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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역사 공부 「오늘」197

[오늘] 백범 김구, 육군 소위 안두희의 흉탄에 스러지다 [역사 공부 ‘오늘’] 1949년 6월 26일, 경교장에서 백범 피살 1949년 6월 26일은 일요일이었다. 백범 김구(1876~1949)는 경교장 집무실에서 창암학원 여교사와 담소 중이었다. 비서실에서는 경교장에 여러 차례 다녀간 바 있는 육군 소위 안두희가 비서들을 상대로 너스레를 떨고 있었다. 안두희는 광복군 출신의 김학규(1900~1967) 장군의 소개로 백범을 만났던 인물이었다. [관련 기사 : “탕! 탕! 탕! 탕!…내레 금방 선생님을 쏴시오” 참조] 창암학원 여교사가 떠난 후 선우진 비서는 안두희를 백범의 집무실로 안내해 주고 지하 부엌으로 내려갔다. 잠시 후, 백범의 집무실에서 네 발의 총성이 울렸고 경교장 정문 경호실의 경호 순경들이 카빈총에 실탄을 장전하고 황급히 본관으로 뛰어 올라왔다.. 2023. 6. 26.
[오늘] 식민지사회 비판적 공론장의 구심 월간 <개벽> 창간 [역사 공부 ‘오늘’] 1920년 6월 25일, 월간종합지 창간 1920년 6월 25일, 천도교단에서 민족문화 실현 운동을 위해 세운 출판사 개벽사에서 A4판, 160쪽 내외의 월간종합지 창간호를 발간하였다. 천도교(동학의 후신)의 ‘후천개벽 사상’에서 이름을 딴 이 잡지는 일제의 정책에 항거하여 정간·발행 금지·벌금, 그리고 발행정지 등의 가혹한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민족의식 고취에 역점을 두어 곧 식민지사회 비판적 공론장의 구심체가 되었다. 의 창간은 천도교 청년회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돈화(1884~?)를 비롯한 청년들은 잡지 창간을 위해 먼저 출판사 개벽사(開闢社)를 설립하였다.(개벽사는 외에도 , , , , , , 등의 잡지를 발행하며 1920년대 잡지계를 이끌었다) 창간호를 발간할 때 사장.. 2023. 6. 25.
[오늘] 70년 전 우리가 치른 전쟁이 가르쳐 준 것들 [역사 공부 ‘오늘’] 1950년 6월 25일, 북한군 남침으로 6.25전쟁 발발 1950년 6월 25일 오전 4시, 북한의 조선인민군이 소련에서 지원한 최신형 전차 T-34/85를 앞세우고 북위 38도선 전역에 걸쳐 기습 남침함으로써 ‘6.25전쟁’이 시작됐다. 그것은 일제의 식민지배에서 해방돼 맞닥뜨린 혼란의 해방공간을 일거에 무력화하면서 한반도가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데올로기 대립’의 현장이 되리라는 끔찍한 예고였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전쟁 앞에 허둥대기는 정부도 국민과 다르지 않았다. 개전 사흘 만에 대통령과 정부 수뇌부는 시민들에게 서울 사수를 공언해 놓고도 한강 다리를 끊고 남몰래 피난길에 올랐고 140만 명의 서울 시민은 ‘인공 치하’의 수도에 남겨졌다. 해방과 함께 온 ‘분단.. 2023. 6. 25.
[오늘] 한일기본조약 조인, 국교 재개되었으나 ‘문제’는 남았다 [역사 공부 ‘오늘’] 1965년 6월 22일, 한일기본조약 조인 1965년 6월 22일, 4개 협정과 25개 문서로 된 ‘대한민국과 일본 국 간의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한일기본조약)이 정식으로 조인되었다. 1951년 첫 한일회담이 열린 지 14년 만에, 1945년 해방된 후 독립 국가로서 식민지 종주국이었던 일본과 체결한 첫 조약이었다. [관련 글 : 경술국치 - 대한제국, 일본에 강제 편입되다] 6월 22일, 일본 수상관저에서 기본조약 조인 8월 14일에는 여당이 단독으로 국회를 열어 이 조약을 비준하였고 12월 18일에는 중앙청에서 두 나라의 국교 정상화를 최종적으로 매듭짓는 기본조약 및 협정에 대한 비준서를 교환했다. 36년여에 걸친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수탈을 넘어 새로운 양국 관계를 재개하는.. 2023. 6. 21.
[오늘] 비운의 명장 임경업 지다 [역사 공부 ‘오늘’] 1646년 6월 20일, 임경업 장군 분사하다 1646년 6월 20일(음력, 양력으로는 8월 1일) 조선 중기의 무장 임경업(林慶業, 1594~1646)이 파란 많은 삶을 억울하게 마감했다. 용맹하고 강직했으되 시대를 읽지 못한 완고함 때문이었던가, 그는 때를 잘못 만나 국제 미아가 된 비극적 운명을 비켜 가지 못한 불운한 장수였다. 국제 미아가 되었던 비운의 명장 임경업은 충청도 충주 달천촌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평택(平澤)이며 자는 영백(英伯), 호는 고송(孤松), 시호가 충민(忠愍)이다. 스물넷에 무과에 급제하였고 이괄의 난(1624) 때 정충신 장군의 선봉장으로 큰 공을 세우면서 1등 공신이 되었다. 1633년 청북(淸北, 청천강 이북) 방어사 겸 영변 부사에 등용되어 북방.. 2023. 6. 20.
[오늘] 가장 ‘젊은 정신’ - 시인 김수영 떠나다 1968년 6월 16일, 시인 김수영 교통사고로 떠나다 1968년 오늘(6.16.), 서울적십자병원에서 시인 김수영(金洙暎,1921~1968)이 48년의 짧았던 삶을 마감했다. 전날 밤 소설가 이병주, 시인 신동문과 함께 술을 마신 뒤 귀가하다 버스에 치였던 시인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다. 신동엽(1930~1969)과 함께 1960년대를 대표하는 참여시인 김수영은 그렇게 덧없이 세상을 떠났다. 김수영은 1921년 서울 출신이다. 선린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41년 도쿄상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태평양전쟁이 일어나자 학병 징집을 피해 귀국하여 가족들과 함께 만주 길림성으로 이주하였다. 김수영은 해방이 되자 귀국하여 연희대에 편입했다가 중퇴하였다. 모더니스트에서 참여 시인으.. 2023. 6. 16.
[오늘] 현대 정주영 회장, 소 500마리 이끌고 판문점을 넘다 [역사 공부 ‘오늘’] 1998년 6월 16일, 500마리 소떼 실은 트럭 50대 북한 방문 남북 민간교류 물꼬 트는 기념비적 사건 1998년 6월 16일, 정주영(1915~2001)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트럭 50대에 500마리의 소떼를 싣고 판문점을 넘어 북한을 방문했다. 이날 오전 그는 임진각에서 “이번 방문이 남북 간의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초석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고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그의 방북은 개인적으로는 17살 때, 강원도 통천군 답전면 아산리(현재 강원도 통천군 로상리) 친가에서 부친의 소 판 돈 70원을 몰래 들고 가출한 실향민의 금의환향이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그것은 이후 10여 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될 남북 민간교류의 물꼬를 트는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한 마리.. 2023. 6. 16.
[오늘] 6·15 - 남북 정상, ‘평화와 통일’을 위한 최초의 악수 [역사 공부 ‘오늘’] 2000년 6월 15일, 김대중·김정일의 역사적 ‘남북공동선언’ 2000년 오늘(6월 15일),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김정일이 남북 공동선언을 발표하였다. 그것은 남북 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만나 이틀간(6.13~15.)의 회담 끝에 이루어낸 값진 결실이었다. 반세기만의 만남, ‘평화와 통일’ 논의 한민족이면서 남북의 정상이 만나는 데는 무려 반세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동족상잔의 전쟁까지 치러야 했던 남북의 정상이 만나게 된 것은 분단의 질곡을 넘으려면 필요한 것이 ‘이념’ 아닌 ‘민족 동질성’이란 점을 확인하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52년 만에 만난 남과 북의 최고 당국자들이 비록 초보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평화’와 .. 2023. 6. 14.
[오늘] 두 소녀의 ‘희생’으로 드러난 ‘불평등 한미관계’ [역사 공부 ‘오늘’] 2002년 6월 13일, 두 여중생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지다 두 소녀의 비극, 혹은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민낯 6월 13일은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두 소녀 신효순·심미선(1988∼2002)의 17주기다. 두 소녀의 비극은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이상 장기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존재를 새삼스럽게 환기해 주었다. 이 사건이 드러내 준 것은 ‘한미동맹에 의한 굴욕적이고 불평등한 한미관계’였기 때문이다. 사고 이후 유족들은 “당시 사고 차량의 너비가 도로 폭보다 넓은 데다 마주 오던 차량과 무리하게 교행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는 이미 예견된 살인행위였다”라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차량 운전병과 관제병, 미2사단장 등 책임자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의정부지청에 고소하고, 미군 측.. 2023. 6. 12.
[오늘] 국민의 민주화 열망, 6·10 민주항쟁으로 꽃피우다 1987년 1월 14일부터 6월 29일까지 이어진 ‘반독재 민주화운동’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여러 현안으로 말미암은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6·10 민주항쟁 36돌을 맞는다. 6·10민주항쟁은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6월 29일까지 전국적으로 벌어진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정의된다. 이 6월항쟁은 격동의 우리 현대사 가운데 2016년부터 2017년에 걸쳐 전개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 즉 ‘촛불항쟁(혁명)’과 함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의 역사로 일컬어진다.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의 역사’ 6월 민주항쟁 6월항쟁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월)에서 비롯하여 전두환의 4·13 호헌 조치(4월)로 상승되었고, 시.. 2023. 6. 10.
[오늘] 6·10, 순종의 장례일에 터진 ‘조선독립 만세!’ [역사 공부 ‘오늘’] 1926년 6월 10일에 불타오른, 학생 중심의 민족 독립운동 순종 장례일(인산일)에 터진 ‘조선 독립만세!’ 1926년 6월 10일은 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순종(1874~1926)의 인산(因山, 임금의 장례)일이었다. 헤이그 밀사 사건(1907) 이래 일제와 친일파의 압력으로 퇴위하게 된 고종을 이어 대한제국 제2대 황제가 된 순종은 명목상 재위 18년 만인 1926년 4월 25일 심장마비로 승하했고, 이날 인산이 거행된 것이었다. 순종은 황위에 오른 지 불과 2년 뒤 통감 소네 아라스케(曾禰荒助)에게 실권을 빼앗기고, 1910년 강제합병으로 대한제국의 멸망을 지켜보아야 했던 비운의 황제였다. 이후 그는 모든 권한을 잃고 이왕(李王)이라 불리며 창덕궁에서 허수아비 군주로 살아야 .. 2023. 6. 9.
[오늘] 조세희, 연작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쏘아올리다 [역사 공부 ‘오늘’] 1978년 6월 5일, 조세희 연작소설집 『난쏘공』 초판 제1쇄 발간 작가 조세희(1942~ )는 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8)으로 산업사회의 그늘에서 고단하게 살아가는 공장 노동자이면서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도시 빈민을 상징하는 보통명사 ‘난쟁이 일가’를 창조해냈다. 그는 당시 제한되었던 표현의 자유 때문에 상징적인 형식으로 이들 난쟁이 일가의 삶을 서술했는데, 정작 독자들은 그러한 표현의 방식을 통해 역설적으로 1970년대 산업사회의 모순에 정서적으로 다가가고 그것을 내면화할 수 있었던 듯하다. 이 책이 1980년대 대학생들에게 널리 읽히면서 의식화 교재 역할까지 한 것은 서정적 문체로 형상화된 난쟁이 일가의 삶을 통하여 ‘시대의 아픔’을 추체험할 .. 2023.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