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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코스모스6

아스타와 버들마편초, 2023년 구미의 가을꽃 낙동강체육공원의 아스타, 샛강생태공원의 버들마편초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계절이 바뀌면서 공원이나 유원지에 피는 꽃이란 늘 비슷비슷하다. 가을꽃이라 하면, 국화나 코스모스가 제일 먼저인데, 너무 익숙하게 보는 꽃이라 별 감흥이 없다. 구미의 낙동강체육공원에서는 올해 ‘낭만 구미 꽃 축제’가 열렸던 모양이다. 거리에 펼침막이 걸렸지만, 무심히 보고 넘겼다. 나는 축제가 열리기 전에 체육공원을 다녀왔는데, 정작 축제는 그 며칠 뒤에 열렸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나는 축제 전에 미리 꽃을 돌아본 셈이었다. 체육공원에서는 몇 해 전부터 1천여 평의 터에 코스모스를 심어 꽃을 피우고 핑크뮬리 군락을 조성하여 시민들을 불러냈다. [관련 글 : 억새와 코스.. 2023. 10. 19.
2022년 가을, 코스모스 2022년 가을, 산책길의 코스모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산책길(아침마다 이웃 동네로 한 시간쯤 걸어갔다 오는 아침 운동)마다 습관적으로 사진기를 들고 집을 나선다. 매일 만나는 뻔한 풍경이지만, 그걸 렌즈에 담으면서 미묘한 계절의 변화를 느끼곤 한다. 맨눈에 담긴 풍경은 순식간에 스러져 잔상만 남지만, 렌즈를 통해 기록된 풍경은 그 정지된 순간에 명멸한 정서를 인화해 주는 것이다. 1984년 초임 학교에서 할부로 펜탁스 수동 카메라를 장만한 이래, 2004년에 처음으로 똑딱이 디지털카메라에 입문했고, 2006년에는 마침내 디에스엘아르(DSLR) 카메라를 손에 넣었다. 이 카메라는 이후 몇 차례 상급 기종을 거쳐 지금은 펜탁스 K-1Ⅱ가 되.. 2022. 10. 23.
2022년 가을 풍경(1)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완연한 가을’이라는 표현도 뜬금없을 만큼 가을은 제대로 깊었다. 10도도 넘는 일교차로 아침 운동에 나서기가 꺼려지기도 하지만, 7시를 전후해 집을 나서서 인근 교외인 가마골까지 다녀오기는 빼먹지 않으려 애쓴다. 사나흘에 한 번씩 단렌즈를 끼운 사진기를 들고 나서는 것은 미세하게나마 바뀌고 있는 가을 풍경을 담기 위해서다. 집을 나서 한 십 분만 걸으면 교외의 들판이 나타난다. 아직 ‘황금물결’이 되기는 이르지만, 논에서는 벼가 익어가고 있고, 길가에 드문드문 이어지는 코스모스도 활짝 피었다. 올해는 유난히 나팔꽃이 흔하다. 나팔꽃은 길가 풀숲에, 농가의 울타리에, 동네의 전신주를 가리지 않고 그 연파랑 꽃잎을 드리우.. 2022. 10. 4.
메밀꽃과 백일홍 학교에 핀 메밀꽃과 백일홍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올해 같이 전입한 같은 과 동료 교사 하나는 지독한 ‘일벌레’다. 그는 수업이 없는 자투리 시간을 교정 곳곳의 일거리를 찾아내어 일하면서 보낸다. 봄 내내 그는 교정에 꽃을 심고 꽃밭을 만드는 일에 골몰했다. 물론 아무도 그에게 그런 일을 요구한 사람은 없다. 그는 스스로 ‘정서 불안’ 탓에 가만히 쉬지 못한다고 농조로 둘러대지만, 그가 일에 몰두해 있는 모습은 무척 행복해 보인다. 그의 바지런이 온 교정을 꽃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한 뼘의 공간이라도 있으면 으레 그의 발길이 머물렀고 거긴 온갖 꽃들이 피어났다. 교사 뒤편 언덕 주변은 그가 가꾸어 놓은 ‘모종밭’이다. 여러 종류의 꽃들이 다투.. 2022. 9. 2.
억새와 코스모스-구미 낙동강 체육공원 구미 낙동강체육공원의 억새와 코스모스 강변 곳곳에 체육공원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4대강 사업의 결과다. 개중에는 흉내만 내놓고 관리가 안 돼 흉물이 된 데도 있지만, 근처 주민들에게 생광스러운 체육과 여가 공간이 된 곳도 있다. 구미의 낙동강 체육공원도 그중 하나다. 구미 낙동강 체육공원은 2012년, 지산동과 고아읍 괴평리 일대 둔치에 2.11㎢ 규모로 조성된, 종합경기장과 축구장, 야구장, 족구장, 풋살경기장, 게이트볼장 등 전체 42면의 다양한 체육시설과 구미 캠핑장, 자전거대여소, 어린이 놀이시설 등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체육공원이다. 여유로운 공간은 봄에는 금계국 단지, 가을엔 핑크뮬리와 억새 등 계절 별로 다양한 꽃을 심어 장관을 연출한다. 2018년에 연간 이용객이 100만 명을 넘었다.. 2020. 10. 26.
가을, 코스모스, 들판 지난주에 안동댐 부근에 코스모스밭이 있다 해 찾아갔다가 허탕을 쳤다. 어제 오전에 잠깐 교외로 나갔다. 봉정사로 들어가는 길 양쪽에 코스모스가 성기게 피어 있었기 때문이다. 방심한 사이 어느새 가을이 성큼 깊었나 보다. 들판에는 벼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줌과 망원, 단렌즈를 바꿔 가면서 코스모스를 사진기에 담았다. 사진을 찍게 된 지도 꽤 되었건만 나는 여전히 조리개를 많이 열어서 배경을 뭉개는 사진을 선호하는 편이다. 애당초 촬영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아서겠지만 사진에 관한 생각은 여전히 초보의 그것을 벗지 못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접사로 찍으니 조리개를 죄어도 배경이 흐려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어차피 사진은 ‘뻥’이다. 인간의 눈을 대신할 수 있는 렌즈 따위는 없는 것이다. 대수롭지 않은 풍경.. 2019.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