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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풍경

[사진] 주산지(注山池), 왕버들과 물안개의 호수

by 낮달2018 2019.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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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의 왕버들 풍경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에 있는 저수지 주산지에는 왕버들 3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주산지는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 주왕산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 잡은 저수지다. 조선 숙종 46년(1720)에 쌓기 시작하여 이듬해인 경종 원년(1721)에 완공되었다. 이 물로 산 아래 60여 가구가 6천여 평 남짓한 논밭에 농사를 짓고 있다 한다.

 

주산지는 길이 100m, 넓이 50m, 수심 8m 정도의 아담한 호수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못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고 한다. 특히 호수 속에 자생하는 약 150년생 능수버들과 왕버들 30수는 이 외진 못의 상징이 되었다.

 

왕버들은 원래 호숫가나 물이 많은 곳에서 자라는 높이 약 20m, 지름 1m의 버드나뭇과의 낙엽교목이다. 밑동의 반을 물에 담그고 있는 주산지의 왕버들은 그것 자체로 일찍이 보기 드문 비경을 연출한다. 특히 새벽녘에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속의 왕버들은 여전히 숱한 사진가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주산지를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배경으로 기억하는데 정작 나는 그 영화를 보지 못했다. 영화 덕분에 이 호수는 전국에 알려졌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오는 관광객들로 호수 주변은 시장을 방불케 한다. 입구에 큼직한 주차장이 들어섰고, 호수 주변엔 전망대까지 만들어졌다.

 

처음 주산지를 찾은 건 95년께인데 그때만 해도 이 외진 호수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늦여름이었는데 호수에 물이 불어 있었고 물빛이 몹시 어둡게 다가와서 뭐랄까, 섬찟하다고 해야 하나, 잠깐 무섬증을 느끼기도 했다. 그것은 내가 만난 가장 낯선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출입이 잦아지면서 주산지는 밝아지고 친근한 호수가 된 듯하다. 주차장에서 차를 버리고 한 20여 분쯤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그래서일까, 주변은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고, 화장실 외에 어떤 시설도 만들어지지 않아서 그 호젓함을 잃지 않았다.

 

주왕산(周王山) 자락에 있어서 ‘주산지(周山池)’일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 이름은 ‘물댈 주(注)’자를 쓰는 ‘주산지(注山池)’이다. 18~55의 줌렌즈와 20년 전에 쓰던 펜탁스 필름 카메라에 쓰던 단 렌즈로 찍었는데, 2년 전에 똑딱이로 찍은 것보다는 한결 나아 보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텍스트는 사족에 불과할 터. 크기를 줄인 이미지인데 얼마나 실감이 날지는 알 수 없다.

▲ 주산지 가는 길 . 고개를 넘으면 부동면이다 .
▲ 못 둑 옆 송덕비. 주산지의 축조에 관한 내용이 새겨져 있다.
▲ 주산지로 가는 길가의 사과밭 . 노란 꽃은 민들레다 .
▲ 길가 과수원에 사과꽃이 활짝 피었다. 청송 사과는 특산품이다.
▲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 송소고택. 아름다운 고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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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5. 2.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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