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겨 찻집]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 추가(2024년 5월, 제1차)
국립국어원(원장 장소원)은 ‘국어 기초 어휘 선정 및 어휘 등급화 연구’의 결과를 반영하여 2024년 5월 31일 자로 새로운 표제어 128항목을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하였다. 128항목 중에는 기초 어휘는 아니지만 사전 표제어의 체계를 맞추기 위하여 추가된 것도 있다고 한다.
‘기초 어휘’는 우리 국민이 한국어를 사용하여 일상 언어생활을 하는 데 꼭 필요한 어휘를 말한다. 국립국어원은 말뭉치를 기반으로 한국어 어휘 사용 양상을 파악하여, 각종 기초 자료에 활용될 수준별 국어 어휘 목록(전체 5등급, 총 4만 개)을 선정하였다고 한다.
표제어 추가로 드러난 <표준국어대사전>의 ‘불완전성’?
국립국어원은 학교 교육과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어휘들을 발굴하여 <표준국어대사전>에 계속 추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아래 표는 국립국어원에서 공개한 피디에프(PDF) 파일에서 표를 ‘가나다’를 따로 표시하여 새로 구성한 것이다.
한번 죽 훑어보면 단박에 드는 생각은 어떤가. 어, 이런 낱말도 이제껏 국어사전에 없었다고? 같은 생각이 절로 들지 않는가. 그렇다. 이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비롯한 우리나라 국어사전의 공통적인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국어사전을 제대로 살펴본 박일환 시인이 쓴 <미친 국어사전>이 이를 잘 분석하고 있다. [관련 글 : ‘수입산’도 ‘해독약’도 없다…<표준국어대사전>의 배신]
매우 평범한 낱말인데도 ‘사전에 없다’?
지은이는 <표준국어대사전>을 한자어와 외래어 선호 문제, 이상한 뜻풀이, 사전에 없는 말이나 신어(新語) 문제, 차별과 편견을 부추기는 문제, 백과사전으로 착각하게 할 만큼 전문어를 등재하고 있는 문제 등 13가지로 나누어 들여다본다. 또, 한자어나 외래어를 지나치게 사전에 싣는 게 문제가 되는 것은 정작 그러면서 마땅히 실려야 할 고유어는 제대로 싣고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한다.
실제로 이번에 추가된 표제어를 들여다보면 지은이의 문제 제기가 크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갑질·마트·비대면·알람·웹툰·폰’ 같은 말이야 신조어거나 외래어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과학실·남고·남중·논리력·돼지국밥·등반객·마감날·마감일·중고교·주제문·중고교·퇴임식·학생부’ 같은 말도 사전에 없었다는 건 좀 이해하기가 어렵다.
‘식민사관’도, ‘결사대·특공대·원정대’는 없는 국어사전, ‘마늘밭·인삼밭’은 없는 국어사전, 상상되는가. 그런데 우리 국어사전의 모습이 그렇다는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국어의 발전과 국민의 언어생활 향상을 위한 사업의 추진과 연구 활동을 관장하는 국가기관으로 1984년 국어연구소로 출발하여 2004년에 국립국어원으로 바뀌었다.
여러 가지 비판에도 불구하고 2008년 10월부터 <표준국어대사전>을 인터넷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국립국어원에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국립국어원은 어쨌든 모국어 발전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니 말이다.
2024. 6. 3.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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