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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미디어 리포트48

손석희의 ‘JTBC 뉴스’를 시청하면서 땡전뉴스 속에서 ‘JTBC 뉴스’의 선택 아내가 공중파 뉴스를 포기하고 손석희가 진행하는 9시 뉴스를 보기 시작한 것은 지지난 주부터였다. 나는 어쩐지 마음이 내키질 않아서 건성으로 흘낏거리기만 했다. 지난 정권과 야합해 태어난 태생이 마뜩잖아서였고 ‘조중동’의 일원인 가 모태라는 것도 걸렸을 것이다. 지난 24일 밤, ‘9시 뉴스’를 처음으로 시청하게 된 것은 그간 뉴스가 받아온 평가를 확인할 겸 아내의 권유를 따른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공중파 텔레비전 뉴스를 안 본 지 꽤 시간이 지난 듯하다. 지난해 대선이 끝나고 난 뒤부터 나는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나중에는 자연스레 뉴스를 보지 않게 되었다. 그나마 8시 뉴스는 띄엄띄엄 보았는데, 두 공영방송의 빈자리를 메꾸기에는 민간 상업방송 로는 역부족이라는.. 2020. 11. 27.
<오마이뉴스> ‘로마자 제호’를 다시 생각한다 여전히 한글 제호 없이 ‘영자 제호’를 쓰고 있는 가 한글을 쓰지 않고 로마자로만 ‘ohmynews’라 표기하는 문제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우리 말글살이에 대한 이런저런 발언을 계속해 오면서도 나는 이 문제에 관한 한 별로 정색한 기억이 없다. 뿐 아니라, 진보를 표방하는 인터넷 언론 가운데서 로마자로 제호를 쓰는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었던 탓도 있고, 이미 태어난 지 10년이 훨씬 넘었으니 어떤 형식으로든 대중의 용인을 받은 것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겠냐는 속내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 로마자 ‘제호’, 혹은 ‘부끄러움’ 567돌 한글날을 맞으면서 나는 “‘KB’에서 ‘MG’까지- 알파벳, 괄호 밖으로 나오다”라는 글을 썼다. 기업과 은행권에 분 ‘로마자 로고 쓰기’ 추세를 살피며 그런 .. 2020. 10. 9.
‘행복한 눈물’이 당신들의 ‘힘’이다 한국방송(KBS)의 파업에 부쳐 KBS 새 노조(언론노조 KBS본부)의 파업이 그들 현업 방송인(언론인)들의 ‘존재 증명’이라는 글을 쓴 것은 지난 7월 19일이다. 시청자(요즘은 KBS를 거의 보지 않고 있긴 하지만)라는 걸 빼면 방송과는 아주 무관하면서도 굳이 글을 쓴 것은 물론 ‘공정방송 회복’에 대한 동의뿐 아니라, 파업을 선택한 언론노동자들에게 짙은 동질감과 연대 의식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KBS 언론노동자들이 흘린 ‘행복한 눈물’ 나는 그들 방송노동자가 감행한 파업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라고 썼다. 그리고 ‘때로 이상을 지키거나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이기는 싸움뿐 아니라 이길 수 없는 싸움도 피하지 못한다’라고도 썼다. 신영복 선생의 어법으로 표현하면 ‘이길 수 없는.. 2020. 8. 1.
“거기 사람이 있다!” 영도조선소 크레인에 오른 노동자 김진숙 지난 주말 부산 영도조선소. 전국 각지에서 희망 버스를 타고 천여 명의 사람들이 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파업 중인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찾았다. 오랜 싸움에 지쳐가고 있던 노동자들에게 평범한 시민들이 연대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그러나 그 연대의 만남은 사측이 동원한 용역의 폭력에 얼룩졌다고 한다. 경찰은 시종 사태를 방관했고, 보수언론은 사실을 왜곡 보도함으로써 ‘희망 버스’와 ‘시민 연대’가 가진 의미를 외면했다. 에 실린 ‘이명수의 사람그물’ “그래야 사람이다”가 전하는 경위다. “……한진 파업노동자 가족의 눈물 고백은 가슴이 저리다. “지난 6개월 동안 우리끼리 투쟁하다 우리끼리 말라죽는 거 아닌가 무서웠습니다. 매일 사원아.. 2020. 6. 14.
<한겨레> 지령 1만호…그는 우리의 ‘위로와 자부’였다 1988년 5월 15일 창간 후 32년 만에 1만 호 발행... ‘그래 한겨레’를 기대한다 18일 배달된 는 지령 1만 호였다. 1988년 5월 15일,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모토로 창간된 지 햇수로 32년, 날짜로는 1만1692일 만에 가 1만 호를 독자에게 선보인 것이다. 며칠 전부터 1만 호를 예고하고 있었지만 현관 앞에 배달된 신문을 집어 드는 순간, 32년 전 창간호를 받던 순간의 기억이 등불처럼 켜졌다. 창간 주주로 참여한 , 지령 1만 호 의 창간은 1970년대 와 의 자유 언론 실천 운동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유 언론 실천 운동은 정권에 굴복한 사주에 의해 기자들의 대량 해고로 치달았고, 축출된 기자들은 ‘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를 결성하여 자유 언론 운동과 민.. 2020. 5. 19.
‘부분적 언론자유국’ 대한민국 “나는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 프리덤하우스의 ‘2014년 언론자유 보고서’ 관련 소식을 들으면서 진부하지만 토머스 제퍼슨의 일갈을 떠올리는 것은 그 본연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언론 현실 때문일 것이다. ‘부분적 언론자유국’ 대한민국 드디어 우리나라의 언론자유 세계 순위가 68위로 떨어졌다. 국제 언론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www.freedomhouse.org)가 발표한 ‘2014 언론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언론자유지수는 32점(점수가 낮을수록 자유도는 높다.)으로 세계 순위가 68위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는 2011년에 잃은 ‘언론자유국’ 지위를 되찾기는커녕 이번에도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의 언론자유가 보장되는, ‘부분적 언론자유.. 2020. 5. 6.
징계의 칼춤, KBS 정세진의 ‘선택’ MB정부의 ‘편파 방송에 맞선 공정보도를 위한 파업투쟁’, 언론인의 ‘존재 증명’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장기하의 노랫말이 아니더라도 세상은 여전히 태평성대다. 총선을 전후해서 반짝, 주변의 삶과 세상을 둘러보는 시늉만 하고 다시 사람들은 자기의 삶에다 고개를 파묻어 버렸다.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봄, 텔레비전에서는 땜빵 프로그램이 돌고, 부실했던 뉴스는 더 부실해지고 있는데도 사람들의 무심은 그대로다. 공정 보도를 위한 언론인의 싸움 이야기다. 국민일보 파업은 100일을 훌쩍 넘겼고, MBC(문화방송) 파업도 100일이 눈앞이다. KBS, YTN, 연합뉴스까지 공정 보도 회복과 낙하산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세상은 놀.. 2020. 4. 30.
<프레시안>, ‘한글 문패’도 달았다 제호 로고 한글로 바꾸었다 어제도 들어갔고 그제도 들어갔으니, 오늘이 분명하다. 온라인 신문 이야기다. 창간 이래 지금까지 영자로 된 제호 을 고수하던 이 신문이 오늘 처음으로 ‘한글 문패’를 달고 있는 걸 확인했다. 한글 제호를 쓰겠다는 공지도 따로 보이지 않는데도. 초기화면 맨 위 한복판에 떠 있는 한글 제호는 신선하다 못해 신기하다. 진한 감색의 고딕-이탤릭체 글꼴이다. 낯설다는 느낌보다는 아주 산뜻한 느낌이 우선이다. 아, 진작 한글 제호를 썼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애당초 이 나라에서 신문 제호는 죄다 한자였다. 그것도 세로쓰기 시절의 관행대로 1면 맨 오른쪽 위에 세로로 썼다. 모르긴 해도 한글 제호를 썼던 신문은 한자로 표기할 수 없는 과 정도밖에 없었던 것 같다. 제호뿐 아니.. 2020. 4. 23.
한국 ‘2020 언론자유지수’ 42위로 ‘아시아 1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의 하락세 완전 회복 국경 없는 기자회(RSF : Reporters Without Borders)가 발표한 ‘2020 언론자유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41위에 이어 42위를 기록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6, 70위대로 떨어진 순위는 문재인 정부 들면서 40위대를 회복한 뒤 이 순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 31위로 최고 순위를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박근혜 정부 때부터 하락을 거듭하여 2016년에는 70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 63위로 반등하면서 이후 40위대에 안착했다. 이러한 언론자유지수의 회복은 지난해 국경 없는 기자회에서 발표한 것처럼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언론자유지수가 크게 떨어진 한국은 문.. 2020. 4. 22.
<중앙일보>의 헛발질- 어떻게 그 사설은 ‘성지 글’이 되었나? ‘신들린 수준’이라는 의 대정부 공격 “어떻게 하든지 이 나라 경제가 ‘폭망’하기를 경쟁하듯 기원하고 있는 것 같다.” 평생 주식 한 번 가져본 적이 없고, 이른바 ‘재테크’ 따위와는 무관하게 살아온 나는 ‘경제지’를 구독한 적이 없다. 포털에서 뉴스를 검색하다가도 경제지 기사가 나오면 ‘패스’하는 것도 그래서다. 나는 경제지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경제 뉴스를 전하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그 방면에서 일하는 주변 사람에게서 들은 위 ‘전언’은 꽤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관한 공격성 기사가 이른바 조중동 같은 보수언론 못잖다는 걸 가끔 확인하곤 한다. 요즘 조중동은 종편으로 날개까지 달고 현 정부에 대한 저격을 전방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 요즘 ‘미스터 트롯’이나 ‘.. 2020. 2. 16.
지자체 지원 거절하는 잡지, 다 이유가 있다 7살 독립 매체, 전북 부안 역사문화연구소의 경상북도 안동에서 펴내는 이 스물일곱 성년에 이르렀지만, 전라북도 부안에서 간행되는 는 이제 겨우 일곱 해를 넘겼다. 은 격월간 대중지이지만, 는 매해 두 차례 내는 역사 문화 중심의 반 연간(年刊) 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 통권 13호를 낸 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예사롭지 않다. 한적한 시골의 역사와 삶을 되돌아보는 것은 한가한 호사 취미가 아니라 그것을 현대적 의미로 되살리고자 하는 지역 사람들의 집단 정체성의 모색이기 때문이다. ‘부안 땅, 부안 사람 이야기’ 를 처음 만난 것은 2010년 겨울, 이듬해인 2011년 2월이다. 벗들과 함께 변산을 여행하면서였다. 아름다운 부안의 풍광을 만나며 눈도 호사를 누렸지만 정작 거기서 만난 부안 사람들과 나눈.. 2019. 8. 8.
MBC 뉴스데스크가 달라졌다 뉴스데스크, 방송 시간 앞당기고 분량도 85분으로 그저께 오랜만에 엠비시(MBC) ‘뉴스데스크’를 시청했다. 글쎄, 모르긴 해도 4, 5년 만이 아닌가 싶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은 회복이 되지 못할 것 같다고 느낄 만큼 망가졌다. 그러나 적폐 청산의 시간에 구성원들은 분투를 거듭했던 모양이다. 박근혜 탄핵 이후, MBC 뉴스를 전혀 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잠깐씩 스쳐 지나가면서 보는데, 어쩐지 힘에 겨워 보였다. 오히려 새 맛을 보여 준 건 에스비에스(SBS)였다. 다소 의욕이 넘치는 게 아슬아슬해 보일 때도 있긴 했지만. 지난 수년간 대부분의 진보 시청자들은 제이티비시(JTBC)로 옮겨왔고 거기 아주 인이 박였다. 기존 뉴스의 포맷을 버리고 핵심 사안들 중심으로 심층 보도하는 ‘뉴스룸’의 진행방.. 2019. 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