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탄핵 심판 국회 측 대리인들의 최후 변론을 들으며
어제(2월 25일)에 헌법재판소에서는 윤석열 탄핵 재판의 마지막 변론(11차)이 이루어졌다. 그간 보도로 재판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던 국민에게는 굳이 재판을 끝까지 보지 않더라도 이 재판의 결과를 너끈히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떤 이가 제발 돈 좀 써서 유능한 변호인을 쓰지, 하고 혀를 차게 만든 게 피청구인 윤석열의 변호인들이 보여준 변론은 지리멸렬이었다.
‘지리멸렬’과 ‘진솔한 감동’ 사이
이들은 윤석열과 극우 세력들이 강변하는 억지 논리를 답습하며, 국민과 반대 측 변호인의 실소를 자아냈고, 헌법재판관마저 씁쓸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신공을 발휘하는 데 골몰했다. 합리적인 논거는커녕 아무런 근거도 없는 부정선거론, 중국 개입론, 반국가 세력, 북의 지령 따위의 황당무계한 이론만을 주절대고 만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일일 수 있었다. 적어도 윤석열의 위법적, 반헌법적 비상계엄 시도를 정당화해 주는 논리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피청구인 대리인들의 변론 중 화룡점정은 김계리 변호사의 변론이었다. 그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며 민주노총 간첩사건을 끌어왔고,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도 간첩의 지령으로 일어났다고 주장하면서
그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며 “약 4개월 전 선고된 민주노총 간첩사건에서 우리 사회의 모든 갈등이 간첩들의 지령에 의해 일어났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대표적인 게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이다. ‘한반도와 주변 나라 테러 행위, 전 인류에 대한 대학살 만행 기사를 집중 게재하라’는 지령이 오자 민주당이 ‘인류를 향한 핵테러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는 플래카드를 만들었다. 간첩 지령과 비슷한 단어”라고 말했다.
또 김 변호사는 “이번 계엄을 내란죄로 고발한 것은 민주노총 위원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1일 민주노총을 찾아가 탄핵사태 때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감사해 했다”며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일당독재 파쇼 행위에 대한 현재 상황을 알리기 위해 대국민 호소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신·출산·육아를 하느라 몰랐던 더불어민주당이 저지른 패악을 확인하고 아이와 함께할 시간을 나눠 이 사건에 뛰어들게 됐다. 저는 계몽됐다”고 고백한 것이다. 이 언급에 따로 설명을 붙이지 않는다. [관련 기사 : 윤석열 쪽 김계리 “저는 14개월 딸의 엄마…비상계엄으로 계몽됐다”]
나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청구인(국회) 측의 대리인 장순욱 변호사와 김선휴 변호사의 최후 변론을 들었다. 어떤 논리로 접근하나 싶어 가볍게 듣기 시작했는데, 불과 8분 남짓한 변론을 들으면서 나는 몸을 일으켰고, 귀를 더 쫑긋하게 되었다.
나는 변호인의 변론을 아주 일반적인 형식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장순욱, 김선휴 두 변호사의 변론은 단단하고 유려했다. 무언가 딱딱한 법적 논리 일색이 아니라, 글쓴이의 따뜻하고 올곧은 마음씨가 드러나는, 아주 아름답고 감동적인 글이었다.
아, 변호사들의 법정 변론도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변호사 가운데도 아주 감성적인 글을 쓰는 이들이 있구나, 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발견 같았다. 소리를 높이지도 않고, 차분하고 담담하게 변론을 낭독하는 두 변호사의 변론을 다른 이와 공유하고 싶었다.
유튜브의 변론을 구글의 음성 문자 변환 프로그램 ‘다글로’로 옮겨서 정리했다. 중간에 소제목은 참고하라고 내가 붙였다. 뒤에는 유튜브 주소도 붙였으니, 유튜브로도 들을 수 있다.
탄핵 재판 마지막 변론의 최종의견 진술
청구인 측(국회) 대리인 장순욱 변호사 최후 변론
저는 이 사건 탄핵소추 사유와는 살짝 빗겨나서 피청구인이 오염시킨 헌법의 말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피청구인이 헌법에 대해 언급했던 말을 일별해 보면서 그가 얼마나 왜곡된 헌법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가 하는 점을 살펴보겠습니다. 말은 같은 말을 사용하는 언어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하는 수단이자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누군가가 사용하는 말이 그 말하고자 하는 대상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엉뚱한 의미로 심지어 정반대의 의미로 쓰인다면 더 이상 소통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윤석열이 오염시킨 ‘헌법의 말’
만일 그 누군가가 권력자라면 개인과 개인 사이의 소통 단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언어 공동체 전체가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자신이 당선된 지난 대선 시기에 자주 헌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대선은 반헌법적 세력과 헌법 수호 세력의 대결이라고 하면서 이 나라의 헌법을 지켜야겠다는 마음에서 대선에 나왔다”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검찰총장 이력을 내세우면서 상식과 공정을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피청구인이 강조한 헌법 수호나 상식 공정과 같은 말들은 유권자들에게 적지 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 결과였는지 피청구인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에서 피청구인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로 시작하는 대통령 선서를 하였습니다. 이어진 취임사에서 피청구인은 민주주의 위기의 원인으로 반지성주의를 지목하면서 그 극복 수단으로 합리주의와 지성주의를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이 얘기한 공정과 상식 합리주의와 지성주의 헌법 수호라는 말의 의미가 국민 일반의 보편적인 인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피청구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4달쯤 되었을 무렵입니다. 미국 순방 중에 피청구인이 사용한 비속어가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이후 대통령실은 그 논란을 집중제기했던 특정 언론사 기자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조치를 하였습니다.
헌법 수호를 외치면서도 반헌법적인 언사로 일관한 시간
이에 대해서 청구인은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이라면서 부득이한 조치라고 했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면서 헌법 수호를 내세운 것입니다. 이후로도 피청구인의 반헌법적인 언사는 지속적으로 반복되었습니다. 2022년 10월 경에는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협치의 대상인 야당을 적대적 반국가 세력이라고 규정한 것입니다. 2023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우리 사회를 자유민주주의와 공산 전체주의로 갈라진 분열적 상태로 규정하면서 사실상 진보적 시민사회와 야권을 싸잡아 반국가 세력 공산 전체주의 세력이라고 낙인찍었습니다.
이후로도 정부나 대통령의 비판적인 세력을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으로 보고 이들을 척결 대상으로 삼겠다는 피청구인의 인식은 갈수록 강고해졌고 그의 언어는 더욱 강퍅해졌습니다. 피청구인의 이러한 언행에 민심이 등을 돌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2024년 4월 총선에서 국민들은 피청구인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에 대해 냉엄한 심판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총선 결과를 받아들고도 비판 세력에 대한 피청구인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거 결과를 부정선거의 탓으로 돌리려는 망상을 키워온 것으로 보입니다. 피청구인은 급기야 종북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겠다면서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감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고자 한 비상계엄 강행
12.3 그날 대국민 담화를 필두로 피청구인은 일련의 어지러운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그날 밤 담화문에서 피청구인은 야당의 입법 독재가 헌정 질서를 짓밟고 있다고 했고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패악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습니다. 피청구인이 말하는 자유 헌정 질서 즉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의 핵심 요소는 복수 정당제하에서 야당으로 대표되는 정치적 반대파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존중과 보호의 대상인 이들을 척결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자유민주적 헌정 질서를 파괴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 대목에서도 피청구인은 자유민주적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강변했습니다.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대한 피청구인의 이러한 전도된 헌법 인식은 자신이 검토하였다고 실토한 포고령에도 오롯이 드러나 있습니다. 포고령에는 피청구인을 비판해 온 모든 세력들이 망라되어 있고 이들을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비상계엄을 통해 자신에 대한 모든 정치적 반대파들의 입을 틀어막고 손발을 묶으려 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피청구인이 내세운 것은 역시나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서라는 것이었습니다.
비상계엄, 민주공화정의 도정을 무로 돌리는 위험한 도발
존경하는 재판관님 12.3 비상계엄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차근차근 내디뎌온 민주공화정의 도정을 무로 돌리려는 것이었습니다. 무모하지만 위험천만한 도발이었습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이 이 역주행을 기도하면서 간과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국민들이 온몸으로 저항해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과정에서 체득하고 어느새 디엔에이에까지 각인된 주권자라는 시민의식이었습니다. 피청구인이 내팽개친 헌법 수호자로서의 책임을 국민들이 자임하고 나섰던 것입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권력자의 헌정 파괴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국회로 달려왔습니다.
그 모습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가 현실에서 작동하는 것을 확인 시켜주는 감동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이날 우리는 살아 숨 쉬는 헌법의 실체를 온몸으로 느끼는 실로 역사적인 체험을 한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 설령 독재를 꿈꾸는 또 다른 몽상가의 또 다른 헌법 파괴 시도가 있더라도 그로부터 민주공화국을 지켜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탄핵 결정이 나온 후에 우리 사회가 분열과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권자가 헌법을 지켜낸 우리의 경험은 그러한 혼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지혜를 줄 것입니다.
오염시킨 헌법의 말과 풍경을 제자리로 돌리기를 소망
따라서 그 혼란의 시간은 길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피청구인은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언동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를 말했습니다. 헌법을 파괴하는 순간에도 헌법 수호를 말했습니다. 이것은 아름다운 헌법의 말, 헌법의 풍경을 오염시킨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이 노랫말처럼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우리도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그 첫 단추가 권력자가 오염시킨 헌법의 말들을 그 말들이 가지는 원래의 숭고한 의미로 돌려놓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국민과 함께 이 사건 탄핵 결정문에서 피청구인이 오염시킨 헌법의 말과 헌법의 풍경이 제자리를 찾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5U-2ZCvwYgg]
청구인 측(국회) 대리인 김선휴 변호사 최후 변론
저는 피청구인이 이번 비상계엄으로 대한민국 군대에 끼친 해악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2022년 6월 24일 피청구인은 6.25 참전 용사를 초청하여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그 메달의 이름은 ‘평화의 사도’ 메달이었습니다. 우리가 군인을 평화의 사도라고 불러야 하는 이유는 이들에게 부여된 최고의 의무가 바로 평화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설령 전쟁에 참여하더라도 군인의 행위는 궁극적으로 평화를 위한 수단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참전 용사의 목에 평화의 사도 메달을 걸어주던 피청구인은 2년 뒤 군인들을 내란의 현장으로 내몰았습니다. 평화 대신에 분열과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30명의 군인이 내란과 직권남용으로 수사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들 중 누군가는 엄중한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피청구인의 지시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이들을 옹호할 여지는 없습니다. 사령관들은 “명령의 위법성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대통령의 명령이기에 정당한 것으로 생각하고 따랐다”라고 변명합니다.
평화를 지켜야 할 군인을 내란의 도구로 써 군의 정치적 중립 훼손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나치 전범들이 내세운 변명과 다르지 않습니다. 멀리 갈 필요 없이 바로 5.18 내란 재판에서 내란 수괴 전두환의 지시를 이행한 군인들도 상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변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위법한 상관의 명령에 따랐던 이들은 모두 처벌받았습니다. 다만 이 모든 위헌 위법한 행위의 최종 명령권자로서 이들을 내란의 도구로 동원한 피청구인에게 가장 무거운 책임이 있음은 자명합니다. 대한민국은 국군의 정치적 중립을 헌법에 명시한 나라입니다. 우리 헌정사에서 다시는 군의 정치 개입과 군부 독재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천명입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87년 헌법 이후 40년 가까이 지켜온 문민 통제와 국군의 정치적 중립 원칙을 무참히 훼손하였습니다. 국민을 위한 군대를 한 개인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된 사병으로 전락시켰습니다. 불과 몇 년 전 기무사를 해체하고도 국군은 또다시 정치 개입의 역사와 단절하지 못했다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국민들이 군의 정치적 중립은 물론 국가 안보에 대한 군의 헌신마저 불신하게 될까 우려스럽습니다. 이러한 불신은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의 토대를 위태롭게 합니다. 피청구인이 끼친 해악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상계엄 이후 이달 3일까지 52명의 특전 부사관이 전역을 신청했습니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숫자입니다.
잃은 군에 대한 신뢰, 동원된 군인들의 삶도 파괴
숙련된 군 간부의 이탈은 군대가 또다시 내란의 주역이 되었다는 자괴감이나 비상계엄 이후 군대에 가해진 사회적 비난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양병(養兵) 10년 용병(用兵) 1일’이라는 말처럼 군인은 언제 있을지 모르는 한 번의 위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긴 시간 피나는 각고의 노력과 훈련을 통해 양성되는 사람들입니다. 군인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독립을 보전하고 국토를 방위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나아가 국제 평화의 유지에 이바지함을 그 사명으로 삼고 있으며 충성과 성실 정직과 청렴의 의무를 집니다. 이런 소명과 헌신을 담보로 국민은 세금을 기꺼이 지불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의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은 동원된 군인들 개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가 키워낸 소중한 인적 자원을 무용지물로 만들었습니다. 숙련되고 충성된 지휘관을 다시 양성하고 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우리 사회는 또다시 많은 시간과 비용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군 통수권자인 피청구인은 이제까지 한 번도 진심 어린 사과와 용서를 빌지 않았습니다. 한 사람의 장군과 고급 장교가 탄생하려면 본인의 노력뿐 아니라 그 가족과 동료들의 응원과 헌신 희생이 필요합니다. 이번 비상계엄에 동원된 군인의 가족과 동료들은 결코 치유하기 어려운 자괴감으로 괴로워하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누가 어떻게 이들의 상처를 보듬어 줄 것이며 그동안 군인으로서 지켜온 명예를 회복시켜 줄 수 있겠습니까? 군인이 추구하는 최고의 덕목은 용기이고 용기에 대한 최고의 보상은 명예입니다. 이 사건 심판정에서 우리가 목도한 군인의 용기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것이 명예 회복의 시작이 아닐까 합니다. 계엄 상황에서 모든 군인이 위법한 명령에 맹목적으로 복종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소극적인 비협조나 주저함이었다. 해도 피청구인의 비상계엄이 초래할 수도 있었던 더 큰 참상을 막은 것은 대단한 영웅적 행동이 아니라 상식과 양심에 따른 작은 용기들이었습니다.
군인의 명예 회복은 그들의 용기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것
나아가 위법한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 용기가 필요한 결단이 아니라 당연한 군인의 권리이자 의무가 될 때 대한민국 군대는 비로소 권력자의 사병이 아니라 제복을 입은 민주시민으로서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일어난 일을 진실 그대로 증언하는 것도 용기입니다. 사령관들이 입을 닫아 감추려고 했던 그날의 진상은 그 부하들의 입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더욱이 자신도 불법에 가담했음을 인정하고 책임을 감수하며 사실 그대로 증언하는 용기와 그 진술에는 힘이 있습니다. 용기 있는 진술이 이 사건 탄핵 심판에서 사실인정의 기초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군대를 내란의 도구로 삼은 군 통수권자에게는 책임을 물어 파면해야 합니다.
피청구인 파면이 훼손된 군의 정치적 중립과 명예회복의 첫걸음
피청구인이 군 통수권자의 지위에 있는 한 군의 정치적 중립과 명예 회복은 불가능합니다. 피청구인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던 군인은 보호될 수 없을 것입니다. 피청구인을 파면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피청구인이 무너뜨린 군의 정치적 중립 훼손된 군의 명예 손상된 신뢰를 회복하고 군인과 그 가족들이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첫걸음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유튜브로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9lsNX3Enmkc&t=2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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