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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단풍16

의성 등운산 고운사(孤雲寺)의 가을 본색 경북 의성 등운산 고운사에 당도한 진국의 가을 집을 나설 때의 생각은 소호헌을 둘러 서산서원을 둘러오는 것이었다. 시간이 나면 고운사에 들르든지 말든지…,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정작 소호헌은 잠시 들렀고, 서산서원으로 가지 않고 반대쪽 길인 고운사로 곧장 가 버린 것이다. 보물 제475호 소호헌(蘇湖軒)은 안동시 일직면 망호리에 있는 조선 중기의 별당 건축물이다. 본래 안동 법흥동 임청각의 이명이 다섯째 아들 이고의 분가 때 지어준 것이나 이고가 외동딸과 혼인한 중종 때의 학자 서해에게 물려준 집이다. 망호리는 목은 이색의 후예인 한산 이씨 일족이 세거하고 있는 마을이다. ‘소퇴계(小退溪)’라고 불리는 영조 대의 대학자 대산 이상정(1711~1781)도 여기서 태어났다. 인근의 서산서원은 목은 이색을.. 2019. 11. 3.
문경새재에 당도한 가을, 단풍 방송고 소풍으로 찾은 문경새재 방송고 소풍(요즘은 이걸 굳이 ‘체험학습’이라고 한다)으로 문경새재에 다녀왔다. 연간 등교일은 24일뿐이지만 체육대회를 비롯하여 체험학습, 수학여행, 졸업여행은 방송고의 필수 과정이다. 정규과정과는 달리 수학여행조차 ‘당일치기’로밖에 운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방송고의 ‘마지막 소풍’ 방송고의 행사는 여느 날에는 수업 때문에 나누지 못한 소중한 친교가 이루어지는 시간이다. 참여자는 1/3 수준에 그치지만 학생들은 행사를 치르면서 남녀노유에 따라, 형님, 누님, 오빠, 동생 하면서 진득한 동창으로서의 정리를 나누곤 하는 것이다. 지난 일요일, 2학년은 경주로 수학여행을, 1학년과 3학년은 각각 상주 경천대와 문경새재로 소풍을 떠났다. 목적지가 문경새재로 결정.. 2019. 10. 18.
그 산사의 단풍, 이미 마음속에 불타고 있었네 구미 태조산 도리사(桃李寺) 기행 대저 기억이란 그리 믿을 게 못 된다. 그것은, 더러 ‘본 것’과 ‘보고 싶은 것’의 절묘한 합성이거나, 보고 싶은 것에 대한 심리적 지향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구미 태조산 도리사(桃李寺)의 단풍이 내게 그렇다. 내 기억 속에서 그 절집 부근의 단풍은 늘 핏빛으로 선연하다. 그러나 어쩌다 한번 찾아보는 도리사의 단풍은 예전 같지 않았다. 물론 계절이 조금 이르거나 늦을 수도 있다. 들를 때마다 도리사의 단풍은 조금 옅어서 미진하거나 약간 넘쳐서 칙칙하기만 했다. 그 아쉬움은 해마다 구미 쪽을 지날 때마다 내 발길을 도리사로 이끌곤 하는 것이다. 도리사의 단풍, 마음속에 핏빛으로 선연하다 절집으로 들어가는 길치고 아름답지 않은 데는 없다. 더구나 손대지 않은 천연의 숲길.. 2019. 10. 4.
2014년 4월(4) 세월호 참사와 ‘여객선 사고’, 안산을 다녀오다 뒤늦게 안산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다녀오다 안산을 다녀왔다. 12일 백만 촛불에 참여한 다음 날 정오께 나는 휴무로 쉬는 아들애를 길라잡이로 지하철을 타고 안산으로 향했다. 집회에 참석하고 하룻밤을 묵은 뒤에 안산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오래 마음에 묵은 빚 때문에 낸 궁여지책이었다. 4·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훌쩍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아이들 곁에 가 보지 못했다. 부지런한 이웃들은 멀다 하지 않고 팽목항과 안산을 다녀왔다고 했지만 나는 고작 서울광장과 우리 지역의 분향소를 찾은 게 다였다. 참사 2년 반, 아직도 진실은 인양되지 못했다 지금은 떠났지만, 참사가 일어났을 때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나는 교사 대부분이 .. 2019.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