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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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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운동’과 ‘혁명’ 사이 삼일만세, ‘운동’ 아닌 ‘혁명’이다3·1독립선언 아흔다섯 돌을 맞는다. 아침에 일어나 태극기를 달고 어저께 에서 읽은 ‘정인보 평전’(김삼웅)을 떠올리며 정인보 선생의 노랫말로 만들어진 삼일절 노래를 듣는다.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그 짧은 글귀엔 3·1 독립선언을 바라보는 선생의 관점이 오롯하다. 4대 국경일인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의 노래 가사를 위당에게 맡긴 것은 훼절로 얼룩진 지식인들 속에 선생의 지조와 학식, 인품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고. 선생이 쓴 노랫말에 넘치는 우리 고유어의 아름다움이 오늘따라 새롭다. [관련 글 : 위당 정인보의 ‘아름다운 우리말 맵시’]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 만세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이날은 우리의 .. 2026. 3. 1.
구미·선산의 3·1운동 - 네 곳에서 만세를 외쳤다 구미·선산의 3·1운동 - 선산과 해평, 임은동과 진평동 시위사람들은 제 고장을 무척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필요한 이해는 ‘맹탕’일 때가 많다. 특히 역사 쪽으로 가면 총론은 그나마 주워섬기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입을 닫을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그것은 우리가 역사의 중요한 장면을 국가 단위로만 배울 뿐, 향토사는 거기 곁들여진 몇 줄의 사실로만 익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지자체가 나름대로 지역사를 새로이 조명하기 시작했지만, 단시간의 노력으로 쉽사리 극복되는 문제가 아니다. 구미에서도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 만세 시위를 재현하는 등의 행사가 베풀어지긴 했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3·1운동이 1919년 3월부터 약 3개월가량 끊이지 않.. 2026. 2. 28.
[오늘] 2·28-대구 고교생들, 이승만 선거 방해 공작에 맞서 일어서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 고교생 민주 시위1960년 2월 28일 낮 12시 50분, 대구의 고교생들이 정부와 여당(자유당)의 부당한 선거 개입에 항의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시내 중심가로 진출하여, “횃불을 밝혀라, 동방의 별들아”, “학원의 자유를 달라”, “학원을 정치 도구화하지 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튿날까지 계속된 시위는 3·15 마산의거와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1960년, ‘빈사의 민주주의’ 1960년, 13년째 이어진 이승만 독재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빈사 상태였다. 발췌개헌(1952)과 사사오입 개헌(1954)으로 장기 집권을 위한 권력을 강화한 이승만은 1960년 3월 15일 제4대 대통령선거와 제5대 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자.. 2026. 2. 27.
14년 만에 다시 만난 설경 [사진] 눈이 오지 않는 고장에 내린 함박눈 풍경*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구미에 들어와 산 지 14년째다.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구미는 겨울에 거의 눈이 내리지 않는다. 여기로 온 첫 해 3월에 꽤 많은 눈이 내린 게 기억에 남을 뿐, 그간 제대로 쌓일 만큼 온 눈은 손꼽을 정도다. 여름철 강수량도 다른 지역과는 달리 찔끔 흉내를 내는 경우도 많았으니, 겨울철 강수량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올겨울도 제대로 ‘눈이 왔다’고 볼 수 있는 날이 전혀 없어서, 입춘 지나 설을 쇠면서 눈을 기대하는 건 끝인 줄 알았다. 그저께(23일) 일기 예보에서 ‘많은 눈’이 떠도 그냥 흉내만 내고 말겠거니 하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밤새.. 2026. 2. 26.
[오늘] 은둔의 나라 조선, 강화도 조약으로 ‘나라를 열다’ [역사 공부 ‘오늘’] 1876년 2월 27일, 강화 연무당에서 조일수호조규 체결1876년 오늘(2월 27일), 강화산성 연무당에서 조선의 접견대관 판중추부사 신헌(申櫶, 1811~1884)과 일본의 전권대사 구로다 기요타카(黒田清隆, 1840~1900, 2대 내각 총리대신)는 조일수호조규를 체결했다. 흔히들 강화도조약, 병자수호조규 등으로 불리는 이 통상조약은 조선이 일본과 맺은 최초의 근대적 조약이면서 불평등조약이었다. 당시 조선은 흥선대원군이 프랑스(병인양요·1866)와 미국(신미양요·1871)의 통상요구를 물리치고 전국에 척화비를 세우는 등 통상 수교 거부정책을 견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제국주의 세력이 강요하는 자본주의 세계 질서로의 편입을 거부하는 이른바 ‘쇄국(鎖國) 정책’이었다. 은둔의 나라.. 2026. 2. 26.
[오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유배지 엘바섬 탈출 [역사 공부 ‘오늘’] 1815년 2월 26일-보나파르트 엘바섬 탈출나폴레옹, 엘바섬 탈출 1815년 2월 26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éon Bonaparte, 1769~1821)는 유배 중이던, 이탈리아반도 서쪽 티레니아해(Tyrrenian Sea)의 토스카나 제도에서 가장 큰 섬 엘바(Elba)를 탈출했다. 1814년 4월 퐁텐블로 조약에 따라 엘바섬으로 유배된 지 9개월 21일 만이었다. 그는 황제의 지위를 유지한 채 세습되지 않는 엘바 공국의 대공으로 섬에서 머물다가 영국군의 감시를 피해 엘바섬을 벗어난 것이었다. 지중해의 섬 코르시카에서 태어난 나폴레옹은 프랑스 대혁명의 사회적 변동기 뒤에 요구된 사회적 안정을 기반으로 제1 제정(帝政)을 건설하였다. 그로써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 2026. 2. 25.
『표준국어대사전』, 2025년도 발굴 집필한 표제어 416개 추가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 추가, ‘가변형’ 등 416개국립국어원은 2025년 한 해 동안 발굴·집필한,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거나 어휘 체계상 빠져 있던 표제어 416개를 2026년 1월 26일 자로 에 공개하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매년 새로운 표제어를 발굴하여 사전에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립국어원이 편찬하는 모국어 사전인 에 표제어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고도 바람직하다. 현실 언어는 박제된 죽은 말이 아니라, 시대와 언중(언어 대중)과 함께 생성, 발전, 소멸하는 살아 숨 쉬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 뜻에서 해마다 새로 발굴하여 집필한 새로운 표제어를 사진에 등재하는 것은 국가 편찬 사전의 핵심적 내용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번에 새로 등재하는 표제어는 416개인데, 이 가운데 특별히.. 2026. 2. 24.
‘당신’, 2인칭 대명사와 3인칭 대명사 사이 특전사령관의 ‘당신’은 2인칭일까, 3인칭일까*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내란수괴 윤석열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19일 밤 ‘뉴스데스크’를 시청할 때였다. 당연히 그날의 머리기사는 윤석열 1심 선고여서 뉴스데스크는 특집으로 방송하고 있었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당신” 피고인이 ‘경고성 비상계엄’ 운운하면서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지만, “옛 부하들은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그의 지시를 증언했고, 그것이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 내란죄를 법정에서 입증했다”라는 앵커의 리드 멘트 (Lead Ment)에 이은 기자의 리포트를 듣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피고인 윤석열은 "경고성 비상계엄이어서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고 주.. 2026. 2. 22.
[오늘] 나치에 항거한 백장미단, 히틀러의 칼날 아래 지다 [역사 공부 ‘오늘’] 1943년 2월 22일, 백장미단의 숄 남매 등 처형되다 무릇 모든 압제에는 저항이 존재한다. 그것은 때로 실낱같은 의지로 명맥을 이어가기도 하고 때론 거대한 용암처럼 분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활동의 규모로 저항의 의지를 재단할 수는 없다. 활동의 내용과 무관하게 그것은 늘 죽음을 불사하는 담대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치 범죄에 맞선 백장미 세계 제2차 대전 시기의 저항으로는 우리의 독립투쟁이나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의 예가 있지만, 독일에서 나치와 맞서 싸웠던 ‘백장미단’(독일어 Weiße Rose 바이세 로제)의 경우는 좀 특이하다. 이들의 저항은 자국을 점령하거나 지배한 적국과 맞선 게 아니라 유대인 학살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자국의 지배자를 상대로 했기 때문이다.. 2026. 2. 21.
[순국(殉國)] ‘살아서도, 죽어서도 사람’ 신채호 뤼순 감옥에서 지다 [순국(殉國)] 1936년 2월 21일, 뤼순 감옥에서 지다1936년 2월 21일, 뤼순감옥에서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가 뇌내출혈로 쓰러진 지 사흘 만에 눈을 감았다. 그는 1928년 무정부주의 동방연맹 국제 위폐 사건에 연루되어 타이완 지룽에서 일본 경찰에게 체포된 뒤 1930년 10년형을 선고받고 뤼순에서 6년째 복역 중이었다. 향년 56세. 고대사의 정통이 단군에서 부여와 고구려로 계승된다고 주장하며 신라 중심의 삼국사기>를 배척하고 ‘묘청의 난’을 ‘조선 역사상 1천년래(來) 제일 대사건’이라 평가했던 역사가, 의열단에 가입하여 무장투쟁을 주장한 아나키스트, 그러나 무려 60년 넘게 무국적자 남아 있었던 사람, 신채호는 그렇게 외곬의 삶을 마감했다. 선배 아나키스트 .. 2026. 2. 21.
중앙선의 폐역 ‘화본’, 2026년 1월 대구광역시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 폐역과 급수탑을 찾아서(2026.1.4.)*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군위군 산성면 화본리를 처음 찾은 건 2013년, 그러니까 구미로 옮아온 이듬해 늦가을이다. 당시엔 경상북도였던 화본은 예나 지금이나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산성면은 인근 팔공산성의 이름을 땄고, 마을 이름은 ‘산은 꽃의 뿌리와 같으므로 꽃의 근본이다[산여화근고화본(山如花根故花本)]’라는 뜻에서 온 ‘화본(花本)’이다. 이 화본리 824-1번지에 철도 마니아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뽑은 화본역이 있다. 13년 만에 다시 찾은 화본역, 소속 지방도 교체되고 지금은 폐역이다 그때, 화본역에 잠깐 들렀다가 인근의 문 닫은 중학교를 개조.. 2026. 2. 19.
[오늘] 재일 교포 권희로, 엽총으로 야쿠자를 살해하다 [역사 공부 ‘오늘’] 1968년 2월 20일 권희로 사건1968년 2월 20일, 시즈오카(靜岡)현 시미즈(淸水)시의 클럽 밍크스에서 권희로(權禧老,1928~2010)는 일본 사회의 폭력배, 이른바 ‘야쿠자’ 2명을 엽총으로 사살했다. 야쿠자가 채권자의 부탁을 받아 빚 독촉을 하면서 ‘조센진, 더러운 돼지 새끼’라 욕하자 격분한 것이었다. 범행 후 그는 실탄과 다이너마이트(무기의 출처에 대해 그는 죽을 때까지 입을 다물었다.)를 들고 차량으로 도주하여 현장에서 45km 떨어진 시즈오카(靜岡)현 스마타쿄(寸又峽)의 후지노미 온천여관에 들어갔다. 그는 이후 여관 주인과 투숙객 13명을 인질로 잡고 장장 88시간의 인질극을 벌였다. 텔레비전과 신문으로 매일같이 중계된 이 인질극을 통해 권희로는 자신이 일본에서.. 2026.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