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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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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일요일(1965)’, ‘셀마 몽고메리 행진’은 끝나지 않았다 어밀리아 보인튼 로빈슨 부부의 ‘흑인 투표권 쟁취 투쟁’ 1950년대 이후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에서 앨라배마주의 주도 몽고메리(Montgomery)는 기억되어야 할 도시다. 미국 의회가 ‘현대 민권운동의 어머니’라는 찬사를 바친 로자 파크스(Rosa Lee Louise McCauley Parks, 1913~2005)가 주도하여 흑인들의 집단 파업과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을 벌인 곳이다. 이 운동은 1955년, 몽고메리의 백화점 재봉사 로자 파크스가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버스 운전사의 지시를 거부한 데서 비롯되었다. 인종 차별법 짐크로우법에 의해 그녀가 경찰에 체포됨으로써 촉발된 이 1년여에 걸친 저항은 이듬해 ‘버스의 인종 분리가 불법’이라는 연방 대법원의 판결로 승리를 거두면서 몽고메리 버스 .. 2024. 3. 7.
[오늘] ‘공공선(公共善)’을 위한 열정과 헌신, 소설가 펄 벅 떠나다 [역사 공부 ‘오늘’] 1973년 3월 6일, 소설가 펄 벅 영면하다 1973년 오늘(3월 6일) 이른 아침, 필라델피아 북쪽 벅스 카운티에 있는 그린힐스 농장에서 소설가 펄 시던스트라이커 벅(Pearl Sydenstricker Buck, 1892∼1973)이 폐암으로 숨을 거두었다. 향년 81세. 퓰리처상(1932)과 소설 로 노벨문학상을 받은(1938) 작가였지만 거기 헌신적인 봉사를 더한 열정적인 그녀의 삶은 작가 이상의 것이었다. 전 세계의 신문들이 다투어 그의 부음을 전했고 그의 문학을 소개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972년 중국 방문 때 동행을 원했던 펄의 요청을 거부했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그녀를 ‘동서 문명의 다리’라고 칭송했다. 펄 벅, 공공의 선을 위한 열정과 헌신 그녀의 장례는.. 2024. 3. 6.
왜 그들은 일터 ‘KBS’를 떠나고자 하는가 KBS 베테랑 언론인들 ‘줄 퇴사’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의 유튜브 꼭지인 ‘언론어때’(2024.3.1.)는 최근 한국방송(KBS)에서 시행하는 특별명예퇴직에 예상보다 훨씬 많은 직원이 퇴직을 신청하여 지난 29일 자로 면직되었다고 전했다. 모두 87명의 희망자 중 52명의 기자와 PD 등 방송직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 가운데에는 시청자들과 익숙한 얼굴도 많다고 했다. [관련 방송 : KBS 명예퇴직에서 정세진 아나운서, 박종훈 기자 등 베테랑 언론인들 퇴사……] KBS 기자 아나운서들 줄 퇴사 ‘9시 뉴스’ 앵커와 ‘저널리즘 토크쇼 제이(J)’를 진행하면서 27년간 KBS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정세진 아나운서를 비롯하여, 기자 중에는 유튜브 채널 ‘경제 한방’을 진행했던 박종은.. 2024. 3. 5.
③ 경칩 - 봄, 우썩우썩 깨어나다 경칩, 봄의 세 번째 절기 -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경칩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節氣),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고 동지 이후 74일째 되는 날로 올해는 3월 6일(2024년은 3월 5일임)이다. 경첩 즈음이면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우리나라를 통과하게 된다. 한난(寒暖)이 되풀이되면서도 기온은 날마다 상승하는데 올해는 유난히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경칩은 봄의 세 번째 절기이다. ‘놀랄 경(驚)’ 자에 ‘겨울잠 잘 칩(蟄)’ 자를 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풀과 나무에 싹이 트고 겨울잠을 자던 짐승들이 땅 위로 나오려고 꿈틀거린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옛날에는 ‘열 계(啓)’ 자를 써 ‘계칩(啓蟄)’으로 불렀으나 전한(前漢) 경제(景.. 2024. 3. 5.
[오늘] 태극기 조선의 정식 ‘국기’가 되다 [역사 공부 ‘오늘’] 1883년 3월 6일-고종 태극기 정식 국기로 선포 국기법으로 규정하느냐 마느냐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국기는 그 나라의 대(내)외적 상징이다. 성조기(미국)나 일장기(일본), 오성홍기(중국), 삼색기(프랑스) 따위는 그것 자체만으로 그 나라의 정체성과 권위를 드러내는 것이다. 1883년 3월 6일, 조선 정식 국기 선포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바로 배우게 되는 7·5조의 동요 ‘태극기’를 통하여 우리는 태극기로 상징되는 ‘국가’의 존재를 어렴풋이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운동회 날에 온 교정을 가득 채운 만국기의 행렬 속에서 유독 태극기의 존재를 새로이 이해하게 된다. 3월 6일은 1883년 고종이 태극기를 조선의 정식 국기로 선포한 날이다. 그로부터 133년이 흘렀다. 국기의 모습.. 2024. 3. 5.
삼일절, ‘운동’과 ‘혁명’ 사이 삼일만세, ‘운동’ 아닌 ‘혁명’이다 3·1독립선언 아흔다섯 돌을 맞는다. 아침에 일어나 태극기를 달고 어저께 에서 읽은 ‘정인보 평전’(김삼웅)을 떠올리며 정인보 선생의 노랫말로 만들어진 삼일절 노래를 듣는다.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그 짧은 글귀엔 3·1 독립선언을 바라보는 선생의 관점이 오롯하다. 4대 국경일인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의 노래 가사를 위당에게 맡긴 것은 훼절로 얼룩진 지식인들 속에 선생의 지조와 학식, 인품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고. 선생이 쓴 노랫말에 넘치는 우리 고유어의 아름다움이 오늘따라 새롭다. [관련 글 : 위당 정인보의 ‘아름다운 우리말 맵시’]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 2024. 3. 4.
2019년, 3·1운동과 임정 수립 100주년의 해에 기획 기사로 보는 3·1운동과 임정 수립 기획 ‘1919년판’ 뉴스 2019년의 첫날도 심상하게 맞았다. 아내가 새벽기도에 가는 기척이 일어나, 쓰던 글을 마무리하고 나서 현관 앞에 배달된 신문을 챙겼다. 거실 소파에 신문을 놓다 말고 나는 눈을 크게 떴다. 1면에 창간 때의 제호가 떡하니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가 제호를 되돌리나 하고 생각했는데 어라, 1면에 실린 활자가 예사롭지 않다. 이미 사라진 먹컷이 보이는가 하면 세로쓰기 개요도 달렸다. 백두산 천지의 밑그림 위에 목판체 한겨레 제호 옆에 ‘1919년판’이라고 적힌 먹컷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머리기사는 ‘신년사’다. 궁서체로 ‘기미년 밝았다, 온 강토를 광복의 기운으로’라는 제목에 세로쓰기 개요도 예사롭지 않다. “도탄에 빠진 민.. 2024. 3. 1.
“이승만 정부는 ‘독립운동가’가 중심이었다”고? 이승만 영화 의 주장에 대한 팩트체크 요즘 “김덕영 감독이 제작해 2024년 개봉한 한국의 독립영화.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 이승만을 다룬 다큐멘터리 역사영화” 이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여당이 장악한 과 , 등 보수 일간지가 적극적 보도에 나서 관객이 이어지면서 누적 관객 백만 명을 넘었다. 은 정치인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누적 관객 수에서 2017년 개봉한 (185만 명)에 이은 2위에 올랐다. 보수 진영에서 영화의 홍보에 열을 올리는 데서 드러나듯 이 영화는 “박근혜 정부에서 만든 국정교과서에도 기술된 ‘독재자’라는 사실도 부정”(미디어오늘 기사, 이하 같음)하고 있다. 이는 영화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를 다양한 각도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보다 그의 “독립운동 행보와 대통령 .. 2024. 3. 1.
안동의 3·1 만세운동 안동의 3·1 만세운동 재현 행사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날을 그 사건의 이름으로 삼는 전통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유구’한 듯하다. 이 방식은 사건의 발생일만을 건조하게 표시할 뿐 그 사건의 본질을 드러내는 데는 매우 불편한 방식이다. 연도를 따로 표시하지 않으니 날짜만 달랑 떠오르는 데 글쎄, 그게 합리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3·1운동은 일제의 폭압적 식민 지배에 저항에 들불처럼 일어난 민족해방운동이다. 이 운동은 1919년 3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 두 달이 넘게 한반도 전역에서 전개되었다. 3·1운동은 ‘극소수 친일파·친일 지주·예속자본가를 제외한 전민족적 항일 독립운동이자 계몽운동, 의병운동, 민중의 생존권 수호 투쟁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운동 경험이 하나로 수렴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족운동’(.. 2024. 3. 1.
봄, ‘너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봄꽃과의 만남, 1년 만이지만, 더 오랜 세월을 기다려 온 것 같은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1년 열두 달을 사계절로 나누면, 봄은 3·4·5월, 여름은 6·7·8월, 가을은 9·10·11월, 겨울은 12·1·2월이다. 이 단순한 구분은 일단은 합리적이고, 실제 날씨와도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 올 입춘은 지난 2월 4일, 설날 전이었다. 24절기는 태음태양력에 맞춘 것으로, 실제 계절의 추이와 함께 간다. 오래 기다려온 봄꽃, 산수유 설날을 전후하여 날씨가 봄날 같지는 않지만, 사실상 계절은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2월 19일이 두 번째 절기인 우수(雨水)였고, 세 번째 절기인 경칩(驚蟄)은 3월 5일이니 봄은 이제 이미 .. 2024. 2. 29.
[오늘] 2·28-대구 고교생들, 이승만 선거 방해 공작에 맞서 일어서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 고교생 민주 시위 1960년 2월 28일 낮 12시 50분, 대구의 고교생들이 정부와 여당(자유당)의 부당한 선거 개입에 항의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시내 중심가로 진출하여, “횃불을 밝혀라, 동방의 별들아”, “학원의 자유를 달라”, “학원을 정치 도구화하지 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튿날까지 계속된 시위는 3·15 마산의거와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1960년, ‘빈사의 민주주의’ 1960년, 13년째 이어진 이승만 독재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빈사 상태였다. 발췌개헌(1952)과 사사오입 개헌(1954)으로 장기 집권을 위한 권력을 강화한 이승만은 1960년 3월 15일 제4대 대통령선거와 제5대 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자.. 2024. 2. 28.
[오늘] 은둔의 나라 조선, 강화도 조약으로 ‘나라를 열다’ [역사 공부 ‘오늘’] 1876년 2월 27일, 강화 연무당에서 조일수호조규 체결 1876년 오늘(2월 27일), 강화산성 연무당에서 조선의 접견대관 판중추부사 신헌(申櫶, 1811~1884)과 일본의 전권대사 구로다 기요타카(黒田清隆, 1840~1900, 2대 내각 총리대신)는 조일수호조규를 체결했다. 흔히들 강화도조약, 병자수호조규 등으로 불리는 이 통상조약은 조선이 일본과 맺은 최초의 근대적 조약이면서 불평등조약이었다. 당시 조선은 흥선대원군이 프랑스(병인양요·1866)와 미국(신미양요·1871)의 통상요구를 물리치고 전국에 척화비를 세우는 등 통상 수교 거부정책을 견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제국주의 세력이 강요하는 자본주의 세계 질서로의 편입을 거부하는 이른바 ‘쇄국(鎖國) 정책’이었다. 은둔의 나.. 2024.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