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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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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일흔 돌(2018), ‘변방의 역사’에서 ‘우리의 역사’로 4·3 76돌이다. 76주년 공식 로고가 있나 싶어 찾아보니 없다. 총선이 임박해서만은 아니다. 4·3은 여전히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오늘 현지에서 베풀어지는 추모식에는 국무총리와 행안부 장관이 참석한다고 한다. 지난해 보수정권 첫 ‘대통령 참석’이 무산된 이래, 올해도 대통령은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2022년에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제74주년 4·3추념식에 참석했었지만, 취임 후에는 9년 2개월 동안 4·3추념식을 찾지 않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답습한 것이다.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처음으로 4·3추념식에 참석해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한 뒤, 문재인 대통령은 재임 중 3차례에 걸쳐 추념식을 찾았다. 대통령의 추념식 참석이 주목받는 이유는 4·3을 바라보는 정.. 2024. 4. 3.
지산 샛강의 ‘벚꽃 필 무렵’ 주말 만개를 준비하는 사흘간(3.25.~3.27.)의 샛강 벚꽃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곳곳에서 피어나지 않는 벚꽃 때문에 꽃 없는 축제가 열리는가 하면, 축제가 연기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평년보다 개화가 이를 거로 예측한 것은 따뜻했던 겨울 때문이었고, 정작 개화가 늦어진 것은 3월 초반의 꽃샘추위와 잦은 비로 일조량이 부족해서다. 객관적인 근거를 두고 내린 예측이니 어느 쪽도 잘못이 없다. 결국은 날씨는 하늘에 달린 거고, 예측을 벗어난 상황이 전개된 것은 이른바 ‘기후 위기’ 탓이라는 건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 때문에 강원 속초시에서는 축제를 두 번에 걸쳐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속초시의 영랑호 벚꽃축제의 포스터는 ““죽을죄를 졌.. 2024. 3. 29.
[오늘] 구한말 풍운아 김옥균, 자객의 총탄에 쓰러지다 [역사 공부 ‘오늘’] 1894년 3월 28일-갑신정변의 김옥균, 상하이에서 피살 1894년 3월 28일 오전, 중국 상하이 미국 조계(租界) 안의 일본 여관 동화양행 2층의 객실에서 울린 세 발의 총탄이 한 사나이를 쓰러뜨렸고 그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자주 근대화를 통해 새로운 ‘근대 조선’을 꿈꾸었던 혁명가 고균(古筠) 김옥균(金玉均, 1851~1894)은 그렇게 그 풍운의 삶을 마감했다. 향년 43세. 10년 전 갑신정변(1884)으로 곤경에 처했던 민씨 척족(戚族) 정권이 파견한 자객 홍종우(1850~?)의 총탄은 ‘근대 조선’의 길을 모색한 정객 한 명을 쓰러뜨린 데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봉건왕조 조선이 근대로 가는 길이 얼마나 험난한 것인지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김옥균은 1870년 .. 2024. 3. 28.
[오늘] 평민 의병장 김백선 군율로 처형되다 [역사 공부 ‘오늘’]1896년 3월 27일-평민 의병장 김백선 군율로 처형 1896년 3월 27일, 호좌의진(湖左義陣, 호좌는 충남)의 선봉장 김백선(1849~1896) 장군이 군기 문란의 죄목으로 처형되었다. 3월 16일, 그는 가흥(可興:영주)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 수비대를 공격하여 진지를 점령하던 중 본진에 요청한 원군이 오지 않아 점령에 실패하고 끝내 패퇴했다. 본진에 돌아온 김백선은 중군장(中軍長) 안승우(1865~1896)에게 칼을 뽑아 들고 요청한 원군을 보내지 않은 데 항의하였다. 그러나 안승우는 ‘대장을 옹위해야 하는 중군의 소임 때문에 병사를 함부로 뺄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 이 광경을 지켜본 호좌의진의 대장 유인석(1842~1915)은 대로했다. “그대는 본시 한낱 포수에 불과한.. 2024. 3. 27.
‘생각이 들다’?, ‘생각하다’가 훨씬 간단명료하다! 입말에서 흔히 쓰이는 ‘생각이 들다’를 생각한다 요즘 방송에 나오는 출연자들의 발언 가운데서 유독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낱말이 ‘생각이 들다’다. ‘생각하다’로 써도 될 자리에 꼭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생각이 든다’라는 표현을 다투어 쓰는 것이다. 다음은 인터넷에서 ‘생각이 들다’로 무작위 검색한 결과다.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절대 고의로 그런 거 아니니까 너무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180 이하면 기장이 많이 길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우리가 전략공천의 참뜻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서로 엄청난 공방전이 치열할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관심도가 높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위 사례는 모두 인터뷰 등에서 출연자가 한 말[구어(입말.. 2024. 3. 26.
[순국]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뤼순서 순국 청년 안중근(1879~1910), 뤼순(旅順)에서 지다 1910년 오늘(3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뤼순(旅順) 감옥에서 순국한 날이다.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1909년 10월 26일)한 지 꼭 다섯 달 만이요, 일제의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1910년 2월 14일)받은 지 한 달 열흘만이었다. 가톨릭교회, ‘살인자’의 종부성사 거부 이 자료에 따르면 2월 14일 오전 10시 30분, 안중근은 뤼순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안중근은 당시 천주교 조선대목구(현재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뮈텔(Mutel, 1854~1933) 주교에게 전보를 보내 자신에게 사제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고 자신의 사형 집행일로 성(聖) 금요일을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2008년 3월, 국.. 2024. 3. 25.
[오늘] 박열·가네코 부부, 대역죄로 사형을 선고받다 [역사 공부 ‘오늘’] 1926년 3월 25일, 박열 부부 대역죄로 사형을 선고받다 1926년 오늘(3월 25일), 일본의 최고재판소인 대심원에서 대역죄로 기소된 조선인 아나키스트 박열(朴烈, 1902~1974)과 그의 일본인 부인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 1903~1926)의 결심 공판이 열렸다. 정복과 사복 차림의 경찰 200여 명과 헌병 30명이 법정 출입자를 삼엄하게 검문하는 등 법원 안팎을 통제하고 있었다. 박열·가네코 부부, 대역죄로 사형을 선고받다 재판장은 선고 전에 일어설 것은 명했지만 피고들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재판장은 형법 제73조 ‘대역(大逆)’죄와 폭발물 단속벌칙 위반으로 이 부부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후미코는 벌떡 일어나 만세를 불렀고 박열도 “재판은 비열한 연극이다!”라.. 2024. 3. 25.
[사진] 2024, ‘지산 샛강’에 이른 봄 샛강호수 둘레길 따라 황토와 마사토 ‘맨발길’도 조성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구미시 지산동에 있는 샛강은 낙동강 본류가 가지를 친 ‘샛강’으로 불리었지만, 강의 기능을 잃으면서 점차 습지로 바뀌어 온 낙동강의 망상하천(網狀河川), 즉 ‘강이 그물 모양으로 얽혀 흐르는 모양의 하천’이다. 전체 면적이 4.88km²인 샛강은 본류가 변한 우각호성(牛角湖性 : 우각호는 ‘낮은 평야 지대를 사행(蛇行)하던 하천이 끊겨 생긴, 쇠뿔 모양의 호수’) 습지라고도 한다. 습지로 바뀌면서 샛강은 연, 줄, 아기 연꽃, 가래, 마름, 물옥잠 등의 식물상과 잉엇과 어류(붕어, 가물치), 식용 달팽이, 황소개구리, 왜가리, 백로, 논병아리 등의 동물상(相)을 갖춘.. 2024. 3. 22.
[오늘] 샌프란시스코의 총성, ‘의열투쟁’의 첫 장을 열다 [역사 공부 ‘오늘’] 1908년 3월 23일, 장인환·전명운 의사 스티븐스를 처단하다 1908년 3월 23일은 월요일이었다. 오전 9시 30분, 샌프란시스코 항 페리호 부두에서 세 발의 총성이 울렸다. 대한제국 ‘외교 고문’으로 일시 귀국 중이던 더럼 화이트 스티븐스(Durham White Stevens)가 총을 맞고 쓰러졌고, 현장에서 두 명의 한국 청년 전명운(25)·장인환(33)이 체포되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총성, 장인환·전명운 의거 후송된 스티븐스는 이틀 후 총탄 제거 수술을 받다가 사망했고 두 사람은 재판에 회부되었다. 전명운은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되었고 장인환은 2급 살인죄로 기소되어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1919년 특사로 풀려났다. 이 사건이 바로 장인환과 전명운의 ‘스티븐스 사살.. 2024. 3. 22.
국무총리가 보여준 ‘처세술 개론’, 3·15 기념식에서 ‘독재’ 대신 ‘원전’ 권력 의중 살피는 ‘처세’만 남은 ‘민주공화국’의 초상 에서는 ‘처세(處世)’를 “사람들과 사귀며 살아감. 또는 그런 일. ≒ 처세상(處世上)”으로 풀이한다. 처세에서 파생한 말로 ‘처세관(處世觀)’, ‘처세도(處世道)’, ‘처세술(處世術)’, ‘처세훈(處世訓)’ 등도 별도 표제어로 실려 있다. ‘처세’의 ‘긍정·부정’적 의미 낱말 ‘처세’의 스펙트럼은 꽤 넓어서 때에 따라 긍정적인 의미로도 쓰이고, 부정적인 뜻으로도 쓰인다. 의 주인공 유비(劉備)를 일러 ‘능굴능신(能屈能伸)’의 귀재로 이를 때 이는,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굽히고 펼 줄 안다”는 뜻으로 읽힌다. ‘굽힘’을 무조건 ‘비굴’의 징표로 이해하는 것은 경직된 자세라는 뜻도 포함된 듯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처세’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일 때는.. 2024. 3. 21.
④ 춘분, 태양은 적도 위를 바로 비추고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21일(2024년은 3월 20일)은 24절기의 네 번째 절기,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중간에 드는 절기인 춘분이다. 태양은 적도(赤道) 위를 똑바로 비추고 지구상에서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 춘분점은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을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이다. 춘분을 전후하여 철 이른 화초를 파종한다.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에 바빠지기 시작한다. 특히, 농사의 시작인 초경(初耕)을 엄숙하게 행하여야만 한 해 동안 걱정 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음력 2월 중에는 매섭고 찬 바람이 많이 분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생긴 까닭이다. 이는 풍신(風神)이 샘.. 2024. 3. 20.
[오늘] 재독작가 이미륵, 뮌헨에서 타계하다 [역사 공부 '오늘'] 1950년 3월 20일, 재독작가 이미륵 타계 1950년 3월 20일, 독일 뮌헨 근교 그래펠핑(Gräfelfing)에서 망명 한국인 작가 이미륵(李彌勒, 1899~1950)이 위암으로 짧지만 강렬한 삶을 마감했다. 향년 51세. 그는 독일인 친구와 제자, 그리고 양어머니 자일러(Seyler) 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통제를 맞고서 “애국가” 중에서 ‘우리나라 만세’를 낮은 목소리로 불러 좌중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 다음 임종의 순간을 맞았다. 그는 독일이, 독일인이 사랑한 한국인이었다. 그가 쓴 소설, 는 막스 뮐러의 만큼 독일인이 아끼는 책이 되었다. 떠난 지 70년이 가깝지만, 이미륵과 그의 문학은 여전히 독일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독일인이 사랑한 이미륵, 이미륵은 황해도.. 2024.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