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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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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태극기 조선의 정식 ‘국기’가 되다 [역사 공부 ‘오늘’] 1883년 3월 6일-고종 태극기 정식 국기로 선포국기법으로 규정하느냐 마느냐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국기는 그 나라의 대(내)외적 상징이다. 성조기(미국)나 일장기(일본), 오성홍기(중국), 삼색기(프랑스) 따위는 그것 자체만으로 그 나라의 정체성과 권위를 드러내는 것이다. 1883년 3월 6일, 조선 정식 국기 선포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바로 배우게 되는 7·5조의 동요 ‘태극기’를 통하여 우리는 태극기로 상징되는 ‘국가’의 존재를 어렴풋이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운동회 날에 온 교정을 가득 채운 만국기의 행렬 속에서 유독 태극기의 존재를 새로이 이해하게 된다. 3월 6일은 1883년 고종이 태극기를 조선의 정식 국기로 선포한 날이다. 그로부터 133년이 흘렀다. 국기의 모습은.. 2025. 3. 5.
③ 경칩 - 봄, 우썩우썩 깨어나다 경칩, 봄의 세 번째 절기 -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경칩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節氣),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고 동지 이후 74일째 되는 날로 올해는 3월 6일(2025년은 3월 5일임)이다. 경첩 즈음이면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우리나라를 통과하게 된다. 한난(寒暖)이 되풀이되면서도 기온은 날마다 상승하는데 올해는 유난히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경칩은 봄의 세 번째 절기이다. ‘놀랄 경(驚)’ 자에 ‘겨울잠 잘 칩(蟄)’ 자를 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풀과 나무에 싹이 트고 겨울잠을 자던 짐승들이 땅 위로 나오려고 꿈틀거린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옛날에는 ‘열 계(啓)’ 자를 써 ‘계칩(啓蟄)’으로 불렀으나 전한(前漢) 경제(景.. 2025. 3. 4.
2024 겨울에서 2025 봄까지 [사진] 눈과 산수유, 그리고 올 첫 참외*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언제부턴가 겨울에는 사진기를 들고 나들이하는 경우가 드물어졌다. 아니, 겨울에는 굳이 명승지를 찾지 않아서라고 해도 되겠다. 나이 들수록 겨울의 음습한 풍경에 마음이 가지 않았던 까닭이다. 가능하면 곱고, 따뜻하고, 편안한 풍경을 원하게 된 건 전적으로 나이 탓이다.  구미에는 비도 잦다고 할 수 없지만, 눈은 정말 드물다. 간간이 뿌리긴 해도 그게 다다. 좀 쌓였나 싶어서 나가면 영상의 기온에 다 녹아 버리고 말기 십상이다. 내 기억에 사진을 찍을 만한 강설은 구미로 옮겨온 2012년 3월의 눈밖에 없다.  그리고 13년짼데, 당연히 내 컴퓨터의 사진 폴더에는 눈 풍경이 거의 없.. 2025. 3. 3.
기미년, 기생들도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기미년(1919) 기생조합의 만세운동3·1 만세운동은 특정 날짜로 이름이 붙긴 했지만 실제로 장장 두 달여에 걸쳐 전국 방방곡곡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독립 만세운동이었다. 국내는 물론 만주 지역에까지 번져나간 이 전 민족적 항일운동의 총 시위 횟수는 2천 회 이상, 참여자는 연인원 2백만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모든 계층’이 참여한 민족운동   조선총독부의 공식 기록에도 집회에 참여한 인원은 106만여 명이고, 그중 사망자가 7509명, 구속자는 4만7천여 명이었다. 만세운동을 준비하고 주도한 인물은 민족대표 33인이었지만 각 지역으로 확산한 만세 시위운동의 주력은 무명의 민중들이었다.   3월 1일부터 4월 11일까지는 매일 10회 이상 시위가 일어났으며, 시위운동의 정점을 이룬 4월 1일에는 .. 2025. 3. 3.
삼일절, ‘운동’과 ‘혁명’ 사이 삼일만세, ‘운동’ 아닌 ‘혁명’이다3·1독립선언 아흔다섯 돌을 맞는다. 아침에 일어나 태극기를 달고 어저께 에서 읽은 ‘정인보 평전’(김삼웅)을 떠올리며 정인보 선생의 노랫말로 만들어진 삼일절 노래를 듣는다.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그 짧은 글귀엔 3·1 독립선언을 바라보는 선생의 관점이 오롯하다. 4대 국경일인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의 노래 가사를 위당에게 맡긴 것은 훼절로 얼룩진 지식인들 속에 선생의 지조와 학식, 인품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고. 선생이 쓴 노랫말에 넘치는 우리 고유어의 아름다움이 오늘따라 새롭다. [관련 글 : 위당 정인보의 ‘아름다운 우리말 맵시’]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 만세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이날은 우리의 .. 2025. 3. 1.
[오늘] 은둔의 나라 조선, 강화도 조약으로 ‘나라를 열다’ [역사 공부 ‘오늘’] 1876년 2월 27일, 강화 연무당에서 조일수호조규 체결1876년 오늘(2월 27일), 강화산성 연무당에서 조선의 접견대관 판중추부사 신헌(申櫶, 1811~1884)과 일본의 전권대사 구로다 기요타카(黒田清隆, 1840~1900, 2대 내각 총리대신)는 조일수호조규를 체결했다. 흔히들 강화도조약, 병자수호조규 등으로 불리는 이 통상조약은 조선이 일본과 맺은 최초의 근대적 조약이면서 불평등조약이었다. 당시 조선은 흥선대원군이 프랑스(병인양요·1866)와 미국(신미양요·1871)의 통상요구를 물리치고 전국에 척화비를 세우는 등 통상 수교 거부정책을 견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제국주의 세력이 강요하는 자본주의 세계 질서로의 편입을 거부하는 이른바 ‘쇄국(鎖國) 정책’이었다. 은둔의 나라.. 2025. 2. 26.
탄핵 심판 최후 변론, “변론은 아름다울 수도, 추악할 수도 있다” 윤석열 탄핵 심판 국회 측 대리인들의 최후 변론을 들으며어제(2월 25일)에 헌법재판소에서는 윤석열 탄핵 재판의 마지막 변론(11차)이 이루어졌다. 그간 보도로 재판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던 국민에게는 굳이 재판을 끝까지 보지 않더라도 이 재판의 결과를 너끈히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떤 이가 제발 돈 좀 써서 유능한 변호인을 쓰지, 하고 혀를 차게 만든 게 피청구인 윤석열의 변호인들이 보여준 변론은 지리멸렬이었다.  ‘지리멸렬’과 ‘진솔한 감동’ 사이 이들은 윤석열과 극우 세력들이 강변하는 억지 논리를 답습하며, 국민과 반대 측 변호인의 실소를 자아냈고, 헌법재판관마저 씁쓸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신공을 발휘하는 데 골몰했다. 합리적인 논거는커녕 아무런 근거도 없는 부정선거론, 중국 개입론, 반국가 세.. 2025. 2. 26.
다가오는 ‘봄 기척’을 엿보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격년으로 하는 10월의 건강 검진 결과를 나는 내 ‘건강 이력’의 위기로 받아들였다. 여러 지표는 그 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공복혈당장애를 의심하게 한 혈당 수치가 문제였다. ‘100mg/dl 이하’라야 하는 공복 혈당 수치가 100을 상회한 것이었다. 단골 병원의 담당 의사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과일 등 당류의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매일 걷기를 시작했다. 한 달이나 운동을 늦춘 것은 그간 무릎이 아파서 운동을 시작할 엄두를 못 내서였다. 12월 한 달 중 다른 일로 빼먹은 날은 나흘뿐이었고 1월엔 설날이 끼어 있었지만 빼먹은 날이 사흘에 그쳤다. 실외 활동이 어려운 날은 집에서 자전거를 한 .. 2025. 2. 25.
[오늘] 나치에 항거한 백장미단, 히틀러의 칼날 아래 지다 [역사 공부 ‘오늘’] 1943년 2월 22일, 백장미단의 숄 남매 등 처형되다 무릇 모든 압제에는 저항이 존재한다. 그것은 때로 실낱같은 의지로 명맥을 이어가기도 하고 때론 거대한 용암처럼 분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활동의 규모로 저항의 의지를 재단할 수는 없다. 활동의 내용과 무관하게 그것은 늘 죽음을 불사하는 담대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치 범죄에 맞선 백장미  세계 제2차 대전 시기의 저항으로는 우리의 독립투쟁이나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의 예가 있지만, 독일에서 나치와 맞서 싸웠던 ‘백장미단’(독일어 Weiße Rose 바이세 로제)의 경우는 좀 특이하다. 이들의 저항은 자국을 점령하거나 지배한 적국과 맞선 게 아니라 유대인 학살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자국의 지배자를 상대로 했기 때문이다.. 2025. 2. 22.
[순국(殉國)] ‘살아서도, 죽어서도 사람’ 신채호 뤼순 감옥에서 지다 [순국(殉國)] 1936년 2월 21일, 뤼순 감옥에서 지다1936년 2월 21일, 뤼순감옥에서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가 뇌내출혈로 쓰러진 지 사흘 만에 눈을 감았다. 그는 1928년 무정부주의 동방연맹 국제 위폐 사건에 연루되어 타이완 지룽에서 일본 경찰에게 체포된 뒤 1930년 10년형을 선고받고 뤼순에서 6년째 복역 중이었다. 향년 56세.   고대사의 정통이 단군에서 부여와 고구려로 계승된다고 주장하며 신라 중심의 삼국사기>를 배척하고 ‘묘청의 난’을 ‘조선 역사상 1천년래(來) 제일 대사건’이라 평가했던 역사가, 의열단에 가입하여 무장투쟁을 주장한 아나키스트, 그러나 무려 60년 넘게 무국적자 남아 있었던 사람, 신채호는 그렇게 외곬의 삶을 마감했다. 선배 아나키스트 .. 2025. 2. 20.
[오늘] 재일 교포 권희로, 엽총으로 야쿠자를 살해하다 [역사 공부 ‘오늘’] 1968년 2월 20일 권희로 사건1968년 2월 20일, 시즈오카(靜岡)현 시미즈(淸水)시의 클럽 밍크스에서 권희로(權禧老,1928~2010)는 일본 사회의 폭력배, 이른바 ‘야쿠자’ 2명을 엽총으로 사살했다. 야쿠자가 채권자의 부탁을 받아 빚 독촉을 하면서 ‘조센진, 더러운 돼지 새끼’라 욕하자 격분한 것이었다. 범행 후 그는 실탄과 다이너마이트(무기의 출처에 대해 그는 죽을 때까지 입을 다물었다.)를 들고 차량으로 도주하여 현장에서 45km 떨어진 시즈오카(靜岡)현 스마타쿄(寸又峽)의 후지노미 온천여관에 들어갔다. 그는 이후 여관 주인과 투숙객 13명을 인질로 잡고 장장 88시간의 인질극을 벌였다. 텔레비전과 신문으로 매일같이 중계된 이 인질극을 통해 권희로는 자신이 일본에서.. 2025. 2. 19.
[오늘] ‘지구가 돈다’, 코페르니쿠스 태어나다 [역사 공부 ‘오늘’] 1473년 2월 19일-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의 출생 2월 19일은 1473년, 폴란드 출신 독일의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 1473~1543)가 태어난 날이다. 코페르니쿠스는 중세 교회가 지지해 온 세계관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주장함으로써 근대 자연과학의 획기적인 전환을 끌어낸 학자다. 그 무렵 유럽에서는 모든 천체가 지구 주위를 돈다는 지구중심설, 즉 ‘천동설(天動說)이 유일하게 공인된 세계관이었다. 일찍이 2세기에 클라우디우스 프톨레마이오스(Claudius Ptolemaios)에 의해 체계화된 천동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인간은 그 위에 사는 존엄한 존재이며 달 위의 천상계는 영원한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중세의 우주관.. 2025.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