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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선산(구미) 이야기

[사진] 지산동 샛강의 벚꽃, 주변 사물과 어우러지는 ‘풍경의 재발견’

by 낮달2018 202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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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 이미지로 볼 수 있음.

▲ 샛강의 윗강. 관리사무소 앞쪽 관람용 데크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 윗강의 반대편에서 바라본 강가 풍경. 수면에 비치는 벚꽃 그림자와 저 멀리 수양버들의 연록빛이 신선하다.
▲ 아래 주차장에서 바라본 아랫강 전경. 수면은 마치 거울 같다.
▲ 아랫강에서 바라본 금오산.

구미 지산동 샛강의 ‘벚꽃 행렬’을 <오마이뉴스> 기사로 쓴 건 지난해 4월 1일이다. 샛강 벚꽃을 안 지는 훨씬 오래되었지만, 한 번도 그걸 글로 써서 누군가에게 추천해 보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지난해 작정하고 서너 차례 들러서 찍은 사진을 정리하다가 그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굳이 ‘깨달았다’라고 쓴 것은 내가 너무 무심하게 샛강의 벚꽃 물결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깨우쳤기 때문이다. 나는 더러 지인들에게, 금오천 벚꽃 구경 가서 사람들에게 치이는 대신 샛강에서 느긋하게 봄꽃을 즐겨보라고 권유하곤 했었다. 그러나 나는 샛강을 벚꽃을 봄이면 꽃을 만개하는 그저 그런 풍경 이상으로는 바라보지 않았었다.

 

샛강을 한 바퀴 돌면서 줄지어 선 벚꽃 행렬을 렌즈에 담는 데 급급했을 뿐, 그게 강과 하늘, 강가의 갈대와 도시의 빌딩 등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연출하는 그림에 무심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난해 샛강의 벚꽃을 보고 와서 사진을 정리하다가 한 번도 상정하지 못한 풍경을 만난 것이다.

▲ 구미시 지산동 샛강생태공원 부근 지도 참고

특정한 사물에 집중하게 되면 주변을 놓칠 수 있다. 벚꽃의 아름다움 자체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나는 그게 주변의 사물과 함께 만들어내는 풍경을 볼 여유를 챙기지 못한 것이었다. 내가 다시 발견한 샛강의 벚꽃은 원경이면서도 다른 주변 사물들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 풍경이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나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샛강에 들렀는데, 두 번 다 주차장이 차 있어 주변을 돌다가 샛길로 들어가 간신히 주차할 수 있었다. 늘 한가하기만 하던 샛강의 주차장이 슬슬 차기 시작한 것은 올 초부터다. 진입도로가 새로 개통하면서 접근성이 훨씬 좋아지면서 시민들의 발길도 잦아진 것이다.

 

그러나 샛강을 돌면서 가끔 나들이객을 만날 수 있는 수준일 뿐, 금오천에서처럼 사람들에게 밀려서 다니는 상황은 절대 아니다. 주변 사물은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카메라도 렌즈도 지난해와 같다. 대신 지난해 기사를 읽은 사진가들의 충고를 따라 가능하면 조리개를 죄어서 찍었다. 그래서 조리개를 열어 아웃포커싱으로 찍은 사진은 불과 몇 장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쓴 기사의 제목은 <구미에 이런 곳이… “소문내지 마세요, 사람들 몰려올까 겁나요”>였다. 이 기사가 포털 다음에 노출되면서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상당수가 ‘욕설’이었다. ‘소문내지 말라면서 웬 기사냐’는 게 주된 비난의 이유였다. 나는 굳이 댓글을 읽지 않는 편인데, 아내가 대신 전해준 바에 따르면 그렇다. [관련 글 바로 가기]

 

거기 대해선 따로 해명하지 않는다. 표현의 묘에 대해서 거는 시비를 감당하기 어렵고, 굳이 해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서 찍은 사진, 같이 보자고 쓴 글이지만, 이게 뭐 대단한 풍경이냐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터이다. 그분들은 흘낏 훑어보고 떠나시면 되겠다.

▲ 아랫강의 지산로 쪽에서 바라본 대안 풍경이다.
▲ 아랫강에서 바라본 강 건너 수양버들 나무 풍경. 강물은 깨끗하지 않았지만, 그 풍경은 새롭다.
▲ 아랫강에서 바라본 대안 풍경. 어디서나 카메라 화각에 걸리는 것은 벚꽃 가지다.
▲ 아랫강에서 바라본 대안 풍경. 오른쪽 산 위에 있는 정자가 구미정이다.
▲ 아랫강에서 바라본 지산교 다리 풍경. 물에 비친 벚꽃도 아름답다.
▲ 시내쪽에서 바라본 강 건너 풍경. 물에 비친 벚꽃 행렬이 아름답다.
▲ 윗강의 시내 쪽에서 바라본 데크 관람대와 건너편 풍경.
▲ 윗강 시내쪽의 대안 풍경.
▲ 윗강 관리사무소 쪽의 대안 풍경
▲ 윗강 관리사무소 쪽의 풍경
▲ 윗강 관리사무소 쪽에서 바라본 시내 쪽 대안 풍경.
▲ 윗강 관리사무소 쪽에서 바라본 대안 풍경. 오른쪽은 관람대 데크길이다.
▲ 저 멀리 시내의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 지산교 쪽에서 바라본 시내쪽 풍경. 멀리 신평동의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 샛강을 가로지르는 도로의 지산교. 아치가 하나밖에 없어서 아쉽다.
▲ 지산교 풍경. 샛강을 횡단한 이 도로는 33번 국도와 이어진다.

 

 

2022. 4. 5.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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