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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풍경

메밀꽃과 백일홍

by 낮달2018 2022.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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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핀 메밀꽃과 백일홍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 백일홍은 끝물이다. 그래도 그 화사한 빛깔이 이웃 풀꽃을 압도해 버린다.

올해 같이 전입한 같은 과 동료 교사 하나는 지독한 ‘일벌레’다. 그는 수업이 없는 자투리 시간을 교정 곳곳의 일거리를 찾아내어 일하면서 보낸다. 봄 내내 그는 교정에 꽃을 심고 꽃밭을 만드는 일에 골몰했다. 물론 아무도 그에게 그런 일을 요구한 사람은 없다. 그는 스스로 ‘정서 불안’ 탓에 가만히 쉬지 못한다고 농조로 둘러대지만, 그가 일에 몰두해 있는 모습은 무척 행복해 보인다.

 

그의 바지런이 온 교정을 꽃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한 뼘의 공간이라도 있으면 으레 그의 발길이 머물렀고 거긴 온갖 꽃들이 피어났다. 교사 뒤편 언덕 주변은 그가 가꾸어 놓은 ‘모종밭’이다. 여러 종류의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는 그 꽃밭을 한 바퀴 돌았다.

 

눈에 가장 많이 띄는 것도, 가장 개체 수가 많은 것도 백일홍이다. 이미 끝물이라 잎이 시들기 시작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화사한 빛깔로 이웃의 풀꽃들을 압도해 버린다. 심심해서 뿌려 놓았다는 메밀도 점점이 꽃을 피웠다. 북후의 메밀밭에 꽃이 어떤가 싶어서 면사무소에 전화해 보았다니, 시월은 돼야 한다는 생뚱맞은 답이 돌아왔다. 이 사람들아, 이미 메밀꽃은 피었어….

▲이왕이면 하고 뿌려 두었다는 메밀. 꽃이 피었다.
▲ 개량종인지 꽃의 크기가 만만찮은 나팔꽃
▲ 메밀꽃 사이에서 역시 백일홍이 내로라 하고 서 있다.
▲ 북후쪽에 메밀꽃 소식을 물었더니 9월말은 되어야 한다는 엉뚱한 대답. 벌써 이렇게 피고 있는 걸….
▲ 호박잎 사이에서 백일홍이 화사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 화사할 뿐 아니라, 매우 정교하기까지 한 백일홍. 종류도 다양한 듯하다.
▲ 분꽃. 내 유년 시절에 가장 흔한 꽃이었다.
▲ 해바라기. 아직 어린 녀석이라 생생하다.
▲ 조금 다른 종류처럼 보이는데 역시 백일홍이란다. 빛깔이 선홍이다.
▲ 호박과 강아지풀 사이에 코스모스 몇 송이가 피었다.
▲ 메밀꽃은 꽃이 작긴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 하얀 꽃잎의 모양이 단정하다.
▲ 옥련지의 연꽃. 꽃이 늘지 않아 6월과 다르지 않다.

 

 

2007. 9. 2.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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