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원, ‘2014년 표준어 추가 사정안’ 발표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원장 민현식)은 국민이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그동안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았던 ‘삐지다, 놀잇감, 속앓이, 딴지’ 등 13항목의 어휘를 표준어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2014년 표준어 추가 사정안’을 발표했다.
<표준국어대사전> 발간(1999) 이후 언어생활에 쓰이면서도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은 낱말들을 검토해 온 국어원이 2011년 8월, ‘짜장면, 맨날, 눈꼬리’ 등 39항목을 표준어로 추가[관련 기사 : 이제, ‘짜장면은 짜장면이다’]한 지 세 해 만에 다시 표준어를 더한 것이다.
어문 규범과 언중들의 언어생활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언중들이 쓰는 낱말 가운데에 는 규범 바깥에 있는 말이 꽤 된다. 이번에 추가된 표준어는 실제 언어생활에서 사용 빈도가 높고 표준어로 인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은 것들을 가려 뽑은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 새로 표준어로 인정한 항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널리 쓰이는 말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고 다른 하나는 현재 표준어와는 뜻이나 어감이 달라 이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이다.
전자는 예전에 비표준어였던 ‘삐지다’가 ‘삐치다’와 같이 복수 표준어로 쓸 수 있게 된 경우인데 ‘눈두덩이’, ‘구안와사’, ‘초장초’, ‘굽신거리다’ 등 모두 5개다. 후자는 비표준어 ‘놀잇감’을 ‘장난감’과 함께 별도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다.
그동안에는 ‘놀잇감’은 ‘장난감’으로 써야 했지만 두 낱말은 쓰임이 다르므로 ‘놀잇감’을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한 것이다. ‘놀잇감’처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된 말은 ‘개기다’, ‘사그라들다’, ‘속앓이’, ‘허접하다’, ‘딴지’, ‘섬찟’, ‘꼬시다’ 등 모두 8개다.
이 밖에도 국어심의회에서는 ‘RADAR(radio detecting and ranging)’의 한글 표기로 ‘레이다’와 ‘레이더’를 복수로 인정하기로 결정하였다. 원어 발음이 [reɪdɑ:(r)]인 것을 반영하여 ‘레이다’를 기본적인 표기로 새로 인정하되, 교과서 등에서 그동안 널리 써온 ‘레이더’도 관용적인 표기로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이 낱말들은 ‘아래아 한글’에서 입력하면 밑에 빨간 줄이 쳐지는 형식으로 나타난 비표준어였다. 비록 규범에는 어긋난 단어였지만 이 낱말들은 우리 일상에서 빈번히, 그리고 아무 장애 없이 소통되었다. 이번 조치로 실제 언어생활에선 제몫의 의미로 널리 쓰였지만 ‘비규범어’라는 질곡에 갇혀 있었던 이들 단어는 이제 공식적으로 쓰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비표준어를 표준어로 추가하는 것은 우리말 표현의 영역을 넓힐 뿐 아니라, 어휘를 확대하는 일이기도 하다. 표준어가 여러 개 된다는 것은 말이 복잡하게 바뀌는 게 아니라 표현의 방식이 다양해진다는 뜻으로 새길 일이다.
이번에 추가된 표준어는 모두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 종이 사전이 아닌 온라인 사전의 장점이다. 수업하는 학급에 나누어 줄 자료를 정리해 두어야겠다.
2014. 12. 15.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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