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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핀 메밀꽃과 백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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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같이 전입한 같은 과 동료 교사 하나는 지독한 ‘일벌레’다. 그는 수업이 없는 자투리 시간을 교정 곳곳의 일거리를 찾아내어 일하면서 보낸다. 봄 내내 그는 교정에 꽃을 심고 꽃밭을 만드는 일에 골몰했다. 물론 아무도 그에게 그런 일을 요구한 사람은 없다. 그는 스스로 ‘정서 불안’ 탓에 가만히 쉬지 못한다고 농조로 둘러대지만, 그가 일에 몰두해 있는 모습은 무척 행복해 보인다.
그의 바지런이 온 교정을 꽃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한 뼘의 공간이라도 있으면 으레 그의 발길이 머물렀고 거긴 온갖 꽃들이 피어났다. 교사 뒤편 언덕 주변은 그가 가꾸어 놓은 ‘모종밭’이다. 여러 종류의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는 그 꽃밭을 한 바퀴 돌았다.
눈에 가장 많이 띄는 것도, 가장 개체 수가 많은 것도 백일홍이다. 이미 끝물이라 잎이 시들기 시작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화사한 빛깔로 이웃의 풀꽃들을 압도해 버린다. 심심해서 뿌려 놓았다는 메밀도 점점이 꽃을 피웠다. 북후의 메밀밭에 꽃이 어떤가 싶어서 면사무소에 전화해 보았다니, 시월은 돼야 한다는 생뚱맞은 답이 돌아왔다. 이 사람들아, 이미 메밀꽃은 피었어….
2007. 9. 2.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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