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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지난 토요일(27일)에 이어 어제(6월 1일)도 텃밭에 들렀다. 아내의 고추 걱정 때문이다. 마늘은 더는 손댈 형편이 아니어선지, 아내는 고추와 오이 쪽에 잔뜩 신경을 쓰고 있다. 날마다 농사 유튜버의 동영상을 보면서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점검하는 일이다.
며칠 동안 비가 좀 내렸다. 아내는 비가 그치면 슬슬 병충해가 번질 우려가 있다며 지난번에 한 번 친 진딧물과 탄저병까지 다스린다는 농약 치기를 기다렸다. 어제 텃밭에 들르자마자 나는 바로 약을 쳤고, 슬슬 고랑에 번지기 시작한 풀을 매는 동안 아내는 고춧대 아래 자란 순을 따 주었다. 그게 수확량을 좌우할 수 있다면서 아내는 신중하게 손을 놀렸다.
그새 토마토 한 포기에서 검지 한 마디쯤 되는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고, 지난번 새끼손가락만 하던 오이는 제법 굵어졌다. 어쨌든 자라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작물의 성장만큼 주인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게 또 있을까. 언제 병충해가 엄습할지 모르지만, 일단 보기는 좋은 것이다.
고추 포기에서는 벌써 고추가 여럿 달렸다. 키는 만족할 만큼 크지 않았지만, 거무스레하게 잎이 변하는 게 벌써 앳된 모종 때는 완전히 벗었다. 아내는 밭 주위에 날아다니는 날벌레를 손으로 후치면서 총채벌레 따위가 달려드는 건 시간 문제라며 벌써 미리 걱정이 늘어졌다.
병충해가 들 때는 들더라도 일단 잘 자라고 있는 작물들을 둘러보는 마음은 넉넉하고 푸근하다. 아마 다음 달 초순에 마늘을 캘 때쯤이면 풋고추도 맛볼 수 있으리라. 그러나 오이와 토마토는 안심할 수 없다. 이런 채소는 물을 제대로 주어야 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 들르는 처지로선 어렵기 때문이다. 아내가 페트병을 잘라 만든 자동 급수기도 그리 믿을 게 못 되는 거 같아서 더욱 그렇다.
6월 초순 연휴에 아이들이 어디 여행이라도 가자고 하니, 갔다 와서 바로 마늘은 수확할 작정이다. 그때쯤에는 토마토나 오이의 문제가 제대로 드러날 터인즉, 고민은 그때 다시 하기로 한다. 두세 포기 심은 오이나 토마토 때문에 빈집에 계속 머물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23. 6. 2.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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