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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2122

[오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기업인 유일한, 돌아가다 [역사 공부 ‘오늘’] 1971년 3월 11일,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별세 1971년 3월 11일, ‘버들표’ 유한양행의 창업자 유일한(柳一韓, 1895~1971)이 온 곳으로 돌아갔다. 향년 76세. 정부는 그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였다. 그는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기업경영으로 축적한 부를 사회에 환원한 민족 기업가였고 미 육군 전략처(OSS) 한국 담당 고문으로 활약한 독립운동가였다. 그는 또 기업 이익을 사회 환원에 환원하고자 유한공고와 유한전문대학을 세운 교육가였고, 자신의 거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내놓았던 사회사업가였다. 자수성가한 평양의 재봉틀 판매상이었던 그의 부친은 독실한 개신교도로 미국 감리교에서 조선인 유학생을 선발한다는 말을 듣고 1904년, 9살짜리 큰아들 유일.. 2024. 3. 11.
매화는 언제 피었나, ‘꽃 피는 때’ 맞추기는 참 어렵다 경남 양산시 원동 ‘매화 축제’ 시작 ‘하루 전’ 나들이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망설이던 봄나들이를 매화 구경으로 튼 것은 경남 양산시 원동면에서 열리는 ‘매화 축제’ 관련 기사를 읽고서였다. 축제는 9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데, 2개 주의 주말(9·10일, 16·17일)에는 특별열차까지 편성 운영한다는 거였다. 축제를 찾아 사람에 치이고 싶지 않아서 주말을 피해 가볼까 했지만 아뿔싸, 거기까지 가는 기차는 새벽에 1대, 그리고 오후에 두어 대가 있을 뿐이었다. 봄나들이로 경남 양산 원동의 매화를 찾다 고민 끝에 일단 토요일인 16일 9시 기차로 갔다가 3시 기차로 오는 표를 미리 샀다. 그런데, 원동 매화를 미리 보고 온 유튜버들이 올린 영.. 2024. 3. 10.
[순국(殉國)] ‘민족의 선각자’ 도산 안창호 서거 1938년 3월 10일, 도산 안창호 병보석 중 타계하다 1938년 3월 10일, 도산(島山) 안창호(1878~1938)가 경성제국대학 부속병원에서 간 경화증으로 파란 많았던 우국의 삶을 마감했다. 그는 1937년 6월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일본 경찰에 붙잡혀 복역하다가 같은 해 12월에 병으로 보석 되어 요양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향년 60세. 도산은 평안남도 강서 출신이다. 어려서 한학을 배우다 1895년 청일전쟁 이후 상경하여 언더우드(Underwood, H. G.)가 경영하는 구세학당(救世學堂)(밀러학당, 통칭 언드우드학당)에 입학, 3년간 수학하며 기독교 세례를 받았고 서구문물과 접하게 되었다. 1897년 독립협회에 가입하여 평양에서 관서지부 조직을 맡게 되었다. 이때 평양지회 결성식이 열린 평.. 2024. 3. 10.
[오늘] 공병우, ‘세벌식 글자판’ 통일 못 이루고 떠나다 [역사 공부 ‘오늘’] 1995년 3월 7일, 한글 운동가 공병우 박사 타계1995년 오늘(3월 7일)은 유명 안과 의사이자 한글 운동가 공병우(公炳禹,1906~1995) 박사가 노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89세. 안과의사로 특이하게 한글 전용 운동과 한글 기계화와 전산화에 크게 이바지한 공병우는 유언도 남달랐다. “나의 죽음을 세상에 알리지 말고, 장례식도 치르지 말라. 쓸 만한 장기는 모두 기증하고 남은 시신도 해부용으로 기증하라. 죽어서 땅 한 평을 차지하느니 차라리 그 자리에 콩을 심는 게 낫다. 유산은 맹인 복지를 위해 써라.” 장례 후, 유족들은 후진들의 의학 교육에 도움을 주라는 유지에 따라 그의 시신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해부학 실습을 위해 기증하였다. 그는 죽어서도 자신의 몸을 후학들의 .. 2024. 3. 7.
‘임신 중지’ 관련한 두 나라의 풍경 : 한국과 프랑스 ‘2024 세계 여성의 날(International Women’s Day)‘을 맞으며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세계 여성의 날’(또는 국제 여성의 날, International Women’s Day)은 ‘여성의 정치·경제·사회적 업적을 범세계적으로 기념’하는 날이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9년 사회주의자들과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정치적 행사로 시작되었고, 1910년 클라라 체트킨과 알렉산드라 콜론타이에 의해 세계적 기념일로 제안되었다. 1910년 제안 뒤, 1911년에 첫 ‘ 세계 여성의 날’ 행사 클라라 체트킨(Clara Zetkin, 1857~1933)은 독일의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이자 여권운동가로 1892년 사회주의 여성잡지인 을 창립.. 2024. 3. 7.
‘피의 일요일(1965)’, ‘셀마 몽고메리 행진’은 끝나지 않았다 어밀리아 보인튼 로빈슨 부부의 ‘흑인 투표권 쟁취 투쟁’ 1950년대 이후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에서 앨라배마주의 주도 몽고메리(Montgomery)는 기억되어야 할 도시다. 미국 의회가 ‘현대 민권운동의 어머니’라는 찬사를 바친 로자 파크스(Rosa Lee Louise McCauley Parks, 1913~2005)가 주도하여 흑인들의 집단 파업과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을 벌인 곳이다. 이 운동은 1955년, 몽고메리의 백화점 재봉사 로자 파크스가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버스 운전사의 지시를 거부한 데서 비롯되었다. 인종 차별법 짐크로우법에 의해 그녀가 경찰에 체포됨으로써 촉발된 이 1년여에 걸친 저항은 이듬해 ‘버스의 인종 분리가 불법’이라는 연방 대법원의 판결로 승리를 거두면서 몽고메리 버스 .. 2024. 3. 7.
[오늘] ‘공공선(公共善)’을 위한 열정과 헌신, 소설가 펄 벅 떠나다 [역사 공부 ‘오늘’] 1973년 3월 6일, 소설가 펄 벅 영면하다 1973년 오늘(3월 6일) 이른 아침, 필라델피아 북쪽 벅스 카운티에 있는 그린힐스 농장에서 소설가 펄 시던스트라이커 벅(Pearl Sydenstricker Buck, 1892∼1973)이 폐암으로 숨을 거두었다. 향년 81세. 퓰리처상(1932)과 소설 로 노벨문학상을 받은(1938) 작가였지만 거기 헌신적인 봉사를 더한 열정적인 그녀의 삶은 작가 이상의 것이었다. 전 세계의 신문들이 다투어 그의 부음을 전했고 그의 문학을 소개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972년 중국 방문 때 동행을 원했던 펄의 요청을 거부했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그녀를 ‘동서 문명의 다리’라고 칭송했다. 펄 벅, 공공의 선을 위한 열정과 헌신 그녀의 장례는.. 2024. 3. 6.
왜 그들은 일터 ‘KBS’를 떠나고자 하는가 KBS 베테랑 언론인들 ‘줄 퇴사’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의 유튜브 꼭지인 ‘언론어때’(2024.3.1.)는 최근 한국방송(KBS)에서 시행하는 특별명예퇴직에 예상보다 훨씬 많은 직원이 퇴직을 신청하여 지난 29일 자로 면직되었다고 전했다. 모두 87명의 희망자 중 52명의 기자와 PD 등 방송직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 가운데에는 시청자들과 익숙한 얼굴도 많다고 했다. [관련 방송 : KBS 명예퇴직에서 정세진 아나운서, 박종훈 기자 등 베테랑 언론인들 퇴사……] KBS 기자 아나운서들 줄 퇴사 ‘9시 뉴스’ 앵커와 ‘저널리즘 토크쇼 제이(J)’를 진행하면서 27년간 KBS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정세진 아나운서를 비롯하여, 기자 중에는 유튜브 채널 ‘경제 한방’을 진행했던 박종은.. 2024. 3. 5.
③ 경칩 - 봄, 우썩우썩 깨어나다 경칩, 봄의 세 번째 절기 -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경칩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節氣),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고 동지 이후 74일째 되는 날로 올해는 3월 6일(2024년은 3월 5일임)이다. 경첩 즈음이면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우리나라를 통과하게 된다. 한난(寒暖)이 되풀이되면서도 기온은 날마다 상승하는데 올해는 유난히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경칩은 봄의 세 번째 절기이다. ‘놀랄 경(驚)’ 자에 ‘겨울잠 잘 칩(蟄)’ 자를 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풀과 나무에 싹이 트고 겨울잠을 자던 짐승들이 땅 위로 나오려고 꿈틀거린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옛날에는 ‘열 계(啓)’ 자를 써 ‘계칩(啓蟄)’으로 불렀으나 전한(前漢) 경제(景.. 2024. 3. 5.
[오늘] 태극기 조선의 정식 ‘국기’가 되다 [역사 공부 ‘오늘’] 1883년 3월 6일-고종 태극기 정식 국기로 선포 국기법으로 규정하느냐 마느냐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국기는 그 나라의 대(내)외적 상징이다. 성조기(미국)나 일장기(일본), 오성홍기(중국), 삼색기(프랑스) 따위는 그것 자체만으로 그 나라의 정체성과 권위를 드러내는 것이다. 1883년 3월 6일, 조선 정식 국기 선포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바로 배우게 되는 7·5조의 동요 ‘태극기’를 통하여 우리는 태극기로 상징되는 ‘국가’의 존재를 어렴풋이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운동회 날에 온 교정을 가득 채운 만국기의 행렬 속에서 유독 태극기의 존재를 새로이 이해하게 된다. 3월 6일은 1883년 고종이 태극기를 조선의 정식 국기로 선포한 날이다. 그로부터 133년이 흘렀다. 국기의 모습.. 2024. 3. 5.
삼일절, ‘운동’과 ‘혁명’ 사이 삼일만세, ‘운동’ 아닌 ‘혁명’이다 3·1독립선언 아흔다섯 돌을 맞는다. 아침에 일어나 태극기를 달고 어저께 에서 읽은 ‘정인보 평전’(김삼웅)을 떠올리며 정인보 선생의 노랫말로 만들어진 삼일절 노래를 듣는다.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그 짧은 글귀엔 3·1 독립선언을 바라보는 선생의 관점이 오롯하다. 4대 국경일인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의 노래 가사를 위당에게 맡긴 것은 훼절로 얼룩진 지식인들 속에 선생의 지조와 학식, 인품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고. 선생이 쓴 노랫말에 넘치는 우리 고유어의 아름다움이 오늘따라 새롭다. [관련 글 : 위당 정인보의 ‘아름다운 우리말 맵시’]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 2024. 3. 4.
2019년, 3·1운동과 임정 수립 100주년의 해에 기획 기사로 보는 3·1운동과 임정 수립 기획 ‘1919년판’ 뉴스 2019년의 첫날도 심상하게 맞았다. 아내가 새벽기도에 가는 기척이 일어나, 쓰던 글을 마무리하고 나서 현관 앞에 배달된 신문을 챙겼다. 거실 소파에 신문을 놓다 말고 나는 눈을 크게 떴다. 1면에 창간 때의 제호가 떡하니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가 제호를 되돌리나 하고 생각했는데 어라, 1면에 실린 활자가 예사롭지 않다. 이미 사라진 먹컷이 보이는가 하면 세로쓰기 개요도 달렸다. 백두산 천지의 밑그림 위에 목판체 한겨레 제호 옆에 ‘1919년판’이라고 적힌 먹컷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머리기사는 ‘신년사’다. 궁서체로 ‘기미년 밝았다, 온 강토를 광복의 기운으로’라는 제목에 세로쓰기 개요도 예사롭지 않다. “도탄에 빠진 민.. 2024.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