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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한글4

간판 구경, ‘고등어 & 콩나물’ 출근길에서 만나는 간판 구경 출퇴근을 걸어서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도의 간판들을 눈여겨보게 된다. 기억력이 왕성할 때야 엔간한 상호쯤은 외워 버리기도 했지만, 요즘은 집 앞 가게 이름도 긴가민가할 때가 많다. 어쨌든 나는 길 건너편에 죽 이어진 가게들의 상호나 취급 품목 따위를 무심히 읽으면서 걷는 게 어느새 버릇이 되었다. 그런데 직업의식은 참 무섭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늘 색연필을 들고 가게 이름, 거리에 걸린 펼침막, 전봇대에 붙은 광고전단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있다. 블로그에 붙인 댓글조차도 교정을 본다는 ‘편집자’들의 습관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뜻밖에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가 제법 있다. · 갈메기살 → 갈매기살 - 갈매기살은 돼지의 횡격막과 간 사이에 있는 근육질의 힘살이다. 기름이 없고.. 2021. 11. 5.
‘아띠’? 광화문, 혹은 세종대왕 수난기 광화문 현판 논란과 근처에 들어선 국적불명의 ‘아띠’ 광화문광장이라곤 딱 한 번 가 봤다. 지난해 1월 말께였다. 어딘지도 모르면서 누굴 만나느라고 버스에서 내렸는데 거기 만만찮은 크기의 세종대왕 동상이 딱 버티고 있었다. 나중에야 그게 광화문광장이었구나 했던 것이다. 시골 사람들이 서울을 이해하는 건 늘 그런 방식인 모양이다. 세종대왕은 뒤편으로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을 등지고 꽤 높은 좌대에 앉아 있었다. 세종임금은 반대편에 칼을 집고 서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함께 광화문광장의 상징 같아 보였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두 분 임금과 장수가 경복궁을 등지고 앞뒤로 앉고 서 있는 모습은 괜찮은 그림 같다. 논란의 중심이 된 ‘광화문 현판’ 세종대왕과 그 뒤편의 광화문은 지난해부터 꽤 긴한 뉴스거리였.. 2021. 1. 15.
부톤섬으로 간 한글 ② ‘따리마까시(고마워요), 한글’ (MBC ‘뉴스 후’) 시청기 벌써 한글을 읽어내는 아이들 인도네시아의 한 소수민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선택했다는 소식을 전한 게 8월 7일이다. (한글, 인도네시아 부톤섬으로 가다) 어차피 매스컴에 의존한 기사였으니 우리 한글이 문자가 없는 한 소수민족의 문화와 역사 기록에 도움을 주게 되었다는 내용이 고작이었다. 문화방송(M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뉴스 후’가 ‘따리마까시(고마워요), 한글’이라는 방송을 내보낸 것은 지난 20일이다. 나는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이 프로그램의 후반부를 시청했고, 나중에 토막 시간을 내어 ‘다시 보기’로 그 전편을 시청했다. 이 프로그램은 찌아찌아족이 사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를 현장 취재했다. 그리고 한글의 ‘경쟁력’을 짚어보고 .. 2019. 9. 26.
한글, 인도네시아 부톤섬으로 가다 인도네시아의 한 도시에서 자신들의 언어 표기 문자로 한글 공식 채택 한글이 ‘세계 최고 수준의 문자’라는 사실은 더는 새롭지 않다.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헌사와 찬사도 차고 넘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한글과 관련된 논의는 그런 최고의 찬사 속에 화석처럼 갇혀 있었던 듯하다. 그것은 정작 한글이 ‘민족문자’로서의 한계를 넘지 못했으며, 제 나라 제 국민에게서도 여전히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한 까닭이다. 한글이 유네스코의 세계 기록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1997년이다. 1998년부터 2002년 말까지 진행된, ‘문자 없이 말만 있는 언어’ 2900여 종에 가장 적합한 문자를 찾는 유네스코의 연구에서 한글은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비록 한국 정부의 후원을 받기는 하지만 유네스코가 문맹 퇴치 기여자에게 주는 상도.. 2019.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