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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풍경

2022년 가을 풍경(1)

by 낮달2018 2022.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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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 우리 동네의 어떤 음식점 앞 화단에 백일홍이 시들고 있다.
▲ 들판 사이로 난 길가에 코스모스가 간밤에 내린 빗물을 머금고 있다. 저 멀리 금오산 영봉이 보인다.

‘완연한 가을’이라는 표현도 뜬금없을 만큼 가을은 제대로 깊었다. 10도도 넘는 일교차로 아침 운동에 나서기가 꺼려지기도 하지만, 7시를 전후해 집을 나서서 인근 교외인 가마골까지 다녀오기는 빼먹지 않으려 애쓴다. 사나흘에 한 번씩 단렌즈를 끼운 사진기를 들고 나서는 것은 미세하게나마 바뀌고 있는 가을 풍경을 담기 위해서다.

집을 나서 한 십 분만 걸으면 교외의 들판이 나타난다. 아직 ‘황금물결’이 되기는 이르지만, 논에서는 벼가 익어가고 있고, 길가에 드문드문 이어지는 코스모스도 활짝 피었다. 올해는 유난히 나팔꽃이 흔하다. 나팔꽃은 길가 풀숲에, 농가의 울타리에, 동네의 전신주를 가리지 않고 그 연파랑 꽃잎을 드리우고 있다.

▲ 산 아래 짐승의 출입을 막으려 쳐 놓은 울타리에 연파랑 나팔꽃이 피었다.
▲ 나팔꽃만큼이나 흔한 꽃이 유홍초다. 덩굴성 한해살이풀은 빨간 별 모양이 꽃잎이 아름답지만, 워낙 작아서 사진으로 보면 시원찮다.

나팔꽃만큼 흔한 꽃은 유홍초(留紅草)다. 열대 아메리카 원산이며 정원, 화단 등에 관상용으로 심어 기르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은 누가 일부러 심은 것도 아닐 터인데, 산책길의 울타리마다 지천으로 피어 있다. 빨간 별 모양의 꽃잎이 예쁘장하지만, 사진을 찍으면 그저 보기보단 못해 나는 유홍초는 사진으로 잘 찍지 않는다.

동네의 양옥집에, 가마골의 농가에는 석류가 소담스럽게 익어가고 있고, 굵은 씨알의 대추도 더러 만난다. 더위가 가시면서 익어가는 애호박을 만나는 기쁨도 작지 않다. 가마골의 야산의 묘지 앞에 선, 키 작은 감나무에도 감이 익어가고 있다.

▲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는 대추. 요즘 동네에도 교외의 들판에도 대추나무가 더러 눈에 띈다.
▲ 산책길 주변의 교회 화단에 호박꽃이 아래 열매를 맺었다.
▲ 볏논에선 벼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이 들판이 누렇게 바뀌는 건 시간 문제다.
▲ 길가에 코스모스가 피었다. 들판 너머에 보이는 건물은 초등학교다.

하마나 했더니 쑥부쟁이도 피었고, 구절초도 눈에 띄기 시작한다. 조만간 들과 산에는 이들 가을꽃이 흐드러질 것이다. 오는 4일은 중양절(重陽節, 음력 9월 9일), 8일은 ‘바람이 음절을 밟고 간다’(신동집 시 ‘송신’)는 한로(寒露)다. 가을은 시나브로 ‘불가역적’으로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 가마골 야산의 묘지 앞 감나무에서 감이 익어가고 있다.
▲ 들판길에 핀 억새가 한창이다.
▲ 산책길 옆 산 비탈에 청미래덩굴 열매가 빨갛게 익었다.
▲ 가마골 한 농원의 대문간에 석류가 탐스럽게 열렸다.
▲ 길가에 핀 쑥부쟁이. 구절초를 보려면 산으로 가야 한다.


2022. 10. 3.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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