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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돌 한글날] 우리말,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by 낮달2018 2019.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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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일흔세 돌 한글날, 우리말 얼마나 알고 있나

▲ 한힌샘 주시경((1876 ∼1914) 선생

오백일흔세 돌 한글날을 맞으면서 한힌샘 주시경(1876 ∼1914)을 생각한다. 한글이라면 그저 세종 임금과 집현전 학자들만 떠올리겠지만, 한글의 연구와 발전에 이바지한 국어학의 개척자 주시경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쓰는 한글의 기본 골격이 되는 문법 이론을 세웠고, 어문혁명의 기초를 닦았다.

 

그는 또 본격적인 국어연구와 운동을 통해 일제 침략에 항거한 이였다. 그는 <독립신문> 교보원(校補員)으로 순 한글 신문 제작에 참여하게 되면서 그 표기 통일을 위해 국어연구를 시작한 후 엄청난 열정으로 거기 헌신했다.

 

각종 학교에 국어 야학, 국어강습소를 설치하는 데 힘을 기울였고 경술국치 후에도 ‘주 보따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동분서주하며 후진을 양성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우리말을 핵심으로 한 국어문법의 체계화에 힘써 대표적 저술인 <국어문법>(1910)을 이룩하였다.

 

그는 표의주의적 철자법, 한자 폐지와 한자어의 순화, 한글의 풀어쓰기 등 급진적인 어문혁명을 부르짖었다. 그의 학문과 주장은 많은 후진으로 형성된 주시경학파를 통해서 이어졌다. 대표적인 제자로 최현배(1894~1970), 김두봉(1889~1961), 권덕규(1890∼1950) 등이 있다.

▲ 김두봉 (1889~1961)과 최현배 (1894~1970)

분단 60년에도 불구하고 남북 언어의 이질성이 크지 않은 이유를 이준식 교수(성균관대)는 해방 이후 남북의 언어정책을 담당했던 두 한글학자 최현배와 김두봉에게서 찾는다. 해방 이후 김두봉과 최현배는 각각 북한과 남한에서 언어정책의 뼈대를 세우고 틀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이다.

 

이들은 한글 전용을 주장했던 주시경의 제자로 주시경의 문법 이론과 언어 민족주의를 같이 배웠다. 그래서 남북 모두 한글 쓰기와 가로쓰기, 형태주의에 입각한 맞춤법 등 언어정책의 기본 골격이 같았고, 한자의 세계를 한글의 세계로 바꾸는 ‘언어 혁명’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수천 년 동안 써 온 한자를 버리고 우리가 한글로 언어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 데에도 한힌샘 주시경과 그 제자들의 이바지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하겠다. 이 자랑스러운 겨레 문자의 반포를 기념하는 한글날이 국경일이 된 것은 2005년이 되어서였다.

 

해방 후 공휴일로 지정된 한글날은 “공휴일 지나치게 많아 경제 발전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1990년에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된 것은 그로부터 23년 후인 2013년부터였다. 한글날을 둘러싼 이 일련의 풍경은 한글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일반의 정서를 일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어느덧 이 나라에서도 영어는 예외 없이 주류 언어의 지위를 얻었다. 국제어 영어의 위상을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영어 능력은 사회적 계급의 지표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느덧 공중파에까지 알파벳이 자연스레 쓰이고 있는 현실 앞에서 우리의 모국어 정체성은 나날이 바래어간다.

 

문병란 시인의 시 ‘식민지의 국어 시간’을 읽으며, ‘나라말이 중국과 다르다’고 본 세종 임금이 천명한 자주를 다시 생각한다. 15세기 한문의 자리를 대체한 영어가 우월한 세계, 우월한 문화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현실을 씁쓸하게 되돌아보는 까닭이다.

 

2019. 10. 9.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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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1443년 세종 임금. 반포는 1446년

2. 용비어천가(1447)

3.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4. 28자

5. ㆍ(아래 아), ㆁ(옛 이응), ㆆ(여린 히읗, ㅿ(반치음)

6. '한'이란 '크다'라는 뜻, 넓게는 '으뜸가는 글', '하나밖에 없는 글'이라는 뜻 등이 담겨 있다. 주시경 선생이 처음 썼다.

7. 573돌. 2019-1446=573

8. 1월 15일, 조선글날

9. 훈민정음은 국보 제70호

10. 독립신문

11. 가갸날

12. 공병우 박사

13. 조선글

14. 문화어

15.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

16. 1933년 한글맞춤법 통일안 제정

17. 선생님, 시험, 싸움의 순서

18. 기역, 니은, 디귿, 리을, 미음, 비읍, 시옷, 이응, 지읒, 치읓, 키읔, 티읕, 피읖, 히읗

19. 세종대왕상(King Sejong Pr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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