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길 위에서

[사진] 소성리, 2017년 겨울-“사드 뽑고 평화 심자”

by 낮달2018 2021. 12. 3.
728x90
SMALL

 소성리, 2017년 겨울 - “사드 뽑고 평화 심자”

*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1000×667) 크기로 볼 수 있음.

▲ 집회를 마무리하면서 집회 참가자들이 진밭교 옆에 세운 평화 솟대. 사드를 형상화했다.
▲ 진밭교 삼거리 입구에 세운 주민들의 통행제한 경고판. 이 경고판에는 주민의 분노가 서려 있다.

2일 오후 3시부터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제6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 행동 집회가 열렸다. 지난 9월 7일 새벽,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추가 배치되고, 9월 16일에 제5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 행동이 열린 지 근 석 달 만이다.

 

추가 배치가 이루어지던 9월 6일 밤에 나는 대구의 무슨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고, 자정이 지나 새벽에 추가 배치가 완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작 집회에 참석하는 거로 사드 반대 투쟁을 지지하고 있었는데도 그 소식을 듣고 아주 맥이 빠져버렸다.

 

그래서만은 아닌데, 대목 밑 벌초가 끼이면서 나는 5차 집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사드 문제가 만만치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나는 문재인 정부가 그런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 줄은 몰랐다. 사드를 반대하면서도 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는 사람들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 나는 김천시민대책위에서 펴낸 지난 1년의 투쟁기록 <힘내라 촛불아> 발간 소식을 기사로 쓰면서 6차 집회가 12월 초에 있다는 걸 알았다. [관련 기사 : “촛불 내리는 순간 김천은 전쟁 도화선 된다”]

 

6차 집회를 환기한 것은 2일 오후 2시가 겨워서였다. 나는 김천의 동료 교사에게 전화로 집회를 확인한 뒤 급하게 차를 몰았다. 하필이면 사거리마다 신호등에 걸려서 간신히 도착하니 이미 집회가 시작되고 있었다.

 

예전보다 무대를 마을회관 쪽으로 바투 당겨서 진행된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400여 명. 사드 배치 이후 맥이 빠진데다 날씨도 새초롬하니 집회가 썰렁하지나 않을까 저어했지만 적지 않은 시민들이 자리를 채웠다. 집회의 중심 구호는 ‘사드 뽑고 평화 심자’였다.

 

집회에서 주최 단체들은 이후 ‘사드 정착을 막기 위한 공사 저지’ 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드가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사드는 그대로’(원불교 강해윤 교무)지만 싸움은 ‘아직 지지도, 끝나지도 않았다’ (소성리 이석주 이장)는 것이다.

 

마을회관 앞 집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사드 기지 앞의 진밭교 삼거리까지 행진했다. 진밭교 옆에서 주최 단체 대표들이 나와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 솟대’를 심는 의식을 치르고 집회는 마무리되었다.

▲ 사드 기지로 드는 길목의 진밭교가 평화와 전쟁을 가르는 경계가 되리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 참가자들이 진밭교 옆에 세운 6개 평화 솟대.ⓒ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 집회 주최 단체 대표들이 나와서 진밭교 옆에 평화 솟대를 세우는 의식을 치르고 있다.
▲ 참가자들은 소성리 마을회관 앞 천막 안에서 주민들이 끓인 떡국을 나누어 먹고 헤어졌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마을회관 앞 천막 안에서 소성리 주민들이 끓인 떡국을 나누어 먹고 헤어졌다. 서서히 땅거미가 내리고 있는 마을을 빠져나오는데 어느 집에선가 군불이라도 때는지 연기가 피어올랐다. 나는 그 지붕 위로 평화롭게 피어오르는 연기를 오래 지켜보았다.

▲ 언제부턴가 소성리 마을 입구 삼거리에는 경찰차와 경찰이 지키고 있는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
▲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참가자 저편의 지붕 위에 저녁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

 

 

2017. 12. 3. 낮달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