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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교단(1984~2016)에서

광고 두 개

by 낮달2018 2021.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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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운동 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의  ‘패러디 광고’

대형 입시교육 업체가 지하철 따위에 내건 광고가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그 광고의 핵심은 ‘친구(우정)가 공부를 대신해 주지 않는다’다. ‘성적을 위해 친구를 버리라고 부추긴다’라는 지적을 받은 건 당연하다.

 

이에 교육운동 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이 광고를 비튼 ‘패러디 광고’를 만들었다. 문제 광고의 원문에서 ‘우정’을 ‘성적’이나 ‘공부’로, ‘친구’를 ‘학원가’로, ‘친구’를 ‘어른’ 따위로 바꾼 것이다. ‘아브라카타브라 기적은 반드시 일어나’라는 주문 아래 업체의 광고는 ‘합격 불변의 법칙’을 강조하지만, 패러디는 ‘나는 너의 우정을 믿어’다.

 

정작 당사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구구절절 옳고 시원하기론 패러디 광고가 그만이다. 그것이 겨냥하는 진실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그러나 내심 ‘그러나’, ‘그래도’ 하고 토를 다는 게 학부모뿐일까. 어떤 대학에 가느냐가 자신의 삶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믿는 아이들에게 ‘진실’의 힘은 얼마나 셀까. 그게 오늘날 우리 교육이 서 있는 현주소다.

 

 

2013. 3. 1.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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