6년째 복역 중이었다. 향년 56세. 고대사의 정통이 단군에서 부여와 고구려로 계승된다고 주장하며 신라 중심의 를 배척하고 ‘묘청의 난’을 ‘조선 역사상 1천년래(來) 제일 대사건’이라 평가했던 역사가, 의열단에 가입하여 무장투쟁을 주장한 아나키스트, 그러나 무려 60년 넘게 무국적자 남아 있었던 사람, 신채호는 그렇게 외곬의 삶을 마감했다. 선배 아나키스트 이회영(186.. 2024. 2. 21.
[오늘] 재일 교포 권희로, 엽총으로 야쿠자를 살해하다 [역사 공부 ‘오늘’] 1968년 2월 20일 권희로 사건 1968년 2월 20일, 시즈오카(靜岡)현 시미즈(淸水)시의 클럽 밍크스에서 권희로(權禧老,1928~2010)는 일본 사회의 폭력배, 이른바 ‘야쿠자’ 2명을 엽총으로 사살했다. 야쿠자가 채권자의 부탁을 받아 빚 독촉을 하면서 ‘조센진, 더러운 돼지 새끼’라 욕하자 격분한 것이었다. 범행 후 그는 실탄과 다이너마이트(무기의 출처에 대해 그는 죽을 때까지 입을 다물었다.)를 들고 차량으로 도주하여 현장에서 45km 떨어진 시즈오카(靜岡)현 스마타쿄(寸又峽)의 후지노미 온천여관에 들어갔다. 그는 이후 여관 주인과 투숙객 13명을 인질로 잡고 장장 88시간의 인질극을 벌였다. 텔레비전과 신문으로 매일같이 중계된 이 인질극을 통해 권희로는 자신이 일본에.. 2024. 2. 20.
② 우수(雨水), ‘봄바람’과 ‘새싹’으로 깨어나는 봄 우수(雨水), ‘눈이 비 되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된다’ 2월 19일(2019년 기준, 2024년도 같음)은 우수(雨水), 입춘에 이은 봄의 두 번째 절기다. ‘비 우(雨)’에 ‘물 수(水)’, 말 그대로 ‘눈이 비가 되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고 하는 뜻이니 바야흐로 날씨가 풀려서 봄기운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때다. 옛 세시기(歲時記)에 “입춘이 지나면 동해 동풍(東風)이라, 차가운 북풍이 걷히고 동풍이 불면서 얼었던 강물이 녹기 시작한다.”라고 했다. 옛날 중국 사람들은 우수 이후 경칩까지 15일 동안의 기간을 삼후(三候)로 닷새씩 세분하여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첫 5일 동안[초후(初候)]은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다음 5일간[중후(中候)]은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마.. 2024. 2. 19.
[오늘] ‘지구가 돈다’, 코페르니쿠스 태어나다 [역사 공부 ‘오늘’] 1473년 2월 19일-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의 출생 2월 19일은 1473년, 폴란드 출신 독일의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 1473~1543)가 태어난 날이다. 코페르니쿠스는 중세 교회가 지지해 온 세계관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주장함으로써 근대 자연과학의 획기적인 전환을 끌어낸 학자다. 그 무렵 유럽에서는 모든 천체가 지구 주위를 돈다는 지구중심설, 즉 ‘천동설(天動說)이 유일하게 공인된 세계관이었다. 일찍이 2세기에 클라우디우스 프톨레마이오스(Claudius Ptolemaios)에 의해 체계화된 천동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인간은 그 위에 사는 존엄한 존재이며 달 위의 천상계는 영원한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중세의 우주관.. 2024.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